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 예술 이야기 (그들은 왜 깊은 동굴 속에 그림을 그렸을까)

선사 예술 이야기 (그들은 왜 깊은 동굴 속에 그림을 그렸을까)

$25.00
Description
라스코, 쇼베, 알타미라…. 한 번쯤 이름을 들어 보았을 이 동굴들에는 수만 년 전에 그려졌다고는 믿기 힘든 대단한 장관의 벽화들이 남아 있다. 떼 지어 달리는 황소나 사자에서부터 일부러 찍어 놓은 사람의 손자국, 인간인지 동물인지 구별할 수 없는 복합적인 형상까지. 선사인들이 깊고 어두운 동굴 속에서 행한 결과물들을 보고 있자면, ‘왜 찾아가기도 힘든 장소로 들어가 그림을 그렸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선사학자 장 클로트(Jean Clottes)의 『선사 예술 이야기(Pourquoi l’art pr?historique?)』는 이같이 ‘왜’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샤머니즘에서 그 탄생 원리를 찾아간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선사시대의 예술이 미술사의 첫번째 장 정도로만 간략히 다루어졌고, 별도의 심도있는 연구서가 생각보다 적었다. 이 책은 이론적 설명뿐 아니라 연구자들의 모사화부터 동굴 벽화 및 집기 예술, 샤먼 의식을 촬영한 사진 등 도판 30점이 답사 경험들과 함께 총체적으로 수록되어, 입문서로도 학술서로도 그 역할을 충실히 해 줄 중요한 저술이다.
저자

장클로트

프랑스의대표적인선사학자로,구석기시대유적이풍부한피레네지역의작은마을에스페라자에서태어났다.1957년툴루즈대학교문과대학을졸업하고고등학교영어교사로일하던중선사학연구에뛰어들었고,이후툴루즈대학교에서고인돌에관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1971년부터미디피레네지역고대선사유적감독을지내며암면미술을본격적으로연구하기시작하여후기구석기시대의동굴벽화및암면미술분야에서뛰어난업적을남겼다.프랑스문화부산하고고문화유산연구학예관으로활동했으며코스케동굴과쇼베동굴과학연구원장을역임했다.현재국제암면미술에대한소식을전하는뉴스레터(INORA)를발행하고있다.공저로는『코스케동굴(LaGrotteCosquer)』『선사의샤먼들(LesChamanesdelapréhistoire)』『쇼베동굴의고양이들(LesFélinsdelagrotteChauvet)』등이있으며,저서로는『니오동굴(LesCavernesdeNiaux)』『선사시대의열정(Passionpréhistoire)』『동굴예술(L’Artdescavernespréhistoriques)』『선사시대의프랑스(LaFrancepréhistorique)』등이있다.

목차

시작하며

1.동굴예술에어떻게다가갈것인가
경험론의함정과야망의부재
구석기예술의잠정적의미
수단과시선의선택
어떤의미를위해어떤가설을세울까
인종,예술,정신성
예술은어디서어떻게나타났을까
민족학적비교의공헌과위험

2.여러대륙에서다양한동굴을만나다
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아프리카
아시아

3.세계의지각과예술의기능
자연을대하는태도
장소를대하는태도
동굴을대하는태도
내벽과스펠레오뎀에대한태도
-내벽의선택
-자연적요철의중요성과그해석
-벽면접촉과벽면이은닉하고있는것
--손들
--윤곽선및손가락선묘,손대기흔적
--심겨있는뼈와안치물
--동굴에서나온것을활용하기
동물에대한태도
구석기신화
-쇼베의비너스
-라스코의우물
-새-새끼사슴
누가이예술을했을까
개념적틀과샤머니즘


