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석의 여자

운전석의 여자

$17.20
Description
여성 서사의 전형성을 비트는 미스터리 스릴러
그리고 여성과 삶에 대한 서늘한 아이러니를 품은 11편의 중단편
《운전석의 여자》는 닮은 소설을 찾기 힘든 기이한 소설이다. 그저 ‘여성이 주인공인 미스터리 스릴러’라고 말할 수 있을 뿐, 그 외의 모든 전형성은 비껴간다. 전후 영국의 최고 작가 중 하나로 손꼽히는 뮤리얼 스파크가 이 소설을 자신의 최고작으로 꼽은 이유는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 어떤 해석도 거부하는, 위태롭지만 거부할 수 없는 욕망의 소유자인 주인공 리제에게서 자본주의와 가부장제를 동시에 감당하며 살아가야만 하는 여성의 실존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표제작 〈운전석의 여자〉는 출간 후 50년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독자에게 서늘한 긴장감을 안긴다. 아니, 오히려 여성 서사가 특정한 방식으로 정형화되어가는 요즘, 작품이 전하는 긴박감은 더욱더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운전석의 여자》에 실린 11편의 중단편은 그 자체로도 매혹적인 이야기다. 스파크 특유의 익살 섞인 시니컬한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절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그런 이야기 말이다. 그러나 여기에 담긴 의미를 적극적으로 해석할 때, 작품을 읽는 재미는 배가된다. 수십 년 전 출간된 스파크의 작품이 지금 번역되어 소개되는 것의 의의는 바로 여기에 있다. 스파크의 여성 인물들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어딘가 낯선 방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내내 독자의 기대를 배반하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그녀의 작품은 독자에게 말끔히 해석되지 않는 잔상을 남겨 그 의미가 무엇일지 고민케 한다. 여성 서사의 범람이라는 환영할 만한 현상이 전형적 서사의 확립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인상이 드는 요즘, 스파크의 작품은 매끄럽게 해석될 수 없는 기괴함으로 여성 서사에 다시금 생기를 부여한다. 〈운전석의 여자〉에 나오는 ‘Q 샤프 장조’라는 표현은 줄곧 스파크 작품의 특징을 절묘하게 포착한 말로 여겨졌다. 존재하지 않는 음계인 Q 샤프 장조로 연주되는 다채로운 여성 서사에 주목해보자. 동시대의 여성 서사와는 또 다른, 색다른 문학적 쾌감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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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뮤리얼스파크

다작의스코틀랜드소설가,단편소설작가,시인으로그의어둡고코믹한목소리로인해그녀는20세기의가장독특한작가중한사람이되었다.에든버러에서성장해백화점비서,무역잡지작가,문학편집자로일하다가1957년첫소설을출간했다.그녀의걸작으로꼽히는<진브로디양의전성기>(1961)는연극으로만들어졌고,TV시리즈와영화.스파크는1993년대영제국의부인이되었습니다.

목차

운전석의여자
치품천사와잠베지강
아버지의딸들
관람개방
하퍼와윌턴
핑커튼양의대재앙
이교의유대여인
검은선글라스
오르몰루시계
포토벨로로드
운전기사없는111년

작품해설
뮤리얼스파크의생애

출판사 서평

〈더타임스〉선정“전후가장위대한영국작가50인”
뮤리얼스파크가꼽은자신의최고작

존재하지않는음계‘Q샤프’장조,
그소름끼치는긴박감으로그려내는여성,범죄그리고욕망

《운전석의여자》는닮은소설을찾기힘든기이한소설이다.그저‘여성이주인공인미스터리스릴러’라고말할수있을뿐,그외의모든전형성은비껴간다.전후영국의최고작가중하나로손꼽히는뮤리얼스파크가이소설을자신의최고작으로꼽은이유는여기에있을것이다.그어떤해석도거부하는,위태롭지만거부할수없는욕망의소유자인주인공리제에게서자본주의와가부장제를동시에감당하며살아가야만하는여성의실존을발견할수있기때문이다.특히표제작〈운전석의여자〉는출간후50년이훌쩍지났지만여전히독자에게서늘한긴장감을안긴다.아니,오히려여성서사가특정한방식으로정형화되어가는요즘,작품이전하는긴박감은더욱더의미심장하게다가온다.

〈운전석의여자〉의주인공리제는까탈스러운,그생각을알수없는여성이다.쇼핑을하다느닷없이점원에게버럭화를내고,휴가를앞뒀으니먼저들어가보라는상사앞에서발작적인웃음을터뜨린후이내펑펑울어버리는식이다.그뿐만이아니다.도무지어울리지않는화려한색상의옷을제멋대로걸치고,내내있지도않은남자친구를찾아다니며,마침내만난적당한남자에게“나를죽여요”라고부탁한다.독자역시소설의화자와같은질문은던질수밖에없다.“그녀가무슨생각을하는지대체누가알겠는가?”

