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의 담 (차장섭 사진집 | 양장본 Hardcover)

한옥의 담 (차장섭 사진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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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역사학자 차장섭은 한옥의 미를 재인식하고 한옥의 원형을 역사 속에 보전하기 위해, 세월과 무관심에 사라져 가는 전국의 고택들을 촬영해 왔다. 『한옥의 벽』(2016)은 그 첫번째 작업을 모은 책으로, 한옥 벽이 갖는 비대칭, 자유로운 면 분할, 그리고 여백의 미학 등을 선보였다. 두번째 작업을 모은 『한옥의 천장』(2019)에서는 저자가 한옥이라는 공간에 직접 누워 가며 천장이 가진 한 폭의 수묵화 같은 곡선의 미를 담아냈다.
이번에 출간된 『한옥의 담』은 그 세번째 권으로, 『한옥의 천장』이 나오고 5년 만의 사진집이자 연작의 마지막 작업이다. 2015년부터 2024년 현재까지 전국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시선과 구도로 찍은 한옥의 ‘담’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저자만의 시각에서 네 가지 기준으로 나누어 배치함으로써 그 특징을 잘 드러내고자 했다. 경복궁, 양양 낙산사, 서귀포 성읍마을, 남양주 여경구 가옥, 경주 귀래정, 현풍 도동서원 등 재료와 구조, 생김새와 제작 방식이 다양한 58개 고택을 엄선해 80점의 사진으로 담았다. 가로로 긴 형태를 지닌 담의 특성을 잘 보여주기 위해 스프레드로 편집된 지면이 많아졌고, 미니멀한 분위기의 벽과 천장에 비해 담장이 지닌 재료와 무늬의 다채로움이 돋보인다.
저자

차장섭

차장섭(車長燮)은1958년경북포항에서태어나,경북대학교인문대사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대학원사학과에서석사및박사과정을마쳤다.조선사연구회회장을지냈으며,강원대학교에서도서관장,기획실장,강원전통문화연구소소장등을역임했다.현재강원대학교자유전공학부명예교수로한국사,미술사등을강의하고있다.사진전으로「선교장-아름다운사람,아름다운집이야기」(2011),「한옥의벽」(2016),「한옥,모태적평온속에서」(2018),「한옥의천장」(2019),「한옥의담」(2024)등개인전을가졌으며,「사진새옷을입다」(2013),「동강국제사진제강원도사진가전」(2021)등의단체전에참여했다.은평역사한옥박물관,경북대학교미술관,강원대학교등에작품이소장되어있다.저서로『조선후기벌열연구』(1997),『고요한아침의땅,삼척』(2006),『인간이만든신의나라,앙코르』(2010),『선교장-아름다운사람,아름다운집이야기』(2011),『부처를만나부처처럼살다』(2012),『아름다운인연으로만나다,미얀마』(2013),『자연과역사가빚은땅,강릉』(2013),『명재고택』(2017)등이있으며,사진집으로『한옥의벽』(2016),『한옥의천장』(2019)이있다.

목차

점들이모여만든우주
AUniverseFormedbyGatheredPoints
사진Photographs
사진목록ListofPhotographs

출판사 서평

무기교의기교,순수하고소박한멋
한옥의담은우리전통의미적감각과향토적서정성이고스란히담겨있는문화유산이다.주변에널린손쉬운재료로아무렇게나쌓은듯해도각자의방식과구성을갖추고있으며,자연미와전통미가빼어나고향의푸근함을느낄수있다.특히장인의손길에의한것이아니라,마을주민들이직접만들고세대를이어덧붙여온것이라의미가깊다.제주도에는여전히대를이어돌담쌓는일을하는‘돌챙이’가존재하는데,그들이선대로부터배운것은돌을보기좋게쌓는요령이나편법이아니라튼튼하게쌓는방법이었다.이렇게우리네담장은민화처럼무기교가지닌기교를고수하면서순수하고소박한멋을지켜오고있다.차장섭이담을촬영하고‘한옥의담’을구상한과정도이와맥을같이한다고볼수있다.그는고택의수문장같았던담장이무너지며집과그안에살던사람들까지사라져가는현실을깨닫고,한옥의원형과그에내재된아름다움을지키기위해전국의고택들을찾아다녔다.그리고그특질이잘드러난사진들을마치담을쌓듯이세심하게골라내잇고쌓고다졌다.
담은집과그곳에서살아가는사람을보호하는동시에,집이라는공간을무한대로확장하는특징을갖고있다.외부와의경계를통해안락함을제공하는한편,외부풍경을차경(借景)이라는이름으로집안으로끌어들여개방성을부여하기도하는것이다.또한담은쉽게구할수있는그지역의재료들,자투리들을활용해만들어지며내부환경과잘어우러지기위해집을짓는공정가운데가장마지막순서를이룬다.그러나한옥의담을건축물의부속물이아닌독립적인개체로인식한지는얼마되지않았다.아름다움을재인식하면서경남고성의학동마을,충남부여의반교마을등의옛담장이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지정되었지만,대부분의사람들이획일적이고폐쇄적인공동주택에거주하는오늘날,한옥의담이지녔던자유분방한표정과상징성은찾아보기어려워졌다.이책에모인옛담장들을새롭게마주함으로써,그동안잊고있던한국고유의정서를되새기는기회가되길기대한다.더불어비로소완결된연작을전작들과함께감상한다면,한옥의아름다움을다양한시점에서바라볼수있을것이다.

