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갑철 (Lee Gap Chul | 개정판)

이갑철 (Lee Gap Chul | 개정판)

$16.00
Description
이갑철(李甲哲, 1959- )의 사진은 우리 땅의 사람과 자연을 스트레이트기법으로, 그러나 어딘가 낯설고 비현실적으로 담아낸다. 이는 팔십년대부터 최근까지 이어진 연작들을 거치며 심화된 주제의식과, 빠른 스냅 샷 기법의 단련을 통해 이룬 그만의 사진세계다. 색다른 장소나 상황에 대한 호기심, 사진적 순간성에의 탐구로 시작된 ‘거리의 양키들’, 현대 도시를 배경으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구조물의 관계에 주목했던 ‘도시의 이미지’, 이 땅에 만연해 있는 사회적 불평등에서 비롯된 소외감을 다룬 ‘타인의 땅’을 거쳐, 우리 전통과 문화의 정신을 찾는 ‘충돌과 반동’ 연작에 이르러 그 기묘한 세계는 절정에 달한다. 한국인의 정체성을 개인의 영역으로 끌어 와 ‘기록’하지 않으면서 말하려 한 이갑철의 문법은, 다큐멘터리 장르의 확장이자 그의 사진을 현대적이고 당대적이게 하는 지점이다.
‘열화당 사진문고’ 『이갑철』에는 이같은 그의 대표적 연작에서 엄선된 65점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데,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이십여 년 동안 이어진 이갑철 작품세계의 변모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책이다. 또한 심도있는 인터뷰를 통해 그의 일대기와 사진세계를 조명한 시인 배문성(裴文成)의 작가론과, 사진에 부치는 작가 자신의 짧지만 강한 메시지들은, 그의 사진을 읽는 새로운 해석의 창이 된다.
‘열화당 사진문고는’ 2017년부터 새로운 디자인과 제본으로 기존의 단점을 개선하고, 이후 출간되는 개정판과 신간에 이를 적용해 오고 있다. 이번에 출간하는 『이갑철』 개정판 역시 새 표지로 단장하고, 일부 작품 교체, 영문 연보 추가, 오류 및 최신정보 등을 보완하여 다시 내놓는다.
저자

이갑철

李甲哲,1959-
우리땅의사람과자연을빠른스냅샷기법을통해낯설고비현실적으로포착하는다큐멘터리사진가다.경남합천에서태어나진주에서성장했으며신구대학사진학과를졸업했다.「거리의양키들」「도시의이미지」「타인의땅」「충돌과반동」「에너지,기(Energy,氣)」등의개인전을열었고,국내외여러단체전에참여했다.작품집으로『충돌과반동』『가을에』『이갑철』등이있고,사가미하라아시아사진가상,이명동사진상등을수상했다.현재프랑스뷔(Vu)갤러리소속작가로활동하고있다.

목차

‘나의기억’이바라본한국인의정체성/배문성(裵文成)
사진
작가국문연보
작가영문연보

출판사 서평

나의기억’이바라본한국인의정체성

이땅에서나고자란예술가라면,‘한국인은누구인가’‘한국적인것이란무엇인가’라는질문에서완전히자유로울수없다.만약그가사진가라면,숙명적으로‘지금여기’의현실과더욱밀접해지기마련일터이다.시대가변하면서많은사진가들이‘세계보편의것’이나‘그림같은사진’으로눈을돌려자신의무대를넓히고있지만,그렇기때문에오직사진만이,한국사진가만이할수있는영역을지켜나가는것은더힘들고중요하게되었다.사진가강운구(姜運求)의말대로,우리에겐“자기장르의고유한문법을존중하면서새롭고다른이미지를형성하려고고심하는작가”가필요했고,한국다큐멘터리사진의삼세대를대표하는이갑철은이어려운과제를진지하고도재치있게해냈다.
멀리임응식(林應植)에서부터,육명심(陸明心),주명덕(朱明德),강운구,김수남(金秀男)등으로이어지는한국다큐멘터리사진가의계보에는한국인의정체성을확인하고자하는의지가공통적으로담겨있다.그런점에서이갑철의사진도이들의맥을잇는다.하지만‘한국인의정체성은무엇인가’라는이제는오래된,그러나여전히유효한질문에대해이갑철은다르게답하고있다.첫개인전을연1984년부터이십여년동안이어진굵직한연작들을거치며완성된그의대표작‘충돌과반동’이바로그것이다.“‘충돌과반동’은나의유아적기억을담고있다.어릴적아버지와자식의기억,그런기억이가지고있는행복했지만가슴이아려오는,슬픈것은아닌데어딘가애절한그런기억을보여주고싶었다.”일세대,이세대사진가들이한국인공동체의정체성을대변하고있다면,이갑철은이처럼‘나’개인을통해한국인의정체성을말하고있다.바로이것이그의사진을이전세대와다르게,현대적이고당대적이게하는지점이다.

‘기록하지않는’다큐멘터리사진가

“나는같은한국의다큐멘터리를찍어도‘기록’하고싶지않았다.다른사진가들과그렇게오래다녔어도남들보는곳을보지않았다.쳐다보지도않았다.(…)프레임이정상적일때는찍고싶은마음이안생긴다.프레임이잘릴때,기울어질때,흩어질때,그찰나의순간에나의기억이지나간다.그순간만이내진면목을드러낸다.”-이갑철

기억은생각하지않는뜻밖의순간에존재를드러낸다.그는감춰져있던개인의기억을불러내는데재빠른스냅샷,기울어진프레임,빗나간초점을효과적인장치로사용한다.마치아무런준비도없이휙지나치며찍어버린듯,삶의모든이치를헤아린무의지의행위인듯보이는이스냅샷의순간은,기계적형식적순간성이아니라마음을움직이는어떤정조(情調)를동반하는순간성이다.그는이순간을정확히잡아내기위해,자신의일상생활전체를‘스냅샷을위한구도(求道)의길’로만들어놓는다.즉평소에명상과산책을쉼없이하여마음을갈고닦으며,심지어사진을현상할때마저도기억이퍼올려지는순간을기다리며마치접신(接神)을하는제사장(祭司長)처럼작업을한다.“마음을비우는것은나에게는대단히중요한시간이다.(…)죽도록마음을다스려야한다.그렇게하지않으면내사진이나올수없다.셔터를누르는순간,찰나에찍는순간,전체구도가결정된다.마치명사수처럼순식간에모든것이결정된다.”존재와가치,행동과생각이분리되는시대에,이갑철은자신의작품에서표현된마음을똑같이일상에서도구현함으로써이둘을일치시키고있는드문예술가다.한국인의정체성을개인의영역으로끌어와‘기록’하지않으면서‘말’하려한그만의문법이,도시속사람들의일상을담고있다는다음작품들에서또어떤절묘한순간으로보여질지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