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프리스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건축 십 년 후의 기록 | 양장본 Hardcover)

셰이프리스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건축 십 년 후의 기록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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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23년 11월 개관 십 주년을 맞았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은, 이를 설계한 건축가 민현준이 공모전 제안에서부터 ‘셰이프리스(shapeless)’, 즉 무형(無形)의 개념을 강조한 건축물이다. 이는 건축 형상을 부각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맥락과 융화되는 공간 시스템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사람들에게 일상의 장소처럼 스며드는 동시대 미술관을 의도했다. 이 개념은 조선시대 종친부(宗親府)에서부터 경성의학전문학교 부속의원이 설치된 일제강점기, 제오공화국의 시작까지, 이 부지에 적층되어 있는 대한민국의 근현대사와 미술관의 공존을 이루어냈다.

이번에 출간된 『셰이프리스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건축 십 년 후의 기록』은 민현준이 지난 십 년을 되돌아보며 건축 기록을 엮은 것으로, 공모전 제안 당시부터 설계와 공사 과정, 개관 이후 운영 방식까지 건축가의 시선으로 담겨 있다. 더불어 건축물 사진과 공모전에 제출한 배치도, 설계 스케치, 샘플 모형, 해외 사례 등 시각자료 157점도 함께 수록되었다.
저자

민현준

저자:민현준
민현준(閔鉉畯)은1968년출생으로,건축사사무소엠피아트(MPART)대표건축가이다.서울대학교건축학과와캘리포니아대학교버클리캠퍼스(UCBerkeley)환경대학원을졸업하고,건축사사무소기오헌과미국에스오엠(SOM)에서실무를익혔다.귀국후행정중심복합도시중앙녹지국제공모(2007)에입상하면서자신감을얻어건축사사무소를설립했다.강변교량가로디자인등도시환경디자인에서시작해건축및거대도시계획까지넘나들면서도시와건조환경의사회적문제와공간적개선을주제로작업하고있다.국립현대미술관서울의공사가진행되는동안「현대미술관의군도형배열에관한연구」로서울대학교공과대학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주요작업으로국립현대미술관서울,헤럴드신문사사옥,현대자동차그룹영남권연수원,서울시산악문화체험센터(박영석기념관),천안성거산성지성당,파주DMZ유니마루미술관,콩치노콩크리트,명선아트홀등이있으며충남국제전시컨벤션센터,인천뮤지엄파크,부산북구청사가진행중이다.홍익대학교건축도시대학에서학장을역임했으며,현재동대학교수로재직하며다음세대건축가양성에힘쓰고있다.

목차

책머리에―욕망을비운건축

1.동시대미술관:박물관에서미술관으로
현대미술관의의문들/미술관의전형/도시와미술관/서울과소격동대지

2.셰이프리스미술관:형상에서전략으로
두번의공모전/무형의미술관/건축답사와토론/문화재심의과정/합의의미술관/설계와시공/건축가와공사현장/개관과홍보

3.장소특정적미술관:탈맥락에서재맥락으로
적층된역사들/옛기무사본관,미술관의입구/국군서울지구병원터,교육동/서울관의상징적중심,종친부/미술관의중심공간,서울박스/지하전시실의빛,전시박스/미래의유산,계단박스/중재와소통,마당들/역사적증인,비술나무/질료와형상

4.열린미술관:보물창고에서공원으로
담장과공중보행로/일상속의미술관/턱이없는미술관/외부공간의재조명/공원같은건축

5.관람객중심형미술관:이동에서집중으로
미술관과동선/전시실이된작업실/관람객의부상/몰입의장소/전시실의조합/화이트큐브의재맥락화/참여적전시와매직박스/전시와공연의결합,블랙박스/기무사사령관실의재현,8전시실/선형미술관의유산,로비홀/전시의연장,수장고

6.군도형미술관:선형에서그물망으로
느슨한집합체/공용공간의가능성/역공간의진화/제이의전시실/네트워크형동선/하역과전시의통합/편의시설의실험/비물질의디자인/마당과동선의결절점

주(註)
프로젝트개요및세부도면

출판사 서평

불통의공간에서국가를대표하는미술관으로

서울관부지는조선시대에종친관련사무를관장하던주요관서인종친부(宗親府)가있었고,경성의학전문학교부속의원이설치된일제강점기부터제삼공화국의끝과제오공화국의시작까지대한민국의근현대사를거쳐온중요한장소이다.특히1971년부터삼십여년간국군기무사령부(이하기무사)가자리했던시절에는시민들의접근이허용되지않고북촌의수많은보행가로들이가로막힌권력의땅이었다.이처럼여러층위의역사들이공존하는자리에현대미술관이들어선사례는세계적으로도흔치않다.

