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뢰딩거의 고양이 (이정은 소설)

슈뢰딩거의 고양이 (이정은 소설)

$16.03
Description
내일의 운명을 알 수 없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불안한 삶을 살아내는 이들에게 건네는 위로
작품집의 제목,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양자역학의 불완전함을 보이기 위해 고안한 사고실험으로, 이 작품에서는 내일의 운명을 알 수 없는 처지, 삶과 죽음이 상존하는 상태를 상징한다. 1991년 등단해 지금까지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 온 소설가 이정은의 여덟 번째 소설집《슈뢰딩거의 고양이》에는 연약한 존재들의 인생사를 담은 아홉 편의 작품이 실렸다. 부부 사이의 불평등, 외모지상주의로 인한 자존감의 상실, 학교폭력 등 살아가며 누구나 마주할 법한 비극적 상황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작품 곳곳에서는 다양한 인생 경험에서 우러나온 깊이 있는 고찰을 찾아볼 수 있다. 이정은 작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에서 마주하게 되는 삶의 그늘을 낱낱이 들춰낸다. 그러나 현실의 괴로운 상처를 날카롭게 풀어내는 작가의 시선에는 시련 속에서도 생의 의미를 찾아내는 다정함이 담겨 있다. 작가는 슈뢰딩거의 고양이처럼 불안하고 괴로운 현실을 살아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작품을 통해 위로를 건넨다. 삶이 모두 잘 풀릴 거라는 위로가 아닌, 설령 괴롭다 하더라도 그 고통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낼 정도로 깊이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위로다. 아홉 편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각자가 살아 온 시간의 의미를 짚어보게 만드는 책이다.
저자

이정은

본명이수희.서울에서태어나용인에서청소년기를보냈고중앙대학교예술대학원문예창작전문가과정을졸업했다.1989년〈월간에세이〉에수필로추천받았고1991년〈월간문학〉신인상으로등단해작품활동을시작했다.1994년첫소설집《시선》을출간한이래창작에몰두하면서이정은만의소설세계를구축해냈다.
간결한문체와삶의시련과고통에서길어낸정교하고감동적인서사로평단의주목과독자의사랑을받고있으며,십여년간서양철학연구반에서문학철학을공부했다.학구적이고,성실하고,도전하고,열정적으로치열하게살면서자신의길을가고있는그는대한민국젊은이들의영원한롤모델이다.
소설집《피에타》,《불멸》,《세상에말을걸다》등,장편소설《그해여름,패러독스의시간》,《플러스섬게임》,《삼월의토끼》,《블루인러브》,《웰컴아벨》,《태양처럼뜨겁게》등을펴냈다.공저로《한ㆍ중정예작가초대소설집》등이있다.
만우박영준문학상,들소리문학상대상,한국소설문학상,학촌이범선문학상등을수상했다.현재한국소설가협회최고위원,한국가톨릭문인회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

목차

작가의말6

예쁜여자죽이기11
평론:여성문제의문학적형상화-정체성찾기/문흥술

슈뢰딩거의고양이43

굿바이슬픔73

다마고치101

아모르파티129

소울메이트163

월플라워191

사랑,그너머소설227
평론:인간은추억을곱씹으며살아가는존재/이승하

문지방을밟다289

작품해설314
우리삶의불완전함이우리삶을이끌어간다/조완석

출판사 서평

연약한존재들의인생사
소설가이정은은1991년〈월간문학〉신인상으로등단해첫소설집《시선》을출간한이래소설집《피에타》,《불멸》,장편소설《그해여름,패러독스의시간》,《삼월의토끼》등을써내며활발하게작품활동을이어왔다.오랜기간꾸준히소설을집필해온이정은작가는이번여덟번째소설집에서도삶의시련과고통에서길어낸정교하고감동적인서사를보여주었다.
《슈뢰딩거의고양이》에는연약한존재들의인생사를담은아홉편의작품이실렸다.표제작
〈슈뢰딩거의고양이〉에서는주인공선미가자신의편이라고는없는시댁에서살아있지만죽은것이나마찬가지인상태에처한모습을그려냈다.〈예쁜여자죽이기〉에서는성형수술과부검을연결지으며외모지상주의의병폐를드러냈고,〈다마고치〉와〈굿바이슬픔〉의한대목에서는집단에서벗어날수없어폭력마저그저견뎌내야하는학교폭력의양상을짚었다.살아가며누구나마주할법한비극적상황이지만,이정은작가는이상황들에깊숙이파고들었다.작품곳곳에서작가의다양한인생경험에서우러나온고찰을찾아볼수있다.

