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과 인식 가능성

초월과 인식 가능성

$16.80
Description
환원 불가능한 타자를 향한 초월의 여정
윤리학과 신학을 넘나드는 레비나스 철학의 궁극적 지향
《초월과 인식 가능성》은 일흔여덟의 레비나스가 1983년에 제네바대학교에서 한 강연과 강연 다음 날 동료 교수들과 나눈 대담을 모은 책이다. 레비나스는 이 책에서 한평생 추구해온 ‘타자의 철학’, ‘초월의 철학’을 다시금 급진화한다.

《초월과 인식 가능성》의 특이성은 신학의 언어를 더해 종교와 초월을 논한다는 점이다. 다만 레비나스가 신학의 언어를 일반적인 의미에서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레비나스가 말하는 신학은 최고 존재인 신에 대한 앎을 의미하지 않는다. 레비나스는 신학을 윤리적, 실천적 행위와 연결해 논의를 전개한다. 절대자에 대한 앎에서 그치는 신학이 아니라, 자기 존재에서 벗어나 더 높은 자인 타인에게 복종하고 헌신한다는 의미의 신학을 제시하고 이를 초월과 연결하는 것이다. 신학을 그저 최고 존재에 대한 앎이 아닌 행위를 통해 존재하는 것 너머로 나아가는 것에 관한 학문으로 전환하기. 레비나스는 이 전환을 ‘하늘의 지혜가 땅으로 돌아오는 길’이라는 은유로 표현한다.
저자

에마뉘엘레비나스

저자:에마뉘엘레비나스(EmmanuelLevinas)
1906년리투아니아에서태어났다.1923년부터프랑스스트라스부르대학교에서수학했고,1928~1929년에는독일프라이부르크대학교에서후설과하이데거에게현상학을배웠다.1930년〈후설의현상학에서의직관이론〉논문으로박사학위를받은후프랑스철학계에후설과하이데거의현상학을소개하는일에매진했다.
그러나점차스승들과는다른길을걸었다.국가사회주의의출현과2차세계대전이결정적계기였다.유대인이라는이유로독일군에게포로로수용되기도한레비나스는가족과친구의죽음을목격한후자신만의독창적인사유를펼쳐내기시작했다.레비나스는서양철학과전쟁사이에유사성이있다고보았다.타자를주체에흡수해온서양철학의전통이상대를말살하려는전쟁과전체주의에길을열어주지않았느냐는질문을던진것이다.레비나스의철학이‘타자성의철학’,‘평화의철학’이라불리는이유다.
《초월과인식가능성》은말년의레비나스가자신의원숙한사유를펼쳐낸책으로,여기서레비나스는종교적이고신학적인의미에서초월을급진화하여다시금타자로향하는길을모색한다.하늘의지혜를땅에서구현하기,즉타산적인삶을초월한성스러운삶의철학적방향성을탐구한것이다.
레비나스는이책외에도《존재에서존재자로》(1947),《시간과타자》(1948),《전체성과무한》(1961),《존재와달리또는존재성을넘어》(1974)등25권의저서를집필했다.소르본대학교교수직을마지막으로은퇴한후에도강연과집필활동을활발히하다1995년12월25일에89세의나이로영면했다.

역자:김동규
연세대학교연합신학대학원객원교수로일하고있다.총신대학교신학과에서신학을,서강대학교대학원철학과에서철학을공부했으며벨기에루뱅대학교,같은학교후설문서보관소,네덜란드암스테르담자유대학교에서종교철학,종교학,신학,현상학을연구했다.주요저작으로《선물과신비:장-뤽마리옹의신-담론》,《장뤽마리옹》,《미술은철학의눈이다》(공저)등이있으며,주요논문으로〈《전체성과무한》에서‘나(들)’의다원주의〉,〈진리의초과,주어진자기:마리옹의아우구스티누스해석에대한비판적고찰〉,〈상호성을넘어서:폴리쾨르에게서주어짐과선물〉등이있다.옮긴책으로는장뤽마리옹의《과잉에관하여》,레비나스의《후설현상학에서의직관이론》,《탈출에관해서》,《윤리와무한:필립네모와의대화》,리처드카니의《재신론》등이있다.

