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블랙 드레스

리틀 블랙 드레스

$18.48
Description
스피드광, 마약 중독, 도박, 연이은 스캔들 등 프랑수아즈 사강(Fran?oise Sagan, 1935-2004)을 둘러싼 풍문은 우리에게 기인(奇人)을 연상하기에 충분할 만큼 색다른 성질의 것이다. 이는 데뷔작 『슬픔이여 안녕(Bonjour tristesse)』에서 엿보이는데, 이 소설은 전통적인 이야기상과 플롯을 깡그리 무시하고 자신만의 감성을 자유롭게 펼치며 이제껏 보지 못했던 화법을 보여 주는, 신세대 문학의 신호탄을 알리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강은 연이어 두번째 소설 『어떤 미소(Un certain sourire)』를 발표, 첫 소설 못지않은 수작이라는 평과 함께 진정한 작가의 길에 들어선다. 하지만 사강의 삶이 언제나 뜨거운 찬사와 성공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문학적 영예를 한 몸에 받던 1957년, 사강은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당한다. 그리하여 ‘사강, 교통사고로 즉사하다’라는 오보가 한때 전 세계에 발표되기도 했으며 생애를 통틀어 두 번의 결혼과 두 번의 이혼이라는 아픔을 겪었고, 1995년에는 두 번씩이나 마약복용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는 시련을 겪었다. 끊을 수 없었던 도박으로 파산에 처하고 수면제 과용, 알코올 중독에 빠져 나날이 황폐해져 갔으나 작품 속에 빛 발하는 그 무엇으로 독자들을 여지없이 눈 뜨게 했던 사강이었다. 2004년, 파산과 건강 악화가 겹치면서 사강은 옹플뢰르의 한 병원에서 폐색전으로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한다.
저자

프랑수아즈사강

저자프랑수아즈사강(Fran?oiseSagan,?1935-2004)
담담한시선과자유로운감성으로인간의고독과사랑의본질을그려낸프랑스의소설가이다.1935년프랑스로트주의카자르크에서태어나파리에서성장한그는,소르본대학교재학중에쓴첫소설『슬픔이여안녕』(1954)이성공을거두면서문단에큰반향을일으켰다.평생동안『브람스를좋아하세요…』를비롯한스물다섯편의소설,몇편의희곡과시나리오작품을남겼다.1985년한작가의작품전체에수여하는‘프랭스피에르드모나코상’을수상했다.1957년대형교통사고의후유증으로약물과다와알코올중독에빠지기도했으며,파산과건강악화가겹치면서2004년생을마감했다.

목차

리틀블랙드레스
『보그』크리스마스특별호에대한나의생각/젤다피츠제럴드/이브생로랑/빨간머리의배후조종자,내친구베티나/패션에정신을잃은두연인,헬무트뉴튼과페기로슈/
이자벨아자니의새로운스타일/페기로슈,그절대적스타일

무대뒤의고독
애바가드너/카트린드뇌브,금발의상흔/조지프로지/제임스코번/페데리코펠리니,이탈리아의러시아황제/제라르드파르디외/로베르오셍/비비(BB)의어머니인것처럼/오슨웰스/누레예프,늑대의얼굴그리고러시아인의웃음

극장에서
<나의사랑에눈물흘리다>/<착한여자들>/<더게임즈오브러브>/<모데라토칸타빌레>/<코후비기>/“나는오스테를리츠에갔었소”/<라벤투라>/존오스본은분명셰익스피어를좋아했을것이다/<테라스위에서>/<사이코>

정말좋은책에대하여
사랑의편지,권태의편지/위대한피츠제럴드/장폴사르트르에게보내는편지/어린시절에만난도시의방랑자/독서대가족고별의편지

스위스에서쓴편지
웃음에대하여/이지적인젊은이/성공한젊은작가에게보내는조언/어떤콘서트/스위스에서쓴편지/신문을읽으며/이상한버릇/눈속에서글을쓰다

대화그리고그밖의이야기
사강과유행/내가시골여자를택한이유/서른,청춘은끝났다/정말좋은책을쓰고싶다/프랑수아즈사강과함께한일주일/대화/마르셀프루스트의질문

옮긴이의주
수록문출처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스피드광,마약중독,도박,연이은스캔들등프랑수아즈사강(Fran?oiseSagan,1935-2004)을둘러싼풍문은우리에게기인(奇人)을연상하기에충분할만큼색다른성질의것이다.이는데뷔작『슬픔이여안녕(Bonjourtristesse)』에서엿보이는데,이소설은전통적인이야기상과플롯을깡그리무시하고자신만의감성을자유롭게펼치며이제껏보지못했던화법을보여주는,신세대문학의신호탄을알리는것이었기때문이다.그리고사강은연이어두번째소설『어떤미소(Uncertainsourire)』를발표,첫소설못지않은수작이라는평과함께진정한작가의길에들어선다.하지만사강의삶이언제나뜨거운찬사와성공만으로이루어진것은아니었다.문학적영예를한몸에받던1957년,사강은갑작스러운교통사고를당한다.그리하여‘사강,교통사고로즉사하다’라는오보가한때전세계에발표되기도했으며생애를통틀어두번의결혼과두번의이혼이라는아픔을겪었고,1995년에는두번씩이나마약복용혐의로기소되어재판을받는시련을겪었다.끊을수없었던도박으로파산에처하고수면제과용,알코올중독에빠져나날이황폐해져갔으나작품속에빛발하는그무엇으로독자들을여지없이눈뜨게했던사강이었다.2004년,파산과건강악화가겹치면서사강은옹플뢰르의한병원에서폐색전으로파란만장한생을마감한다.

