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코메티의 아틀리에

자코메티의 아틀리에

$9.00
Description
국내에서 오래 전 번역된 두 권의 시집과 현재에도 종종 연극으로 올려지는 『하녀들(les bonnes)』로 잘 알려진 장 주네. 그의 저서 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책이 번역 출간되었다. 이 책 『자코메티의 아틀리에(L'atelier d'Alberto Giacometti)』는 프랑스의 극작가이자 시인인 장 주네가 조형적 실존의 미를 궁구했던 20세기의 위대한 조각가이자 화가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 1901-1966)의 아틀리에를 드나들면서 기록한 짧지만 밀도있는 예술론이다. 주네는 1954년에서 1958년까지, 4년 동안 자코메티의 아틀리에를 드나들면서 그와 나눴던 대화, 동행, 모델로서의 참여 등을 통해 느낀 순간적이고 직관적인 인상을 빛나는 편린들로 잡아 놓았다. 매번의 만남 후에 주네는 자신의 노트에 이 경험과 생각을 옮겨 적고, 다시 돌아와 지우고 고치기를 반복하며, 이 글을 완성한다.
피카소 역시 '예술가에 관한 책 중에서 최고'라고 극찬했고, 자코메티도 자신에 대해 쓴 여러 편의 글 중에서 가장 의미깊은 글로 꼽았던 이 책은, '도둑 작가'로 불리던 장 주네가 시적 통찰로 어느 누구도 꺼내 오지 못한 자코메티의 가장 깊은 내면을 훔쳐낸 보석과도 같은 기록이다.
저자

장주네

저자장주네(JeanGenet,1910-1986)는프랑스의시인이자소설가,극작가로서파리에서태어났다.어릴적부터소년원과감방을전전하다종신형을선고받았으나,사르트르와보부아르,콕토등의도움으로출감해본격적인작품활동을시작했다.주요작품으로감옥에서비밀리에나온『사형수(Lecondamnéàmort)』(1942)등의시집과『꽃들의노트르담(Notre-DamedesFleurs)』(1944),『장미의기적(MiracledelaRose)』(1946),『도둑일기(Journalduvoleur)』(1949)등의소설,『하녀들(LesBonnes)』(1947),『발코니(LeBalcon)』(1956),『병풍들(LesParavents)』(1961)등의희곡이있다.
역자윤정임(尹貞姙)은1958년인천에서태어나불문학을공부했고,사르트르의『성주네』에관한학위논문을썼다.역서로사르트르의『방법의탐구』,들뢰즈와가타리의『철학이란무엇인가』,장자크상페의소설들과『까보까보슈』등이있으며,불문학을가르치고있다.

