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송세월 - 나남신서 2168

허송세월 - 나남신서 2168

$18.00
Description
“중생의 어리석음은 한이 없는데,
나는 이 어리석음과 더불어 편안해지려 한다”
‘생활의 정서’를 파고드는 김훈의 산문 미학
삶의 어쩔 수 없는 비애와 아름다움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우리 시대의 문장가, 김훈. 시간과 공간 속으로 삭아드는 인생의 단계를 절감한다는 그가 “겪은 일을 겪은 대로” 쓴 신작 산문을 들고 돌아왔다. 생과 사의 경계를 헤매고 돌아온 경험담, 전쟁의 야만성을 생활 속의 유머로 승화해 낸 도구에 얽힌 기억, 난세를 살면서도 푸르게 빛났던 역사의 청춘들, 인간 정서의 밑바닥에 고인 온갖 냄새에 이르기까지, 그의 치열한 ‘허송세월’을 담은 45편의 글이 실렸다. ‘본래 스스로 그러한 세상’의 이치를 아는 이로서 그 어느 때보다 명료하고도 섬세한 문체로 생활의 정서를 파고든 《허송세월》은 김훈 산문의 새 지평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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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훈

저자:김훈
1948년5월5일서울특별시태생이다.경향신문편집국장을지낸바있는언론인이자소설가인김광주의아들로,서울돈암초등학교와휘문중학교,휘문고등학교를졸업하고고려대학교정치외교학과에입학해2년만에영문과로전과했다.그러나군복무뒤가정사정이어려워지자중퇴했다.
군에서제대하기직전인1973년에아버지김광주가사망했는데,어찌나집안이어려웠던지묘지조차제대로구하지못해서김훈은묘지비용을할부로갚아야했다.
1973년한국일보에입사하여사회부기자로서활동하다가국민일보,한겨레신문,시사저널등의언론사를거치면서기자로활동해왔다.사표를쓴것만소설가가되기전까지무려열일곱번이었다고.
1986년3년동안『한국일보』에매주연재한여행에세이를묶어낸『문학기행』(박래부공저)이첫책으로,1994년『빗살무늬토기의추억』을시작으로소설로옮겨갔다.
2001년출간하여현재까지스테디셀러인칼의노래(동인문학상수상작)로대중적으로많은사랑을받으면서부터유명세를타기시작,이후출간하는작품들마다대중의관심을받으며베스트셀러작가로서꾸준히새로운작품들을집필했다.
2002년부터한겨레에'거리의칼럼'이라는제목으로칼럼을기고하고있다.

목차


늙기의즐거움

1부
일산호수공원의설날
허송세월
다녀온이야기
재의가벼움
보내기와가기
말년
새1-새가왔다
새2-새가갔다
눈에힘빼라
시간과강물
태풍전망대에서
적대하는언어들
‘세월호’는지금도기울어져있다

2부
여덟명의아이들을생각함
여름편지
조사‘에’를읽는다
형용사와부사를생각함
노래는산하에스미는구나
난세의책읽기
먹기의괴로움
혼밥,혼술
수제비와비빔밥
꽃과과일
구멍
박물관의똥바가지
주먹도끼
몸들의평등
걷기예찬
키스를논함
새날개치는소리를들으며
고속도로에내리는빛-겨울의따스함

3부
청춘예찬
안중근의침묵
박경리,신경림,백낙청그리고강운구-강운구사진전〈사람의그때〉를보면서
아이들아,돋는해와지는해를보아라1
아이들아,돋는해와지는해를보아라2
주교님의웃음소리
아날로그는영원하다
말하기의어려움,듣기의괴로움
개별적고통을생각하며
인생의냄새
호수공원의봄1
호수공원의봄2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핸드폰에부고가찍히면죽음은배달상품처럼눈앞에와있다.

내가즐겨마신술은위스키다.위스키의취기는논리적이고명석하다.

혀가빠지게일했던세월도돌이켜보면헛되어보이는데,햇볕을쪼이면서허송세월할때내몸과마음은빛과볕으로가득찬다.나는허송세월로바쁘다.

새벽의갈대숲에서새들이부스럭거리고퍼덕거린다.새날개치는소리나는동네는복받은동네다.

조사‘에’는헐겁고느슨하고자유로워서,한국어의축복이다.

형용사를탓할일이아니라,자신의말이삶에닿아있는지를돌아보아야한다.삶을향해서,시대와사물을향해서,멀리빙빙돌아가지말고바로달려들자.

세상살이는어렵고,책과세상과의관계를세워나가기는더욱어려운데,책과세상이이어지지않을때독서는괴롭다.

암컷은미동도하지않는다.저한없는집중과인내와기다림.새는제몸의온도로새끼를깨워낸다.당신들과나는지금까지얼마나많은달걀을먹었던가.

심장은목적지가없고,이유가없어보였다.심장은언어나논리가세계를규정하지않는곳을향해서,엔진을벌컥거리며가고있었다.

햇볕속에서하루종일놀다가저물어서집에돌아오면엄마는“네머리통에서햇볕냄새가난다”고말했다.햇볕에냄새가있는지는알수없었지만,나는엄마의말을믿었다.

그날집에돌아와서나는,생활은크구나,라고글자여섯개를썼다.
---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