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의 숨은 상처

계급의 숨은 상처

$18.80
Description
노동 계급 하층민에게 인간의 얼굴을 되찾아준
노동 사회학의 고전

노동 계급의 의식과 감정, 그 구조적 복잡성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
1972년으로부터 도래한, 능력주의의 파국에 대한 오래된 예언
‘자율, 자립, 독립’의 이상은
어떻게 노동 계급을 힘없는 개인으로 쪼개고
그들 마음에 뒤틀린 상처를 남기는가?

2023년, 영미권의 진보 좌파 담론을 선도해온 영국의 버소 출판사에서 《계급의 숨은 상처》가 재출간되었다. 리처드 세넷이 청년 시절에 동료 조너선 코브와 함께 1972년에 쓴 책이었다. 2023년에 새롭게 출간된 이 책의 서문에서 세넷은 그 당시 ‘최악의 병폐’가 오늘날 더욱 심각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데 충격을 받았다고 적는다. 책을 쓸 당시에는 계급 체계와 능력주의가 노동자들의 마음에 남기는 상처가 ‘사회적 지위’의 문제였으나 지금은 ‘생존’의 문제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세월이 흘러 세넷은 여든이 넘는 노학자가 되었다. 그는 “계급 전사로서 나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한다. 그러나 포기하거나 좌절하지는 않는다. “계급 의식이 더욱 투철한 사회”가 도래하기를 희망한다. 그 희망은 계급의 숨은 상처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를 되짚어보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1972년, 세넷과 코브는 능력에 따라 인간의 존엄성을 규정하는 기준을 폐기하자고 주장했다. 미국이 필요 이상으로 훨씬 더 많은 것을 생산할 수 있는 상태에 도달했기에 새로운 기준의 확립이 가능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50여 년이 훌쩍 넘은 지금, 이들의 바람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능력주의는 그때보다 훨씬 거세게 기승을 부리며, 사람들은 계급의 숨은 상처가 수치스러워 여전히 자신을 ‘입증’하는 데 몰두한다. 그러나 계급의 숨은 상처가 심화되어 ‘생존’의 문제가 된 절박한 현실은 인간 존엄성의 새로운 기준을 다시금 고민할 분명한 계기이기도 하다. 이제는 세계적 거장이 된 어느 노학자가 청년 시절 벼려낸 날카로운 호소력으로 가득한 이 책은 인간을 외롭게 만들거나 고통스럽게 하지 않는, 인간과 인간을 이어주는 존엄성의 기준을 질문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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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리차드세넷,조너선코브

저자:리차드세넷RichardSennett
노동및도시연구의세계적권위자이자미국의손꼽히는좌파지식인.1943년에태어나어머니와함께흑인과가난한백인이주로거주하던시카고의공공주택카브리니그린에서성장기를보냈다.시카고대학교를거쳐하버드대학교에서《고독한군중》을집필한데이비드리스먼등에게수학했고,한나아렌트와는독립적인교류를이어갔다.졸업후수전손택등과함께뉴욕인문학연구소를창립하고예일대학교,뉴욕대학교,런던정치경제대학교등에서학생을가르쳤다.미국노동위원회의장을역임하고유엔산하기구에서일하는등학문영역외에서도왕성한활동을이어왔다.헤겔상(2006),스피노자상(2010),대영제국훈장(2018)등을받았고,현재는컬럼비아대학교부설자본주의와사회센터의선임연구원이자MIT도시학초빙교수를맡고있다.세넷은여러분야에걸쳐다양한책을남겼다.노동사회학분야에서는《계급의숨은상처》,《신자유주의와인간성파괴》,《불평등사회의인간존중》,《새로운자본주의의문화》,도시사회학분야에서는《무질서의효용》,《살과돌》등의책을썼다.삶을만들어가는존재로서인간의역량에주목한호모파베르3부작《장인》,《투게더》,《짓기와거주하기》등의책을집필하기도했다.세넷의책대부분은동시대의고전으로평가받으며전세계에서널리읽히고있다.

