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안 조나스 (인간 너머의 세계 | 양장본 Hardcover)

조안 조나스 (인간 너머의 세계 | 양장본 Hardcover)

$50.00
Description
조안 조나스(Joan Jonas, 1936- )는 미국의 시각예술가로, 이십세기 후반 뉴욕에서 집중적으로 발전했던 두 장르인 비디오와 퍼포먼스의 선구자로 손꼽힌다. 퍼포먼스를 중심으로 비디오, 드로잉, 설치를 결합해 몸과 공간, 이미지의 관계를 실험하는 그만의 독특한 멀티미디어 작업은 지금까지도 차별화된 창작물로서 주목받고 있다. 그의 초기 비디오 및 퍼포먼스 작업은 여성의 신체와 그에 대한 지각을 통해 여성 정체성을 탐구했으며, 197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진행되어 온 다매체 작업들은 문학과 신화에서 출발해 새로운 내러티브를 형성했다. 이후로는 시선을 자연으로 확장해, 다양한 생물 종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예술을 생태학적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미주와 유럽 전역에서 수많은 개인전을 선보이며 명성을 이어 온 그이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낯선 이름이다. 이번에 열화당에서 출간한 『조안 조나스-인간 너머의 세계(Joan Jonas-The More-than-Human World)』는 제8회 백남준 예술상 수상을 기념해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에서 한국 첫 미술관 개인전으로 개최되는 동명의 전시와 연계된 단행본으로, 조안 조나스를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유일한 기회이다. 육십 년에 이르는 방대한 활동을 고루 보여줄 수 있도록 103개 작품을 312점의 도판으로 수록했으며, 작품의 매체적 특징과 변화하는 주제에 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미술사, 문학, 인류학 분야 국내 필진의 에세이를 함께 실었다. 더불어 조안 조나스와 예술적 교류를 이어 온 미술가 김성환의 에세이, 그리고 조안 조나스 자신의 회고까지 담아 작가를 여러 갈래로 소개하고자 했다. 또한 다른 언어권의 독자들도 그의 작품이 한국에서 어떻게 읽히고 조우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도록 전문을 영역해 수록했다. 이 책이 조안 조나스의 작업을 다층적으로 마주하고, 그 긴 예술적 여정을 더욱 풍성하게 감상하는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
저자

조안조나스

조안조나스(JoanJonas)는1936년출생으로,뉴욕을기반으로활동하는미국의멀티미디어작가이다.퍼포먼스를중심으로활동을시작해퍼포먼스,영화,비디오,드로잉,설치등여러매체를넘나들며작업해왔다.초기작업에서는몸과이미지,그리고그이미지를둘러싼시선과지각을통해여성정체성을탐구했고,1970년대후반부터는신화와문학을토대로새로운서사를구축해왔다.이후자연을향한탐구로작업의영역을넓히며,예술을인간중심의관점에서생태학적차원으로확장했다.1998년부터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서시각예술을가르쳤으며,현재는MIT건축·도시계획대학내예술·문화·기술프로그램의명예교수로있다.2015년제56회베니스비엔날레미국관대표작가로선정되었으며,주요전시로「노간주나무」(에인트호번반아베미술관;런던화이트채플갤러리,1979),「빛,시간,이야기들」(밀라노피렐리항가르비코카,2014),「조안조나스」(런던테이트모던,2018;포르투세랄베스재단현대미술관,2019),「조안조나스:오십년의여정」(상파울루피나코테카,2020),「조안조나스:굿나이트굿모닝」(뉴욕현대미술관,2024)등이있다.2009년솔로몬R.구겐하임미술관이수여한첫번째평생공로상을받았으며,2018년에교토상,2024년에는백남준예술상을수상했다.

