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 카르티에 브레송과의 대화 (1951-1998)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과의 대화 (1951-1998)

$16.00
Description
20세기 르포사진의 거장, 흑백 이미지의 대가로 불리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Henri Cartier-Bresson, 1908-2004)의 인터뷰를 모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과의 대화(“Voir est un tout”)』가 출간되었다. 열화당에서 초상사진집 『내면의 침묵(Le Silence interieur)』과 사진 에세이집 『영혼의 시선(L’imaginaire d’apres nature)』을 출간한 이후 세번째로 선보이는 브레송의 책이다. 우리는 반세기 가까이 이어지는 그의 증언들을 통해 사진가의 생각이 어떻게 변모하는지 추적할 수 있다.
저자

앙리카르티에브레송

(HenriCartier-Bresson,1908-2004)은프랑스노르망디지방출생으로,1930년부터본격적인사진공부를시작,이탈리아,스페인,미국,멕시코,쿠바,중동,인도,중국,미얀마등지를여행하며수많은사진을찍었다.영화감독으로서「삶의승리(Victoriedelavie)」「귀환(Leretour)」등을촬영했고,1947년에는로버트카파,데이비드시모어,조지로저등과함께조합통신사‘매그넘포토스(MagnumPhotos)’를설립했다.사진집으로『달아나는이미지(Imagesalasauvette)』와이책의미국판『결정적순간(TheDecisiveMoment)』,『발리댄스(DancesaBali)』『유럽인(LesEuropeens)』『내면의침묵(Lesilenceinterieurd’nevictimeconsentante)』등이있고,사진에세이집『영혼의시선(L’maginaired’presnature)』이있다.

목차

책머리에

리포터…
다니엘마스클레와의대담?1951

사진은대단히어려운작업입니다
리처드사이먼과의대담?1952년경

대화
바이런도벨과의대담?1957

삶을포착하다
이본바비와의대담?1961

그건당신에게서뿜어져나옵니다
실라터너시드와의대담?1973

기하학자가아니면그누구도여기들어올수없다
이브부르드와의대담?19744

핵심은바로시선입니다
알랭데베르뉴와의대담?1979

사진을찍는격한기쁨
질티베르기앵과의대담?1986

영원한놀이
질모라와의대담?1986

사진찍는건아무것도아니고,보는것이전부입니다!
필리프뵈네르와의대담?1989

우리는언제나말이너무많습니다
피에르아술린과의대담?1994

프루스트의질문지
앙리카르티에브레송?1998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열두편의인터뷰에담긴생생한이야기들
세계각지의역사적현장을찾아다니며삶의결정적인순간들을포착했던앙리카르티에브레송.그는1947년로버트카파,데이비드시모어등동료사진가들과함께협동조합에이전시매그넘포토스(MagnumPhotos)를설립해동시대의현실을있는그대로담아내면서도사진가의개성을표현했다.그뿐만아니라마티스,자코메티,사르트르,손택등당대의저명한예술가및문인들의초상사진을찍었으며,사진매체의예술적위치를높이올려놓았다는평가를받았다.
그러나그가남긴수많은사진과명성에비해,막상자신의사진작업에대해쓴글은찾아보기어렵다.직접쓴글만해도생전에네다섯편가량발표되었을뿐이다.그렇기에그가언론,전문가들과나눈인터뷰는브레송을이해하는자료로서가치가크다.워낙사람들앞에나서기를꺼린데다글쓰는일에는관심이없었던그이지만,인터뷰에서만큼은가감없이속내를털어놓았기때문이다.이렇듯흩어져있던사십여년간의인터뷰들은,프랑스국립현대미술관퐁피두센터큐레이터인클레망셰루와쥘리존스에의해한권의책으로엮여다시금세상에나왔다.
『앙리카르티에브레송과의대화』는사진가가미디어로부터가장주목받았던시기인20세기중후반에이루어진대담과인터뷰열두편을수록한다.대담자는프랑스의작가이자비평가피에르아술린을비롯해사이먼앤드슈스터출판사설립자인리처드사이먼,사진가다니엘마스클레등다양한직업과시선을가진인물들로구성돼있다.카르티에브레송은촬영당시의에피소드를풀어놓고,세계에대한견해를밝히고,자신이걸어온길을회고하는데,때론거침없고고집스러운생각과사진을향한놀라운열정이생생하게전달된다.

