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벌 1

죄와 벌 1

$13.10
Description
선과 악, 사랑과 증오, 자만과 겸손 등
인간 내면에 공존하는 온갖 모순적인 인간성에
집요하리만큼 천착해 창조한 도스토옙스키적 인물들의 향연!
선각자, 광기의 작가, 잔인한 천재 등 찬탄과 추앙을 받으며 오늘날까지 문학을 비롯해 서구 사상계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쳐온 도스토옙스키가 극도의 시련과 고난을 겪던 시기에 탄생한 걸작이다.

합리주의자인 주인공 라스콜니코프는 빈곤과 고독에 짓눌려 관념적 사색에 몰두한다. 그는 인간을 ‘스스로 선악을 초월한 강력한 소수 인간인 나폴레옹’과 ‘인습적 모럴에 얽매인 나약한 다수 인간인 이〔蝨〕’로 나눈다. 자신을 전자로 확신한 그는 이를 입증하고자 한 마리 ‘이’에 불과한 고리대금업자 노파를 살해한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양심의 가책에 괴로워하던 그는 ‘성스러운 매춘부’ 소냐의 권유에 따라 자수하고 시베리아의 감옥으로 끌려간다.

주인공의 독백, 대화, 사색으로 철학적 관념을 전개해가는 이 소설은 추리소설의 작법을 도입해 관념소설을 예술적으로 승화시켰다.
저자

표도르도스토옙스키

ФёдорМихáйловичДостоéвский,1821~1881
1821년모스크바에서의사인아버지와신심깊은어머니사이에태어났다.1838년아버지권유로육군학교에입학했으나적응하지못하고그무렵푸시킨,고골,발자크등의저서를탐독하며문학적감성을키워갔다.졸업후소위로육군에서복무하다1846년《가난한사람들》로문단에데뷔했다.다음해사회주의청년모임에가담했다가1849년반정부인사로체포되어사형선고를받았으나집행직전황제가특별사면해살아났다.시베리아에서노역하고1859년페테르부르크로돌아온그는자신의경험을반영해처참한감옥생활과범죄자의심리를생생히묘사한《죽음의집의기록》을발표했다.최초의실존주의소설로평가받는《지하생활자의수기》를발표한1864년에는아내마리야와형미하일이세상을떠났다.발간하던잡지도폐간되어막대한빚과형의가족생계까지떠맡게되었다.이러한참담한시기에써낸불후의명작《죄와벌》은1866년발표와동시에큰인기를누렸다.당시그는빚을갚기위해단기간에작품을써야했는데속기사인아내안나와함께4년여간유럽도시들을떠돌며《백치》《악령》등의작품들을집필했다.고국으로돌아온1871년이후에는안정된생활속에각계의존경을받으며편안한말년을보냈다.1880년마지막걸작《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을남기고이듬해폐동맥출혈로생을마감했다.

목차

1부
2부
3부

출판사 서평

★하버드대생이가장많이읽는책20선
★미국대학위원회SAT추천도서
★피터박스올선정죽기전에꼭읽어야할1001권의책
★BBC선정영국인이가장사랑하는소설100선


선과악,사랑과증오,자만과겸손등
인간내면에공존하는온갖모순적인인간성에
집요하리만큼천착해창조한도스토옙스키적인물들의향연!

서구적인합리주의자이며무신론자인주인공라스콜니코프는빈곤과고독에짓눌려관념적사색에몰두한다.그는인간을‘스스로선악을초월한법률이나다름없는강력한소수인간인나폴레옹’과‘인습적모럴에얽매인나약한다수인간인이〔蝨〕’로나눈다.자신이전자에속한다고확신한그는한마리‘이’에불과한탐욕스러운고리대금업자노파를살해한다.그러나예상치못한양심의가책에괴로워하던그는‘성스러운매춘부’소냐의권유로자수하고시베리아감옥으로끌려간다.
도스토옙스키의작품을난해하게하는것으로작중인물의다면적인성격을꼽는다.그의등장인물들은거의모두가상호모순되는이중인격의소유자이거나분신을가지고있다.분신의경우라스콜니코프와스비드리가일로프,이반과스메르쟈코프(《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를들수있고,이중인격내지자기분열의경우보건체조를게을리하지않으면서자살만을생각하는키릴로프(《악령》),자신의영혼을신과악마의격투장이라고말하는드미트리(《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상대방을사랑하는지증오하는지알수없는나타샤(《학대받는사람들》)등이른바‘도스토옙스키적(的)인물’의다면적인성격이처음으로도스토옙스키를대하는독자들을어리둥절하게만든다.
그러나신과악마,사랑과증오,자만과겸손,선과악등한인간의내부에깃들어있는이모순의공존이야말로도스토옙스키가가장힘들여역설하려고한인간성의복합적인요소라고할수있다.고통의쾌락과추악미를추구한도스토옙스키,그는온갖면에서인간성을추구하고공략하며파헤쳐갔다.그의평생에걸친노력은바로이한가지에있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그리고이를성실하게묘사한결과가그가창조한인물의다면성으로나타난다.따라서만일그의작중인물속에서살아움직이는복합적인인간성을파악할수없다면,이‘인간성의깊은통찰자’에게서아무것도얻어낼수없다고할것이다.


인간에대한명철한탐구로문학의위대한성과를이룬
‘인간성의깊은통찰자’도스토옙스키!

