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완네 쪽으로

스완네 쪽으로

$15.90
Description
마르셀 프루스트가 평생을 바쳐 쓴 역작!
‘의식의 흐름’으로 20세기 소설에 혁명을 일으킨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기념비적인 서막
시간의 흐름과 인간의 본성, 사랑과 예술 같은 보편적인 주제를 실험적 문체와 철학적 사유로 그려낸 프루스트 필생의 역작으로, 프루스트를 세계적인 문학가로 만든 대하소설이다. 《스완네 쪽으로》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초반부를 장식한 첫 작품으로, 1910년 전후 파리에 있는 ‘나’의 침실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한밤에 깨어난 ‘나’에게 ‘내’가 지내온 여러 방과 콩브레에서 보낸 어린 시절의 추억, 친척들과의 기억, 손님의 잦은 방문으로 어머니를 독점하지 못하는 데 대한 ‘나’의 고뇌 등 어렴풋한 느낌들이 단편적으로 떠오른다. 차에 적셔 먹는 마들렌 한 조각에서 어린 시절 ‘내’가 느꼈던 감각이 깨어나고, 그 순간 과거 전체가 시간을 뛰어넘으면서 고스란히 ‘나’의 기억 속에서 부활한다.

이 소설은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 프랑스 상류 사회에서 화자가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된 후 현재까지의 겪은 경험의 회상을 따라 전개되는 대하소설로, 프루스트가 창안한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동시대 문학에 큰 영향을 끼친 작품이다. 프루스트는 기억을 통해 시간의 질서를 해체하고, 주관적 경험 속에서 새로운 ‘진리의 질서’를 세운다. 그는 인간이 시간 속에서 어떻게 의미를 구성하는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며, 의식의 흐름을 탐색하는 과정이 곧 ‘나’를 나 자신으로 존재하게 하는 실존의 방법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

마르셀프루스트

저자:마르셀프루스트(MarcelProust)
프랑스파리의부유한중산층가정에서태어나,병약한유년시절을보내면서도문학과예술에지대한관심을보였다.아버지의권유로파리대학교법학과와파리정치대학교에서공부하지만,1895년문학학사학위를취득하며자신의길을걷기시작했다.1896년에소설과단편등을엮은첫책《쾌락과나날》을출간하나성공을거두지는못했다.본격적으로작가의길에들어선그는1913년자비로《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의1편《스완네쪽으로》를출간하여문단의주목을받았다.이어1919년선보인2편《꽃핀소녀들의그늘에서》로공쿠르상의영예를안았고,이듬해프랑스정부가수여하는레지옹도뇌르훈장을받았다.이후계속해서건강이악화되었으나집필에몰두하여1921년4편《소돔과고모라》첫권까지출간하지만,1922년폐렴으로《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의완간을보지못한채세상을떠났다.사후1927년7편《되찾은시간》출간으로비로소그의장대한여정이마무리되었다.

역자:김인환
이화여대불어불문학과를졸업하고프랑스소르본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이화여대명예교수.지은책으로《줄리아크리스테바의문학탐색》,《프랑스문학과여성》(공저)등이있으며옮긴책으로는《연인》,《온종일숲속에서》,《복도에앉은남자》,《언어그미지의것》(공역),《사랑의정신분석》,《포세시옹,소유라는악마》,《시적언어의혁명》,《검은태양》등이있다.

목차

1부콩브레
2부스완의사랑
3부고장의이름들

작가와작품해설
마르셀프루스트연보

출판사 서평

‘의식의흐름’에따라인간내면세계를보여주는
신심리주의소설의대가프루스트의명작!

《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는마르셀프루스트의대표작으로,누구나한번쯤‘차에적신마들렌’으로유명한‘프루스트현상’으로그이름을익히들어보았을작품이다.이소설은19세기후반과20세기초프랑스상류사회에서화자가어린시절부터성인이된후현재까지의겪은경험의회상을따라전개되는대하소설로,프루스트가창안한‘의식의흐름’기법으로동시대문학에큰영향을끼친작품이다.프루스트는기억을통해시간의질서를해체하고,주관적경험속에서새로운‘진리의질서’를세운다.그는이소설로이룬문학적업적을인정받아,공쿠르상과프랑스정부가수여하는레지옹도뇌르훈장을받았다.

