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암집 (조선의 학문을 반성하다 | 양장본 Hardcover)

순암집 (조선의 학문을 반성하다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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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안정복은 예학(禮學)에 밝고 주자학의 이념에 충실하면서 당시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어디까지나 실용을 중시한, 소위 실학을 한 학자이다. 안정복을 통해서 주자학과 실학이 본래 하나이면서 둘임을 볼 수 있으니, 안정복이야말로 주자학과 실학의 관계 그리고 그 경계선을 가장 잘 보여 주는 학자라 하겠다.
저자

안정복

저자안정복은조선후기의역사학자,실학자이다.본관은광주(廣州),호는순암(順菴),자는백순(百順)이다.25세에경기도광주에정착하여‘순암’이라는이름의거처를만들고그곳에서학문에전념했다.35세에성호이익을찾아가학문교류를하여큰영향을받았다.40,50대를학문과저술활동으로보내며,『동사강목(東史綱目)』,『열조통기(列朝通紀)』,『잡동산이(雜同散異)』,『임관정요(臨官政要)』등방대한실학적저술을남겼다.

목차

한국고전선집을펴내며
안정복은누구인가

제1장순암이라는학자
영장산객전
순암이라는집
청빈한학자의생활
산수경치도얘기하지말지니
온세상사람들이헐뜯더라도두려울것이없고
사문의장래를염려하며
불쇠옹의기개
차라리얕게볼지언정깊게보지말라
무엇하러애써옛성현의책을읽겠는가
아들에게보이다
곤충과벌레에게도배울점이있다
초서롱과저서롱

제2장스승과제자
함장록
이름을바꾸지않다
스승의시를논평하며
스승의사후에후진을걱정하다

제3장사상과성리설
영혼과사후세계는있는가
양명학을비판하다
퇴계학파의사칠설(四七說)을고수하다
공정한희로는리발인가
리기논변은실용에도움이되지않는다
불필요한리기논쟁을중단하자

제4장천주학비판
천주학은불학(佛學)이다
천주는우리의상제이다
천주학문답
성호는천주학을수용하였는가

제5장조선의학문을반성하다
꿈에짓다
성현의경서를함부로해석해서야
도연명과제갈량을흠모하며
장식이벗주자에게준충고
주자의주석도오류가있다
주자의『시집전』은잘못된해석이다
동방의학자는규모가작고기상이좁다
정주이후학자는한,당의선비만못하다

제6장동사(東史)를편찬하며
우리나라사람이우리역사를몰라서야
동사문답
나무를심어방책을만드는법
우리나라지리지는오류가많다
우리나라는지리상국방이매우중요하다
우리나라자음이바른음이다
우리나라역사를보다가느낌이있어
악부체를본떠서읊다
성기가
옹산성장가
천성행
노사행
백마총행

제7장잡록
상중에고기를권하며
숙종의동궁시절
족보의기록에오류가많다
선인들의저술
총명강기
우리나라의서원
독서
우리나라사람들이고시를잘못인용한사례
남명의시집
임금과신하사이
노비법
바다의큰섬
벙어리저금통
벙어리저금통을깨다

제8장평가
제자황덕길의평가
노익장불쇠옹
유후조의평가
영남학파학자신체인의평가
기호학파학자홍직필의평가
기호학파학자김평묵의평가
사학에대한평가

연보

출판사 서평

[책속으로추가]
전일에보내신두통의편지에서말씀하신주정(主靜),거경(居敬)의가르침과군자소귀장(君子所貴章)은감히실천할수있다자신하는것은아니지만맹세코종신토록잊지않겠습니다.그리고재능을감추라고하신것은삼가가슴에새기겠습니다.그러나말씀하신이름을고치는일은아무래도온당하고바른도리가아닐듯합니다.이름을아무리고치더라도이몸은여전히그사람그대로일것이니,이문제는저자신의할도리를다하여스스로지켜가면그만일것입니다.
-「이름을바꾸지않다[答上星湖先生書]」중에서

▷학문에서치지(致知)와자득을특히중시한이익이왜이러한가르침을주었을까.당시다양한분야에관심이많았던안정복에게마음을하나로수렴하여근본이되는공부에집중하라는뜻을담은것이라고생각된다.
이익이이름을고치라고했는데안정복은고치지않았다.스승의말을매우중시하는당시로서는퍽이례적인일이아닐수없다.왜이름을고치라고했는지알수없지만,건강이좋지않았던안정복을염려하여이름을고치라고했던것이아닐까추정해본다.아무튼안정복이자존심과소신이매우강한사람이었음을알수있다.