서울관프로젝트는2009년겨울부터이듬해여름까지두번의공모전을치르면서시작되었다.공모에서요구된것은1986년과천으로이전(移轉)개관하여근대적인벽면전시위주인국립현대미술관과천의역할을확장하고그한계를개선하는미술관이었다.당시한국의경제발전수준이나서울이라는도시가가진위상에비해공공미술관의상황은열악했기에,저자는이십일세기서울의중심지를어떻게해석하는가가계획의중요한시작이라고보았다.결과적으로자기참조적(self-referential)인언어의건축보다서울이가진도시적역사적성격과결합해장소특정적인아이덴티티를만들어냈다.

크게6장으로구성된책은기본적으로건축설계과정과비슷하지만,모든내용이병렬적관계를이루도록되어있어독자들이각자흥미로운주제를선택해살펴봐도무방하다.책에는건축물사진과공모전에제출한배치도,해외사례등시각자료157점이수록되어있으며,여기에는설계당시의스케치,샘플모형등건축가의아이디어전개를엿볼수있는자료도포함된다.

각장의제목은새로운미술관을정의하는용어이며,부제목은기존미술관의관습에서벗어난서울관의지향점을의미한다.1장「동시대미술관:박물관에서미술관으로」에서는서울관프로젝트를본격적으로소개하기에앞서저자가오래전부터가져온현대미술관에대한의문들과경복궁과북촌을중심으로한서울관주변의도시적맥락에대해다룬다.이에더해미술관건축의시작으로알려진뒤랑(J.N.L.Durand)의뮤지엄유형에서부터,미술관의전형이라불리는사례들,이십세기후반들어전형에서벗어난런던테이트모던이나뉴욕구겐하임미술관등의선례를폭넓게따라가면서서울관이라는결과물이어떤변화의흐름속에서탄생했는지그본질을이해할수있도록했다.

형상너머의건축

2장「셰이프리스미술관:형상에서전략으로」에서는공모전의진행과설계,개관까지의전체적인과정을짚어보면서‘셰이프리스미술관’이라는개념이어떻게구현되었는지를살핀다.1차공모전에서는‘옛기무사부지’의활용이핵심이었으나공사도중출토된종친부유구(遺構)로인해2차공모전에서는서울관의상징적중심이‘종친부터’로옮겨졌다.여기서마당은저자가이변화에대처하고설계안을발전시킨중요한요소로언급된다.고도지구로지정된경복궁주변의12미터높이제한에따라서울관의전시실을대부분지하에배치해야했으나,종친부관련원칙상가능한한지하를개발하지않아야하는등복잡한실타래를풀어나간여정또한주목할만하다.이렇듯조선시대와근현대건축물,그리고미술관의공존을이루어내는것이중요한과제였다.이과정에서거쳐야만했던문화재심의와주변이웃과의합의과정등을구체적으로서술함으로써다른공공건축계획에서선례로참조할수있도록했다.

이어지는3장「장소특정적미술관:탈맥락에서재맥락으로」에서는현재는미술관의주출입구가된옛기무사본관과종친부,이를해석한서울관건축과의관계를논한다.공용홀이자전시공간으로도활용되는‘서울박스’와과거병원이었던자리에서중정으로변화한‘전시박스(현재의전시마당)’,미술관마당,종친부마당등서울관을장소특정적으로구성하는중심공간들을살펴본다.서울관전면에별도의건물로배치된‘교육동’은전시를관람하지않는시민들도편히이용할수있도록동선과조망을고려한개방적인공간이다.강의실과작가의작업실,도서관등으로구성된이곳은교육공간의비중이증가하고있는해외의주요미술관처럼미래교육에대한높은비전을상징한다.

다만모든공간이설계의도대로실현된것은아니며,실현되었더라도운영중폐쇄적인구조로바뀌기도하여건축가로서아쉬운심경또한조심스레풀어놓는다.한편서울관에사용된주요건축재료를보면경복궁옆종친부터에‘전통적이지않은’건축물을만들어야했던고민의흔적이엿보인다.그중백색에가까운고령토를사용한테라코타타일은어두웠던터의역사를반전시키듯따뜻하고밝은분위기를지니며,주변의유적과함께세월을품어가기를기대한건축가의소망이담겨있다.

동시대미술을위한건축의변화

4장「열린미술관:보물창고에서공원으로」는미술애호가뿐아니라일반대중까지끌어들이는공간적장치이자동시대미술을위한변화된형식으로서의‘열린미술관’을소개한다.상업화되고세분화된도시공간을잇는‘공원’을닮은서울관에는담장이최소화되었으며,사람들은어느방향에서든자유롭게대지로들어오거나이를통해지나갈수있다.저자에따르면,활보하는보행자의존재와좋은도시는긴밀한관계를맺으므로가로막혔던골목들을연결시키는것은서울관의해결방안이었다.그러한맥락에서지구단위계획규정에따른공중보행로의설치의무는가장긍정적이었다.

