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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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삶의 부조리를 마주한 인간 존재의 참모습을 가혹하리만큼 극명하게 드러낸
카프카 문학의 걸작!
절망, 불안, 혼돈……
삶의 부조리를 마주한 인간 존재의 참모습을
가혹하리만큼 극명하게 드러낸
카프카 문학의 걸작

《소송》은 《실종자》, 《성》과 더불어 ‘카프카 3대 장편소설’ 혹은 ‘카프카 고독 3부작’으로 꼽히며 인간 실존의 조건, 사회의 부조리성 등 현대적 문제의식을 문학의 주제로 삼아 20세기 현대 문학의 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이번에 새롭게 개정 출간한 문예세계문학선 《058 소송》은 과거 《심판》으로 출간되었으나 원제(Der Prozeß)의 더 정확한 번역인 ‘소송’으로 제목을 바꿨으며, 정확성과 가독성을 고려해 전체적으로 문장을 살피고 손질했다.

주인공 요제프 K는 촉망받는 은행원으로 고향에 계신 어머니를 부양하지만 관계가 소원해진 지 오래다. 그는 서른 살 생일 아침 느닷없이 낯선 이들에게 체포당한다. 그러나 무슨 죄로 기소당했는지, 그를 단죄하려는 사람이 누군지, 어떻게 자신을 변호해야 하는지도 알지 못한다. 소송은 차츰 그의 삶 전체를 지배하며 그를 옥죄어온다. 알베르 카뮈는 일상적인 것으로 비극을, 논리적인 것으로 부조리를 표현하는 작가인 카프카에게 이 소설이 가장 특수하고 가장 개인적인 의미를 갖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선정 및 수상내역
★ 《타임》 선정 100대 영문 소설
★ 〈옵서버〉 선정 가장 위대한 소설 100선
★ 《로고스》 선정 20세기를 만든 책 100선
★ 피터 박스올 선정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할 1001권의 책
★ 노벨연구소 선정 세계문학 100선
★ 고려대학교 권장 도서
저자

프란츠카프카

FranzKafka,1883~1924
1883년7월3일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에속한보헤미아왕국(지금의체코)의수도프라하의유대인중산층가정에서태어나독일계인문중고등학교인김나지움에서교육받았다.1901년프라하의독일계대학인카를페르디난트대학교에입학해화학을공부하다법학으로전공을바꿨다.한때독문학에관심을두고독문학을전공하려는계획을세우기도했다.그무렵평생의벗막스브로트를만나교우하며문학에대한열정을더욱키워갔지만결국가족의기대에부응하기위해법학공부를이어가1906년법학박사학위를받았다.이후1년간법원에서법률시보로실습하고보험회사에입사했다.대학시절부터문학창작에뜻을두고단편소설과산문을집필해왔으나고된회사업무로글을쓸여력이없을정도가되자1908년‘보헤미아왕국노동자재해보험공사’로직장을옮기고,14년간직장생활을하면서낮에는일하고밤에는글쓰기에열중했다.1917년폐결핵진단을받은후에도계속작품을집필했으며1922년병의증세가악화해직장에서퇴직한후1924년6월3일오스트리아빈근교의요양소에서세상을떠났다.카프카는숨을거두기전막스브로트에게자신의유고를모두불태워달라는유언을남겼으나브로트는카프카의많은작품과일기,편지등을편집,출판해카프카의삶과문학세계를세상에널리알렸다.주요작품으로〈변신〉〈시골의사〉〈단식광대〉등중단편과장편《실종자》《소송》《성》등이있다.

목차

1.체포·그루바흐부인과의대화·뷔르스트너양
2.첫심리
3.텅빈법정에서·대학생·재판소사무국
4.뷔르스트너양의친구
5.태형관
6.숙부·레니
7.변호사·공장주·화가
8.상인블로크·변호사해약
9.대성당에서
10.종말

미완성장들
엘자곁에서
어머니에게가다
검사
그집
부지점장과의다툼
단편

작품해설
프란츠카프카연보

출판사 서평

서른살생일아침느닷없이체포된요제프K
기소와형집행까지시작과끝이정해진K의소송
그러나여전히미완으로남은그의운명에관한이야기

주인공요제프K는촉망받는유능한은행원으로고향에계신어머니를부양하고있지만관계는소원해진지오래다.그는서른살생일아침느닷없이낯선이들에게체포당한다.그러나무슨죄로기소당했는지,그를단죄하려는사람이누군지,어떻게자신을변호해야하는지도알지못한다.그는체포되었지만구금되지는않고이후일상적인생활이허용되는기묘한상황이전개된다.마치그의소송은다른사람들이나그자신의의식안에서만진행되고있는것같기도하다.여기서우리는놀라운사실을발견하게된다.모든인간은태어남과동시에사형선고를받았지만그런불안은늘한쪽으로제쳐둔채일상생활에열중한다는점이다.
소송은차츰K의삶전체를지배하며그를옥죄어오고빠져나갈길은없다.그가만나는모든사람이K가피고라는걸알고있고모든사람이재판소와관련되어있다.즉모든곳이재판소로통하는문이고,복도다.소송은그의의식을거미줄처럼휘감아잠식해가고어느새소송은사람들이그를알아보는표지이자존재증명이된다.인간이란죽음을선고받고집행이유예된상태에놓여있는존재라는점을다시한번환기하는대목이다.K는자신의죄가무엇인지알아야무죄를입증하든유죄를인정하든할것이기에결국자신의삶을낱낱이돌이켜보고과거자신이한행동들의이유를설명해재판소에보내려고한다.일상적존재가죄의본질이되며삶전체가단죄의대상이된것이다.
변호사는K의무죄를변호할생각이전혀없고,사법제도의막강한권력과그본질의불가해성만과장하고강조한다.화가는소송의본질을보다명확하게가르쳐준다.그는K에게‘무슨죄를지어서가기소된것이아니라기소되었기때문에이제부터유죄가된다’라면서일단기소되면무죄판결이란없고,소송을한없이지연시키다유죄를인정하는것만이최후의심판을피할방법이라고말한다.어느쪽이든자신의유죄를인정할수밖에없기에K는거부한다.결국심판의날이다가오고K는광대같은사형집행인들을보면서자신의처형식에진지함이없다고불평한다.부드러운달빛이흐르는채석장돌위에서K의머리는짓눌리고존재에대한온갖의문만을여전히가득품은채K는‘개같이’죽어간다.그가존재했던증거,또는흔적으로남은것은치욕뿐이다.