제3장사상과성리설

안정복의사상의근본은주자학이고스스로주자학을매우존신하였다.그래서불교와천주교는물론양명학도이단으로몰아배척하였지만,한편으로는사후세계에대해일정한관심을가졌다.이러한점에서안정복의사상은당시조선의일반적인주자학자들과다소다르다고할수있다.그러나성리설은퇴계학파주류의학설을고수하려고하는보수적인입장을보인다.

대저리기설(理氣說)이있은뒤로이에관한학설이한우충동(汗牛充棟)으로많아오늘날학자들이가장중요시하는저술의자료가되어하나의폐단을이루는실정입니다.가만히생각해보면사람이학문한다는것은악을버리고선을따르는데불과합니다.리기(理氣)가비록성명(性命)의근원이라고하지만실용에는별관계가없는듯한데,공연히주고받으며한갓종이위의한가로운말만늘어놓다가점점과격해져서끝없이각축을벌이는것은또한무슨작태입니까.
-「리기논변은실용에도움이되지않는다[答邵南尹丈書]」중에서

▷기축년(1769)58세때윤동규에게보낸편지이다.실용에꼭필요치않은리기설이가장중요한학설이되어걸핏하면지나친논쟁을야기하는폐단을지적하는한편,퇴계가만년에는고봉의설을따랐을것으로생각된다고하며성인의공정한희로,즉공희로가리발이라는주장을수용한다.
제4장천주학비판

서학(西學)이중국에처음들어온것은17세기초엽이다.이후100여년이지난18세기초엽에이르러서조선에전래하였고,이익을비롯한성호학파안에서는일찍부터천주학을포함한서학에관심을보였다.그러나이익의제자중신후담과안정복은천주학을극력배척하였다.안정복은서학중역법,화포등과학기술은정교한점이있다고인정하면서도성인의학문[聖學]이아니라고폄하해버린다.그는천주학이이단이라는강한소신이있었고,권철신을비롯한동문의젊은학자들이천주학에빠지다가장래큰화를당할것을우려하였다.

오늘날이른바‘천주학(天主學)’이라는것은바로불교가이름만바꾼것일뿐이네.나역시그대의를대략보았는데,천당과지옥이같고,마귀가같고,재계(齋戒)하는것이같고,군신,부자,부부의인륜이없는것이같으며,천주학의십계(十誡)는불교의칠계(七戒)와다르지않고,천주학의사행(四行)은불교의사대(四大)와같네.그나머지는이루다열거할수없는데,대저세상을구원한다고주장하더군.
-「천주학은불학(佛學)이다[答權旣明書]」중에서

▷갑진년(1784)73세때권철신에게보낸편지이다.안정복은이기양이권철신에게천주교교리서인『칠극』을빌려갔다는소문을듣고,동문들이너도나도천주학에빠지는현실을우려하는마음에서이편지를보냈다.“오늘날이른바‘천주학’이라는것은바로불교가이름만바꾼것일뿐”이라하면서불교는강력하게배척해놓고천주학은왜믿는지반성할것을촉구한다.

제5장조선의학문을반성하다

처음대면한자리에서성호이익이“학문은자득을매우중시하고새로운이치를밝혀정주와다른학설을얼마든지주장할수있다.”라고말하자,안정복은오직옛성현의말씀을그대로따라성실히실천에옮기겠다고겸손하게대답하였다.그러나이후안정복은,성호의영향을받아조선의학자들이주자를매우믿고따르면서도주자를잘못배웠다고생각했던듯하다.그리하여이미형해화(形骸化)된주자학의이론에만매달리는조선의학문풍토를개탄하고진리를탐구하여실용에쓰일수있는학문을추구하였다.

