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해주 - 나남창작선 185

연해주 - 나남창작선 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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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대의 지성 송호근이 소설가로 귀환한다. 그의 세 번째 장편소설 《연해주》가 나남출판에서 출간되었다. 시베리아의 칼바람 속에서도 뜨거운 삶을 살았던 한 사람의 이야기다. 바로 일제강점기, 연해주에서 독립군 사령관으로 활약했던 실존인물 김경천(金擎天, 1888~1942)이다. 당시 그의 활약상은 ‘백마 탄 김장군’이라는 전설로, 조선은 물론 러시아와 중국에까지 회자된 바 있다. 김훈 작가는 추천의 글 〈말과 총〉에서 “이 소설은 싸우던 싸움을 끝까지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모든 등장인물이 신민에서 시민으로 진화하려는 열망을 증언한다”고 썼다. 소설 《연해주》는 망국의 역사를 온몸으로 감당해야 했던 한 인물을 통해 시대와 끊임없이 다퉈야만 하는 인간의 운명을 드러내고 있다.
저자

송호근

저자:송호근
경북영주출생.장편소설《강화도》,《다시빛속으로》,소설집《꽃이문득말을걸었다》등을냈다.이병주국제문학상(2017),지훈학술상(2024)을수상했다.

목차

추천의글
말과총(김훈)8

작가의말
그가나를데리고연해주로갔다10

프롤로그
교전(交戰)13

1부운명의문(門)
대한제국41
요코하마공원72
방황彷徨93
운명의문117
결행(決行)145

2부혁명의전선
연해주169
수청독립의병대195
추구예프계곡217
진격(進擊)248
폭풍속으로278
사랑과혁명305
달빛유언337

에필로그
역사는몸속을흐른다363

부록
참고문헌과인물들에대하여368
김경천연보370

출판사 서평

이병주국제문학상수상작가송호근의세번째장편소설

-연해주는혁명과분열,내란과투쟁,빨치산의병대와제국군대가대평원의평화로움을한꺼번에깨뜨리고있는역사의현장이었다.(172쪽)

-“우리시대,나라가처한상황이우리운명을결정한것이오.내가,나스스로나의운명을결정하고싶었는데,거꾸로된거요.나의결정권을시대에넘겨줬다고나할까,그걸인정하고싶지않은마음은나도같소.”(233쪽)

첫장편소설《강화도》로이병주국제문학상(2017)을수상한송호근이《다시,빛속으로》에이어신작《연해주》를출간했다.늘냉철한시선으로우리사회를진단하던그가이번에는뜨거운이야기로대한민국의시원을되돌아본다.일제강점기,연해주에서활약한김경천(金擎天,1888~1942)장군이그이야기의주인공이다.대한제국의군인집안에서태어난그는일본육군사관학교를나온뒤장교로복무했다.그러나대한제국이무너지던당시김경천은‘시민의자유’에눈떴고,3·1만세운동을현장에서목격한뒤연해주로망명해항일무장투쟁에헌신한다.당시그의활약상은‘백마탄김장군’이라는전설로러시아와중국에회자되어〈동아일보〉등을통해조선에까지전해졌다.그러나국내진군을앞두고당시소련정부의정치적희생양이된그는수용소군도에수감,그곳에서생을마감한다.소설《연해주》는시베리아칼바람속에서도열정적인삶을살았던위인김경천의생애를좇으면서도,당대의현실과부딪히며좌절하는한인간의운명을박진감있게그려낸다.

시민(市民)과국민(國民)이탄생한시원속으로

-경천은아찔했다.고종이여전히군주로남아있는경천에게제권은끝났고민권이시작됐다는선언은그의가치관을일시에뒤집어놓을만큼충격적이었다.민권시대가개막됐다!그민권은우리것이다,따라서일본에양여한것은무효다!신규식의포효가들렸다.(100쪽)

-평범함을회복하기위해인생을던졌다.타인들의평범함,이웃들의평범함이란얼마나소중한것인가.그속에서평범하게살아가고싶은소망은왜이렇게어렵고불가능한것인가.사랑하는사람과평화롭게한평생살아가는것을막는이역사란대체무엇인가.(349쪽)

대한제국황제였던고종의서거로‘군주의나라’에서‘국민의나라’로옮아가던시기,그무렵민권(民權)에눈뜨며탄생했던자유민은김경천그혼자만이아니었다.소설속에는지청천,최재형,이상재,정재관등당시실존했던인물들이등장하여국가에대한견해와이념을들려준다.갈림길앞에선그들의선택은독자에게시대와개인의관계,즉운명에관해숙고하도록만든다.섬세한필치로이역사적인물들을되살려낸송호근은작가의말에서“민권이란시민과국민의출발점”(11쪽)이라고썼다.이야기속묘사되는세태와풍경이‘관원과백성’에서‘시민과국민’으로진보하고자했던모든개인의투쟁을대변한다.그리하여소설《연해주》는김경천과그의시대를경유해현재의대한민국을구성하는우리들,바로시민과국민의탄생에관해이야기하고있다.

우리는어디서왔고어디로가야하는가?

-경천은손이뒤로묶인채광장바닥에쓰러진백군장교들을바라봤다.선혈이눈을적셨다.붉은피와백색의눈이서로스며무엇을만들어내는가.평화,독립혹은무엇?잔인한광경이었다.역사는이토록잔인하고냉혹한장면을요구하는가?(257쪽)

-혁명을좇아연해주로온것은운명이었다.한시대가자신의인생속으로걸어들어온것도운명이었다.인간과혁명이,혁명과시대가운명과맞닿아지피는포연(砲煙)에길을잃을지라도내처가야했다.인생은꿈과현실의접전(接戰)이그리는궤적이다.(360쪽)

소설《칼의노래》,《하얼빈》등을쓴작가김훈은이책의추천사에“싸우던싸움을끝까지싸우는사람들의이야기이다.언어의길이끝나는자리에서사람들은무기를들었다.모든등장인물이신민(臣民)에서시민(市民)으로진화하려는열망을증언한다”(추천의글〈말과총〉중에서)고썼다.그의말처럼송호근은《연해주》를통해‘제국’에서‘민국’으로변화하던세기,그요동치는시대를산모든이가비극적역사를온몸으로견뎠음을도도하게그리고담담하게그려낸다.학문이미처밝히지못한진실의영역을문학이환히비추고있다.소설《연해주》는‘인간은무엇으로살고무엇을해야하는가?’라는질문에끊임없이답해온송호근이내놓은가장성실한대답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