끝맺으며

주(註)
감사의말
참고문헌
옮긴이의말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선사예술의‘의미’를찾아서
태고의것을향해던지는이질문이어색하고,의미를알아내려는시도가무모하게보일수도있다.지금까지의선사학이언제,무엇을,어떻게그렸는가에주목해왔기때문이다.저자장클로트도한때는대부분의동료들처럼회의론에빠져있었다.현재와너무멀리떨어진시대이므로,동굴에들어간이유와그림의의미를제대로탐색한다는건어차피실패로돌아갈연구일수있기때문이다.그러나전문가들거의전부가매달렸던‘언제’‘무엇을’‘어떻게’에대한연구는,“그들은자신들의신화를표현했고,그것을영원히남기고자했다”따위의짧은설명으로진실의일부만드러낼뿐이었다.장클로트는그모순과난제들을비판하며다른방법론을가지고연구를심화해나갔다.그는동굴과은신처(abri)발굴을바탕으로고고학연구를계속해온덕분에,여러대륙을여행하며다양한암면미술유적을살펴볼기회가있었다.서문「시작하며」에서이를통해관심을종교나세계관으로넓혀간배경에서부터샤머니즘이라는틀안에서동굴예술을주목하기까지의과정들을설득력있게제시하여,우리가‘왜’라는기초적인물음에서한발나아갈수있도록돕는다.
이책은크게세개의장으로구성되어있다.1장에서는선사시대연구가지금까지어떻게이루어져왔고,다른학문에서취한입장과선사학고유의연구방법론은무엇인지하나씩짚어본다.2장은유럽이외의다른대륙,즉아메리카,오스트레일리아,아프리카,아시아(인도,중국등)의유적들을찾아가며다양한후손민족들이세계를지각하는방식들을다룬다.이책의중심이되는3장에서는문화에따라변주되어나타나는예술사례들이유럽의동굴과장소,자연,동물,신화와같은구체적요소를중심으로소개된다.여기에는저자가앞서제기한문제들이적용되는데,‘왜’‘누가’그렸을까,왜동굴바깥이아닌‘안’에그렸을까,왜사람이아닌동물의형상이대부분일까하는질문들이그것이다.
1장「동굴예술에어떻게다가갈것인가」는동굴예술에접근하는여러연구자들의관점과그개념들을다루는데,이를위해먼저예술을메시지로서바라볼필요가있음을전제한다.저자에따르면,예술을통해경고나금기를내리거나,숭고한사실혹은신화를영원히새기며,존재를표명하고확언할수있다는것이다.그로써예술은신이나정령또는정령의힘을얻고자이세계와저세계를잇는끈이되어주었다.아주오래전사람들은신이나정령이바위나동굴‘내벽’너머에살고있다고여겼으리라짐작되는데,생생한현실세계와초자연적세계사이에이동굴내벽이있는셈이다.
이러한상징적의미에관한연구는예술을탄생시킨자들이사라지고없다는점,즉경험적지식이부재한다는점에서비관적인입장에놓여있었다.이에반해경험론자들은객관성을주장하며모든가설로부터자유롭다고확신했는데,여기서요구되는객관성역시결국동시대인들이공통적으로수용하고이론처럼구현하는가설일뿐이다.그렇다보니결국연구는더진전을이루지못하고제자리에머물게된다.구석기시대예술의발견이후,예술을위한예술을한것이라거나,동물숭배와관련있는토테미즘의양상이었다거나,일종의주술적행위였다거나하는가설들이이를설명해보려했다.그러나너무포괄적이거나모순되어구체적인사례들을설명하지못하는한계를드러냈다.클로트는지금까지의연구와가설들이이룬성과와한계를차근히분석하는데,특히서로상반되는동료연구자들의사례와그들의말을풍부하게인용함으로써독자들이편향된시각을갖지않고넓은시야에서바라보도록했다.

종교적틀안에서의예술
한편1960년대부터시도된구조주의적관점에서보면각각의전통부족들은환원할수없는독창성을가진다.따라서이시각에서는그들간의비교를모두거부하고동굴자체에집중해이미지의구조를연구한다.막스라파엘,앙드레르루아구랑과같은선사학자들이채택한연구방법론으로,그들에따르면구석기인들은샤머니즘유형의종교를가지고있었으며,그들의예술은이러한종교적틀안에서창조되었다.장클로트는사반세기가까이이가설을연구한데이비드루이스윌리엄스와『선사의샤먼들(LesChamanesdelapr?histoire)』을함께출간하면서많은찬사와비판을동시에받았다.수렵경제와깊은연관을맺는샤머니즘사회에서샤먼은현실과영혼세계의중재자로,실존하는모든존재를돕는다.내세에서샤먼은동물형상의,즉현실에서사냥당했던영혼을만나협상하고,미래를예언하거나,사냥으로비롯된일상의문제를해결하고깨진조화를다시세운다.이때샤먼이경험하는환영은동굴벽면에표현된이미지와관련된다.최면과같은트랜스상태에서는몸이부양하는느낌이들거나눈을감으면기하학적형상들이보일텐데,이미지는이를시각적으로표현한것일수있다는생각이다.
더불어클로트는인간을호모사피엔스나호모파베르보다는,‘영적인간’을의미하는호모스피리투알리스라부르길바라면서그정신성에주목한다.자신을둘러싼세계를보고느끼며살아가는인간이강렬한정신작용으로내적세계에이미지를투사하고,이를다시외적세계에투사한것이예술이라는것이다.동물들을수렵하고,어떤의미에서는‘살해’해야만생존이가능했던구석기인들에게는일종의속죄의식이있었을테고,종교의례와도같은행위로써예술이이루어졌으리라는짐작이다.저자는이같은여러가설과그에따른비판과논쟁들을짚어보고,이를받아들이며새로운발견과연구,경험들이계속되었음을밝힌다.그리고이책이바로그에대한답이되어줄것이라고한다.
구체적인사례들이2장「여러대륙에서다양한동굴을만나다」에서소개된다.아메리카,오스트레일리아,아프리카,아시아를답사한기록들과전통을잇고있는후손민족들과의만남은,객관성을주장하는일보다훨씬‘과학적인’일이라할수있다.저자는관련서적이나학술자료를통해서만연구가이루어지는것은아니라보고,인상주의적인방법일지라도감수성과개인적경험을활용하고자했다.아메리카요쿠트족이수천년간정령들에게바쳐온,암벽틈새에담뱃잎을집어넣는의식에직접참여하거나(p.65),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거대한페니스를달고뛰어다니는심술쟁이정령‘퀸칸’의그림뿐아니라그에얽힌이야기도함께전해듣고(p.87),투바공화국의암각화유적에서만난샤먼에게세계를파악하는자기만의방식을배우기도(p.113)했다.

