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의 형식들

고백의 형식들

$15.62
Description
이성복 산문 『고백의 형식들』. 마흔 해 가까이 이루어진 이성복 시인의 사유의 편린들은 결국 ‘나는 누구인가’, ‘삶은 무엇인가’, ‘이 세상은 어떠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다름 아니다. 이 물음들은 냉정한 자기 성찰로, 세상 모든 ‘입이 없는 것들’에 대한 사유로, 글쓰기의 수많은 유비와 은유로, 그리고 다양한 형식의 ‘고백’들로 그를 이끈다.
저자

이성복

None

출판사 서평

지금저는영문자Q로써제시적(詩的)여정을생각해본답니다.저는이제원래시작했던지점에다시왔고(이번책세권이Q의마지막궁글림에해당하지요),이제그남은꼬리부분이여우꼬리처럼길지,아니면돼지꼬리처럼짧을지,지금의저로서는알수없지요.어떻든남은여생-꼬리가원래출발했던그지점,즉1976-1985년의지점에서멀리벗어나지않을거라는점은짐작할수있어요.”
-이성복

어둠속에피어난꽃
1977년「정든유곽에서」를발표하며등단한시인이성복(李晟馥,1952-).1980년첫시집『뒹구는돌은언제잠깨는가』이후지난해『래여애반다라(來如哀反多羅)』에이르기까지일곱권의시집을내놓은그에게는어느새흰머리카락이수줍게자리잡았다.근사십년동안고통스러운시쓰기의외길을걸어온그가,이제지난시간어둠속에숨겨져있던시와산문,대담들을세권의책으로엮어선보인다.1970-80년대미간행시들을묶은『어둠속의시』,마흔해가까운세월의다양한사유들을엮은『고백의형식들』,그리고서른해동안이루어진열정적인대화들을모은『끝나지않는대화』가바로그것이다.
갑년(甲年)을넘어선시인은이제지나온시간들을되돌아보기시작한다.시인으로서의그의자리가처음출발했던지점에서얼마나벗어나있는가,달라졌다면어떻게달라졌는가,혹그달라짐이발전으로생각될수있는가.시인은결코그렇지않다고생각한다.1970-80년대청년이성복에게는시가전부였다.오로지시만을생각하고살았던그의가슴속에는‘사람은시없이살수있는가’하는물음이들끓고있었다.그는미지의시에대한열정과고통속에서좋은예술가가되기를꿈꾸었으며,그고통스러운꿈속에서태어난시들은당시독자들의가슴속에비수처럼각인되었다.이제시인은이세권의책을통해그치열했던시절의견딜수없이아름다운순간들을불러내려한다.

거울속의시간-산문
“사람의지옥은시의낙원이다.시쓰는사람은필히더럽고불편한삶의자리에머물러있어야한다.티끌먼지도없는높은산언덕에서연꽃을찾을수는없다.시라는연꽃은온갖퇴적물이부패하고발효하는진흙수렁에서만피어난다.본래깨끗하고예쁜것을지금깨끗하고예쁘다해서야무슨대수일까.지금추하고흉한것이본래귀하고아름다운것임을보여주는것이아니라면,시는무엇인가-”
-「시에대한각서」중에서,『고백의형식들』

『고백의형식들』은1976년에서2014년사이에씌어진산문21편을담고있다.첫머리에실린「천씨행장(千氏行狀)」은일기,시,희곡,편지등이포함된다소복잡한구성의단편소설로,죽음과도같은현실앞에서공포와아름다움을동시에느끼는시인의고뇌가두드러진다.또한「글쓰기의비유들」에서는글쓰기를‘연날리기’‘자전거타기’‘젖은걸레쥐어짜기’‘길에서만난깡통차기’등에빗대어말하고있는데,시인의눈에들어오는모든것이글쓰기의유비(類比)로수렴될수있음을보여준다.이책의여러산문들이품고있는사유는결국‘나는누구인가’‘삶은무엇인가’‘이세상은어떠한것인가’라는질문으로귀결된다.이물음들은냉정한자기성찰과세상모든‘입이없는것들’에대한연민,그리고다양한형식의고백들로그를이끈다.

이세권의책은,‘출판사열화당(悅話堂)’이그모태가되는선교장(船橋莊)열화당건립200주년(1815-2015)을한해앞두고,‘인문열화200년’이라는오랜염원아래선보이는첫번째출판이다.그동안책의존재형식에대해탐구하고실험해온열화당이‘문학은결국문자로,책으로완성된다’는믿음아래세상에내놓는이책들은,문학출판의다소희귀하고이채로운본보기가될것이다.표지의‘인문열화200년’로고는안상수디자이너의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