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성소 (강건의 제주 신당 사진집 | 양장본 Hardcover)

소박한 성소 (강건의 제주 신당 사진집 | 양장본 Hardcover)

$35.00
Description
신당은 ‘신을 모신 집’이라는 뜻으로, 말 그대로 해석한다면 신앙 의례를 행하는 모든 종교적 공간이겠지만 무속신앙에서는 신이 좌정해 있다고 관념하는 공간을 말한다. 육지와 달리 열악한 환경에서 고난의 역사를 거쳐 온 제주도에서 신당은 남다른 생명력과 다채로운 양상으로 지속되어 왔다. 『소박한 성소』는 제주 신당과 그곳을 전승해 온 사람들에 대한 기록으로, 사진가 강건이 2014년부터 2020년 현재까지 직접 답사하며 찍은 사진 중 엄선한 96점이 수록되어 있다. 바닷가의 너른 바위, 동굴, 덤불숲, 개인 소유의 밭, 학교까지, 신당이 자리한 곳은 어디든 찾아 나선 사진가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면, 제주 신당이 과거의 유산이 아닌 현재도 전승되고 있는 삶과 문화 그 자체임을 확인할 수 있다.
저자

강건

1984년서울출생으로2012년부터제주에정착해살고있다.이십대때잠시방황하기도했으나여행과사진은무거웠던삶의질곡을벗어나게해주었다.여행작가,광고스튜디오사진가,언론매체기자를거쳐지금은다큐멘터리사진가로서작업에몰두하고있다.제주의역사와정신문화에관심을갖고작업중이며,삶의균형을유지하기위해목수일을한다.제주도신당사진전「땅을품은나무」(2019)는그의첫개인전이다.

목차

작가의말/강건
마음깊은곳에서만나는신당이야기/하순애
ASummary

사진

신당사진설명
어휘풀이
신당배치도

출판사 서평

제주사람들의정신적의지처
제주신당의역사는곧마을의역사이다.한라산자락을타고형성된마을,해안을따라자리한마을등각마을에는모듬살이를기원하고사람들의애환을보듬는신당이있어왔다.전통사회에서‘마을’은단순히한데모여사는장소를넘어생활공동체이자신앙공동체로서역할했다.그안에서신당은마을의지연공동체적성격을유지및재생산하는중요한기제였다.제주에서는‘일만팔천신의땅’이라는말이회자되곤하는데여기에는신들이실제로존재하고각신들의기능대로세상만사가운행된다는믿음이깃들어있다.제주사람들은척박한조건속에서억척스럽게삶을지켜내면서도,다른한편에서는초자연적인힘에의존하는강한종교성으로수많은당을존속해온것이다.
제주사람들과신당의특별한관계성을이해하기위해서는역사들을되짚어볼필요가있다.1702년이형상제주목사(牧使)와1901년천주교세력에의해많은신당이파괴되었으며,일제강점기에도파괴는이어졌다.더욱이1945년해방이후근대화과정에서무속신앙은미신으로간주되었고미신타파운동이라는미명하에매우폭력적인방식으로탄압당했다.그럼에도불구하고제주신당은현재350여곳현존하며,점차사라져가고있지만아직까지는대부분의마을에서신앙공간의기능을유지하고있다.많은사람들은태어나고자란‘태생마을’을떠나기마련이지만,제일이되면찾아가정성을들인다.여의치않을때에는거주지부근에가짓당〔‘가지를갈라온당’이란뜻으로,태생마을의당신(堂神)을모신다〕을마련해제를올린다.
강건은「작가의말」에서“신당은내일로나아가기위해어제의삶을돌아보는성찰의공간이며,거친삶을소중히여기고긍정하는태도의바탕”임을이야기한다.“신당을만든건사람들이지만,결국그신당이사람들의삶을품는다”는것이다.제주출신도아닌그가수년간‘신들의집’에이끌려걸음한이유도그안온성때문이아닐까.마을전체를수호하는신이좌정한본향당,육아치병을관장하는일뤠당,뱀신을모시는여드렛당,어업종사자들의수호신을모시는해신당등그수만큼이나외양과종류,전해지는이야기또한다양하지만한결같이제주자연과사람들의소박한삶도엿보인다.강건의사진에는이렇듯안온한공간성과사람들의따뜻한관계성이세월의흔적과함께존재한다.

공간과의례를아우르는입체적인구성
사진은크게‘신당’과그곳에서행해지는‘당굿’으로구분된다.먼저책의중심이되는신당을그공간감을살리는데중점을두고편집했고,뒤쪽으로갈수록잊혀지고사라져가는모습을담았다.신당에서는흔히색색의천들이걸려있는신목(神木)을볼수있는데,신이이를통해내려오거나머물러있다고본다.이와함께제단에제물로올렸던동물의뼈등이어우러져신비롭고엄숙한분위기를자아낸다.그렇다보니신당에막연히두려운느낌을가지거나,을씨년스럽고으스스할거라고생각하기쉽다.그러나강건의사진에는무엇보다마을의일상공간과다르지않은‘소박한’정경이눈에띈다.
단골(신앙민)들의간절한바람은그들이정성을다해참여하는당굿사진에서더욱생생히전해진다.제주의당굿문화는마을에대한강한귀속감과생활공동체를유지해온근간이라할수있다.여전히정초가되면‘신과세제’를치르기위해사람들이제물을차려모여들며,한해의액을막는의례를진행한다.마을단위든개인이든기원할일이있거나액을막을때도굿을한다.이염원들이한자리에모여신당은더욱더신성한공간이되며,굿판은심방(굿을주관하는이)과단골들이한데어울리는춤판과놀이판이되기도한다.
당굿사진은신당사진중간에배치되었고,의례행위를좀더입체적으로살펴볼수있도록설명을덧붙였다.여기에는제주어및실제현장에서쓰이는표현을살리고책끝에어휘풀이를두어이해를도왔다.
책앞쪽에는철학박사하순애의글「마음깊은곳에서만나는제주신당이야기」를두어이주제에생소한독자들이제주신당의역사와정신적의미를어느정도이해한뒤사진을볼수있게했다.외국독자를위해간략히정리한영어소개글도이어진다.책끝에는신당사진설명과더불어사진가가찾아간신당의배치도를수록해제주도신당의분포를한눈에조망하게했다.

오늘날우리는첨단문명이삶의양식을급속히변화시키는시대를살아가고있다.시대적변화에서자유로울수없는제주의신당역시본래의미와기능이퇴색되어가고있음은부인하기어렵다.사람들은더이상영적인믿음이아닌자본력과기술력에의존하기때문이다.그럼에도제주신당을찾는정성어린몸짓들은이어지고있으며,그런의미에서도강건의작업은의의가있다.이사진집이제주사람들의삶과문화를지켜온‘생명꽃’과다름없는신당을이해하는통로가되어주길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