목차

Preface/YoonseoKim
책머리에/김윤서

Imagination,Reason,andtheWorldinBetween/JieunRhee
상상력과이성,그리고그사이의세계/이지은

APoeticNarrativeLayeredthroughtheLanguageofAction/JaewonChe
행위의언어로쌓아올린시적서사/최재원

More-than-HumanWorldandEarthothers/GowoonNoh
‘인간너머’의세계와지구타자들/노고운

Works
작품

Sketches,Posters,andProps
스케치,포스터,소품

TheStoneasinaShape/SungHwanKim
모양이되어버린돌/김성환

ToForgeOne’sOwnPlace/JoanJonas
나만의자리를개척하는일/조안조나스

ListofWorks
작품목록

작가약력
Biography

출판사 서평

인간너머의세계,자연이라는협업자
조각과미술사를전공한조안조나스에게퍼포먼스로의전환은단순한매체변화를넘어물리적공간에대한깊은탐구를의미했다.시기별로뚜렷이구분되는듯보이는작업들을하나로이어주는지점이바로이공간에대한탐구로,그는“그저공간에들어가그안을둘러보곤”하며“그안의모호함과환영”을관객들이어떻게인식할지를상상했다고한다.이때의공간은실내뿐아니라실외역시포함하는데,2018년『스튜디오인터내셔널(StudioInternational)』과의인터뷰에서조나스는그에게풍경이“작업하고,움직이고,촬영하고,기록하기에자연스러운공간”으로존재하며서서히그의“언어의일부”가되었다고고백했다.
이와더불어전시와책이공통의주제로‘자연’을택한이유는조안조나스를장르적으로국한하거나초기비디오및퍼포먼스작업을중심으로논의되어온여성주의적면모로환원하지않기위함이다.전시와책의제목인‘인간너머의세계’는인간과다른동식물,자연현상을모두아우르는생태적개념으로,첫번째비디오작업인〈바람(Wind)〉(1968)의주인공으로등장하는‘바람’부터중기비디오작업〈화산이야기(VolcanoSaga)〉(1989)의서사를형성하는아이슬란드의자연풍경,그리고후기비디오퍼포먼스〈육지를떠나서(MovingOfftheLand)〉(2016-2020)와비디오조각〈소리만지기(ToTouchSound)〉(2024)속해양생물로연결되는조나스의자연에대한탐구를집약적으로드러낸다.전시를기획한경기문화재단학예연구사김윤서는정지된결과물이라기보다언제나행위의과정속에놓여있는작업의특성에주목하며,조나스가몸과공간,인간과자연사이의상호작용을통해퍼포먼스공간으로서의자연을단순한배경이아닌“창작의적극적요소이자협업자”로끌어들이는방식을설명한다.또한그에따르면제목‘인간너머의세계’는“다양한생명체에대한배움과존중을바탕으로한계없이뻗어나가는조나스의예술관을반영”하는것으로,조나스의예술전반에흐르는근본적인태도는“언제나자연을인간과동등한위치에서바라보고그힘을창작행위에개입시키는방식을드러낸다.”
이렇듯조나스는창작의과정에서공감과친밀함의대상으로서자연과협업하며예술을생태적우주적차원으로확장해나간다.이책은그확장의궤적을순차적으로따라가며조나스의시선을함께체험하도록이끄는한편,그가지속적으로환기해온기후위기와공존의문제의식에대해오늘의우리가다시금성찰할수있는중요한장을마련한다.

