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십세 (잉게보르크 바흐만 단편선 | 반양장)

삼십세 (잉게보르크 바흐만 단편선 | 반양장)

$13.87
Description
전후 독일 문학의 황무지에 새로운 시어를 심은
잉게보르크 바흐만의 대표작
시적 언어의 순수성과 관념성에 대한 절박한 탐구!
《삼십세》는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전후 황폐화된 독일어권 문학에 새로운 시어를 심은 시인이자 ‘독일 문학 유일의 여성 순수 시인’으로 칭송받은 잉게보르크 바흐만의 단편집이다. 표제작 〈삼십세〉를 비롯해 서른 살이라는 나이와 깊은 관련이 있는 일곱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바흐만은 때로는 남성의 목소리로, 때로는 여성의 목소리로 서른 즈음에 피어나는 삶의 여러 고민을 밀도 높은 시적 언어로 풀어낸다.

바흐만의 문학 여정은 ‘새로운’ 언어를 향한 탐구의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그녀는 자신이 기존 언어의 굴레에 단단히 발목 잡혔다는 것을 고통스럽게 인정한다. 이 딜레마의 한가운데에서, 바흐만은 현실에 한 발 걸치면서도 다른 미래를 지향하는 자신만의 독창적 시어를 길어낸다. ‘여성 시인’이자 ‘순수 시인’으로서 바흐만이 탐험한 시적 언어의 세계는 언어와 시의 본질, 그리고 그들이 놓인 현실에 관한 질문을 던지며 아릿한 여운을 남긴다.
저자

잉에보르크바흐만

저자:잉게보르크바흐만IngeborgBachmann,1926~1973
오스트리아남부클라겐푸르트에서태어났다.원래음악을공부하려했으나법률을,나중에는철학을공부했다.하이데거의실존철학연구로박사학위를받은후방송국에서라디오작가로일하는등다양한활동을했다.1953년첫시집《유예된시간》을발표해전후독일문학의황무지위에새로운시어를심은서정시인이라는찬사를받았다.이시집으로한스베르너리히터가이끈독일어권작가들의문학모임인47그룹의일원이되었다.1956년두번째시집《큰곰자리의부름》을발표해시인으로서입지를확고히했다.이후소설과산문을쓰기시작해1961년에《삼십세》를발표했고이후산문집《우연을위한장소》,장편소설《말리나》등을썼다.독일산업문화협회상,브레멘시문학상,게오르크뷔히너상등여러문학상을받으며작품성을널리인정받았다.1972년마지막산문집《동시에》를냈고,이듬해영면했다.

역자:차경아
서울대학교문리대독문과와같은학교대학원을졸업하고,독일본대학교에서수학했다.서강대학교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고경기대학교유럽어문학부독어독문학과교수로재직했다.주요번역서로안톤슈낙의《우리를슬프게하는것들》,미카엘엔데의《모모》,《뮈렌왕자》,《끝없는이야기》,헤르만헤세의《싯다르타》,잉게보르크바흐만의《말리나》,《삼십세》,《만하탄의선신》등이있다.

목차


삼십세
오스트리아어느도시에서의청춘
모든것
살인자와광인의틈바구니에서
고모라를향한한걸음
빌더무트라는이름의사나이
운디네가다

작품해설
잉게보르크바흐만연보

출판사 서평

전후독일문학의황무지에새로운시어를심은
잉게보르크바흐만의대표작
시적언어의순수성과관념성에대한절박한탐구!

《삼십세》는오스트리아에서태어나전후황폐화된독일어권문학에새로운시어를심은시인이자‘독일문학유일의여성순수시인’으로칭송받은잉게보르크바흐만의단편집이다.표제작〈삼십세〉를비롯해서른살이라는나이와깊은관련이있는일곱작품으로구성되어있다.바흐만은때로는남성의목소리로,때로는여성의목소리로서른즈음에피어나는삶의여러고민을밀도높은시적언어로풀어낸다.

서른즈음에맞닥뜨린삶의절박함과위기감을통과하는
서정적이면서도날카로운,무엇보다아름다운바흐만의시어

〈삼십세〉는서른번째생일을맞이하는남자의불안을다룬다.남자는성인의문턱앞에서좌절한다.그러나미래에대한낙관적공상에도빠져있다.그는기성세대와는단절된완전히새로운언어와그로인해가능해지는세상을소망한다.하지만그런소망을가진자신이사실은기존언어가구현해낸존재라는사실을깨닫는다.기존세계에서탈주하려하지만실패한남자는결국그실패한자리에서부터삶을긍정하며다시금자신의미래를다짐한다.

〈오스트리아어느도시에서의청춘〉은전쟁이후일상의문제를다룬작품으로,‘너무시끄럽다’는집안의목소리와‘너무조용하다’는학교의훈계사이에서혼란을겪는아이들의이야기를담았다.〈모든것〉은아이를키우는남자가화자인데,그는아이가자신만의언어세계를구축하며성장하기를바란다.그래서남자는자신의아이가기존언어에물들지않게하기위해노력한다.그러나불가능한시도다.남자는아이를기존세계와격리하지도,그렇다고아이에게가르칠새로운언어도갖지못하는상황에체념한다.

〈살인자와광인의틈바구니사이에서〉에서는슬픔에빠진아내를집에두고술집에서모인남자들이끊임없이세계,전쟁에관한공허하고혼란스러운대화를이어간다.그들은점차세상이살인자와광인으로만구성되어있다는사실을깨닫는다.〈고모라를향한첫걸음〉은여성피아니스트와여성추종자의기묘한관계를다룬다.두여성의관계에는성애적,감정적긴장이흐른다.피아니스트는이관계에서지금껏누려보지못한‘힘’을느끼며희열에휩싸이면서도그일을능숙하게해내지못하는자기자신에게당황하기도한다.무엇보다그녀에게는추종자에게들려줄자신만의언어,즉여성만의언어가부재하다.이작품을통해바흐만은여성에게언어가없다는것이그들관계에어떤영향을끼치는지를날카롭게드러낸다.

‘여성시인’이자‘순수시인’으로서벼려낸독창적언어
언어와시,현실에관한아릿한여운

이외에도평생진리를추구해온판사의좌절과희망을다룬〈빌더무트라는이름의사나이〉,물의요정운디네가남자들이모든언어를장악해버린세계를비난하고성토하며물밑에서자신만의시적언어를벼려내는과정을담는〈운디네가다〉까지.바흐만은집요하고절박한태도로시적언어의순수성과관념성을탐색하고,그에깃든성별권력관계의지형을그려낸다.

바흐만의문학여정은‘새로운’언어를향한탐구의과정이라고도할수있다.그러나동시에그녀는자신이기존언어의굴레에단단히발목잡혔다는것을고통스럽게인정한다.이딜레마의한가운데에서,바흐만은현실에한발걸치면서도다른미래를지향하는자신만의독창적시어를길어낸다.‘여성시인’이자‘순수시인’으로서바흐만이탐험한시적언어의세계는언어와시의본질,그리고그들이놓인현실에관한질문을던지며아릿한여운을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