프루스트는소설의틀을잡기시작한1909년부터병환으로집필을중단하고세상을뜬1922년까지펜을놓지않고이작품의집필에몰두했다.《스완네쪽으로》는《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의1편으로,프루스트가펼쳐놓은장대한대서사시의출발점이되는소설이다.1910년전후,파리에있는‘나’는침실에서한밤에깨어나과거에관한어렴풋한감각을느낀다.‘내’가고향콩브레에서보낸어린시절의추억,친척과손님들의잦은방문으로어머니를독점하지못하며느꼈던고뇌가떠오르지만,이러한추억도단편적으로만떠올라자신의내면에서“그모든기억이죽어”버린것(69쪽)이아닐까하며상심에잠긴다.그러던중우연히입에넣은마들렌한조각이혀끝에닿는순간,‘내’가어린시절느꼈던것과같은감각을느끼고잊혔던과거모두가시간을뛰어넘으며불현듯‘나’의내면에되살아난다.이장면은이후‘기억의문학’이라는새로운장르를열었고,시간의흐름속에서인간이어떻게자아를인식하고재구성하는지를보여준근대문학의전범이되었다.

시간의파문속에서되살아나는의식의풍경
언어를예술로확장한프루스트의문장,기억과존재의미학

프루스트의작품에서는한문장이하나의세계처럼확장한다.프루스트는전통적의미의‘이야기’를거의포기하고,의식의흐름을따라내면을세밀하게탐색했다.《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역시‘나’의기억과사유,감정의파문이수없이되풀이되며,그과정에서시간은선형적으로흐르지않고순환하는정신의풍경이되어‘나’의내면에서몇번이고되살아난다.프루스트는이렇게과거의감각과인상을,고뇌를통해정신적형상으로옮기는것이야말로잃어버린시간을되찾는유일한방법이라고보았다(630쪽).의식의흐름을탐색하는과정이곧‘나’를나자신으로존재하게하는실존의방법이었던셈이다.

프루스트는문장역시일반적인수사법을따르지않고,감각과사유를겹겹이포개고쉼없이이어‘나’의끊이지않는의식과기억,상념을표현했다.이덕에이작품의문장은하나하나가회화적이자음악적인울림을갖는다.그의문장은단순한사실적관계의서술이아니라기억의파문을시각화한것에가까우며그특유의치밀하고도뛰어난기법으로독자를압도한다.마치영상을보는듯‘나’의감각을생생하게풀어낸문장덕에독자는‘나’의머릿속을그대로들여다보고그와공명하는느낌을받을수있다.프루스트의문장은언어그자체가예술이되는지점을보여주고,근대문학이언어의가능성을어디까지확장할수있는지를실험한결정적사례로평가된다.

기억,사랑,자아의미로속에서
인간욕망의본질을응시한프루스트의심리적서사

소설은가족들,특히어머니에관한‘나’의기억과,‘나’의가족과친밀했던이웃스완과그가사랑한여성오데트의사랑이야기를주축으로전개된다.어머니에대해병적으로집착하는화자의모습,교양있고부유한스완이평범한여성오데트가명화속주인공과닮았다는사실을자각한순간부터제어할수없는비정상적인사랑에빠져그녀에게휘둘리는모습,스완과오데트의딸인질베르트를연모하는화자의모습등이펼쳐진다.

프루스트는사랑에빠져허둥대는스완을통해19세기말프랑스부르주아사회의위선,세속적욕망,계급적위계의허망함을날카롭게풍자한다.스완이드나드는베르뒤랭살롱은예술적세련됨을가장하지만,실상은부르주아들이사교게임을벌이는허영으로얼룩진공간에불과하다.스완의내면적고통은바로이사회적구조속에서비롯된것이다.게다가오데트를향한그열렬한사랑도결국이야기의끝무렵에서젊은캉브르메부인에대한연모의정이싹트면서무심하게시들고마는데,이지점역시저자가의도한바를잘보여준다.이서사는단순한연애담을넘어,사랑을통해인간욕망의본질과사회적허위의식을드러내는실험적심리소설로읽힌다.

《스완네쪽으로》는단지한개인의회상을그린작품이아니라,근대적자아가자신을인식하고구원하는방식에관한철학적탐구의결정체다.프루스트에게과거와기억은인식하는순간마다다시태어나내면의세계를만드는,인간만이만들어낼수있는예술의일부였다.과거를회상하는것은단지기억을되살리는행위가아니라,현재의자아가자신을다시구성하는창조적과정이라고말이다.

프루스트는인간이시간속에서어떻게의미를구성하는가에대한근본적질문을던진다.빠른속도의디지털시대에사는현대독자에게프루스트의문장은느림과사유의미학,내면적탐구의필요성을일깨운다.‘잃어버린시간’을찾아나서는여정은곧자기인식의여정이며,그속에서인간은언어와예술을통해비로소자신을구원할수있다.존재의의미를스스로발견하려끝없이내면을탐색했던,시간의흐름속에서‘영원’을붙잡으려고군분투했던프루스트의세계로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