삶의그늘속에서도의미를찾다
이정은작가는삶의그늘을낱낱이들춰낸다.평범한사람들이일상에서마주하게되는비극을있는그대로그려냈다.그러나괴로운현실을속속들이날카롭게풀어내는작가의시선에는상처속에서도의미를찾아내는다정함이담겨있다.
작가는인간이혼자서는살아갈수없는사회적인간이라는점에주목했다.등장인물들은자신에게주어진환경에서자유롭지못하지만,그럼에도살아가기위해발버둥친다.작품속에는개인의힘으로는벗어나기어려운사회의억압이촘촘하게드러나있다.표제작〈슈뢰딩거의고양이〉에서주인공,선미의아버지는여자도장관을하는세상이왔으니여자라고못할일이무엇이냐고말하지만정작선미는시집살이에서벗어날길이없어고통을견디며살아간다.〈아모르파티〉의주인공은자신의부모님에게효도하라는남편의말을당연하게받아들였다.그래야한다고배웠기때문이다.〈예쁜여자죽이기〉에서현숙은연하의남편보다나이들어보인다는타인의평가에괴로워하다끝내성형을감행하고,〈소울메이트〉의주인공은노년의사랑을터부시하는시선을의식해우정을나누는것마저망설이는모습을보인다.
그러나등장인물들이겪는고통은무의미하지않다.〈굿바이슬픔〉의주인공은‘신의계획대로고통을겪게하고나서다른사람들을이해하는은총과더불어구원이이루어’진다며자신에게주어졌던불운한환경을오히려신에게선택받은것이라말한다.주인공은사는내내남편을위해희생한끝에마지막에는자신이없으면아무것도할수없게된남편과갑과을이뒤바뀐상태로살아간다.이정은작가는이러한삶의궤적을억압에굴복한것으로여기지않는다.자신의삶에서일어나는고난과어려움을피하지않고받아들인것이라며,애정어린시선으로바라본다.

내일의운명을알지못하는이들에게건네는위로
작품집의제목,‘슈뢰딩거의고양이’는한실험에서유래한말이다.상자안에고양이한마리와가이거계수기,방사능물질을넣어둔다.방사능물질이감지되면기계장치가작동되어독이든약병을깨트리게된다.상자를열어보기전까지그안의고양이는살아있다고도,죽었다고도할수없다.이작품에서는내일의운명을알수없는처지,삶과죽음이상존하는모순된상태를나타내는말로쓰였다.작중등장인물들은끊임없이슈뢰딩거의고양이와같은처지에놓인다.이는사실모든사람들에게통용되는이야기이다.누구나내일의운명을알지못하는상태에서살아가며,살아있어도죽은것이나마찬가지인상태에들어서기도한다.그리고그시간들의결과는마지막순간이오기전까지알수없다.
작가는괴로운현실을살아내고있는사람들에게작품을통해위로를건넨다.후회로남은첫사랑과의추억을소설로쓰려는남자의이야기,〈사랑,그너머소설〉에는다음과같은문장이나온다.‘내인생의사랑은나를중심으로모이고그모든사랑을합쳐야완전한사랑을그릴수있고그래야만소설이될수있음을내가슴은알고있었다.작가가되는것은좀더인생수업을닦은후가될것같았다.’이정은작가는삶이모두잘풀릴거라위로하지않는다.설령괴롭다하더라도,그시간들이쌓이면하나의온전한작품을그려낼수있다고말한다.아홉편의이야기를따라가는동안,독자들역시살아온시간에서의미를발견하며위로를받을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