인간의보편적사고를표현한세계
현장에서체득한생생한경험과증언들은,몇만년이라는장구한시간이흘렀음에도선사인들이바로곁에와있음을실감하게해주었다.클로트는이를바탕으로인간집단이전념했던보편적주제들이예술로표현되는양상을되짚어보는데,그과정에서다음과같은질문이따라온다.왜유독동물의형상을그렸을까?틈이나요철,기이한주름들은무슨역할을한것일까?무수히찍힌손자국들은우연일까,의도된흔적일까?나란히,또는겹쳐져그려진그림들은서로연관이있을까?과연여성은창작의주체가아니었을까?3장「세계의지각과예술의기능」은동굴의암흑속에서앞으로나아가듯실마리를풀어가는장으로,구석기시대의유럽동굴과바위등에표현된예술을어떻게이해해야하는지,어떤개념적틀을가지고바라봐야하는지세분화하여제시한다.저자가강조하는전반은,그들을이해하기위해우리가가진지식과정보를일정한차원에서만사용해야한다는점이다.낯선예술을간명하게설명하려는시도가부질없음은,누가봐도객관적인방법으로모사화를제작했지만,의미해석의90퍼센트가틀렸던‘매킨토시의경험’(p.127)사례에서확인된다.저자는서양인으로서그리고연구자로서모든것을끝까지파고들어확신을얻으려는경향에대해문제제기를하면서,불확실할수밖에없는한계를감안해겸손한태도를지녀야함을강조한다.
이러한관점아래,쇼베동굴의후실이나라스코동굴의우물등잘알려진벽화들의해석을시도한다.예를들어,쇼베동굴의후실에서발견된검은그림(p.181)에는그전에동굴곰들이낸듯한흠집들과함께여러시대가뒤섞인손대기흔적(trace)이보인다.이는우연이아니라의도적인반복행위로,손을통해암면과직접접촉하고자하는명백한의지를증명한다.라스코우물에있는새머리모양을하고발기한채뻗은남자벽화(p.206)의경우,그간남자는사냥하다죽은불운한사냥꾼으로해석되었으나우물이동굴에서가장진입하기어려운곳에있고,탄소가스의비율이높다는장소성과연결지어그림의단서를잡았다.
이과정에서나타난모든지표들은샤먼형태의종교라는방향으로흘러간다.이만여년의시간동안지속적이고안정적인기본개념을갖춘종교가있었다는게저자의입장으로,최근시대까지지구북반구대부분의지역에샤머니즘문화가펴져있었다는사실또한확고히한다.이로써샤머니즘은인류에게알려진가장오랜예술적전통의하나라는해석이가능해진다.그러나장클로트는이또한하나의가설이라는열린태도로결론짓는다.후기「끝맺으며」에서그는구석기예술과관련해밝혀진사실들을가장잘설명하는것처럼보이지만,이가설하나가이십세기전반에제시된이론들을무시해도되는혁명적개념은아니라고밝힌다.복잡한현실을좀더넓은틀에서보게하는의의가있을뿐이라는것이다.
한편,책끝에는독자의이해를돕는자료들을실었다.참고한문헌들이반복적으로인용되고그양또한방대하여,주석에는저자명과연도로약기하고자세한서지사항은참고문헌에따로모았다.「옮긴이의말」에는장클로트에대한간략한소개와역자의해설을담았으며,찾아보기에동굴과그원어명을함께수록하고개념,지명등을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