목차

서문

초월과인식가능성
앎으로서의정신
학science과현전
존재와자신을주기
내재성의현상학
초월개념과형이상학의종말
앎을따르는것과는다르게
종교로서의사유
우리안의무한관년
무한의로고스
현상학을한다는것
초월적인것의인식가능성

에마뉘엘레비나스와의대화

옮긴이해제
레비나스의초월:하늘의지혜를이땅에서실현하기

출판사 서평

환원불가능한타자를향한초월의여정
윤리학과신학을넘나드는레비나스철학의궁극적지향


《초월과인식가능성》은일흔여덟의레비나스가1983년에제네바대학교에서한강연과강연다음날동료교수들과나눈대담을모은책이다.레비나스는이책에서한평생추구해온‘타자의철학’,‘초월의철학’을다시금급진화한다.2차세계대전당시가족과친구를잃었을뿐아니라그자신역시유대인이라는이유로포로로잡힌적도있는레비나스는폭력의근원을서양철학의전통에서찾았다.타자의차이를소거하고흡수해주체성을형성한서양철학의전통이상대를말살하는전체주의,전쟁과닮은점이있다는문제의식이었다.

기존문제의식의연장에서,레비나스는전통현상학에반하는태도를견지하며자신의논지를전개한다.현상학은서구철학이전통적으로타자를인식가능한존재로대한것의연장에있다.그때문에레비나스에게현상학은타자를흡수하는동일자의철학이다.초월은이를넘어서기위한하나의방법론이다.


말년의레비나스가원숙한사유로
자신이평생천착해온초월개념을
다시한번거침없이급진화한책

《초월과인식가능성》의특이성은신학의언어를더해종교와초월을논한다는점이다.다만레비나스가신학의언어를일반적인의미에서사용하지않는다는점에주목해야한다.레비나스가말하는신학은최고존재인신에대한앎을의미하지않는다.레비나스는신학을윤리적,실천적행위와연결해논의를전개한다.절대자에대한앎에서그치는신학이아니라,자기존재에서벗어나더높은자인타인에게복종하고헌신한다는의미의신학을제시하고이를초월과연결하는것이다.신학을그저최고존재에대한앎이아닌,행위를통해존재하는것너머로나아가는것에관한학문으로전환하기.레비나스는이전환을‘하늘의지혜가땅으로돌아오는길’이라는은유로표현한다.

케노시스는이를위한하나의방법론이되어준다.그리스도교신학용어인케노시스는신이자신의절대적이고본질적인지위를포기하고스스로를인간의지위로낮춘것을일컫는말이다.레비나스는케노시스를윤리적,실천적신학의차원에서적극적으로해석한다.진정한기도는자기를위한것이아닌타인을위한기도이며,이행위야말로비참한자들과연대하는신의행위와일맥상통한다는것이다.요컨대레비나스는다른사람의고통을염려하고,자신을고통받는자리에놓는것으로케노시스를적극적으로재해석하여윤리적초월로나아가고자한다.

기존의레비나스가신학의언어를잘사용하지않고엄밀한철학의자장에머무르고자한점을고려한다면,그가《초월과인식가능성》에신학의논의를들여온것은특별한의미가있다.초월을급진화하고과장하여강조하기위해서,즉하늘의성스러운윤리를이땅에서실현하기위해서였다.존재와진리에대한철학의사유를윤리와행위로전환할것을촉구하기위한방편으로서철학과신학,윤리학을거침없이넘나들며논의를전개한것이다.


레비나스가50여년간심화,발전시킨
타자를향한초월의철학이마침내도달한곳!

한편이책에는그간여러권의레비나스저작을우리말로옮긴김동규역자의상세한해제도실려있다.해제에서,역자는《초월과인식가능성》이레비나스사유의궤적에서어떤자리와위상을차지하고있는지를상세히짚는다.1935년에발표된레비나스최초의독창적철학논고인《탈출에관해서》,레비나스의주저로꼽히는《전체성과무한》,레비나스가사유의원숙기에접어든시기에전통현상학과대결하며초월의의미를심화한《존재와달리또는존재성을넘어》를거쳐레비나스의초월개념이어떤궤적을따라깊이를더해왔는지를살피는것이다.이를통해독자들은레비나스사상의거대한흐름과맥락속에서《초월과인식가능성》의의의를더욱적확히이해할수있을것이다.

세계는급변하고있다.전세계곳곳에서전쟁이벌어지고있고,냉전종식이후의짧았던‘평화와번영’의시기는빠르게저물어가고있다.변화는전쟁과국제패권경쟁에서만일어나고있지않다.AI의등장과로봇공학의발전은전례없는속도로우리삶에근본적인변화를추동하고있다.그러나이런흐름속에서도자명한진실이있다.힘으로힘을제압하는것은언제나절멸의위험을품고있고,기술의발전은끊임없이윤리의시험대를마주할수밖에없다는것말이다.자기존재를초월하여타자를지향하는레비나스의철학이역사의수레바퀴가한바퀴돌아간지금다시중요해지는이유가여기에있다.윤리가상실된시대,레비나스가제안한나를비우고타자를위해기도하는소박하면서도장엄한실천은길잃은시대에절망한사람들에게가만히위로의손을내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