“완전하고도독창적이다.그녀를따라올사람은아무도없다.”
〈인디펜던트〉

예나지금이나,‘운전하는여자’는손가락질받는다.여자가운전석에앉는다는건직접핸들을쥐고자신이원하는곳으로향할수있다는의미기때문이다.가부장적사회에서‘운전석의여자’는늘위험한존재였다.리제는여성이운전석에앉았을때생길수있는불안과긴장을가장극적이고기괴하게상징하는인물이다.그녀는도통이해할수없는행동과말을반복하며가부장적상식의경계를제멋대로넘나든다.리제에게남자친구로삼기에적당하다고지목당한남자들의반응을보자.그들은겁을먹고시선을피한다.불안정한기색으로깜짝놀란다.얼굴이하얗게질리고눈에는공포가가득해진다.반면리제를응징하고자하는남자들도있다.리제를강간하려는두남성인물은자기욕망을가진여성을향한가부장제의통제욕망을대변한다.

리제는전혀어울리지않는화려한색상의옷을입어비웃음의대상이된다.남자를‘위협’하는동시에그들에게폭력적으로단죄당한다.즉,자기욕망을가진여성리제는자본주의와가부장제그어디에도안착하지못한채내내부유한다.매끄럽지도,합리적이지도않은리제의행적과“나를죽여요”라는그녀의최후요청은바로이지점에서정합성을획득한다.적극적으로죽음을욕망함으로써자신의오롯한존재를거부하는세계에저항하려는시도로리제의요청을독해할수있는것이다.

스파크특유의익살섞인시니컬함으로포착한
여성과삶에대한서늘한아이러니

이책에는표제작〈운전석의여자〉외에도10편의단편이실렸다.〈치품천사와잠베지강〉은뮤리얼스파크가7,000명의경쟁자를제치고〈옵서버〉단편소설공모전에서수상한작품이다.이작품으로스파크는본격적인소설가경력을시작할수있었다.〈아버지의딸들〉,〈관람개방〉은부녀관계,부부관계에대한스파크의통찰이돋보이는작품이다.이두작품은여성이아버지나남편을매개해서만존재가치를획득할수있는사회상을비틀며아버지와딸,아내와남편의관계가무엇에토대해야하는지를질문한다.

〈하퍼와윌튼〉,〈핑커튼양의대재앙〉은스파크의유머와재치가인상적인작품이다.〈하퍼와윌튼〉에는여성참정권운동이한창이던때의두인물이등장한다.여성참정권내부의역동과갈등,더불어여성인물의성애적욕망과그들을향한성적괴롭힘이교차하는이작품은여성참정권운동의시대와동시대의독자를익살맞게연결한다.〈핑커튼양의대재앙〉은남자의말과여자의말이서로다른무게를갖는사회가배경이다.작품은이를반전시킬수있는여성의전략중하나를소개한다.핑커튼양이보여주듯,더낮은위치는때때로반격을위한그럴싸한토대가되어준다.

〈검은선글라스〉,〈포토벨로로드〉에서는비밀을아는여성인물이나온다.두작품에서여성주인공들은자신만이알고있는비밀을토대로이야기를펼쳐낸다.두주인공이알고있는비밀은제대로규명되지않은폭력에관한것이다.폭력이후에도아무일도없었다는듯멀쩡히굴러가는세계에서두주인공이품은비밀은우리가살아가는세계에자그마한균열을만들어낸다.그리고스파크소설특유의긴장감은독자를그균열의지점으로초대해이균열을더욱확대한다.

〈이교의유대여인〉,〈오르몰루시계〉는그누구도범접할수없는거대한힘을가진두여성에관한이야기다.이들은특유의성실함으로자신만의세계를건설하는데,작품의화자는그안에서지금껏느껴보지못한안락함과단단함을본다.두작품은‘여성이무엇을할수있는가’라는질문에대한문학적응답이되어준다.이책의마지막작품인〈운전기사없는111년〉은한허풍쟁이의거짓자서전에실린가족사진을소재로한다.역설적이게도,도둑질당한사진에서자기꿈을이룬한인물의이야기에서우리는삶에깃든웃지못할아이러니를마주한다.

누구도도달한적없는여성서사의‘기괴한’다채로움
그색다른문학적쾌감으로의초대

《운전석의여자》에실린11편의중단편은그자체로도매혹적인이야기다.스파크특유의익살섞인시니컬한문장을따라가다보면절로빠져들수밖에없는그런이야기말이다.그러나여기에담긴의미를적극적으로해석할때,작품을읽는재미는배가된다.수십년전출간된스파크의작품이지금번역되어소개되는것의의의는바로여기에있다.스파크의여성인물들은선뜻이해하기어려운,어딘가낯선방식으로자신의이야기를펼쳐낸다.내내독자의기대를배반하는방식으로전개되는그녀의작품은독자에게말끔히해석되지않는잔상을남겨그의미가무엇일지고민케한다.여성서사의범람이라는환영할만한현상이전형적서사의확립으로굳어지고있다는인상이드는요즘,스파크의작품은매끄럽게해석될수없는기괴함으로여성서사에다시금생기를부여한다.〈운전석의여자〉에나오는‘Q샤프장조’라는표현은줄곧스파크작품의특징을절묘하게포착한말로여겨졌다.존재하지않는음계인Q샤프장조로연주되는다채로운여성서사에주목해보자.동시대의여성서사와는또다른,색다른문학적쾌감을맛볼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