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인간

연기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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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사람과
가장 변덕스러운 사람들의 덧없는 만남!

인간의 욕망, 군중의 광기를 풍자한
20세기 이탈리아 미래파 환상문학의 수작
《연기 인간》 이탈리아 원전 국내 최초 번역 출간
현실과 환상을 정밀하게 직조한 섬세한 문학 기법으로
인간의 욕망, 군중 심리의 폭력성을 풍자한 미래파 환상문학의 수작

20세기 이탈리아 미래파의 선두주자, 알도 팔라체스키가 《연기 인간》으로 한국 독자와 처음 만난다. 팔라체스키의 대표작 《연기 인간》은 현실과 환상을 정밀하게 직조한 섬세한 문학 기법으로 인간의 욕망, 군중 심리의 폭력성을 풍자한 소설이다. 팔라체스키는 예술계 전반에서 온갖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시도들이 명멸하던 20세기 초반, 미래파 운동가들과 교류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나이 스물여섯이던 1911년 《연기 인간》 초판이 세상에 나왔다. 이후 시와 소설, 영화, 드라마, 평론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한 창작 활동을 펼친 그는 50년 가까운 세월에 걸쳐 무려 다섯 차례나 《연기 인간》의 개정판을 출간했다. 문학과 이 작품을 향한 그의 꾸준한 열정과 각별한 애정을 짐작할 수 있다. 1958년 일흔셋의 팔라체스키는 《연기 인간》의 다섯 번째 개정판을 발표하면서 “《연기 인간》은 내게 환상적 글쓰기의 극치이자 행복한 예술적 출구였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국내 최초 이탈리아 원전 번역으로 출간된 《연기 인간》은 《신곡》, 《데카메론》 등 이탈리아 고전을 유려하고 충실한 번역으로 한국 독자에게 소개해온 번역가, 작가, 인문학 연구자인 부산외국어대학교 박상진 교수가 번역을 맡았다. 작가 알도 팔라체스키에게 《연기 인간》은 사실상 그의 삶을 관통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다섯 번이나 고쳐 쓴 작품이지만 1911년 처음 발표한 초판본에는 다섯 차례의 개정판에서 반복하거나 대체하거나 변경할 수 없는 ‘고갱이’가 담겨 있다는 역자의 의견에 따라 초판을 번역 저본으로 삼았다.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문장이 ‘연극 소설’이라는 독특한 형식과 조화를 이루어 마치 희곡을 읽는 듯한 생생함과 몰입감을 선사한다. 한국 독자에게 처음 소개되는 낯선 작가의 삶과 작품의 현대적 의의를 상세히 풀어낸 ‘옮긴이의 말’은 작품의 감상과 이해를 더욱 풍성하게 해줄 것이다.

《연기 인간》 표지 일러스트는 오픈 AI가 개발한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시스템 DALL·E 2를 활용했다. ‘full of fog(안개가 자욱한)’, ‘outline of a man(남자의 형체)’, ‘pastel color(파스텔 색상)’, ‘low contrast(낮은 대비)’ 등의 설명을 입력해 AI가 생성한 여러 이미지 중 소설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선택하고, 적절히 가공해 만들었다. 100년 전, 과거와 전통을 철저히 거부하고 실험적인 시도로 오직 미래로 나아가고자 열망했던 미래파 작가 알도 팔라체스키. 그의 기발한 상상력의 산물, ‘연기 인간’을 최첨단 AI 기술을 활용해 재탄생시킴으로써 현대적 의미와 재미를 더하고자 했다.
저자

