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인

화인

$9.00
Type: 현대시
SKU: 9788930010863
Description
장진기 시인의 네 번째 시집 『화인』. 이번 시집에서 저자는 비로소 자신의 ‘운명’을 담담하게 술회한다. 슬픈 가족사와 사랑, 그리고 운동. 그것은 영문도 모르고 ‘기어이 데고야 마는 화인’ 같은 것이다.
저자

장진기

저자장진기는전남영광에서태어났다.고려대국문학과에서공부했다.〈칠산문학〉(1991)에어머니추모시를내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내일의시〉(1999),〈함께가는문학〉(2000)신인상을받았다.시집《사금파리빛눈입자》,《슬픈지구》와미완시집《눈길상사화》를냈다.촛불시위와걸개시화전(1994),벽시전과만장전,절서사건(1996),가족시낭송대회와인사동영역시화전,핵폐기장투쟁(2002)등반핵환경운동을병행하며문학을했다.

목차

시인의말5

제1부묵적墨跡

항아리15
곡성哭聲16
동지17
성탄18
문상가는차안에서19
보릿국20
수작睡?21
원圓22
황소23
일주문一柱門24
자화상25
관상26
채송화27
묵적墨跡28
수묵水墨바닷길29
수묵水墨달30
백일홍31
굽은길32
넝쿨장미33
뒤울34
금낭화35
선線36
새들의교회당37
추강秋江38
문진問診39

제2부이승의밤

탄炭43
잔불44
목에젖은커피45
생령生靈47
다비茶毘48
폐목49
이승의연緣51
꽃동52
어머니우리는울지않아요53
혈흔血痕55
마그마58
이승의밤59
대루61
땔불62
재63
묵벽墨壁64
동선動線65
전갈傳喝67
가마68

제3부화인火印

화인火印71
원고지72
뼈가시리다74
사람이그립다75
알았시야78
연단79
시지프스80
넋두리81
눈빛85
승천昇天87
전라도에서는시가그립다88
홍어90
낚시를가시게요92
소멸96
반라의유월햇살97
평생가슴이뜨거웠다99
사랑이떠나면100
운석隕石101

제4부동진강의가을

동진강의가을105
무늬107
닻108
빙어氷魚3110
득음得音111
우화羽化를꿈꾸는가112
손장구치는속은114
연꽃보러가련다116
비117
혁필革筆119
꽃뿔120
첫눈을기다리다122
덕장123
대목즈음125
샛별129
희나리130
연어131

제5부수도암꽃무릇

분단分斷꽃무릇135
공달꽃무릇137
고랑꽃무릇138
월식月蝕꽃무릇139
빗길꽃무릇140
수도암꽃무릇141
동생꽃무릇142
애린愛隣꽃무릇143
소원꽃무릇144
폐경꽃무릇145
넋146
독경讀經147
땡초148
선방禪房149
새우란150
춘란151
연서152

자서해설
고독孤獨과의동행同行,정염情炎의신화神話153

출판사 서평

뜨거운기억,아물지않는상처
장진기시인의네번째시집《화인》발간

《화인》은장진기시인의네번째시집이다.첫번째시집과두번째시집에서각각서정을노래하고문명을비판했던시인은세번째시집에서자연을관찰했다.그짧지않은여정끝에시인은비로소자신의‘운명’을담담하게술회한다.슬픈가족사와사랑,그리고운동.그것은영문도모르고‘기어이데고야마는화인’같은것이다.시인은그‘불덩이’를피하지않고도리어품는다.그리고‘살이타는냄새’를맡으며‘운다’.그제야시인은겨우내뱉을수있었는지모른다.“아,이제야내가시인이다.”(해설에서)