중첩되는세계의목소리들
전시는초기퍼포먼스와비디오아트실험에집중한‘실험:급진적인순간들’과이후다양한나라로의여행과문학을토대로구축한생태적내러티브를소개하는‘여행:자연의정령·동물조력자’,그리고초기작부터반복및변주되어온시각적요소를2025년최신작을포함해선보이는‘공생:되살림과변주’라는세가지섹션으로구성되었다.책은다양한주제와매체를넘나드는조나스의작업을하나의흐름으로연결해볼수있도록순차적인진행을따르며,전시에서볼수없는다른작품과주요아카이브자료들을수록해조나스의작품세계를더다층적으로감상할수있게했다.책은크게작품과주요자료,다섯편의에세이로이루어졌다.그중작품부분에서는발표연도에따라배치한다는큰틀안에서,동명의작업이비디오,퍼포먼스,설치로확장되곤하는조안조나스의작업적특성을반영해하나의제목아래여러형태의작업이묶이게했다.과거의작업이여러해뒤에다른버전으로제작되거나재구성된경우에도병렬해동일한모티프가새롭게구성되어가는과정을종합적으로보여주고자했다.
국내필진들의에세이역시전시와주제를공유하면서도전시에서다루지못한작품들과함께필진들각각의고유한시선으로나아간다.조나스의작품세계전반을통찰하는첫번째에세이「상상력과이성,그리고그사이의세계」에서미술사학자이지은은,비디오퍼포먼스및멀티미디어설치작업〈사물의형태,냄새,느낌(TheShape,theScent,theFeelofThings)〉(2004/2006)의모티프로등장하기도했던미술사가이자문화연구자아비바르부르크(AbyWarburg)가말하는창작의조건,즉상상력과이성사이의세계를탐색하는과정으로서의예술을구사하는대표적인작가로서조나스를조명한다.필자에따르면이예술은여러층위의시공간을중첩시키는형식안에인간과동물의‘목소리’를담아냄으로써구현되는것으로,계속해서변화하고생성되는세계속에여러주체를엮어넣는다.조나스는거울과비디오카메라를사용해관람자의시선과공간의변화를민감하게감지했다.등신대의거울을든여러명의퍼포머가질서와무질서안에서움직이는퍼포먼스〈거울작업I(MirrorPieceI)〉(1969)에서거울로반사되어겹쳐지는조각난신체,비디오카메라와폐쇄회로티브이를활용한비디오퍼포먼스〈오개닉허니의시각적텔레파시(OrganicHoney’sVisualTelepathy)〉(1972)와〈오개닉허니의버티컬롤(OrganicHoney’sVerticalRoll)〉(1972)에서모니터를중심으로중복되는퍼포머를바라보며관객은‘기이한동시성’을마주하게된다.필자는프로젝션과티브이모니터,실시간퍼포먼스를중첩하며현재진행형으로이어지는이세계에서조나스가또한비디오를“인간의목청으로구전하는기술”로이해하고있음을확인한다.이목소리는신화와문학을거쳐‘동물조력자(animalhelpers)’들의목소리로확장되는데,동화속고정된여성이미지를전복한퍼포먼스〈노간주나무(TheJuniperTree)〉(1976/1977/1978)부터소형카메라를몸에단반려견오주(Ozu)의시선으로바라본세상을담은비디오〈아름다운개(BeautifulDog)〉(2014),수중식물로치장해그자신이해양생물이되어보인비디오퍼포먼스〈육지를떠나서〉까지다종다양한목소리들을통해조나스는세계의다중적차원을드러낸다.

시적서사에서생태서사로
이어지는두편의에세이중「행위의언어로쌓아올린시적서사」에서시인최재원은,조나스의작품속원초적이고시적인충동에서비롯된행위들과그러한행위를바탕으로구축된‘시적서사’에집중한다.이때의시적서사란“형체없는것에육체를부여하는것,보이는것으로보이지않는것을일깨우는것,그사이에서밀고당겨지며변화하는의미를쓰고다시쓰는것”이다.그에따르면,조나스는그자체로는눈에보이지않는바람을영상에등장하는인물들이휘청이고그들의옷가지가휘날리는장면을통해뚜렷이감각할수있게하며,여성의신체를거울과화면에비추어젠더위계와관음증적인사회에얼굴을부여한다.이러한왜곡된여성상은그에가해진시선을전복하며대상화에서벗어나는데,대표적인작품비디오〈오개닉허니의시각적텔레파시(OrganicHoney’sVisualTelepathy)〉(1972)에서성인용품가게에서구매한가면을쓴‘오개닉허니’는독창적인유희를수행하며가면속실제자아보다도더주체적인존재가된다.나아가필자는조나스의작업이현실과허구를구분하지않은채시적으로재전유함으로써의미를쓰고다시쓰는행위로이루어져있다고분석한다.이러한재전유는‘결코넘을수없는선’을뜻하는관용어‘모래위의선(alineinthesand)’을복수의선으로재해석한비디오퍼포먼스〈모래위의선(LinesintheSand)〉(2002)에서두드러진다.조나스는그리스신화속팜므파탈로그려졌던헬레네를주체적인간으로재현한힐다둘리틀(HildaDoolittle)의『이집트의헬레네(HeleninEgypt)』에서영감을받아그스스로헬레네의분신이되어역사속상징들을현대문명위에새로이쓴다.보이는것과보이지않는것,현실과허구의경계를가로지르며끝없이뻗어나가는조나스의작업은행위를통해의미를갱신하며시적서사를완성한다.
조나스작업의생태적측면에주목한인류학자노고운은「‘인간너머’의세계와지구타자들」에서특히수생생물을다룬대표적인작업들을조명한다.필자에따르면물속세계는인간이숨쉴수없는두려운공간으로,따라서우리는육지생물보다수생생물에대한이해가더얕다.조나스는이수생생물들에게적극적으로공감하며그들역시생각하고느끼는존재임을밝힌다.이러한공감은형식적차원에서도드러나는데,필자는조나스가즐겨사용하는‘중첩’방식이〈육지를떠나서〉에서지구생물의다종성을나타낸다고해석한다.프로젝션화면을배경으로영상속수생생물과겹쳐져움직이는조나스는인간과다른동식물의구분을흐트러뜨리며인간중심적관점에서벗어난다.이같은움직임은고래와인간의관계를다룬비디오조각〈소리만지기〉로연장되며,그작품에서도역시조나스는고래의언어,습관,문화를탐구한결과로그들과우리의경계를허문다.그뿐만아니라,생물에서해양생태계전반으로연구를확장한비디오퍼포먼스〈소생(얼음드로잉)〔Reanimation(IceDrawing)〕〉(2010/2011/2012)은바다오염문제를은유적으로비판한다.관객이전면을볼수있도록테이블위에비디오카메라를설치하고하얀종이에검정잉크를부어그위에서얼음조각을움직이며서서히종이를검정색으로물들이는이작업에대해필자는지구온난화로인한해빙과석유유출문제를비판적으로표현하고있다고말한다.생태계파괴로고통받는동물의직접적인노출없이도문제를직관적으로이해하게함으로써조나스는기후위기에대한우리의시공간적연결성을시사한다.이렇듯조나스의작업은인간중심의이원론을넘어지구타자들과감각을공유하며,예술적행위를통해생태서사를써내려간다.