알도팔라체스키

1885년2월2일피렌체의부유한상인집안에서태어났다.본명은알도주를라니,팔라체스키는외조모의성을딴필명이다.기술학교졸업후연극에열렬한관심을갖고톰마소살비니연극학교에입학했다.이때부터본격적인문학수업을받았고,가브리엘단눈치오와마리노모레티등당대를대표하는작가들을만나큰영향을받았다.스무살에첫시집《백마》(1905)를자비로100권출간했다.시집《알도팔라체스키의시》(1909)를출간하면서미래파시인으로명성을얻었고,대표작《연기인간》(1911)이‘미래파소설의전형’이라는평가를받으며일약미래파대표작가로떠올랐다.이후필리포톰마소마리네티를비롯한미래파시인들과교류하고미래파대표문예지《라체르바》를중심으로활발히활동했다.소설《마테라시자매들》(1934)은평단의호평을받았고대중적으로도큰성공을거두며후일영화와텔레비전드라마로제작되었다.소설《쿠콜리형제들》(1948)로비아레지오상을수상했고,소설《로마》(1953)로마르초토상을수상했다.이후여든이넘는고령에도네오아방가르드운동에참여하고다수의작품을발표하며단눈치오상을수상하는등왕성한창작활동을이어나갔다.1974년8월17일,로마에서89세를일기로세상을떠났다.유언에따라피렌체근교의세티냐노에묻혔다.

목차


검은자궁
다과회
하느님
무도회
수녀원방문
묘지기알라
사랑의초원
술꾼이바
빌라로자
델포와도리
알로로의최후
국가위원회
왜?
페렐라의구속
페렐라의재판
페렐라의법전

옮긴이의말
알도팔라체스키연보

출판사 서평

가벼움에관한한칼비노와쿤데라이전에팔라체스키가있었다!
─“이실험적인소설을통해‘가벼움과무거움’의의미를새롭게발견할것이다.”

어느날왕의근위병사들앞에이상한인물이나타난다.온몸이연기로이루어진연기인간이다.그는세명의노부인페나(고통),레테(그물),라마(창)가피운불에서생겨났는데그들의이름앞글자를따‘페렐라’로불린다.그는굴뚝안에서33년을지내며세노부인이나누는대화를듣고세상을배웠다.어느날갑자기노부인들의대화가중단되자그는3일을기다리다가굴뚝밖으로나와세상으로내려오게된다.벽난로앞에서장화를한켤레발견해그장화를신고도시로간그는신비한외모,단순하고솔직한말투로모든사람의호기심을끌고,왕궁으로왕의초대를받는다.도시에서그는가장중요한귀부인,공주들과차를마시면서사랑,열정,시기,질투,믿음에관한그들의이야기를듣는다.페렐라는왕비와수녀,시인,왕자등여러사람을만나고,페렐라를높이평가한왕은페렐라에게새로운법전집필이라는중책을맡긴다.그러던중궁정의하인장인알로로가페렐라처럼되려고자기몸에불을질렀다가사망하는사건이일어난다.알로로의죽음과페렐라가어떤관련이있는지온갖추측이난무하는가운데알로로는자신처럼가벼워지고싶었던거라고담담하게말하는페렐라.이때부터페렐라를향한여론은급변하게되는데…….

이소설의주인공인페렐라가온몸이연기로된연기인간이라는점에서짐작되듯작가가그를통해강조하려는바는‘가벼움’이다.그대척점에있는‘무거움’은이작품이풍자하는인간의무지함,잔인함,편협함,폭력성등이다.가벼움과무거움에대한이러한새로운해석은이탈로칼비노가글쓰기에관한강연‘가벼움(Lightness)’에서“경박함속에가벼움이있듯이사려깊은뜻에도가벼움은있다.오히려사려깊은가벼움은,경박함을무겁고지루하게보이게할수있다”며예찬한‘가벼움의미덕’을떠올리게한다.어느날연기로세상에온페렐라가지상에서여러가지일을겪고다시연기로돌아가사라진다는이소설의결말은밀란쿤데라의〈참을수없는존재의가벼움〉을연상시킨다.출간시기로볼때쿤데라가이작품에서모티프를얻었을가능성도있다.

