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심리 - 문예 인문클래식

군중심리 - 문예 인문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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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군주에게 마키아벨리가 있다면
군중에게는 귀스타브 르 봉이 있다
군중은 누구이고, 그들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대중의 마키아벨리’라 불린 귀스타브 르 봉,
혐오, 경멸, 두려움, 경외를 담아 군중의 다층적 면모를 조망하다!

1895년에 출간된 《군중심리》는 출간 후 1년 만에 2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현재는 사회심리학과 집단심리학의 토대를 정립한 역작으로 평가받는다. 그뿐 아니라 심리학, 사회학, 역사학을 넘어 후대의 정치인, 투자자 등 대중의 마음을 읽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필독서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군중심리》가 항상 긍정적인 평가만 받은 것은 아니다. 군중에 대한 르 봉의 획기적인 사상은 히틀러, 무솔리니 등의 독재자에게 악용되었다는 이유로 비난받기도 했다. 르 봉이 군중을 선동에 쉽게 휩쓸리는 존재, 이미지와 환상을 사용해 집단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존재로 분석했기 때문이다.

르 봉이 군중의 등장과 그들의 정치적 영향력 강화를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르 봉은 군중을 부정적으로만 인식하지 않았다. 그는 군중의 부정적 속성을 나열하면서도 이들이 때로는 고립된 개인보다 더 우수할 수 있고 나아가 고귀하고 위대한 일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군중을 혐오하고 경멸하면서도 이들을 악행만 일삼는 수동적인 집단으로 보지 않은 채 군중의 가능성을 포괄적으로 탐구한 것이다. 출간된 지 한 세기가 훌쩍 넘은 책이 오늘날까지도 널리 읽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군중은 멸시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문명 발전을 추동하는 경외의 대상이기도 하다.
저자

귀스타브르봉

저자:귀스타브르봉GustaveLeBon
프랑스의노장르로트루에서지방관료의아들로태어났다.평생독신으로살아후손이없기에그의어린시절은물론개인적인삶에대해서는알려진바가거의없다.스물다섯살에의사가되어여러논문을썼고,그중《가사假死와너무이른매장》(1866)은언론의찬사를받으며당대최고권위의의학서로자리매김하기도했다.
이후의학분야를떠나지적사색에몰두하며이탈리아,스위스,러시아,스페인,튀르키예등지를여행했고,정부에서고고학임무를부여받아인도와네팔로파견되기도했다.여행을통해‘문명화’에관심을갖기시작하면서본격적으로사회과학연구를시작했다.《인간과사회》,《민족진화의심리법칙》을거쳐1895년에주저《군중심리》를출간했다.기존에범죄등의부정적행위로만막연히상상되던군중의입체적면모를포괄적으로분석한이책은출간1년만에20여개의언어로번역되는등큰화제를모았고사회심리학,집단심리학의토대를정립한선구작으로평가받는다.
이후사회과학,자연과학연구를병행하며활발히집필활동을이어갔으나1차세계대전발발이후에는더는사회현상을냉정하게분석하는학자의관조적태도를취하지않았다.생애말기에집필한《진실한삶》,《역사철학의과학적토대》등의책에서는죽음의위협에도꿋꿋이희망을간직해야하는이유와종교의가치를재평가하는등의인간적인면모를보였다.1931년,마른라코케트의자택에서90세의나이로영면했다.

역자:이재형
한국외국어대학교프랑스어과박사과정을수료하고한국외국어대학교,강원대학교,상명여대강사를지냈다.지금은프랑스에머무르면서프랑스어전문번역가로일하고있다.옮긴책으로《그리스인조르바》(니코스카잔차키스),《프랑스유언》(안드레이마킨),《세상의용도》(니콜라부비에),《어느하녀의일기》(옥타브미르보),《시티오브조이》(도미니크라피에르),《사회계약론》(장자크루소),《꾸뻬씨의행복여행》(프랑수아를로르),《프로이트:그의생애와사상》(마르트로베르),《마법의백과사전》(까트린끄노),《지구는우리의조국》(에드가모랭),《밤의노예》(미셸오스트),《말빌》(로베르메를르),《세월의거품》(보리스비앙),《레이스뜨는여자》(파스칼레네),《눈이야기》(조르주바타유)등이있다.

목차


머리글
서장군중의시대

1부군중의심리구조
1.군중의일반적특성
2.군중의감정과도덕성
3.군중의사상,추론,상상력
4.군중의확신이띠는종교적형태

2부군중의여론과신념
1.군중의견해와신념을결정하는간접요인
2.군중의견해와신념을결정하는직접요인
3.군중의지도자와그들의설득수단
4.군중의신념과견해가갖는한계와다양성

3부군중의다양한분류와묘사
1.군중의분류
2.범죄적군중
3.배심원단
4.유권자군중
5.의회군중

옮긴이해제
귀스타브르봉연보

출판사 서평

이미도래한군중의시대,
군중의한계와가능성을고루살펴
정치,사회,문화,역사의길을모색하다

“오늘날국가의운명은더는군주의회의가아닌군중의영혼속에서준비되고있다.”르봉의진단이다.그러나군중의존재에주목한심리학조차이들을범죄의관점에서만다루었다.군중의정신구조를포괄적으로탐구해‘군중의시대’를통찰하는대신이들을문제많은집단으로치부해억누르려고만한것이다.르봉역시군중의등장이불편했다.프랑스혁명기에이들이보인‘집단적폭력성’에경악했기때문이다.하지만르봉은군중을악마화하는대신군중의시대가도래했음을인정하고이들의양태와특징을엄밀히분석하고자했다.

