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단어 : 정치적 올바름은 어떻게 우리를 침묵시키는가

잘못된 단어 : 정치적 올바름은 어떻게 우리를 침묵시키는가

$17.00
Description
왜 좌파마저 민주주의를 위협할까?
검열과 위협이 정치적 무기가 되는 사회,
의견을 말하기보다 침묵을 택하는 사회,
극단적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사회에서
다시 민주주의를 모색하다

미국에서 표현의 자유가 위기에 빠졌다. 인종, 젠더 등 예민한 주제를 다룰 때 단어 하나만 잘못 말해도 경력이 끝장나거나 격렬한 비난의 대상이 되는 일이 급증하고 있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미국에서 표현의 자유는 언제나 진보를 위한 무기이자 약자들이 특권층의 탄압에 맞서 자신을 방어하는 수단이었기 때문이다. ‘깨어 있다’고 자부하는 소수의 사람이 모든 정의와 진리를 독점하고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의견을 제압하기 위해 표현의 자유에 딴지를 건다. 진보를 자청하는 세력이 의견의 통로를 좁히려 애쓰는 기이한 상황이다.

독일 진보 잡지 《슈피겔》의 워싱턴 특파원 르네 피스터는 이를 새로운 독단주의라고 부른다. 정치적 올바름에 어긋나는 ‘잘못된 단어’를 공격하는 일에 사활을 거는 새로운 독단주의가 학교, 언론, 기업, 공공기관, 문화예술계 등 미국의 일상생활을 좌우하는 모든 곳에 스며들었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르네 피스터는 언론인다운 명쾌한 필치로 미국과 그 영향을 받은 독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박진감 넘치게 추적한다. 목소리 큰 소수가 다수를 침묵시키는 일은 사회 곳곳에서 빠르고 광범위하게 진행 중이다. 저자가 전하는 미국과 독일 사회 전반의 모습은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다. 이미 많은 사람이 어떤 문제에 자기 생각을 밝히는 데 두려움을 느낀다. ‘차별주의자’라 손가락질받는 게 두렵기 때문이다. 사회가 극단적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져 있다는 점에서도 한국은 미국을 닮아가고 있다. 독일이 미국처럼 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는 이 책의 메시지는 한국의 독자에게도 유효하다.

‘깨어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끊임없이 구별하여 도덕적 위계를 매기는 시대의 분위기는 모두에게 해롭다. 《잘못된 단어》는 구호로만 그치는 변화가 아닌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내고 싶은 사람, 표현의 자유에 토대를 둔 자유로운 토론의 가치를 포기하지 않은 사람, 양극단의 세계에 모두 거리를 둔 채 사회를 조망하고 싶은 사람 모두가 꼭 읽어야 할 책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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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르네피스터

저자:르네피스터RENEPFISTER

1974년생으로뮐하임출신의독일언론인이다.뮌헨에서정치학과커뮤니케이션학을전공했고독일의손꼽히는언론인교육기관인독일저널리즘학교에서교육받았다.ddp,로이터등의뉴스통신사에서근무하다2004년《슈피겔》에입사했다.《슈피겔》에서는주로기독민주연합,기독사회연합두정당과앙겔라메르켈에관한기사를썼다.2015년에《슈피겔》의베를린지국편집장이되었고,2019년부터는워싱턴지국편집장으로일했다.미국국가안보국이앙겔라메르켈의휴대전화를도청한사건을취재한동료들과함께독일어권최고의기자상인헨리난넨상을받았다.



역자:배명자

서강대학교영문학과를졸업하고출판사에서편집자로8년간근무했다.이후대안교육에관심을가지게되어독일뉘른베르크발도르프사범학교에서유학했다.현재는바른번역에서번역가로활동중이다.《숲은고요하지않다》,《아비투스》,《불확실성의시대》,《우리는얼마나깨끗한가》,《독일인의사랑》등70여권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추천의말

왜좌파마저민주주의를위협할까
이안부루마사건:누구에게나일어날수있다
모든것이담론이다:권력의새로운언어
도리언애벗:소수자의테러
대학문화:침묵수도원이된대학
언론:미덕이된편파성
데이비드쇼어:현실감각을잃은좌파
깨어있는자본주의:착취하되,정치적으로올바르게
이브람켄디:관료적으로영구화된반인종차별주의
새로운종교:내탓이오,내탓이오,내큰탓이로소이다
크리스토퍼루포:우파의취소문화
정체성정치:좌파의제무덤파기
민주주의를위한노력:생산적싸움이필요한이유

감사의말
참고자료
옮긴이의말:표현의자유vs잘못된단어

출판사 서평

의견을말하기보다침묵을택하는사회,
이대로괜찮을까?

미국에서표현의자유가위기에빠졌다.인종,젠더등예민한주제를다룰때단어하나만잘못말해도경력이끝장나거나격렬한비난의대상이되는일이급증하고있다.대학에서는수업에서인종차별적단어를말하지않기위해‘니그로’를‘n……’으로줄인축약어를사용하기만해도학생들이충격을받을수있다며교수자가징계받는다.수십년간경력을쌓은유능한기자가국민절반이동의하는보수정치인의의견을담은사설을진보매체에실었다는이유만으로해고당한다.미국사회에서흑인의삶을어렵게하는데인종말고다른이유가있을수있다고말하기만해도인종차별주의자로비난받는다.