예술적순간,그리고작품뒤에남겨진것들
조안조나스는평생드로잉작업을병행했는데,퍼포먼스도중이나작업실에서지구생물을그리고또그렸다.끝없이반복하는이행위들은마치자연과접속하고대화하려는예술가의끈질긴구도(求道)처럼보인다.방대한드로잉중46점을엄선해주요작품끝에모아배치했고,뒤이어작품과연관된스케치,포스터,소품등주요아카이브자료들을실었다.협업과현장설치가필요한퍼포먼스특성상아이디어를담은작가노트,스크립트등은작품못지않게중요하고흥미로운요소이다.
마지막으로,미술가김성환과조안조나스의자전적에세이가이어진다.김성환은「모양이되어버린돌」에서1998년하버드대학교시각환경학과수업에서조나스를처음만났던기억을돌아본다.그를통해‘퍼포먼스아트’의세계로입문했던경험,조나스를상대로만든일대일퍼포먼스,2002년조나스의〈모래위의선〉퍼포먼스에한명의퍼포머로참여했던경험등을술회한다.그는특별히기억에남은일로,해당작업의설치버전에포함된피라미드앞여인의사진이조나스의할머니였다는사실을알게되면서,‘발견된이미지(foundimage)’가예술가와긴밀히연결된개인적형상임이드러나는‘발로(發露)’의순간을깨달았다고이야기한다.사물의의미와역할에대해끊임없이질문하다보면어느덧모양이되어버리는과정을,예술이표현이아니라발견일수있다는사실을,이발로의순간이가르쳐준것이다.마찬가지로자기아버지의유일성역시더넓은역사와흐름에속해있다는또다른깨달음안에서그는,사물과사물사이에선을그리며나와다른이들을연결하는조나스의모습을떠올린다.
조안조나스의에세이「나만의자리를개척하는일(ToForgeOne’sOwnPlace)」은이번출간을위해작가가보내온글로,비디오와퍼포먼스라는장르에대한고찰,작업의시작점,그리고백남준과구보타시게코와의기억이담겼다.동료예술가이자이웃이었던조안조나스와백남준은비디오라는세계에함께있으면서도모니터를다루는방식에대해서는각각의고유한탐색을존중했다.조나스는백남준에이어삼년뒤소니포터팩을구입했던순간부터모니터앞에앉아처음으로영상속자신을실시간으로마주했던경험,모니터속의자신을바라보며여성으로서수행했던역할들을떠올렸던시간들까지,비디오의세계로접속했던그시작을되돌아본다.또한비디오및퍼포먼스작업〈신기루(Mirage)〉의탄생과관련해그곳의비디오큐레이터였던시게코의제안으로뉴욕의앤솔러지필름아카이브에서공연을선보인기억도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