연암의 뜨락을 거닐다

연암의 뜨락을 거닐다

$12.34
Description
『연암의 뜨락을 거닐다』는 조선 후기 최고의 소설가인 연암 박지원의 소설 작품 9편을 바탕으로 엮은 창작 소설이다. 박지원은 시대에 뒤떨어진 양반 사대부들의 위선적인 행동과 신분제와 유교적 틀에 얽매여 뜻을 펼치지 못했던 소외된 민초들의 행적을 소설 속에 담아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신랄하게 풍자하였다. 저자는 독자들이 연암 선생의 소설을 사회 ㆍ 역사적인 맥락에서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서일석이라는 서얼 신분의 소년이 연암 선생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대화하는 내용으로 이야기를 썼다. 책은 연암의 소설을 전할 뿐 아니라, 연암 선생이 그 소설에 담고자 했던 사회 비판과 개혁 사상을 선생의 목소리를 빌려 전하고 있다.
저자

김봉진

저자김봉진은대학에서공학을,대학원에서현대소설을전공하였다.역사와문학을공부하고문학평론가로활동하면서,여러대학에서글씨기와국문학을가르쳤다.지은책으로는『박태원소설세계』,『소설속풍경읽기』,『독서지도방법론과실제』,『나를찾는글쓰기글짓기』,『볼모가된왕들』등이있다.

목차

작가의말

연암선생을만나다
1.선비를꾸짖은호랑이호질虎叱
2.양반에대한이야기1양반전兩班傳
3.양반에대한이야기2허생전許生傳
4.정직과신의를지킨거지광문자전廣文者傳
5.오물속에서도향기를발한사람예덕선생전穢德先生傳
6.벗을사귀는도리마장전馬?傳
7.능력을인정받지못한천재시인우상전虞裳傳
8.세상속으로숨은신선김신선전金神仙傳
9.세상에당당했던늙은이민옹전閔翁傳

바람처럼왔다가바람처럼떠나간
연암선생을그리며
연암박지원선생의삶과소설

출판사 서평

연암박지원의소설을바탕으로풀어낸창작소설

『연암의뜨락을거닐다』는조선후기최고의소설가인연암박지원의소설작품9편을바탕으로엮은창작소설이다.서얼이라는신분의굴레와가난한삶때문에절망하며지내던일석이아버지의스승이었던연암선생을만나,그가들려주는세상사람들의이야기를통해닫혀있던마음의문을열고꿈을찾아나서는성장과정을액자소설형식으로풀어냈다.

조선최고의이야기꾼박지원의삶과그의소설작품

연암박지원은조선후기의실학자이자소설가로1737년명망있는사대부가문에서태어났다.42세에정치적인이유로신변의위협을느껴황해도의연암협에들어가살았으며이후연암을자신의호로삼았다.44세에팔촌형인박명원을따라사행단의일원으로청나라에다녀왔으며,홍대용,박제가등과함께북학파를형성해청나라의선진문물을배우는데힘썼다.
연암선생은과거에여러번낙방한이후학문연구와저술에만전념하여,높은벼슬에오르지는못하였다.50세라는늦은나이에선공감감역을시작으로안의현감,면천군수,양양부사등의지방관을역임했다.

박지원이살았던시대는100여년전부터이어져왔던당파싸움이극에달했던때였다.당파싸움에만매달린양반사대부들은백성들의삶을돌보지않았으며,그로인해조선사회는점점무너져갔다.
젊은박지원은지식인으로서이러한세상의불의와사회의부조리를참을수없었다.이때문에결국불면증에시달리게되었고,불면증을치료하기위해다양한계층의사람들을불러이야기를듣곤하였다.그리고자신의마음을다스리고세상을바로잡겠다는소망을품고그이야기들을소설로썼다.박지원은시대에뒤떨어진양반사대부들의위선적인행동과신분제와유교적틀에얽매여뜻을펼치지못했던소외된민초들의행적을소설속에담아사회를날카롭게비판하고신랄하게풍자하였다.연암선생은「호질虎叱」,「양반전兩班傳」,「허생전許生傳」,「광문자전廣文者傳」,「예덕선생전穢德先生傳」,「마장전馬?傳」,「우상전虞裳傳」,「김신선전金神仙傳」,「민옹전閔翁傳」,「열녀함양박씨전烈女咸陽朴氏傳」과현재전하지않는2편을포함해모두12편의소설을지었다.
조선시대에는소설을가까이해서는안될자질구레하고쓸모없는이야기로치부하였다.하지만세상에뜻을펴지못한선비들은진지하고심각한사회비판이담겨있는박지원의이런소설들을읽으면서가슴속에쌓인울분을풀어갔다.