“장진기의시는고향‘영광’을떠나지않는다.”-시인김준태
장진기시인의고향은전남영광이다.청년기를서울에서보낸것을제외하고는줄곧고향에서지냈다.이사실은시인의시세계를이해하는데중요한키워드임이틀림없다.그의시가고향영광과닮아있기때문이다.영광은‘신령스러운땅’인동시에‘비극의고장’이다.한반도에최초로불교가들어와세웠다는명찰불갑사와소태산박중빈이득도한원불교의성지가바로영광에있고,한국전쟁을전후로하여군민의삼분의일이목숨을잃은세계사에전례가없는고장도바로영광이다.
시인은고향의이러한영광과상처를고스란히껴안는다.반가사유상의얼굴에띤미소를보며내뱉은“이대로만살다가면되겠다”(<관상>중)는나직한읊조림은깨달은자의겸허함을품고있다.동시에그는우리의현실,우리의생활을배제하지않는다.그가오랫동안반핵환경운동을한사실역시시에서알아볼수있다.그가자연을바라보는시선은서정적이면서도투쟁적이다.특히5부에실린‘꽃무릇연작시’는자연에대한시인의절절한연애편지이자결기어린선언문같기도하다.“소원은있으나말하지않으련다/내몸이지더라도꽃무릇필터이니/아비를묻지말고서꽃필때다녀가거라”(<소원꽃무릇>전문).

불을다룰줄아는시인,상처를품을줄아는사람
시집《화인》에는특히불의이미지가많이나온다.‘불에덴자국’이라는뜻의제목부터가그러하며<잔불>,<마그마>,<땔불>,<가마>등각시편의제목들을일별해도금방알수있다.시인스스로“화두처럼몰두했던불에대한명상을담았다”고말하기도했다.프랑스철학자가스통바슐라르가자신의중요한연구대상으로‘불’을택한것에서알수있듯,불은복잡다단한상징이다.그것은강렬한욕망그자체이기도하며상처의필연적원인이기도하다.시인은전자보다는후자에방점을찍는다.짧지만긴여운을주는표제작<화인>을살펴보자.

기어이데고말았다
불덩이를꺼내
가슴에넣었다
살이타는냄새를싸안고울었다
-<화인>전문

‘상처’는이시의출발이다.불에과도하게가까이간여느필부처럼,화자역시불에데고만다.어떤욕심때문에직접불에다가간것인지,다가오는불을끝내피할수없던것인지를부사‘기어이’는알려주지않는다.화자의적극적인선택과행동은2행에서부터이어진다.그는상처에도불구하고불덩이를꺼내가슴에넣었으며,살이타는냄새를싸안고운다.이것이장진기시인이불을다루는방법이다.그리고피아구분없이상처그자체를끌어안는방법이다.그의말대로,“상처는시가된다”(<다비>중).
그러한상처적언어는불가연성의속성을지녔다.나무는생명을다하면연소되는운명에처하지만,사람은그렇지않다.사람은죽어서도사랑이라든지,이념이라든지,종교적정념이라든지하는것들을남긴다.시인은그것들을‘이승의연緣’이라표현했다.그연들은아무리태우고분쇄하고썩혀도질기게남아역사를이루고영혼을지배한다.시가된상처는생물학적DNA보다강하게유전된다.시인의벌어진상처사이로독자는결국자신의상처를들여다보게될것이다.

담담한고백,시인이건네는위로
시집의맨끝에실린시인의‘자서(自書)해설’도인상깊다.약30쪽에걸쳐시인이직접쓴자신의삶과시에대한글은다른시집에서는흔히볼수없는구성이다.시인은시로말해야한다는인식이워낙강해서이기도하겠지만,시인의신비주의를활용하려는전략으로도읽힐수있는부분이다.장진기시인은이런오해와위험을감수하고담담하게자기고백을풀어놓는다.가난했던유년시절,문학을좋아하던소녀와의추억부터정신지체장애가있는동생에대한이야기와오랜반핵평화운동경력까지.이산문을통해독자는작가에게한층더다가간느낌을받을수있을것이다.
그중에서도지금의소등과촛불시위의시초격인운동을1994년에이미진행했던이야기,그리고대학때신춘문예에냈던시가당선되지못한채돌고돌아30년이지나서야TV문학강좌에서이어령선생이좋은시의전범으로꼽았던일화가특히흥미롭다.오랫동안지방에서문학과운동을꿋꿋이병행한시인의글들은‘서울살이’에지친현대인들에게뜻밖의위로를건넬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