도스토옙스키를스승이라부른니체부터그를선구자의한사람으로추앙한프랑스의실존주의자들에이르기까지문학계와서구지성계에미친그의영향은말할수없을정도로크다.도스토옙스키는유럽여러나라에새로운문학조류를불러일으키고문체와형식면에서도수많은모방과아류를낳았다.그에대한평가도다양해서그를‘예언자’,‘선각자’라고부르는가하면또어떤사람은‘광기의시인’,‘잔인한천재’라고부르기도한다.도스토옙스키에대한이처럼다양한평가는그의문학세계의난해성과이원적인모순성,독창적인사상성을단적으로보여준다.
모든위대한작품이다그렇듯이이작품도작자의인생관내지는그사상이중요한가치를지니고있지만,《죄와벌》은그작법에서세계문학사상에또하나의새로운양식을창조해냈다는평가를받는다.
도스토옙스키는범죄심리에관심을집중시키는탐정소설의수법을통해사상적인관념소설을처음으로예술적으로승화한작가다.독자는라스콜니코프가어떻게살인을구상하고어떻게살인을저지르는지소상히알게된다.작가는라스콜니코프의관념적인독백,사색,대화,숨막히는추적망상증,그리고그심리상태의변천만으로시종일관독자를이끌어가면서,엽기적인사건에대한통속적인탐정소설의흥미보다는인간의사상과관념에대한분석과심리적인추구가작품형성상의기조인동시에목적이었다는것을보여준다.
《죄와벌》이문학사에미친영향은막대하다.독자들은곳곳에서이작품의중압감과괴로운감명을받았고,독일의철학가니체는도스토옙스키를자기의스승이라불렀으며,범죄학자들은범죄심리학의표본이라고까지찬사를아끼지않았다.

“문학의한계를뛰어넘은작가들중에서도도스토옙스키는오늘날가장위대하다.이격정적인사나이,이비정상적인인간처럼많은영혼의신대륙을발견한사람은하나도없었다.(…)그의모든업적을열거한다는것은거의불가능하다.그는얼음에뒤덮인사상의산줄기를넘어무의식의가장심오한근원으로까지내려가서자기인식이라는현기증나는절정을향해몽유병자처럼거슬러올라갔다.모든척도를초월한이위대한인간이없었다면인간은인류고유의비밀을훨씬적게알게되었으리라.”

오스트리아작가슈테판츠바이크는위와같이도스토옙스키와그의문학적업적을상찬했다.상도(常道)를이탈한분열과고뇌속에가는곳마다한계를뛰어넘으며광신자,정신병자,천재로서살다간도스토옙스키.그가죽은지한세기가훌쩍넘는오랜시간이지났지만그의문학은날이가고해가거듭될수록끊임없이우리눈앞에서성장하고있다.


선과악,신과인간의투쟁
생애가장불행한시기에탄생시킨불후의명작

《죄와벌》은도스토옙스키의대표작으로오늘날까지끊임없이재해석되며문학을비롯한예술곳곳에풍부한영감의원천이되는작품이다.그런데이작품은도스토옙스키가정신적으로극도의시련과고난을겪던시기에탄생한걸작이라는점에서더욱놀라움을자아낸다.
도스토옙스키가《죄와벌》을쓰던1865년은그의생애에서도가장고통스러운한해였다.그전해인1864년4월에그의아내마리야가세상을떠났고,뒤이어6월에는그의둘도없는정신적지주였던형미하일이막대한부채를남기고세상을떠났다.게다가그의간질병발작은더욱빈번해졌고,그가발행하던월간지《세기》도폐간되면서거액의부채와악전고투하는시기가이어졌다.그는지금까지쓴모든작품의판권에다앞으로쓸한편의소설까지합해서3,000루블을받고스텔로프스키라는출판인에게모든걸넘겨주고는,도망치듯독일로여행을떠났다.그러나도박에서돈을몽땅잃고전당포를드나드는신세가되었는데,《죄와벌》의전당포노파살해장면은이때착상한것이라고전해진다.
이러한빈궁과고통,출판사의빗발치는독촉속에도스토옙스키는《죄와벌》집필을계속해1866년《러시아통보》1월호에그1부가실리게되었고,이어그해말까지8회에걸쳐연재된후,이듬해인1867년에단행본으로출간되었다.
도스토옙스키의모든작품에서공통적으로다뤄지는주제는선과악,신과인간의문제다.《죄와벌》에서는악을대표하는라스콜니코프의논리적의지가선의상징인소냐앞에굴복하고만다.이것은합리주의적인무신론적이지에대한신성(神性)의승리라고도할수있다.그러나라스콜니코프의회오와갱생을통해서《죄와벌》의주제는일단락되었다고볼수도있지만그의철두철미한개인주의와권력의지의사상이논리적으로완벽을기하고있는반면,소냐의신(神)과양심의사상은그논리적무장이거의무방비상태에놓여있다.이를도스토옙스키가모를리는없었을것이다.그러나신과양심의문제를이론으로증명하기란불가능하기때문에,그는반대방향에서부터접근해무신론적인개인주의를변증법적으로검토하고,그개인의지에서발생하는악을신성한선과대결시키는수법을썼다.
선과신성의상징으로서소냐의사명은죄인라스콜니코프를‘구원의길’로인도하는것이었다.그러나창녀의형상속에절대적인선과신성을부여한다는것은안일한감상주의에빠질위험이많았다.여기서도스토옙스키는소냐를신화적인여인으로승화시키지않고오히려원시적인지상의여인으로격하시켰다.따라서소냐의신앙은확고부동하고절대적인동시에어리석을정도로순진하고무의식적이다.그녀의도덕적인순결성도이러한절대적인순수한신앙을바탕으로하기때문에어떠한악이나부정에도침해받을수없다.이와같이도스토옙스키는감상적으로흐르기쉬운전설과신화적인요인들을소냐에게서배제하면서,숭고한영혼을지닌지상의수난자의모습을그녀의형상속에예술적으로조화시키는데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