우리앞에되살아나는그이름들
이책은프랑수아즈사강이1950년대후반에서1980년대후반사이각종잡지에발표했던마흔여덟편의글을수록하고있는에세이집으로,단두편을제외하고는국내에처음소개되는것들이다.하지만에세이라는명명으로이글들을온전히지칭하기어려운것은,그형식과발화의자유분방함이사강이라는측량하기어려운영혼의소유자를대변하듯실로다양하게펼쳐지고있기때문이다.단순하게는잡지기고글부터편지,인터뷰,설문지,흩어져있는메모를한데모은인상을주는글까지,우리는이들글에서‘자유로움’으로대표되는사강의진면목을작가의소설이아닌작가의사담(私談)으로만나게된다.
1부‘리틀블랙드레스’는사강이이브생로랑,베티나그리지아니,페기로슈같은패션계의인물들과교유한내용을담고있다.평소패션에관심이많았고조예가깊었던사강은명석하고열정적이며타협이라곤모르는동시에관대하기도한이브생로랑을발견하고,이십년지기친구베티나그리지아니를‘학창시절처럼바람에굴러다니는낙엽만봐도깔깔’함께웃는단짝으로묘사하며그녀와의추억을돌아본다.이처럼쉽게접할수없었던패션계의인물들을사강의시선을통해만나는것은그자체로도신선한경험이다.2부‘무대뒤의고독’은사강과동시대에활동했던배우들과의만남을그려낸다.얼음처럼차갑고완벽한외모뒤에숨겨진카트린드뇌브의상처와분노한황소의노란눈동자를가진오슨웰스를향한무한한애정,제라르드파르디외에대한예언과도같은우려가담긴이글들은무대라는화려함뒤에감춰진쓸쓸한이면을사강의시선으로일깨워주기에충분하다.
3부‘극장에서’는시나리오를집필했던사강이바라본프랑스영화계의현주소라할만한열편의영화평론이실려있다.영화사전체에걸친,거장의대표작인알프레드히치콕의「사이코」,마르그리트뒤라스의저명한소설을영화화한피터브룩의「모데라토칸타빌레」,누벨바그를대표하는클로드샤브롤의「착한여자들」등사강은때론냉철한비평가의시선으로,때론헤어날수없는감동에빠진관객의표정으로이들영화들을새롭게선보인다.4부‘정말좋은책에대하여’에는작가사강의민낯이드러나는글들이포함돼있다.한때의사랑을회고하는내밀한기록「고별의편지」,사강이곁에서지켜본있는그대로의장폴사르트르의마지막초상,책보다장엄한세계를일깨우게된열여섯적일화를소개하는「어린시절에만난도시의방랑자」등은작가이기전한사람의사강을만나게된다.
5부‘스위스에서쓴편지’에는웃음이가진성격,남을웃기는능력에대한동경을담은「웃음에대하여」와사강의대표적특징인남녀의심리묘사를주로보여주는짧은픽션「어떤콘서트」,일상에서벗어난시간이주는자양분에대해사색하듯말하는「스위스에서쓴편지」등특정한주제에얽매이지않은자유로운산문들이빛을발한다.마지막6부‘대화그리고그밖의이야기’에는어릴적어머니가사준모자에대한일화부터패션에대한관심을인터뷰형식으로풀어낸「사강과유행」,동일한질문을일체의장막을치지않고자신의면면을드러내는「마르셀프루스트의질문」등사강의사사로운글들이한데모였다.

사강의시대,‘사강’이라는이야기
“자,이젠끝났다.시간을낭비하고쓸데없이불안해하며보낸날들과하얗게지새운파리의숱한밤은,이젠그만하면됐다.겨울은지나갔고,아무일도일어나지않았다.그어떤것이일어나야만했다.글로쓰인어떤것이.이런잃어버린낙원이길그만두고,주인공들이전설이길그만둔책이.물론생각만그랬다.무엇보다동이틀무렵,가장먼저일어난자동차의바퀴굴러가는소리에잠에서깨어피곤함이밀려오면서뚜렷하게의식이돌아올때면,썰물이빠져나간자리에는어김없이잠에서깨어난장면들이오버랩되어펼쳐지곤했다.”
-「눈속에서글을쓰다」중에서

동시대를함께했던예술가들을하나하나호명하며그들이가진아름다움을추억했던사강.한재판정에서서‘나한테는나를망칠권리가있다고생각한다’며한명의인간이지닌환멸과정열을떠올리게했던사강.마르셀프루스트를좋아해서『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의등장인물을필명으로삼아문단에등장했던사강.견딜수없이고독했던사강….
이책에서사강은만남마다교유했던인물들의신비로움을들려주지만한편으로,사강만의그짙은허무와권태의냄새가글들저변에깔려있는것또한우리는느끼게된다.그것은아마도늘삶이라는부조리로부터달아나고자했으나그만큼삶에사랑이가득했던사강자신의삶에서그이유를찾을수있다.이책을읽는우리앞에되살아나는그이름은바로프랑수아즈사강일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