저자:조너선코브JonathanCobb
매사추세츠케임브리지에있는공공정책연구센터의전직연구원.세넷과함께《계급의숨은상처》를쓰며미국사회에서존중의근원에무엇이자리하는지를탐구했고,계급구조와연관된도덕적위계질서의구조를조망하고자했다.

역자:김병순
전문번역가로일하며다양한분야의책을우리말로옮기고있다.《날개위의세계》,《부동산,설계된절망》,《케이프코드》,《두발의고독》,《80억인류,가보지않은미래》,《텅빈지구》,《성장의한계》,《달팽이안단테》,《귀환》,《훔쳐보고싶은과학자의노트》,《왜가난한사람들은부자를위해투표하는가》,《불로소득자본주의》,《빈곤자본》,《산티아고,거룩한바보들의길》,《커피,만인을위한철학》,《젓가락》등다수의책을번역했다.

목차


추천의말
2023년판서문오늘날계급의숨은상처
감사의말
들어가며

서문-숨은상처

1부상처의근원
1장능력의배지
2장희생과배신
3장상처받은존엄성의용도

2부꿈과방어
4장분열된자아
5장자유

결론-흠집난인본주의
조너선코브의후기

미주
참고문헌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노동계급하층민에게
인간의얼굴을되찾아준고전

★조문영,홍기빈추천도서★

‘자율,자립,독립’의이상은
어떻게노동계급을힘없는개인으로쪼개고
그들마음에뒤틀린상처를남기는가?

2023년,영미권의진보좌파담론을선도해온영국의버소출판사에서《계급의숨은상처》가재출간되었다.리처드세넷이청년시절에동료조너선코브와함께1972년에쓴책이었다.2023년에새롭게출간된이책의서문에서세넷은그당시‘최악의병폐’가오늘날더욱심각하게전개되고있다는데충격을받았다고적는다.책을쓸당시에는계급체계와능력주의가노동자들의마음에남기는상처가‘사회적지위’의문제였으나지금은‘생존’의문제가되어버렸다는것이다.세월이흘러세넷은여든이넘는노학자가되었다.그는“계급전사로서나의시대는끝났다”고말한다.그러나포기하거나좌절하지는않는다.“계급의식이더욱투철한사회”가도래하기를희망한다.그희망은계급의숨은상처가어디에서시작되었는지를되짚어보는데서출발해야한다.

노동계급의상처는
물질적보상으로만치유될수있을까?

세넷과코브는오늘날까지진보적지식인들을대립하게하는하나의논제를검토하며이야기를시작한다.좌파성향의지식인들은‘이상주의’와‘현실주의’사이에서오랫동안대립해왔다.이상주의자들은노동계급이자신이어떻게착취당하는지를자각하면반란을일으킬거라기대한다.반면현실주의자들은자본주의의발전에따른경제적풍요가노동계급을포섭했기에혁명은요원해졌다고회의한다.그러나서로대립하는듯보이는두주장은모두물질적조건만이노동계급의생각,행동,의식,감정에유일하게중요한변수라고가정한다.보수주의자들이대중을비난할때사용해온논리에공모하는것이다.

세넷과코브는‘노동계급을위하는지식인’이라는자의식을고수한사르트르의모순을신랄하게비평한다.이비판은지식인에게는‘빵’이상의것이필요하다고확신하면서도노동계급에게는‘빵’만있으면충분하다고암묵적으로공감하는모든지식인에게로확장한다.세넷과코브는물질적조건너머로계급논의의지평을확대할필요성을강력히환기한다.각자가현실주의(세넷),이상주의(코브)의관점으로계급문제를바라봤다고고백하는두사람은,좌파지식인의한계를넘어서기위해노동자들의삶을직접확인해보기로한다.

