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훈 시 전집 : 나남 정본 조지훈 시 전집

조지훈 시 전집 : 나남 정본 조지훈 시 전집

$32.00
Description
정본 시 전집으로 다시 만나는
‘지조와 멋의 시인’ 조지훈
민족의 전통과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애수,
역사 속 상실과 고뇌를 생생히 그려 낸 시적 언어

‘지조와 멋의 시인’ 조지훈의 시 작품을 완전히 새롭게 엮은 전집이 약 30년 만에 다시 출간되었다. 1996년의 《조지훈 전집》을 기반으로 지훈의 시 작품들만을 한 권에 모은 《조지훈 시 전집》이다. 청록파의 한 사람이자 ‘지조와 멋의 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지훈은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애수를 바탕으로 우리 민족의 전통과 자연에 대한 서정을 그려냈고, 혼란의 시대에는 첨예한 언어로 현실을 직시하며 역사 속 상실과 고뇌를 생생히 기록했다. 지훈의 시는 지금까지도 시대의 발화이자 생활에 대한 사유로서 현대의 독자들을 깨우며 앞으로 나아갈 힘을 준다.
《조지훈 시 전집》은 《조지훈 전집》 출간 30년, 지훈상 제정 25년을 앞두고 지훈 시를 온전히 한자리에 모으고자 했다. 시집과 발표지 원본, 시인이 남긴 육필원고를 검토하여 시의 정본을 만들고, 기존의 한자 표기를 한글로 바꿔 독자들이 지훈의 ‘감성과 지성, 사유와 인간’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게끔 하였다. 뿐만 아니라, 지훈의 시론 〈나의 시의 편력〉과 새로이 만든 시 연보 등을 수록하여 독자가 지훈 시의 전모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책이다.

저자

조지훈

저자:조지훈
본명은조동탁(趙東卓).1920년경북영양에서태어났다.1939년과그이듬해《문장》의추천을받아등단했다.혜화전문학교졸업후월정사불교강원강사를지냈고조선어학회《조선말큰사전》편찬위원으로일했다.1948년부터고려대문과대학교수로재직하였으며,종군문인으로6·25전쟁을겪었다.고려대민족문화연구소초대소장으로국학연구의기틀을닦고《한용운전집》간행위원회를발족하는등저술,편찬활동을활발히하였다.박두진,박목월과의3인합동시집《청록집》을포함해총5권의시집을출간하였고,시론집《시의원리》,수필집《지조론》등을펴냈다.

엮음:이남호
고려대학교국어교육학과명예교수,평론가.고려대학교국문학과와동대학원졸업.1980년조선일보신춘문예평론으로등단.주요저서로『한심한영혼아』,『문학의위족』,『녹색을위한문학』,『문학에는무엇이필요한가』,『일요일의마음』,『문자제국쇠망약사』,『이쓸쓸한뜰에저어지러운구름그림자』,『교과서에실린문학작품을어떻게가르칠것인가』,『혼자만의시간』,『상상력의보물창고』,『느림보다더느린빠름』,『보르헤스만나러가는길』등이있다.현대문학상,소천비평문학상수상.

목차


발간사
조지훈전집서문
일러두기

1부청록집
봉황수|고풍의상|무고|낙화1|의루취적|고사1|고사2|완화삼|율객|산방|파초우|승무

2부풀잎단장
화체개현|산길|풀밭에서|묘망|그리움|편지|절정|밤|창|풀잎단장|암혈의노래|흙을만지며|바다가보이는언덕에서면|사모|마을|산2|앵음설법|달밤|도라지꽃|고목|낙엽|송행2|향문|석문|가야금

3부조지훈시선
길|지옥기|손|월광곡|종소리|영상|유찬|학|부시|춘일|영|낙백|민들레꽃|포옹|기도|운예|염원|코스모스|산1|호수|유곡|꽃새암|낙화2|정야1|정야2|계림애창|북관행1|북관행2|송행1|밤길|매화송|별리|선|고조|대금|후기

4부역사앞에서
서문|눈오는날에|꽃그늘에서|기다림|바람의노래|동물원의오후|비혈기|산상의노래|비가내린다|그들은왔다|그대형관을쓰라|십자가의노래|역사앞에서|불타는밤거리|빛을찾아가는길|마음의태양|첫기도|절망의일기|맹세|이기고돌아오라|전선의서|풍류병영|청마우거유감|다부원에서|도리원에서|여기괴뢰군전사가쓰러져있다|죽령전투|서울에돌아와서|봉일천주막에서|너는지금삼팔선을넘고있다|연백촌가|패강무정|벽시|종로에서|언덕길에서|핏빛연륜|천지호응|이날에나를울리는|빛을부르는새여|새아침에|우리무엇을믿고살아야하는가|어둠속에서|잠언|사육신추모가|선열추모가|석오·동암선생추도가|인촌선생조가|해공선생조가

5부여운
설조|여운|범종|꿈이야기|빛|폼페이유감|귀로|혼자서가는길|가을의감촉|추일단장|뜨락에서은방울흔들리는|아침1|소리|연|동야초|여인|색시|아침2|산중문답|터져오르는함성|혁명|늬들마음을우리가안다|사랑하는아들딸들아|우음|이사람을보라|사자|그날의분화구여기에|불은살아있다|후기

6부바위송
바위송|풀잎단장2|녹색파문|찔레꽃|마음|초립|사랑|옛마을|합장|백야|밭기슭에서|방아찧는날|장날|원두막|과물초|우림령|향어|밀림|편경|비조단장

7부병에게
이력서|인쇄공장|백접|꽃피는얼굴로는|이율배반|비련|비가|재단실|참|화비기|풍류원죄|계산표|귀곡지|공작1|공작2|갈|진단서|섬나라인상|대화편|행복론|병에게