팔라체스키가창조한연기인간은질료의무게로부터자유로운삶을살아가는존재다.연기로이루어진비현실의존재.그는세상을바라보는철저히새로운시각인가벼움의표상이다.낯설고우스꽝스럽고비정상적이고역설적이고애처로운주변인물들을향해,우리사회의전통질서와가치체계를향해거침없이냉소를던진다.작가는더할나위없이환상적이고실험적인방식으로대단히반전통적인존재를빚어낸다.―‘옮긴이의말’중에서

이소설의줄거리를따라가다보면,이이야기가성경의예수그리스도의삶을알레고리로차용하고있다는것을자연스럽게알수있다.서른셋의나이에인간이되어세상에나왔다는점이나사람들의갑작스러운지지와추앙을받다가한순간박해의대상이되는것도그렇다.그러나연기인간은숭배하던이들의손에처형되는예수의삶과는다른결말을맞이한다.

현실과환상을정밀하게직조한섬세한문학기법으로
인간의욕망,군중심리의폭력성을풍자한미래파환상문학의수작
─“『연기인간』은내게환상적글쓰기의극치이자행복한예술적출구였다.”

피렌체의부유한상인집안에서태어난알도팔라체스키는연극에대한열렬한관심으로연극학교에입학했다.예술계전반에서온갖실험적이고전위적인시도들이명멸하던20세기초반,팔라체스키는미래파운동가들과교류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스무살에첫시집『백마』(1905)를출간하고,시집『알도팔라체스키의시』(1909)를출간해미래파시인으로명성을얻었다.1911년소설『연기인간』이출간과동시에‘미래파소설의전형’이라는평단의상찬을받으면서팔라체스키는일약미래파대표작가로떠올랐다.이후시와소설,영화,드라마,평론등다양한영역에서활발한창작활동을펼친그는50년가까운세월에걸쳐무려다섯차례나『연기인간』의개정판을출간했다.문학과이작품을향한그의꾸준한열정과각별한애정을짐작할수있는지점이다.1958년일흔셋의팔라체스키는『연기인간』의다섯번째개정판을발표하면서“『연기인간』은내게환상적글쓰기의극치이자행복한예술적출구였다”고회상하기도했다.작가알도팔라체스키에게『연기인간』은사실상그의삶을관통한작품이라할수있다.

1911년에나온『연기인간』초판의표지에는‘미래파소설’이라는문구가부제처럼,선언처럼달려있다.미래파의수장필리포톰마소마리네티곁에서출판한‘미래파소설’이라는야심찬정체성은오직초판본에서만확인할수있다는역자의의견에따라한국어로처음번역소개되는『연기인간』은초판을번역저본으로삼았다.마리네티가주창한‘미래파선언’은과거와전통의완전한거부와파괴,미래로나아가는속도의찬양을주된내용으로담고있다.이정신을잘반영한『연기인간』에는시대와사회의한계를넘어서는역동적움직임을향한열정,예외적상태와존재를마주하는반순응주의적관심이깊숙이스며있다.

『연기인간』은형식과구성면에서도실험적이라거나심지어혁명적이라는평가를받는소설이다.전지전능한작가의목소리가담긴서술보다등장인물들이자유롭게내뱉는대화가월등하게많아마치무대위에서상연되는연극장면을보는듯해서‘연극소설’이라불리기도한다.실제로이작품은〈연기인간,페렐라(Perela,uomodifumo)〉라는오페라로각색되어2003년바스티유오페라에서제임스콘론의지휘로초연되기도했다.팔라체스키는필생의역작『연기인간』을통해마치한편의동화같은분위기의이야기를읽기쉽고이해하기도수월한짤막한문장으로풀어내면서도,독창적인시각과실험적인시도로자신만의세계를열었다.

『연기인간』은세로로긴판형과신비한분위기의표지일러스트가눈길을끈다.짧은대화가많은작품의특성을살리고,가독성을높이고자과감히세로길이가월등히긴판형을택했다.표지일러스트는오픈AI가개발한이미지생성인공지능시스템DALL·E2를활용했다.‘fulloffog(안개가자욱한)’,‘outlineofaman(남자의형체)’,‘pastelcolor(파스텔색상)’,‘lowcontrast(낮은대비)’등의설명을입력해AI가생성한여러이미지중소설의분위기에어울리는이미지를선택하고,적절히가공해만들었다.100년전,과거와전통을철저히거부하고실험적인시도로오직미래로나아가고자열망했던미래파작가알도팔라체스키.그의기발한상상력의산물,‘연기인간’을최첨단AI기술을활용해재탄생시킴으로써현대적의미와재미를더하고자했다.