노동계급의의식과감정,
그구조적복잡성에대한깊이있는탐구

보스턴에서100여가구를인터뷰하고참여관찰한세넷과코브는노동자들이물질적행복에대한계산보다더복잡하고난해한언어를사용한다는점을발견했다.자율과자립을상찬하는미국문화에서,노동자들은늘심판대앞에소환되어자신이그렇지못한사람이라고평가받을지모른다는두려움에시달린다.배관공은이웃에사는교사보다더많은돈을번다.그러나배관공은이웃을‘선생님’이라고부르는데반해이웃은그를그냥이름으로부른다.교육받은사람,즉‘교양’을갖춘사람이내적으로더‘발전한인간’으로여겨지기때문이다.여기서교육은존경받을만한사람을가르는하나의‘자격증’역할을한다.교사가배관공보다‘자수성가’한사람으로보이는것도또다른이유다.배관공은단체교섭을통해임금을협상하지만,교사는‘개인’자격으로노동의대가를지급받는다.교육이라는자격증과자수성가라는이상의결합에서,노동계급은스스로상황을통제하지못한다는무력감을강요받는다.이무력감은홀로서지못한사람이라는낙인에대한두려움의또다른이름이다.‘물질적안정’만으로는노동자의마음을온전히달랠수없다는것이확인되는건바로이지점이다.계급은물질적기준뿐아니라정서적자립과자신감의기준으로도나뉜다.

자신이과연타인에게존중받을만한사람인가를끊임없이고민하는노동계급에게,능력은개인의가치를입증하는배지가되어준다.능력을갖추고입증하기만하면한개인으로우뚝설수있다고기대하는것이다.그러나허들은많고문턱은높다.자기자신을입증하는데어려움을겪는노동계급은사회가소수의특권층과대다수의노동자로양분되어있다는현실에분개한다.그러나동시에‘개인’의자격을갖춘소수와‘노동계급’으로집단화되는자신사이에놓인계급의기준에무언가심오한진실이있을지도모른다고끊임없이의심한다.그러고는오롯한‘개인’으로거듭나지못한것에은밀한수치심을느낀다.이수치심은노동자들이계급체계를타파하는데힘을쏟기보다는개인적으로능력을쌓는데집중하게한다.대가족,노동조합과같은전통적형태의사회안전망과그것이제공하는의존은점차부끄러운것이된다.

계급체계는어떻게노동계급의힘과관심사를
개인적인것으로전환하는가?

‘희생’은노동자들이‘자율적’으로선택한하나의길이다.이들은가족이자신의희생을바탕으로더나은삶을살수있기에기꺼이그희생을‘선택’했다는데서자신의존엄성을주장하고자한다.그러나이희생은역설적인결과를낳는다.희생이다른가족구성원에게영향력을행사할근거가되어갈등을낳기때문이다.자식은부모의희생에감사해하기보다는부담을느끼고,종종부모의간섭에분개한다.나아가자식의성공이라는부모의바람이현실이될때조차부모와는다른계급세계에안착하는것을통해부모를‘배신’한다.이처럼희생은노동계급이독자성을주장하고자기능력을보여주는최후의도구였으나역설적으로이들의헌신적희생은그들마음에상처를남기는계급구조의권력을강화한다.계급구조를타파하는대신개인적으로면제될권리(‘희생’)를찾을때,계급의숨은상처는더욱깊어질수밖에없다.

권력자의능력에대한신비화는도달불가능한계급적존엄의보상체계를지탱하는또다른수단이다.설령모든노동자가능력과자격을갖추고계층상승을도모한다고해도,그노력에걸맞은자리는한정되어있다.능력,자격,노력과상관없이누군가는계속‘노동계급’에머물러야만한다.이때심판을맡는건권력자,즉이미능력과자격,노력을입증해‘자수성가’한사람이다.노동계급은자신들이마주한부조리한체계에문제를제기하다가도결정적인순간에“그들나름대로분명이유가있을거야”라며분노를철회하고스스로를납득시킨다.이번에도계급의숨은상처가문제를덮는동시에그자신을더욱깊게만든다.