5장부터는서울관에영향을준특정사례에심층적으로접근하면서,서울관을중심으로동시대미술관건축의변화를고찰한다.연대기순으로작품들을벽에걸어배열했던전통적인미술관과달리이제는작품자체가아니라작가와관람객이직접적으로관계를맺으며,관람객이참여하는작품은전시환경과나아가미술관을변화하게만든다.5장「관람객중심형미술관:이동에서집중으로」는이에따른전시실단위공간에대한내용으로,서울관의주축이되는각각의전시실들을몇가지형식으로구분한다.회화를위한전통적인화이트큐브형전시실부터설치미술을위한매직박스형전시실,영상과음향이포함된다원예술전시에적합한블랙박스형전시실이그것이다.서울관설계에서많은영향을받은인물중하나는작품과관람객간의관계에기초한미술관건축을제안했던레미차우그(RemyZaugg)로,그의기본적인개념을설명하면서서울관외에그를참고한사례들도소개한다.6장「군도형미술관:선형에서그물망으로」는전시실이아닌공용공간들이주인공이다.공모전에서서울관을정의했던개념중하나인‘군도(群島)’가중요하게다루어지는데,군도란무리를이루면서도독립적으로흩어져있는섬들이다.즉전시실들을무리지은섬으로본다면그밖의공간들은이들을연결하는바다라할수있을것이다.이러한느슨한배열에따라관람객이참여할여지가생겨나며,미술관건축의새로운전형이만들어진다.수동적인선형의동선과대비되는네트워크형동선이적용되는미술관에서는전시의독립성과관람객의자유가보장된다.하나의전시실은하나의건물이되고,이를연결하는동선공간들은골목길이되어미술관내부에작은도시가만들어지는셈이다.

공간적기술적문제들이해결된다음에는사람들의움직임이나자연광,소리에관한세부적인요소들이디자인되었다.서울관은대부분의전시실이지하에위치하기때문에지상의자연광을어떻게지하로끌어들이느냐가중요한설계주제였다.이를위해건축가는일반유리보다녹색이적어맑고투명한느낌을주는저철분유리를택했다.또한‘도시를보는창’이나전시실내천장시스템을적용함으로써조도를보완하면서다양한빛환경을연출했다.

또다른십년을향하여
아트숍,카페,식당같은편의시설은동시대미술관의정체성을나타내는중요한시설이다.서울관에서는특히휴게공간(현재의카페)이위치적으로나내부기능적으로가장의미있는자리에있다.이에따라열린형태로,내부적으로는공간들의연결역할을하도록계획되었으나점차상업시설의운영방향에따라폐쇄적으로변해가고있음은안타까운일이다.그밖에도사소하게여겨질수있는요소들이나운영에서활성화되고있지못한공간들은독자들과관람객들의새로운시선과관심을요하고있다.
도시와건축공간의기본은움직이는공간과머무르는공간의조합이다.그러나한편으로마당은길의확장으로,골목길들이모여넓어지면마당이되고더커지면광장이된다.이처럼서울관은다양한위치와형태의공간들이관람객들이모이고머무르는동시에흩어지는결절점역할을하도록계획되었다.이러한공간들이세계어느미술관에서보다대중참여적으로작동해왔다.느슨한건축과그안의역동적인공간시스템이변화무쌍한현대미술을위한인프라를만들어가고있음은분명하다.

십여년이지난후에야이책을낸이유에대해저자는,개관당시에는사회적이고정치적인요인들이많았으나이제야비로소건축자체로만볼수있는시점이되었기때문이라고밝힌다.작가들과의긴밀한소통속에서준비된개관전은물론이고그이후지금까지좋은전시들이개최되었고,그동안많은시민들이이용하며공간에대한이해도도높아졌다.관람객들에게서울관과이에관계된이야기들이전시만큼이나감상과영감의대상이되기를바라며,건축물에대한이해가바탕이된다면방문했을때의감흥도배가될것이다.그연장선에서건축인들에게는동시대미술관에관한최신의각론(各論)으로,공공건축사업관계자및서울관의관리자등에게는서울관과같은특수한공공건축물을이해하는안내서로,구체적인지침이되어줄책이다.불과십여년전까지폐쇄와불통을상징했던터가기나긴논의와합의의여정을거쳐지금의모습으로변모한것처럼,앞으로도새로운예술과다양한사람들이서울관을채워나가길기대한다.

이책에서공간명칭은준공시점을기준으로적되,필요에따라계획안이나현재의명칭,실현되지못하거나변경된내용도밝혔다.책끝부록에는프로젝트개요와상세도면을수록하여전체적인구조는물론여러방향에서의단면도확인할수있도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