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암호 : 반구대의고래 - Arts and Code: Whales of Bangudae (양장)

예술과 암호 : 반구대의고래 - Arts and Code: Whales of Bangudae (양장)

$40.00
Description
화가 김혜련의 새 작품집 『예술과 암호-반구대의 고래』는 울산 반구대암각화 유적에 대한 깊은 감동에서 출발한 일련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서정적 색채로 울림을 주는 유화 작업과 더불어 먹선의 조형적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는 작가는, 암각화 속 고래 그림들에 주목해 그들에게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거대한 규모의 작품들을 통해 고래라는 형태의 웅장함을 목격할 수 있으며, 또한 세로로 긴 캔버스에 수직 구도로 그려진 고래들에게서 초월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비교적 작은 사이즈의 암각화 드로잉들도 함께 선보이고 있는데, 국내외의 암각화들을 2018년부터 현재까지 그려 온 것이다. 의미를 환원하지 않고 축적함으로써 드로잉들은 풍성해지며, 규모의 면에서 고래 그림들과 대비되는 조화를 이룬다. 이에 더해 작가가 전국을 찾아다니며 작업한, 작품들의 중요한 근간이 되는 암각화 탁본을 수록함으로써 그가 고대 및 선사미술에 관심을 가지게 된 순간부터 반구대암각화의 고래 그림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보여준다.

저자

김혜련

저자:김혜련
1964년경상남도창원에서태어났다.1988년서울대학교인문대학독어독문학과를졸업한후1990년동대학미술대학원서양화과에서미술이론으로석사학위를받았다.이후베를린예술종합대학교에서회화실기로1993년학사학위를,1994년석사학위를받았고,1998년베를린공과대학교예술학과에서「에밀놀데의이국적정물화와독일어접두사우어(Ur)의상관관계」로철학박사학위를받았다.저서로ExotischeStillebenEmilNoldes(2001),『낭만을꿈꾼표현주의화가에밀놀데』(2002),『내그림속의비밀』(2008),『김혜련:분단의풍경』(2013)등이있다.주요개인전으로「예술을위한신발」(2005),「달의정원」(2008),「그림에새긴문자」(2011),「김혜련:1992-2011」(2011),「비밀의문자」(2017),「정적의소리:독일의숲」(2019),「그림을쓰다:훈민정음」(2022)이있다.국립현대미술관,프랑스루이비통예술재단,베를린중앙연방도서관재단,베를린그라포테크,경기도미술관,전남도립미술관,제주도립미술관,이화여자대학교박물관,서울대학교,주독일한국대사관,주튀르키예한국대사관,세화미술관,OCI미술관등에작품이소장되어있다.

목차

책머리에―고래를그리는마음이한용
Preface―DrawingWhalesfromtheHeartHanyongLee

에세이―시간의안과밖브리타슈미츠
Essay―InandOutofTimeBrittaSchmitz
Aufsatz―InandOutofTimeBrittaSchmitz

반구대의고래
WhalesofBangudae

암각화드로잉
DrawingsofPetroglyph

암각화탁본
RubbingsofPetroglyph

작가의말―고래와나김혜련
Artist’sNote―TheWhaleandMeHeryunKim

작가약력
Biography

출판사 서평

반구대벽면에서흰캔버스로옮겨간고래들

특유의서정적색채가빛나는작업들로한국화단에서자신의자리를공고히해온화가김혜련.과일과신발같은사물부터분단의아픔을간직한국토의풍경에이르는다양한범주를보여준전작『김혜련-분단의풍경』(2013)에서그는“작고여린것들을통해존재하는것들의강렬한소리”를들려준바있다.2017년부터는유화와병행해오던먹작업을본격적으로선보이며선의조형적아름다움을보여주고있는데,이제그는직접방문한여러박물관과미술관,유적지에서역사적인지식을습득하고,이를확장시켜작품화한다.빗살무늬토기문양을그린〈나의신석기〉(2018),『조선고적도보』와박물관소장유물들을탐구하여그린〈예술과암호-고조선〉(2019)등의작품이그예이다.또한『훈민정음해례본』을필사하며경험한‘정음(正音)’의공감각적신체성을수묵연작‘정음’(2021)으로그려내기도했다.이작품들을포함,그동안의작업들을책에수록함으로써작가가걸어온발자취를보여주고자했다.

