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적인 논객을 꼽는다면 그 가운데 '김중배'의 이름 석자를 빠트릴 수 없다. 80년대 암울했던 시절 최일남의 걸쭉한 입담과 더불어 세련되고 정치한 어조로 뭇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던 김중배의 칼럼을 잊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폭압적인 군사정권의 담당자들에게는 오로지 '구호'만이 두려움의 대상이었을지 모르지만, 그러나 완곡한 듯하면서도 가슴을 저미는 김중배의 글 속에서 사람들은 민주화의 염원을 오롯이 키웠던 것도 사실이다.
언론개혁시민연대와 참여연대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논객 김중배의 칼럼집이 오랜만에 선보였다. '한국언론―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부제가 붙은[미디어와 권력](나남출판)은 하늘이여 땅이여 사람들이여, '民草여 새벽이 열린다'등에 이어 12년 만에 나온 그의 글모음으로 96년부터 98년까지 발표한 글들을 싣고 있다.
스스로를 '언론의 죄인, 역사의 죄인'으로 탄핵하는 '언론인 김중배'는, 그러나 참회와 속죄만으로 그칠 수 없다며 다시금 언론 현장에 대한 열정을 되살리고 있다. '민주화 열망'과 같은 국민 공통의 정서가 사라진 지금, 어찌 보면 지나간 인물처럼도 보이는 그가 우리에게 제시할 비전은 무엇일까? 한국 언론이 더 이상 '하이에나 언론', '코뿔소 언론'이기를 그칠 때 그는 어쩌면 "할 일을 다했다"며 휴식에 들 것이다.
미디어와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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