목차

목차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피카소가극찬한'최고의예술가론'
1910년12월19일파리빈민구제국소속의작은병원에서사생아로태어나1986년4월15일새벽파리의작은호텔방에서아무도모르게죽음을맞이했던장주네(JeanGenet,1910-1986)는문학가로명성을날리기전에온갖폭력이지배하는절도,매춘,탈영,마약밀매등밑바닥삶을전전했다.누적된범죄로종신형을선고받은그를감옥에서빼내기위해장콕토,사르트르,보부아르등이감옥에서'프랑스문학계의보물'이썩게될지도모른다며대통령에게특별사면을...
피카소가극찬한'최고의예술가론'
1910년12월19일파리빈민구제국소속의작은병원에서사생아로태어나1986년4월15일새벽파리의작은호텔방에서아무도모르게죽음을맞이했던장주네(JeanGenet,1910-1986)는문학가로명성을날리기전에온갖폭력이지배하는절도,매춘,탈영,마약밀매등밑바닥삶을전전했다.누적된범죄로종신형을선고받은그를감옥에서빼내기위해장콕토,사르트르,보부아르등이감옥에서'프랑스문학계의보물'이썩게될지도모른다며대통령에게특별사면을요청했던일화는유명하다.그리고사르트르는방대한분량의『성주네(SaintGenet,Comédienetmartyr)』를통해주네를'악(惡)의성자'로지칭하며실존주의적입장에서주네를꼼꼼히분석한바있다.
국내에서오래전번역된두권의시집과현재에도종종연극으로올려지는『하녀들(lesbonnes)』로잘알려진장주네.그의저서중에서도가장빛나는책이번역출간되었다.이책『자코메티의아틀리에(L'atelierd'AlbertoGiacometti)』는프랑스의극작가이자시인인장주네가조형적실존의미를궁구했던20세기의위대한조각가이자화가자코메티(AlbertoGiacometti,1901-1966)의아틀리에를드나들면서기록한짧지만밀도있는예술론이다.주네는1954년에서1958년까지,4년동안자코메티의아틀리에를드나들면서그와나눴던대화,동행,모델로서의참여등을통해느낀순간적이고직관적인인상을빛나는편린들로잡아놓았다.매번의만남후에주네는자신의노트에이경험과생각을옮겨적고,다시돌아와지우고고치기를반복하며,이글을완성한다.
피카소역시'예술가에관한책중에서최고'라고극찬했고,자코메티도자신에대해쓴여러편의글중에서가장의미깊은글로꼽았던이책은,'도둑작가'로불리던장주네가시적통찰로어느누구도꺼내오지못한자코메티의가장깊은내면을훔쳐낸보석과도같은기록이다.
두예술가의대화,그실존에대한밀도있는사유
"낡은목재로지어진아틀리에는잿빛가루에휩싸여있고,점토의조각상들은밧줄,밧줄부스러기,철사줄을드러내고있으며,회색으로칠해진캔버스들은화구상(畵具商)에서의평온을잃어버린지이미오래다.모든것이얼룩지고뒤집어진채불안정하여곧무너질듯했고,다녹아들어없어져둥둥떠다니는듯했다.그런데이모든것이어떤완벽한실체안에사로잡혀있는것같다."
―본문중에서,p.58
이책에서두사람의대화는,침묵과여백속에서그리고먼지와석고가루가떠다니는,다허물어져가는잿빛아틀리에에서팽팽한긴장과적요한흥분을일으키며선문선답식으로오가기도하고,거리의카페에앉아사람들의풍경을관찰하며느낀점들을나누며인간에대한질문을끊임없이되새겨보기도하고,작업하고있는자코메티앞을빠져나와아틀리에구석구석을돌아다니다본사물또는소품앞에서문득떠오른한두가닥의기억들을이어가며얘기가오가기도한다.주네는이현장감이주는생생한관음증적욕망을,자코메티의작품이주는묘한형태감에대한사유를,예리한관찰과섬세한묘사로끊임없이일깨우고자극한다.
이짧고불규칙적인호흡으로연결되는글속에는강렬하고생생한사유의전류가흐르고있다.그힘은두예술가의영혼이팽팽하게접속하고있는이세계의실존과궤를같이한다.주네는자코메티를가리켜'죽은자들을위해작업하는예술가'눈먼자들을위한조각가'라고단언한다.죽음,상처와소외,완전한고독과비참은주네의눈에자코메티의가느다란조각작품들이잉태될수있었던비밀스런자궁으로비친다.그리고이지점은문학계의이단아로서제도권의변방에서탈주해모든이원적세계를연극적제의성으로끌어올렸던주네의작품세계와맞닿는지점이기도하다.자코메티가돌이킬수없는비운의사고로불구가된것에대해덤덤히얘기할때조차도주네는자신의내면밑바닥에서한인간이가진실존,그삶의구석을이렇게끌어낸다.
"그는절뚝거리며다시걷기시작한다.우연한사고로수술을받은후불구가되어절뚝거리며걸어야된다는사실을접했을때,자코메티는굉장히기뻤다고한다.그래서나는다음과같이생각해본다.그의조각작품들이,나로서는알수없는어떤비밀스러운불구상태가안겨준고독을최후의보루로삼아숨어들어가있는게아닐까하는."
―본문중에서,p.28

한인간으로서의자코메티,그의조각을빼닮은글
자코메티의아틀리에구석구석을해부하듯집요하게보고있는주네의시선은한인간의실존을확인케하는적막하면서도착잡한심정을이렇게일깨운다.한시대의자화상을조각해온자코메티,그의잿빛아틀리에,그의작품,이셋은결국하나임을.
이책에서우리는예술가이전,한인간으로서의자코메티를만난다.그리고그의존재를지탱하는예술과작업이궁극적으로어디서부터시작되고있는지에대한기원에대해생각하게된다.그리하여우리는주네와자코메티,이두사람의시선이가닿는곳곳마다외마디비명같이󰡐인간󰡑이호명되고있음을본다.이책은두예술가의만남이빚어놓은,어쩌면자코메티의조각을그대로쏙빼닮은글이다.
"아름다움이란마음의상처이외의그어디에서도연유하지않는다.독특하고저마다다르며감추어져있기도하고때론드러나보이기도하는이상처는,누구나가자기속에간직하여감싸고있다가일시적이나마뿌리깊은고독을찾아세상을떠나고싶을때,은신처처럼찾아들게되는곳이다.…내가보기에자코메티의예술은모든존재와사물의비밀스런상처를찾아내어,그상처가그들을비추어주게끔하려는것같다."―본문중에서,pp.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