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골로 가는 길 1 (활인송의 전설 | 정장화 장편소설)

은골로 가는 길 1 (활인송의 전설 | 정장화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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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골든에이지, 70대 시니어작가의 첫 장편소설
산업역군에서 소설가로 변신한 작가가 피땀으로 빚은 역작
시니어 글쓰기 열풍이다. 은퇴 후 취미로 글을 쓰는 데서 벗어나 전문적인 글쓰기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일찌감치 산업역군에서 소설가로 변신했던 정장화 작가는 2008년 단편소설로 신춘문예에 당선된 바 있다. 그리고 10여 년 만인 2020년 7월, 골든에이지 70대 중반의 나이에 첫 장편소설을 출간했다.
숲과 함께, 이웃과 함께 살 줄 알았던 ‘은골 사람’으로 태어났지만, 현대 산업사회에서 경쟁을 뚫고 살아야 했던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았다. ‘고진 어른’이라고 불렸던 주인공의 아버지가 질박한 충청도 사투리로 아들에게 일러주는 풀 이름, 나무 이름은 이제는 존재하지도 않고 돌아갈 수도 없는 고향을 떠올리게 한다. 고향을 떠나 고속도로 건설현장과 원자력발전소 건설현장에서 살을 부대끼며 살아가는 인물들, 경제발전에 밑거름이 되었지만 그 결실을 누리지 못하고 소외되었던 사람들의 강퍅한 현실을 실감나게 묘사한다. 사회 전체가 가난을 탈출하고자 내달렸던 시대에 어디에도 뿌리박지 못하고 부초처럼 살았던 이들의 한을 풀어주는 씻김굿 한 판 같은 작품이다.
저자

정장화

鄭長和
1946년충남유구에서태어나중앙대학교예술대학원문예창작전문가과정을수료했다.
2008년대전일보신춘문예〈품앗이〉가당선되었다.
이책《은골로가는길》이첫장편소설이다.

목차

작가의말6

새벽13
마죽과고구마순19
자궁속의별51
위생검열63
굴렁쇠굴리기84
씨앗뿌리기120
공산바위와징검다리128
소년나무장수155
색동짚신180
장날214
소쩍새울고,나뭇잎필무렵242
돌려준금덩어리249
대홍수257
닥나무한지272
우보천리(牛步千里)281
얼룩빼기황소와‘해설피’303
부정(父情),모정(母情)319
엄마의공양단지367
아버지의징검다리를건너375

편집자노트ㆍ향수-생명의땅을찾아서383

출판사 서평

숲과함께,이웃과함께살줄알았던사람들의이야기
2008년〈대전일보〉신춘문예에당선된정장화작가가10여년만에발표한첫장편《은골로가는길》은‘은골’에서시작한다.은골은주인공세혁이태어난곳이자,수백여년전그의조상들이아무도살지않던곳에들어와대대로숲을가꾸며자급자족하는삶의터전이었다.그들은어딜가도‘은골사람’으로불렸다.
은골에서나고자라평생산전을일궜던세혁의아버지는숲과함께살아갈줄알았고,이웃과함께살아갈줄알았다.은골사람들이‘고진(高眞)어른’이라고높여불렀던그가아들세혁에게숲과함께,이웃과함께살아가는법을일러주는장면,즉은골의삶의방식을가르치는장면은이작품제1권〈활인송의전설〉의백미다.
“저게참싸리여.저걸루바지게를맹글구어렝이,광주리,채반,소쿠리,용수,바구니를맹그는겨.”충청도사투리로아들에게풀이름,나무이름을알려주고은골에사는법을가르치는아버지!부자가주고받는이평범한대화에서어떤비장함이느껴지는이유는한시대가저물어가고있었기때문이다.현대산업사회에서치열한경쟁을뚫고살아가야할아들은수백년동안숲과함께살았던은골사람들의삶의방식,아버지의삶의방식을그대로따를수없었다.성장한아들이도시로떠난후,아버지는돌아갈수없는고향그자체가된다.결국사람을살리는숲,은골의이야기는옛기억속의전설로남는다.

산업화시대에부초처럼살았던사람들의한과욕망
주인공세혁이경부고속도로건설현장,원자력발전소건설현장에서겪는고단한삶이제2권〈출구없는고속도로〉에서펼쳐진다.한국사회의경제개발을가속화한경부고속도로건설현장에서일하는은골출신세혁은객지도시에정착할수있는집한칸마련하기위해사무치는향수를이겨내야했던산업화세대의자화상에다름아니다.
환갑의나이에데뷔한작가는첫장편소설에서노련한내공을선보인다.입담이좋은‘살살이’,덩치가큰‘깍짓동’,딸과함께사는청상과부‘율포댁’처럼거칠지만살을부대끼며살아가는현장의인물들을애정어린시선으로보듬어안을듯해학적으로눙치는솜씨가절묘하다.한번공사에투입되면완공될때까지벗어나기힘든‘출구없는’고속도로건설현장에서욕망을분출할통로를찾았던인부들의과장된몸짓과거친언어들도그러하다.
경제발전에밑거름이되었지만,그결실을누리지못하고소외되었던이들의강퍅한현실을실감나게묘사하는작가는이름없이사라져간그들을위한진솔한기록자인지도모른다.경부고속도로건설과정의순직자들을위한위령탑에도기록되지못하고은폐된현장사고피해자들의허무한죽음을애절하게들려주는이야기는쉽게잊을수없을만큼생생하다.한편,이들의궁박한삶과극적인대조를이루는건설현장소장과총무가저지르는부정과뒷거래,건설회사의로비와비자금등경제개발의이면을신랄하게고발하기도한다.자신이직접혹은간접적으로겪은현장체험에문학적상상력을더하고심혈을기울여문장을조탁한작가가아니었다면,이야생의욕망에들뜬다양한인간군상의이야기는아마도세상의빛을보기힘들었을것이다.

더이상존재하지않는고향,생명의땅을찾아서
《은골로가는길》은고향을떠나경제개발시기의산업역군으로살아온세대가더이상존재하지않는고향을찾아가는이야기로읽을수도있다.또사회전체가가난을탈출하고자내달렸던시대에어디에도뿌리박지못하고부초처럼살았던그들이이제는더나은세상에편안히착근할수있도록지나간시절의한을풀어주는씻김굿한판인지도모른다.그들은각자의사연으로고향을떠났지만,같은이유로그곳에돌아갈수없는실향민이아닌가.그런의미에서은골은그들모두가돌아갈수없는고향이지만,우리모두가영원히그리워해야할고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