예술가의여러얼굴
대담의주제는사진을넘어데생,영화,전쟁,문학,그리고삶전반까지도포괄한다.그리고그과정에서이전까지잘알려지지않았던사실들을엿볼수있다.그중하나가그에게꼬리표처럼따라다니는‘결정적순간(TheDecisiveMoment)’이라는말에대한일화로,흔히카르티에브레송이만들었다고알려져있지만사실“이세상에결정적순간이아닌것은없다”는레츠추기경의말을인용했을따름이라고한다.영화감독장르누아르의조감독으로일했을때의일화도흥미진진하다.그가영화「시골에서의하루」와「게임의규칙」등에참여했으며,배우로서출연하기도했다는사실을아는사람은많지않다.이밖에도앙드레브르통의초현실주의그룹의화합에정기적으로참석했던이야기나전쟁포로로잡혀갔을때의기억,거의집착에가까운데생에대한열정등,풍성한사연들이사진가로만알았던그의다채로운얼굴들을드러낸다.
생각을글로정리하지않고대화로풀어나갈때흔히그러하듯이,이거장역시자기가한말을돌이켜보기도하고,생각을바꾸는가하면,때론모순된말을하기도한다.이로써우리는그가포착하려했던,순식간에지나가버리는순간들처럼,다신오지않을한순간의‘여러카르티에브레송들’과만나는셈이다.
“나는하루하루살아갑니다.나에게중요한단한가지는바로순간,그리고영원성,수평선마냥매번뒤로물러서는영원성입니다.그래서과거에대해이야기한다는건어려운일이라생각합니다.나는더이상동일인이아닐테니까요.내가말하고싶은모든것은사진안에담겼습니다.”
―필리프뵈네르와의대담「사진찍는건아무것도아니고,보는것이전부입니다!」(1989)중에서

사진이라는‘영원한놀이’
카르티에브레송은열네다섯살즈음코닥의브라우니박스카메라를갖게되면서사진을처음찍는다.어린시절부터호기심이많았던그는,카메라를가지고사물을바라보는모든방법을실험하며그저놀았다.사진보다는오히려사람들이예술로치는분야인문학과그림에빠져있었고,회화작품을감상하며보는법을배워나갔다.“카메라야말로직관적으로데생을하는신속한도구라고생각”했다는그의말에서알수있듯이,그에게사진이란시각적표현의한수단이지본질적인무엇이아니었다.1930년대미국에머물던때처럼사진을찍지않은시기도꽤있었다.
카르티에브레송은특정효과나인위적연출에부정적이었고,이론적이고고착화된태도를거부했다.그때문에사진을진지하게대하지않는다는비판을듣기도했다.그에게회화를가르쳐준앙드레로트의화실을떠난이유도,로트의이론가연한태도에질렸기때문이었다.화실을떠날때그간그렸던그림들을모조리없애버렸고,전쟁이발발할무렵에는『달아나는이미지(Imagesalasauvette)』(미국판『결정적순간』의프랑스판제목으로,1952년동시출간됨)에수록된사진들을제외한거의대부분의네거티브필름을폐기했다.이렇게단호히행동했던것은,그가사진에‘격발’이상의의미를부여한적이없다고한말과연관지을수있다.그에게‘사진’과‘사진찍기’는엄연히구분되는것으로,진정한의미는‘사진을찍는그찰나의순간’에있었다.
사진에흥미가있는사람이라면주목할만한아주세세한사진술이야기도나온다.카메라를어떤위치에고정시켜야하는지부터어떤렌즈를사용하는지,그리고컬러사진에대한솔직한생각까지두루살펴볼수있다.
“나는전할‘메시지’도,‘사명감’도없습니다.다만관점만을가졌을뿐이지요”라는브레송의말이언뜻르포사진의특성과어울리지않는다고생각할지도모른다.하지만대담을따라가다보면,오히려이점이포토저널리즘에더정확히부합하는태도임을알게된다.그에게가장중요한것은자신을드러내는일이아니라,삶을향한열정이요피사체를대하는정직한태도였다.
“내마음을움직이고열광케하는건단하나,즉삶에대한시선이지요.이를테면끊임없이질문하고즉각적으로대답하는방식이라고할수있습니다.”
―알랭데베르뉴와의대담「핵심은바로시선입니다」(1979)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