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부실 사람 (남찬순 시집)

저부실 사람 (남찬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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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안식의 공간, 저부실로의 초대

〈동아일보〉기자와 논설위원, 심의연구실장 등 언론계에 오래 몸담은 남찬순 언론인의 시집이 출간됐다.《저부실 사람》에는 저자가 마음속에 간직해 온 자신의 고향, 저부실에 대한 향수가 배어 있다. 저자는 기억에서 불러온 풍경을 겹겹이 쌓아 저부실을 심적 안식의 공간으로 덧입히는데, 사회적 현실을 마주하고 시대적 사건과 아픔들에 공감하며 상처받은 이들 또한 저부실로 초대한다. 여유로 가득한 저자의 시들을 곱씹다 보면 그 자신도 담담하고 포용적인 저부실과 닮아 있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저자

남찬순

1949년경상북도문경군마성면저부실에서태어났다.꿈같은유년기를보낸곳이다.서울대학교정치학과를졸업하고미국시러큐스대학교에서석사,경남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동아일보〉기자,워싱턴특파원,논설위원,심의연구실장을지냈다.저서로《평양의핵미소》(1996),《북미핵협상과동북아정세》(2007)가있다.

목차

시집을내며5

제1부세상사는맛
스님또웃으시네13
산들바람가는곳14
빈집16
부처바위18
가을삽화20
여행선물22
노을과단풍24
화살표26
진피점28
지팡이30
입추31
목련꽃33
새싹34
영산홍35
선인장꽃36
연꽃38
아들40
손수레할머니42
고맙다44
인사동에서있었던일45
장승47
무제49
고양이51
한강신춘무대53
라마이야기55

제2부흐릿한묵화들
낮달63
나무꾼과선녀65
울릉도에서67
독도방문기69
한강거위와이별72
71년신병열차74
정채봉시인과젊은이에게77
진안친구의망향가79
가을이야기82
낙산하숙집83
애월의달86
무안고갯길88
돌아오라소렌토로90
필름처음끊긴날92
짝사랑195
짝사랑297
봄날꿈은98
누님이보내셨는가100
그친구102
바람이분다104
소꿉친구106
아이스케키108
오라버니생각110
고모생각112
순이는어디로갔는가114

제3부새벽풍경風磬소리
문경아리랑119
고향의강122
가야하네124
창하나내주고싶다126
경의선의노래128
그날130
꽃들은어디로132
자유라는이름의개이야기134
절규137
오디139
낙산바닷가에서서141
낙엽의노래143
그저세월이라고?145
겨울바람150
탁상시계앞에서152
매미소리154
함박눈쏟아진다156
훈장전성시대158
제야의타종160
나는개다162
산골안개164
혀를깨물었다166
알프스의꽃168
증오170
톈산산맥을지나며172

제4부저부실가는길
초여름풍경177
소쩍새소리180
고로쇠나무의봄182
바람처럼다녀오네184
어머니의봄소식187
그봄날에189
이성복교수191
임종193
별이떨어집니다196
그줄에서있네198
당인리고목한숨쉬네200
미루나무202
내친구는정신병원의사다204
누구인가묻네206
고마운만물수선집사장님208
퇴원하던날210
꿈에서맛본죽음212
내슬픈날에오거든214
다시돌아올것이네216
함께가자네218
의자하나갖다놓자220
해저무는길222
잘가게224
정227
허수아비떠나던날230

출판사 서평

안식의공간,저부실로의초대
〈동아일보〉기자와논설위원,심의연구실장등언론계에서활동한남찬순언론인이마음속에품고있던시상(詩想)을풀어냈다.서울과미국뉴욕에서유학을하고워싱턴특파원까지지냈지만저자의마음은항상경상북도문경시저부실에있었다.“방안을흘깃보던오동잎”(〈누님이보내셨는가〉중)으로,“아파트방충망에다리걸고/가쁜숨몰아쉬며/우는매미한마리”(〈고모생각〉중)로도심의일상에문득겹쳐보이는고향의단편들은저자를“청솔산허리에오롯이/햇볕안고있는그마을”(〈가야하네〉중)로이끈다.이렇게저자의기억이불러온풍경들로채워지며덧입혀진‘저부실’은물리적공간을초월해저자의심적안식의공간이된다.시집전체에걸쳐배어있는향수는끊임없이저부실을다채롭게한다.

저부실의잔잔한풍경은사회현실의순간과마주치기도한다.사회의아픔을목격한저자는“향나무들샘에고이는눈물”(〈그날〉중)과“목련꽃이바람길위에널브러져있다/멍들고일그러진꽃잎들”(〈꽃들은어디로〉중)처럼전원적이미지로이들을보듬는다.때로사회의풍경은고향의풍경과겹치기도한다.

고향집마당구석/키큰뽕나무는/유월이면꼭객혈을시작했다.//질펀하게깔렸던/점박이무늬들/손가락마디같은검붉은핏자국들은/흙먼지에더욱검어지더니/또한계절/빗줄기에모두쓸려갔다.//(중략)6월/연기자욱했던아스팔트위/대오가휩쓸고간빈자리에/홀로흘린검붉은눈물/홀로울부짖던노래.//연초록가지에얼굴가린뻐꾸기만/해마다울다가는/캠퍼스길.”(〈오디〉중)

저자는사회적현실과사건에공감하며이들을‘저부실’로초대한다.저자가불러모으는이들은시대적희생자부터스쳐지나가는익명의이웃까지다양하다.저자개인의심적안식처였던이공간은이렇게타인까지도포용하는공간이된다.

평화로운목가적풍경을산책하는여유속에는저자가삶의황혼을바라보는태도또한드러난다.〈잘가게〉와〈별이떨어집니다〉,〈내슬픈날에오거든〉등제목에서도보이듯이저자는솔직한표현으로곁을떠난주변사람들을추억하기도,다가올이별을준비하기도한다.조급해하기보다는담담하고차분하게삶의황혼기를맞이하는저자는그자신도‘저부실’과닮아있다.저부실의흙냄새는이렇게시집전체에짙게배어은은한향기를내뿜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