점에서부터우주까지
한국의전통건축에서는사람을소우주,자연을대우주라하고,이둘을연결하는동시에이들과하나되는집을중우주라고한다.대우주와소우주,그리고중우주를각자존재하는것이아닌하나의우주를구성하는요소라고인식하는것이다.차장섭은이우주속의하늘과땅,그리고사람을모든사물의본질을이루는하나의‘점’으로바라본다.이하늘과땅사이에서세월이쌓이고사람들이살아가며생로병사의인생이만들어진다.이처럼고요속의점하나에서새로운우주가탄생하듯,저자가바라보는한옥의담역시하나의점에서시작되어우주에이르는것이었다.차장섭은한옥의담을관조하는방법을자아,소통,원융,우주의4단계로나누면서그개념을풀어간다.사진들또한이단계에따라크게4개의파트로구분할수있다.파트별로이를돕는문장들이왼쪽면에수록되어작품설명으로서기능하기도한다.
가장먼저‘자아(自我)’에해당하는사진들(pp.19-43)에서는집집마다다른모습을가진담의개성있는모습을보여준다.한옥의담에는지역적특성,사회적지위등이반영되어있으며,역사성도투영되어있다.경복궁(pp.22-23)과같은왕실궁궐의담,봉화수온당고택(p.29)과같은기와집의담,남원덕치리초가(p.40)의담이같을수없는까닭이다.가까이에서구할수있는돌,흙,기와,나무,짚등을사용해야했으니자연히나온특징있는형태인것이다.
두번째‘소통(疏通)’의사진들(pp.45-73)로는개방성과폐쇄성모두를갖춘담의모습을만날수있다.괴산김향묵고택(p.49)의담은집을완전히가리지않는높이를가졌는데,이는집을지킨다는담의일차적기능을살리면서도이웃간소통을가능하게한다.담의높이뿐아니라형태역시소통의창구를만들수있는데,그중밀양교동손씨고가(p.57)의경우담에기왓장으로낸구멍이그역할을한다.또한익산함라마을(p.72)과강릉여찬리마을(p.73)의담들을비롯한여러경우에닳고무너지고붕괴된부분을현대에와서수리함으로써,각기다른시간속재료가하나의담을이룬모습을볼수있다.담을보수하고자예전에쓰이지않았던재료들을사용해형태를복원하고그기능을되살리는것은과거의담이현재성을안고다시미래로나아가게끔하는것이다.이과정은한옥담장의아름다움을재인식하고그것을쌓아올린사람들의지혜를이해하는계기가되어준다.이렇게과거의담은현재를만나미래가된다.
세번째단계인‘원융(圓融)’에속한사진들(pp.75-101)에서는개별사물들이서로개성을존중하고널리융통하여하나되는,완전한미를볼수있다.사물들은각자자신을희생하고가라앉혀모두와의균형을맞춘다.차장섭은장수정상윤가옥(p.97)처럼서로다른재료가함께어우러져하나의담을이룬모습이나,안동조탑리마을(p.91)처럼하나의담안에여러가지개성적인패턴이함께배치된담의예시를통해원융이라는성질을표현했다.
하늘과땅인‘우주(宇宙)’를연결하는담의모습을담아낸마지막사진들에는우리가살아가는세상의많은요소들과사물들을연상시키는모티프들(pp.103-139)이담겨있다.자연을닮은그형상들은꽃의형태를보이기도물결의모양을연상시키기도한다.이러한인간이사는땅과인간이소망하는이상향인하늘은담으로연결된다.이들이만나하나가된모습이청도운문사(p.119)의담을비롯한사진들에담겼다.담은둘을연결하는동시에우주속점들이모여만든‘우주속의또다른우주’가되어이들과하나를이룬다.

글전문을영문으로번역해함께수록하여외국독자들이사진과함께한옥의아름다움과담의특징을더구체적으로이해할수있게했다.이번사진집출간에맞춰차장섭개인전「韓屋의담」이강릉아트센터에서2024년10월29일부터11월3일까지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