연암의뜨락을거닐며연암의목소리로듣는‘사람들’의이야기

『연암의뜨락을거닐다』에서는연암박지원이쓴9편의소설을하나의흐름으로엮었다.독자들이연암선생의소설을사회ㆍ역사적인맥락에서보다잘이해할수있도록서일석이라는서얼신분의소년이연암선생을만나이야기를듣고대화하는내용으로이야기를썼다.
조선시대에서얼은능력이아무리뛰어나도원하는벼슬에나아갈수없었다.그렇다고해서생계를위해아무일이나할수도없었다.일석은이런서얼들의삶을대변하는인물이다.그는세상의차별과멸시속에서마음의문을굳게닫고방황한다.그러던중옆집에머물던연암선생을만나그가들려주는이야기를들으며점차마음의문을열고자신의꿈을찾아나선다.이때연암선생이일석에게들려주는이야기가바로연암의소설들이다.『연암의뜨락을거닐다』는연암의소설을전할뿐아니라,연암선생이그소설에담고자했던사회비판과개혁사상을선생의목소리를빌려전한다.가슴속가득불만을쌓은채방안에만숨어있던일석의아픔과그를세상으로불러내는연암선생의따뜻한가르침이잘전해진다.

『연암의뜨락을거닐다』에서다룬9편의소설을간략하게소개하면다음과같다.
「호질」은호랑이가위선을일삼는양반을꾸짖는이야기이다.학식과덕행으로이름난북곽선생이과부와간통하다들켜도망가다호랑이를만나자,아첨을떨며위기를모면하려한다.호랑이는그를꾸짖으며인간의잔인함과겉과속이다른사대부들의행태를비판한다.
「양반전」은가난한양반과그양반신분을산부자의이야기이다.명예와절개를버리고신분과문벌을밑천삼아장사치같이행동하는양반을비판하였다.무능력한양반과그런양반에게착취당하는백성들의생활상이잘반영되어있다.
「허생전」은선비허생의이야기이다.허생이빌린돈으로매점매석을하여큰돈을벌고,도적들을모아이상국을건설하려는이야기를통해허약한조선의경제상황과궁핍한백성의삶을드러내었다.또유교예법에얽매인이완대장을통해허울뿐인북벌정책을비판하였다.
「광문자전」은거지광문의이야기이다.광문은거지였지만성실과정직함으로사람들의신뢰와명성을얻는다.하지만이용만당하다늙고병든다.광문의기구한운명을통해신의와정직함이결여된사회를비판하였다.
「예덕선생전」은똥을치우는엄행수의이야기이다.천한일을하지만명예와이익을바라지않는엄행수를통해분수에만족하지않고욕심을부리는인간의추악한행동을비판하였다.
「마장전」은벗을사귀는도리에대한이야기이다.미치광이라불린세사람의대화를통해명예와권세,이익만을꾀하며그것을군자다운사귐이라포장하던사대부들의교유를꼬집었다.
「우상전」은시인이언진의이야기이다.뛰어난시로일본에까지명성이알려졌지만정작조선에서는능력을인정받지못해,고뇌하다젊은나이에세상을떠난이언진을추모하는글이다.
「김신선전」은신선이라고알려진김홍기의행적을추적한이야기이다.세상에서자신의포부를펼칠수없자신선같은삶을살기를선택했던김홍기를통해당시큰뜻을품었지만이름을남기지못하고울적하게살다간인물들의삶을대변해보여주었다.
「민옹전」은실존인물인민유신의이야기이다.민유신은풍자와해학에능했던전직무관으로,연암선생의병을치료하는데많은도움을주었다.비록자신의뜻을펴지못했지만항상세상에당당하게맞섰던민유신의재치있고익살스런언행을기록하였다.