여기서‘능력’과‘자격’이실제로업무를수행하는것과는별다른관련이없다는사실은중요하지않다.능력을입증하기위한무수한자격증은실제업무에는유용성이없는,쓸모없는것들이다.하지만자기자신을믿지못하는노동계급은여기에매달릴수밖에없다.이렇게노동계급은도달불가능한목표를향해계속달려야만하는처지로내몰린다.소비에서도마찬가지다.노동계급은필요에맞춰소비하기보다는계급의이상에맞춰소비한다.당장필요는없지만내가정말로신분상승을이뤄냈을때그에적합한사람이라는것을스스로증명하기위해백과사전을사고,더비싼자동차를구입하는식이다.이렇게노동과소비의영역모두에서,노동계급은자신을불신하는마음과힘겨운사투를이어가고있다.

1972년으로부터도래한,
능력주의의파국에대한오래된예언

노동자에게불가능한것을요구하는파괴적계급체계앞에서,노동계급의자아는결국분열된다.성공하기위해서는인간적인요구를배반해야한다.공장에서관리자로일하는사람이동료노동자를해고할때인간적인관계를고려한다면,그는경영진에게무능한사람으로낙인찍힌다.‘성공하는사람’이되려면남들과는달라야한다.일터의합리성에자신을맞춰야하고가족과친구,동료들을배려하며행복하게지내고싶다는자아의욕망은억눌러야만한다.이렇게진짜자아와조직을위해업무를수행하는자아는분리된다.일종의정신분열이다.다시한번,분열된자아는이러한결과를초래한계급체계를심문하는일에서노동자의관심을떼어놓고,계급의숨은상처를심화한다.

세넷과코브는계급의숨은상처이면에도사린‘자유’라는개념역시깊이파고든다.자유에는무언가에구속되지않는다는의미도있지만무언가를할수있는능력이라는의미도있다.계급의숨은상처에서더중요한건후자다.노동계급과‘전문가’를비교해보자.노동계급은전문가계층을진정자유로운존재로보고그상태를갈망한다.전문가는시장성이입증된사람,즉자기노력과능력을인정받은사람이다.전문가는누군가에게구속되지않고독립적,자발적으로결정을내린다.노동자와달리진짜자아와일터의자아를분리할필요가없다.즉,노동계급과달리누군가에게의존하지않고자기삶의주도권을가질수있다.전문가의이상은노동계급의감정적현실과대비되면서점차굳건해진다.자유의의미가계급체계의구조와맞물리면서,노동자는도달불가능한자유에대한열망으로자신을소진하는일을반복한다.

계몽주의적인본주의의예기치못한역효과
존엄성의새로운기준은어떤모습이어야하는가

능력주의는계몽주의적인본주의자들의위대한프로젝트에서그싹을틔웠다.이들은모든인간의잠재적능력을강조했고,이능력을마음껏펼칠수있는사회를꿈꿨다.그들이살던시대를고려했을때파격적인주장이었다.신분에종속되지않는개인과여기에서출발하는기회의평등을촉구했기때문이다.그러나세월이흐르며의도하지않은부작용이생겼다.모두가잠재적능력을가졌다는주장은능력을피워내지못한사람을자책하게만든다.더불어무언가를성취한사람을향한‘존경’의문제를계급이아닌개인의관점에서만바라보게한다.세넷과코브가계몽주의적인본주의의프로젝트를오늘날에맞는방식으로,즉불평등을질책하는사유의힘으로재의미화할필요성을촉구하는이유다.

1972년,세넷과코브는능력에따라인간의존엄성을규정하는기준을폐기하자고주장했다.미국이필요이상으로훨씬더많은것을생산할수있는상태에도달했기에새로운기준의확립이가능하다고믿었기때문이다.그러나50여년이훌쩍넘은지금,이들의바람은아직실현되지않았다.능력주의는그때보다훨씬거세게기승을부리며,사람들은계급의숨은상처가수치스러워여전히자신을‘입증’하는데몰두한다.그러나계급의숨은상처가심화되어‘생존’의문제가된절박한현실은인간존엄성의새로운기준을다시금고민할분명한계기이기도하다.이제는세계적거장이된어느노학자가청년시절벼려낸날카로운호소력으로가득한이책은인간을외롭게만들거나고통스럽게하지않는,인간과인간을이어주는존엄성의기준을질문하는소중한계기가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