제생각에는성현의글을평온한마음으로익숙히읽고그문자그대로뜻을풀이해서글뜻을평이하고명백하게보는데힘써,사견(私見)을주장하지도말며다른견해를세우지도말아야합니다.글을많이읽다보면의심이점차생기겠지만자기가의심하는것을가지고옛현인이말하지못했던것이라생각하지말고옛사람의말과맞는지를찾아보아야할것이니,아무리찾아봐도맞지않으면그때가서혹스승이나벗에게물어서옳고그름을바로잡아야할것입니다.
-「성현의경서를함부로해석해서야[與邵南尹丈書]」중에서

▷옛사람들말을함부로고치는자나옛사람들말에얽매어속박되는자나모두양극단(兩極端)이니,자기사견을주장하지도말고다른견해를세우지도말고성현의글을평정한마음으로익숙해질때까지반복해서읽어야한다고하였다.

제6장동사(東史)를편찬하며

안정복의저술중가장잘알려진것은『동사강목(東史綱目)』이다.이책은단군조선부터고려말엽까지를다룬통사(通史)로실학시대의대표적인역사서로꼽힌다.이장에서는『동사강목』의편찬또는우리역사와강토에대한안정복의관심과사랑을보여주는글들을모았다.

우리나라사람들은언제나우리의역사를소홀히여깁니다.모르겠습니다만,그사람이이룩한바가아무리크더라도필경우리나라사람이고보면,그자신이이땅에살면서이땅의일을알지못하는것은참으로우려스럽고개탄스러운일입니다.
-「우리나라사람이우리역사를몰라서야[上星湖先生書]」중에서

▷동문인소남윤동규와같은학자조차도안정복에게역사를저술하는일을그만두라고권한다.안정복이저술에심혈을기울인나머지건강을잃었기때문이기도하지만선유들이이미정설을밝혀놓았으니후세의학자로서이에따라자신의심성을수양하고인격을도야하는위기지학(爲己之學)에힘쓸일이지굳이저술에힘쓸필요는없다고생각했던것이다.이익의제자인윤동규가이러한생각을가졌으니,당시학자들의생각이어떠했으리라는것은굳이말하지않아도쉽게짐작할수있다.이러한당시학계의정황에서안정복이우리역사를저술한것은참으로순정한학자로서의열정이아니고서는불가능했으리라.

제7장잡록

이장에는안정복의문집에서야사(野史)에실음직한이야기들,폭넓은독서를통해얻은다양한지식을모았다.대부분「상헌수필(橡軒隨筆)」에서특이하거나재미있는이야기들을발췌하였다.「상헌수필」에는「호유잡록(戶?雜錄)」이섞여있다.

무릇입이있으면울고입이있으면말을하는것이천하의바른이치이다.그런데입이있으면서도울지않고말하지않는다면상도(常道)에위배되어요사한것이된다.이물건이나오면서부터조정에서는말할만한일도말하지않게되고이물건이나오면서부터사람들이모두말하는것을서로경계하게되었으니,온천하를벙어리로만든것이다.이는요사스러운물건이니성세(聖世)에있어서는안되는것이다.그래서깨부수어버린다.
-「벙어리저금통을깨다[破啞器說]」중에서

▷정사년26세때지은글이다.실은벙어리저금통이생긴뒤부터세상에바른말을하는사람이없어졌음을말하려는것이아니라,벙어리저금통을빙자하여바른말을하지않는세태를풍자한것이다.

제8장평가

내가가만히보니공이지향하는학문이용(用)쪽에편중되어세상을경영하여구제하고저술하여입언(立言)하는것을중시하는듯하였다.사람들이와룡이라일컬은것은대개까닭이있었던것이다.
-「영남학파학자신체인의평가」중에서

▷와룡은촉한의승상제갈량을가리키던말이다.당시세상사람들이안정복을두고와룡이라일컬었는데,이는안정복이세상을경영하는데뜻이있어저술에힘썼기때문이라는것이다.이는안정복의실학적인측면을말한것이다.그런데신체인은영남퇴계학파의학자라안정복의이러한성향이이치를궁구하고덕성을함양하는공부인학문의체(體)쪽보다세상에적용할수있는공부인학문의용(用)쪽에치우쳤다고은근히우려하다가,안정복이『이자수어』를편찬하여읽더라는말을듣고덕성을함양하는공부를중시한다는것을알고안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