일상적인것으로비극을,
논리적인것으로부조리를표현하는
존재의근원을향한가공할상상력
‘카프카적’문학의탄생!

카프카는20세기문학에가장혁명적인변화를가져온작가다.인간존재의부조리를주제로피할수도없고변화시킬수도없는상황에빠진무력한인간의암중모색을그린작품을썼다.카프카의등장이후로소설은감동이나교훈을주는장르가아니라독자를경악하게하고절망하게하며인간의존재조건을숙고하게하는장르가되었다.자본주의의비인간성,관료주의의전횡을묘사하는듯하면서도그것을역사적,사회적인개별상황이아닌인간존재의영원한조건으로인식하고그부조리성을문학의주제로삼은것,이것이카프카문학의위대한특징이다.
카프카는인간실존의조건,인간과사회의부조리등현대적문제의식을투영해20세기현대문학의문을열었다는평가를받는다.알베르카뮈는카프카를일상적인것으로비극을,논리적인것으로부조리를표현하는작가라면서부조리의문제를오롯이다룬소설인《소송》이카프카에게가장특수하면서도가장개인적인의미를갖는작품이라고평하기도했다.
카프카는이소설에서무엇에대한이해나해명이아니라존재의참모습을가장자세하게그리고무자비하게드러내보인다.법학을전공하고노동자재해보험공사에서오랫동안법률가로일한그는가난하고무지한사람들이사법체제에농락당하는모습을무수히보았을것이다.프라하시내어디에서나눈을들면보이는‘거대한검은성’이그의의식을내리눌렀을것이다.그의가공할상상력은그것을보편적이고영원한인간조건으로확대했다.《소송》에서신부는이모든것을진실이라고생각해서는안되고단지필연적이라고생각하라고말한다.이세계는어떤모습이든인간에게는필연적운명이다.그리고인간은절망과고독속에서해답이없음을확인할뿐이다.희망은우리의시간과공간이아닌다른곳,다른시간에존재한다.카프카는이렇게말했다.“천국은하나의목표일뿐그곳으로가는길은열려있지않다.목표만이있을뿐길은없다.우리가길이라고하는것은머뭇거림이다.”


“불가능성에관한불가능한이야기”
현대사회와인간존재의부조리성에관한
여전히유효한성찰과은유

카프카는주인공요제프K가서른살생일아침,자기방에서건장한남자들에게느닷없이체포되는장면으로이소설을시작한다.“누군가요제프K를모함한것이틀림없다.아무잘못한일도없는데어느날아침그는체포되었기때문이다”라는소설의시작은K의무고함을단호히말해주지만이후펼쳐지는무언가조금씩어긋나는듯한상황들은주인공K와더불어독자를혼란과당혹감에빠져들게한다.악몽속을헤매는듯한주인공의고통에점차이입해가는독자들은어느순간주인공K가겪고있는기이하고불편한상황들이다름아닌우리가살아가고있는현실세계에관한은유임을알아챈다.
K는그가살고있는곳이,또우리는우리가살아가는곳이분명히법치국가이고합리적으로법과질서가유지되고있다고믿고있지만정말그러한가.실제우리삶에서법은과연공명정대하게집행되는가?‘무슨죄를지어서기소되는것이아니라기소되었기때문에이제부터는유죄가된다’는화가의말은그자체로는모순적이지만현실의부조리를뚜렷하게드러내보인다.
일명〈법앞에서〉로불리는9장,대성당에서K와신부가벌이는논쟁은이소설의백미로꼽힌다.마치동화나우화처럼평범한문체로그려내는이장면에는현실세계의부조리성에관한날카로운비판과성찰이담겨있다.법앞에신분이가장낮은문지기가서있고,안으로들어갈수록더많은문지기가지키고있는데한시골사람이평생그문을지나지못하다가죽음을앞두고서야그문은오로지그남자를위한문이었으므로이제문을닫아야겠다는문지기의말을듣게된다는이야기다.K는문지기가시골사람을기만했다고여기고,법의문이오로지그시골사람을위해존재했다는것을통해K자신도법과법의존재의미에관해잘못알고있었음을깨닫는다.한편신부는오히려문지기가기만당했을가능성에대해이야기하면서‘모든것을진실이라고생각해서는안되고,단지필연적이라고생각해야만한다’라고말한다.
《소송》은주인공요제프K가자기자신의죄에대해해석해가는과정을담고있다.‘법앞에세웠으니죄가있다’라는세계에서죄는그당사자가인정하느냐인정하지않느냐에달려있다.결국K의유죄여부는자신이그죄를의식하느냐않느냐에달려있다.따라서《소송》에대한해석은지금까지도수많은가능성을만들어내며뚜렷한답을보여주지않는다.자크데리다가이작품,특히9장을‘불가능성에관한불가능한이야기’라고이른것처럼말이다.그래서여전히독자는카프카가특별히아꼈다는,그러나결국미완으로남긴이신비한텍스트를두고마치법의문앞에선시골사람처럼다양한잣대를대보며나름의해답을찾아보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