8부새아침에
겨레사랑하는젊은가슴엔|마음의비명|새아침에|관극세모|너의훈공으로|“FOLLOWME”|하늘을지키는젊은이들|Z환상|강용흘님을맞으며|8·15송|민주주의는살아있다|계명|호상명|그것이그대로찬연한빛이었다|앉아서보는4월|하늘의영원한메아리여|안중근의사찬|장지연선생|어린이에게|농민송|우리들의생활의내일

부록
한시국역
창작한시
나의시의편력:슬픔과멋에대하여
조지훈연보
조지훈시연보
작품색인

출판사 서평

한국시문학사에큰자취를남긴시인이자
올곧은정신의지사,지훈의시를한자리에모으다

《조지훈시전집》은1996년의《조지훈전집》을기반으로하여지훈의시작품들만을새로엮어시인지훈의시와시인의삶을온전한시전집에서만날수있도록했다.지훈시의정본을만들고자시집과발표지,시인이남긴육필원고를면밀히검토하였고미발표시또한이본을대조하여원본을확정하였다.
지훈상운영위원장을맡았고박목월,윤동주,이육사시인의시집을엮은이남호교수의책임편집하에한자를모두한글로바꾸고오늘날의어법을존중하면서도지훈만의시적언어를보존하고자했다.뿐만아니라,독자들이시세계를이해하기쉽도록지훈이직접쓴시론〈나의시의편력〉을부록으로싣고그를바탕으로작품을새로배치했다.또한새로만들어수록한시연보와색인은독자가지훈시의전모를파악하는데좋은자료가될것이다.

시의꿈을시대의언어로치환하며
“아름다운내일”로향해가는지훈시의미학

하늘로날을듯이길게뽑은부연(附椽)끝풍경이운다
처마끝곱게느리운주렴에반월이숨어
아른아른봄밤이두견이소리처럼깊어가는밤
고와라고와라진정아름다운지고
-〈고풍의상〉부분

지훈은시를“생활의진실”로여겼으며,평생동안시의편력(遍歷)을통해“변하는가운데변하지않는”자신을탐구했다.그는사라져가는것들에대한애수를바탕으로우리민족의전통과자연에대한서정을그려냈다.〈고풍의상〉,〈승무〉등으로《문장》지의추천을받을무렵,그의시는‘신고전’의이름을얻으며선(禪)의미학을향해나아갔다.습작시기에는역설과풍자를담은심미주의적작품을여럿창작하였으나,〈고풍의상〉을계기로새로운시의화법을획득하면서시의길을넓혀나간것이다.
“금시라도하늘로피어날듯아른한구름무늬”(〈향문〉)와“꿀벌의날개끝에우는북소리”(〈무고〉)를생생히불러오니,아득한그리움이형태를갖추고눈앞에그려지는듯하다.자연과전통에대한서정을그리는시적언어는시작(詩作)초기부터정립되어말년까지이어진다.그는“짐짓단장(短杖)을짚고/나목(裸木)숲샛길로접어들”(〈대화편〉)며늙어가는자신의모습을반추한다.

바둑이가밟고오는잎새소리에
문득그리운사람의이름을부르는것은

낙엽이뿌리로돌아가듯이
내가잠시죽음앞에눈을뜨고있기때문
-〈청마우거유감〉부분
지훈은“탁류의역사속에서도진리와허위,정의와불의를준엄하게판별하였고나아갈때와물러날때를엄격하게구별하여과감하게행동”하는올곧은지사였다.해방전후를기점으로시인의언어는‘꿈’과‘현실’이라는이원의극복을향해나아가며역사의질곡을담아내기시작했다.그에게역사란“오기전기다리고온뒤에도기다릴/영원한나의보람”(〈역사앞에서〉)이다.지훈은사회시편과역사시편을씀으로써시대의목소리와스러져가는인간사를마음에새기고자했다.
지훈은시창작에있어서결코“체질에맞는세계만을찾고그렇지않은것을소외”하지않았다.그렇기에지훈의시세계에는조화와불화가공존하고,그의작품들은서경(敍景)의아름다움을보여주다가도애절한탄식을내뱉는다.그야말로시의꿈을시대의언어로치환하여,발화된문학이영속적인힘을가지게만든것이다.

생에의집착과미련은없어도이생은그지없이아름답고
지옥의형벌이야있다손치더라도
죽는것그다지두렵지않노라면
자네는몹시화를내었지(…)

잘가게이친구
생각내키거든언제든지찾아주게나
차를끓여마시며우리다시인생을얘기해보세그려
-〈병에게〉부분

“지훈이남긴시속에서우리는그의감성과지성,사유와인간을모두만날수있”다.지훈은생을마감하기직전까지도삶의아름다움을시로남긴다.“생에의집착과미련은없어도이생은그지없이아름답”다고말하는데서는삶을대하는초연한멋이느껴진다.그의시세계는시인을둘러싼외부에서출발해인간의내면깊숙한곳으로향한다.지훈에게시쓰기는삶과죽음을받아들이는방식이자,생의고통을열락으로이해하는과정이다.
지훈에따르면“이미써놓은시는좋든나쁘든시인의것이아니”므로,좋은시는독자들에게계속읽힘으로써새로운의미를부여받는다.지훈의시들은한권의책으로엮임으로써오늘날의독자에게친밀히다가가고,거듭다시읽히며“아름다운내일”로향해간다.독자들은이책을통해자연과벗하며심미의꿈을꾸면서도,시대의불의에올곧게맞서며생의여운을향해나아갔던지훈의길을가늠해볼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