책속으로추가

자네가천한일을한다고무시하는엄행수는나의인정을받으려고애쓰지않았네.그런데도나는언제나그를칭찬하고싶어안달이지.그는끼니때마다밥을든든하게먹고,길을걸을때는조심조심걷고,졸리면쿨쿨편하게자고,웃을때는시원하게껄껄웃는다네.그러다가만히있을때는바보처럼보이기도하지.그는흙으로벽을쌓고짚으로지붕을덮은움막에조그마한구멍을내고들락거리며지내지.들어갈때는새우등을하고잘때는개처럼웅크리고잠을자지만,아침이면즐겁게일어나삼태기를메고마을로내려와뒷간을청소한다네.
구월에비와서리가내리고시월에얇은얼음이얼면,뒷간에말라붙은사람똥과마구간의말똥,외양간의소똥,홰밑에쌓인닭똥,개똥,거위똥,돼지똥그리고비둘기똥,토끼똥,새똥따위를보물처럼여기며거둬가지만그것이청렴함에해가되지않고,모든이익을혼자다갖지만그것이의로움에해가되지않는다네.욕심을부려더많이얻으려애써도어느누구도그가만족할줄모른다고말하지않지.
ㆍㆍㆍ
나는똥을치우는엄행수보다는훨씬나은운명을타고났다.그런데도나는내운명을증오했었다.아무것도할수없고차별만받는삶이사무치도록원망스러웠다.그런데선생의이야기를듣고나니이세상에서못할일은없을것같았다.내운명이아무리나를얽어매도도망치지않을수있을것같았다.이미정해진운명이지만나는내삶에서향기를내뿜을것이다.원망과욕심을버리고묵묵히나만의길을찾아갈것이다.
ㆍ「오물속에서도향기를발한사람예덕선생전」중에서

그의말을들은민영감은대수롭지않은표정으로말했다.
“그작은벌레가무슨큰근심이되겠나?내가보기에는저종로거리에가득찬것들이모두황충이라네.하나같이키는칠척인데머리는검고눈은반짝거리지.입은주먹이들어갈만큼큰데시끌벅적하게떠들며,구부정한모습으로줄줄이몰려다니면서곡식이란곡식은죄다먹어치운다네.농사를해치고곡식을짓밟는데에는이들무리보다더한것이없네.내가그것들을잡고자하였지만바가지가작아잡지못했네.큰바가지가없는것이한스러울뿐이야.”
좌우에있던사람들은민영감의말뜻을알아차리지못하고정말로그런벌레가있나싶어두려워하였다.
이렇게민영감은모든말에재치있게대꾸하고해학적으로받아쳤다.그러면서도날카롭게세상의잘못을비판하기도했다.민영감은나를찾아온이듬해에세상을떠났다.
ㆍ「세상에당당했던늙은이민옹전」중에서

선생은함자는지원趾源이고자는미중美仲이며,본관은반남潘南이다.일찍이나의선친과교분이두터웠는데,선친께서작고하신후통뵙지못하다가선생께서잠시한양의옛집에들르셨을적에다시뵙게되었다.
당시나는심한우울증을앓고있었다.방안에틀어박힌채세상과벽을쌓고내처지를비관하는일에온힘을쏟고있었다.그때우연히다시만난연암선생은내게많은가르침을주시며내가세상밖으로나갈수있도록손을잡아이끌어주셨다.
ㆍㆍㆍ
특히나잊지못할가르침중하나는인생을어떻게살아야하는지에대한것이었다.자신의뜻을펼수없었지만끝내세상을떠나지않고세상속에숨어살며신선이라불렸던김홍기와해학과골계로세상을조롱하고풍자하며당당하게세상에맞섰던민유신의이야기를통해,내가서자로서느낀자괴감을극복하고세상을살아갈힘을얻을수있게해주었다.
ㆍ「연암선생을그리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