르봉에게군중은개인성과이성이말살된존재다.군중이된개인은합리적사고를상실하고정신적단일성의원칙에굴복한다.르봉은‘세균’,‘자동인형’,‘야민인’,‘바람에휩쓸리는모래’,‘여성’,‘미개인’,‘어린이’,‘충동의노예’의비유로군중의속성을해부한다.군중이추론능력과비판정신을결여한채감정이과잉상태로충동성의노예처럼군다는것이다.르봉이군중의특성을필부에게만적용하지않는다는점도주목할필요가있다.개인의능력과지식은군중의형성에별다른영향을주지않는다.특출난개인도군중을이루면집단성의논리에굴복한다.누구나예외없이특정상황과조건이마련되면군중의일원이되어무정부상태와노예상태를오간다는것이르봉의진단이다.

무엇이군중을추동하는가?
민족성부터이미지와환상까지,군중을움직이는것들에대한고찰

요컨대르봉은군중이무의식상태에있다고본다.그러나동시에이는군중이가진힘의원천이기도하다.개인이라면절대할수없을일을군중의이름으로수행하는경우는흔하다.군중을이루면혼자있을때면억누를수밖에없는본능을적극적으로발현할수있기때문이다.힘없는개인이군중이라는이름으로연결되어일시적으로나마엄청난힘을얻는,즉새로운형태의확장된신체성을획득하는것이다.이들의방향성은본질적으로정해져있지않다.군중은무시무시한폭도로도,역사의거대한변혁을만들어내는집단적주체로도기능할수있다.

르봉은이책의1부에서군중의형성과정의,속성을분석한다.그다음2부에서는군중을추동하는간접요인과직접요인을구분한다.인종(민족),전통,시간,제도,교육등이간접요인이고이미지,단어,문구,환상등이직접요인이다.간접요인은오랜세월동안사람들의집단적무의식에각인된것들을지칭한다.같은정치제도라도민족에따라운영되는방식이천차만별인이유가여기에있다.르봉은모든민족에게공통으로적용되는단하나의정답은없다고단언한다.각민족이오랜세월에걸쳐형성해온유무형의정신적자산이그들의운명을결정한다는것이다.반면직접요인은군중의직접행동을유발하는것들이다.무엇이군중의무의식에각인된간접요인에불을붙여직접행동을촉발하는지를탐구한것이다.르봉은확언과반복,감염의메커니즘으로변덕스러운군중의마음을움직일수있다고보았다.왜《군중심리》가독재자들의정치적선동도구로활용되었는지를짐작할수있는대목이다.3부에서는이질적군중과동질적군중을나누어르봉의시대에관찰할수있는군중의형태를몇가지로분류하여제시한다.

《군중심리》를어떻게읽을것인가?
자유주의적엘리트주의와집단성에기반한민주주의사이에서
군중의현재와가능성을읽는다

르봉은‘대중의마키아벨리’라불렸다.마키아벨리가극도로혼란한정세에군주가무엇을할수있는지를제시해근대정치학을확립했다면,르봉은현세가군중의시대임을받아들이고군중은누구이며그들은무엇을할수있는지를질문해사회심리학과집단심리학의토대를정립했다.더불어《군주론》이무솔리니와히틀러가애독해‘독재자의교본’이라불린동시에루소에게는‘공화주의의교과서’라칭송받았듯이,《군중심리》도상반된독해의대상이었다.

《군중심리》를읽은후누군가는자유주의,엘리트주의의관점을취해개인성을상실한채집단적으로사유하고행동하는군중을보며혀를찰수도있다.하지만다른누군가는군중이구성한집단적신체성과주체성에서무력한개인일때는불가능하던새로운정치적가능성을벼려낼수있다.정치가이성이아닌무의식과감정의영역이라는점을치밀하게논증한점도《군중심리》의공로다.이번에도우리는이를한탄할수도있지만이성과합의에기반한자유주의를넘어군중을민주주의의적극적주체로고민하는다른형태의정치체를상상할수도있다.군중을기본단위삼아문명사를재해석한르봉의역사적견해도마찬가지다.이처럼르봉이혐오,경멸,두려움,경외를담아군중의다층적면모를조망한《군중심리》는여전히논쟁적이다.《군중심리》의깊이있는성찰을생산적긴장으로전환해내는일은독자의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