아이러니한일이다.미국에서표현의자유는언제나진보를위한무기이자약자들이특권층의탄압에맞서자신을방어하는수단이었기때문이다.1920년의여성참정권확보,인종분리를금지한1960년대의민권법,미군의베트남전철수를이끈1970년대의시민운동,동성혼법제화를이끈최근의투쟁등등.주류기득권에맞서변방에서진리와자유를추구한세력에게표현의자유는든든한친구이자유용한도구였다.그러나이제는아니다.‘깨어있다’고자부하는소수의사람이모든정의와진리를독점하고‘정치적으로올바르지않은’의견을제압하기위해표현의자유에딴지를건다.진보를자청하는세력이의견의통로를좁히려애쓰는기이한상황이다.

정치적올바름을주창하는‘깨어있는’급진적소수는
어떻게사회를위험에빠뜨리는가?

독일진보잡지《슈피겔》의워싱턴특파원르네피스터는이를새로운독단주의라고부른다.정치적올바름에어긋나는‘잘못된단어’를공격하는일에사활을거는새로운독단주의가학교,언론,기업,공공기관,문화예술계등미국의일상생활을좌우하는모든곳에스며들었다는것이저자의진단이다.결과는참혹하다.사람들은자기의견을표출해공격받는대신침묵을택했고,트럼프와같은포퓰리스트는침묵하는대중의분노를파고들었다.이제미국은완전히다른두개의우주로쪼개졌다.한쪽에는사회의진보적변화에호의를가진사람조차따라가기어려울만큼빠른속도로‘혐오발언’의기준을갱신하는우주가있다.이우주에서는정치적올바름기준을조금이라도충족하지못하는사람을낙후된자로낙인찍는다.반대편에는첫번째우주에서소외되고무시당했다고느끼는사람들에게‘자유’를선물하는또다른우주가있다.우파포퓰리스트가창조한이두번째우주에서는사회적약자를마음껏조롱하고욕보이는데까지표현의자유를극단적으로확장해첫번째우주에서배제된자에게정치적효능감을선물한다.양극화된두우주는상대진영에분노의연료를공급하여사회를극단적분열과갈등의장으로만든다.악순환이다.

르네피스터는인종,젠더의영역에서진보적변화가필요하다고단언한다.급진주의자들이점진적변화에조급증을느끼는이유를깊이이해하며,그들의목소리에도정당한측면이있다고인정한다.그러나동시에현실감을잃어서는안된다고강조한다.대중의절대다수가별관심도없는문제에서‘정치적으로올바른단어’를두고논쟁하기를멈추지않는다면,진보정치의영역은점차좁아질수밖에없다.

‘잘못된단어’의검열에만몰두하는진보정치가초래한파국은이책곳곳에서확인할수있다.대학은정치적올바름을기준으로모든것을재단하려는자들에맞서표현의자유를옹호하지않는다.논란을피하는데급급하다.다른한편으로‘깨어있음’의가치를설파하는데만매진하는연구자와활동가의산실역할도한다.학계에서살아남으려면늑대처럼울부짖거나아예입을다물어야한다.대학은정치적행동주의의시험장이되어버렸다.언론도마찬가지다.시대요구에발맞춰언론사구성원의성별,인종적구성은점차다양해졌지만의견스펙트럼은점점좁아지고있다.‘진실’을‘깨달은’급진적소수의주장이곧진보언론의목소리로자리매김한다.서로다른의견을견주어건전한공론장을만드는언론의역할은빠르게소멸해가는중이다.그뿐만이아니다.기업은이때다싶어시류에편승해정치적으로올바른이미지를구축하여거대한노동착취의구조적맥락을감춘다.국가는새로운독단주의를실현하기위한수단으로서만그가치를인정받는다.그리고이모든결과로진보정치는축소되고극단적보수우파가득세한다.

독일진보잡지《슈피겔》의워싱턴특파원르네피스터,
동시대의새롭고위험한분위기를명징하게그려내다!

르네피스터는언론인다운명쾌한필치로미국과그영향을받은독일에서어떤일이일어나고있는지를박진감넘치게추적한다.목소리큰소수가다수를침묵시키는일은사회곳곳에서빠르고광범위하게진행중이다.저자가전하는미국과독일사회전반의모습은우리에게도낯설지않다.이미많은사람이어떤문제에자기생각을밝히는데두려움을느낀다.‘차별주의자’라손가락질받는게두렵기때문이다.먹고살기바빠진보담론의최신흐름을미처좇지못한사람을비웃는사람,지금껏누려온기득권과특권을앞다투어고백하는‘참회’행위로자신의정치적위상을높이는사람은미국과독일뿐아니라한국에도있다.사회가극단적분열과갈등으로얼룩져있다는점에서도한국은미국을닮아가고있다.독일이미국처럼되어서는안된다고경고하는이책의메시지는한국의독자에게도유효하다.

‘깨어있는’사람과그렇지못한사람을끊임없이구별하여도덕적위계를매기는시대의분위기는모두에게해롭다.《잘못된단어》는구호로만그치는변화가아닌실질적변화를만들어내고싶은사람,표현의자유에토대를둔자유로운토론의가치를포기하지않은사람,양극단의세계에모두거리를둔채사회를조망하고싶은사람모두가꼭읽어야할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