작가가이번『예술과암호-반구대의고래』에서주목하는대상은1971년발견되어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등재후보가된울산반구대암각화의고래들이다.반구대암각화는한국에서발견된선사시대암각화유적중에서가장오래되었으며세계적으로유례를찾아볼수없는해양수렵도(海洋狩獵圖)로,수많은동물그림과함께고래그림58점이새겨져있다.김혜련은그거대한존재를간결한선으로새겨놓은암각화에서선사인들의예술적숨결과고래를향한마음을느끼고,자신만의초월적인감정을담아그들을흰캔버스위에펼쳐놓는다.이를지켜본전곡선사박물관의이한용관장은「책머리에-고래를그리는마음」에서그작업을일컬어“바위속순간의기억으로갇힌고래들에게찬란한생명의기운을불어넣어무한한자유의바다를선물”하는것이라고표현했다.“고래들을위한천상의수족관을나만의깊은먹색과모두를따뜻하게감싸줄푸른색으로채우고싶다”는작가의염원이담긴만큼,이책은역사와현재,바다와하늘사이를유영하는다채로운화면을보여준다.

‘형태’라는세계

큐레이터브리타슈미츠(BrittaSchmitz)는에세이「시간의안과밖(InandOutofTime)」에서문화와시간,장르와풍경사이를오가는작가의작업을아울러‘형태라는어휘’로집약해해석한다.그에따르면김혜련은이어휘를‘독자적인예술언어’로전달함으로써이세계의문화가존재한이래생성하고있는형태들을‘현시점으로옮겨’놓는다.이러한형태는작가에게인간환경의사실과조건,현상을대변할수있는자산으로서기능하는데,그는이‘형태자산’을세계곳곳의현장을방문하며찾아내고,탐구하고,고민한끝에그인내의시간이깃든깊이있는먹선으로표현한다.슈미츠는특히김혜련이고래에집중하게된까닭에대해작가가실제로느낀친밀감때문은물론,형태라는어휘가그러한것처럼고래가‘전세계에걸쳐서로서로연결’되어있는동물이기때문이라고설명한다.이를잘드러내기위해작가는연작이라는형식을취하며,그에의해긴밀한연결성을지니게된고래그림들에서농축된주제를감상할수있다.

이에더해2부에서보여주는작은드로잉들은반구대뿐만아니라전국의암각화들,나아가전세계에흩어져있는암각화들을2018년부터현재까지지속적으로그려온결과물이다.작가는조사과정에서발견한형태들을자신의것으로만들고,그의미가축적되면서드로잉들은작은사이즈와관계없이풍성해진다.각각이개별적인형태이면서동시에하나의메시지를이루는이드로잉들은“우리세계를구성하는형태들의정밀함과그정신적힘에대한일종의연설”이된다.

친밀하고도고귀한존재,고래

김혜련은울산반구대암각화를탐구하며조감적형태,조형적예술성뿐만아니라그안에깃든선사인들의마음을이해해갔다.당시고래는공동체의생존을위한사냥의대상이었지만,반구대암각화벽면에는그희생에고마워하며기도한마음이그대로남았다.돌이라는단단한재료에깊이새겨넣은그림들에서그들이바치는최고의감정을알아차린작가는450×270센티미터의,세로로긴극단적인형식을취해수직구도로고래들을배치한다.그에게역시고래는친밀하고익숙한존재인동시에고귀한정신적인존재이며,하늘을향해올라가는고래들의모습에서그초월적인감정이느껴진다.

더불어광활한캔버스위에놓인고래들에게서는거대한크기만큼이나자유로운모습이돋보인다.각기다른푸른배경속에그려진고래들은바닷속을유유히유영하는것같으면서도높은하늘을누비고있는듯하다.어미고래의등위에서따라가는아기고래(pp.56-59),그물과사투하는고래(pp.44-51),배주름이도드라진귀신고래(pp.67-69),서서잠자는향유고래(pp.90-95)등,그림에고스란히옮겨진암각화속따뜻한표현들은각각의고래를향한깊은애정을전달한다.

책은크게3부로구성되었으며,1부‘반구대의고래’에서는언급한작품들을포함해총10점의고래그림들을만날수있다.작품의규모를대략적으로가늠해볼수있도록전체그림의세부를함께수록했다.2부‘암각화드로잉’에서는반구대암각화를비롯해세계의암각화를담은42점의드로잉을감상할수있다.3부‘암각화탁본’에는2021년부터2023년까지,상주물량리암각화,나주운곡동암각화등전국의암각화를찾아다니며작업한탁본12점이실렸다.1,2부의출발점이라할수있는자료로,먹물두들김이라는행위를통해전국곳곳의지형들그리고선사시대의예술적손길이드러난다.작품페이지를감상한뒤,고대및선사미술에관심을가지게된순간에서반구대암각화에이르는여정을진솔히써내려간「작가의말-고래와나」를읽고나면,다채로운시간과문화를오가는김혜련의세계를풍성히느낄수있다.

책에실린글은모두영문과함께수록해국내뿐만아니라외국독자들도감상할수있게했으며,특히독일의독립큐레이터브리타슈미츠의글은원어로도수록되었다.책출간과연계하여개인전「고래는물고기가아니다-예술과암호:반구대」가전곡선사박물관에서2024년10월25일부터2025년2월23일까지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