세상에서가장가벼운사람에게맡겨진가장무거운임무!
변덕스러운대중은어떻게영웅을만들고소비하는가
─100년전의낯선소설이지금우리에게던지는시의적절한질문

『연기인간』은환상문학이고,100년도전에쓰인고전이다.그러나이소설은오늘날의현실에정확히발을딛고의미심장한메시지를던진다.어느날온몸이연기로된인간이나타나대중의추앙을받는다는흥미로운소재에서출발한이이야기는인간의다양한욕망,물질만능주의,집단적광기를신랄하게풍자하며삶과죽음에관한철학적고민에까지이른다.『연기인간』이탈리아어원전을국내최초로번역한박상진교수는‘옮긴이의말’에서이소설의현대적의미와가치를다음과같이짚어낸다.

100년전에『연기인간』이세상에던진가벼움의존재방식이지금우리에게불러일으키는파장은무엇인가?끝없이가벼워져서늘새롭게세상을바라보고늘새롭게살았던페렐라의존재방식은우리시대와사회에서도똑같이유효하다.다만우리는메시아를기다리기보다는메시아를만들어야할책무를지니고있다.그것이페렐라가장화와법전을남기고떠난까닭이다.장화가우리를가벼움으로이끄는매체라면,법전은우리가가벼움의존재방식으로새로운사회를만들어야할시대적사명의상징이기때문이다.―‘옮긴이의말’중에서

예일대경제학과교수이자노벨경제학상수상자(2013년)인로버트J.쉴러는그의저서『비이성적과열』에서“경제적판단을내리기위해사람들이주로의존하는,혹은현명하다고착각하는의견은알도팔라체스키의초현실주의소설에나오는‘연기인간’과도같다”고말한다.의외로많은사람들이상상과도같은근거없는믿음에따라중요한결정을내리고,대중들은비이성적과열을만들어내며이러한비합리적선택들이결국세계경제를추동한다는주장의맥락에서제시된문장이다.

우리는매일각종매스미디어와소셜미디어에서폭발적인인기와권위를얻은인물이나기술,가치등이일순간대중들의관심밖으로밀려나거나외면받는모습을목격한다.심지어열광에이유가없었던것과마찬가지로특별한이유도없이,비호감과핍박의대상으로전락하기도한다.쉴러의말처럼대중은근거없고허상에불과할지도모르는집단적인상상을통해대중적인페르소나를탄생시키지만결국실체와허점이드러나면,가차없이그대상을추락시킨다.어쩌면대중은자신들의비이성적과열에대한수치심과분노를한때는그들이추앙하던대상에투사하는것은아닐까.

팔라체스키는『연기인간』에서인간의여러나약한본성,예컨대경솔함,오만함,탐욕스러움,편협함,잔인함,간교함,무모함,무지함등이군중심리로발전하면서폭력적이고광적으로악화하는양상을적나라하게그려내며비판한다.그러나이를동화적이고연극적인분위기에싣고익살을더해시시때때로독자의웃음을자아낸다.알도팔라체스키의소설을한국독자에게처음소개하며,누구나공감할만한‘무거운’삶의문제를특유의재치와유머로‘가볍게’풀어낸이소설의매력을느껴보기를바란다.

추천사

이실험적인소설을통해독자는‘가벼움과무거움’의의미를새롭게발견할것이다.고상하면서도연민과유머가가미된팔라체스키의사회풍자는최고다._[블룸즈버리리뷰]

지금바로읽어야할이탈리아모더니즘소설의걸작._[퍼블리셔스위클리]

미래파의가장진귀한유산.이소설이사회에던지는재치있고세련된일침은20세기지적소설의계보를잇기에손색이없다._[멀티컬처럴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