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

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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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혼자만 행복하다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20세기 최고의 실존주의 작가 알베르 카뮈가 포착한
전염병으로 폐쇄된 도시에서 피어오르는 뜨거운 인간애
신문기자 랑베르는 알제리 오랑에 취재차 머물다가 페스트가 창궐해 도시에 갇힌다. 고통과 절망에 빠진 사람들로 아수라장이 된 폐쇄된 도시에서는 극한 상황에 처한 갖가지 인간 군상의 적나라한 본성이 드러난다. 연인이 자신을 애타게 기다리는 파리로 탈출하고 싶어 하던 랑베르는, 오랑 시민의 고통을 목격하면서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욕망과 다른 사람들의 불행에 무관심할 수 없는 윤리적 부조리 사이에서 번뇌한다. 카뮈는 《페스트》에서 랑베르의 입을 빌려 “혼자만 행복하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인간에게는 경멸당할 것들보다도 찬양받을 것이 훨씬 더 많다”고 역설한다. 이러한 주제 의식에는 당대 철학·문학의 사조였던 실존주의가 강하게 반영되어 있다. 카뮈는 ‘부조리의 윤리’를 통해 인간의 한계를 자각하면서도,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인간다움을 놓지 않는 ‘반항하는 인간’을 제시해 실존의 의미를 제기한다.
오늘날 《페스트》는 단순한 전후 문학의 산물이 아니라, 팬데믹 이후 시대를 사는 현대인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던진다. 바이러스와 정보의 과잉, 무관심과 혐오가 뒤섞인 현실 속에서, 카뮈의 말은 여전히 우리가 인간으로서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끊임없이 자신과 세계를 성찰하고 서로의 고통을 인식할 때, 비로소 우리는 재앙과도 같은 세계에 반항하며 품격 있는 인간으로서 실존할 수 있다. 《페스트》는 카뮈가 말한 절망의 한가운데서 피어나는 인간의 연대이며, 그가 문학으로 남긴 강렬한 윤리적 유산이다.
저자

알베르카뮈

저자:알베르카뮈AlbertCamus,1913~1960
1913년11월7일,당시프랑스식민지인알제리의몽도비에서궁핍한노동자인아버지와스페인계어머니사이에서태어났다.1918년공립초등학교에들어가뛰어난교사루이제르맹의가르침을받는행운을얻었다.알제대학교재학중에는평생의스승으로여기게된철학교수장그르니에를만나깊은영향을받았다.1930년대에앙드레지드,몽테를랑,앙드레말로등의작품을비롯해프랑스고전문학을두루섭렵하며알제리젊은좌파지식인들사이에서점차중요한인물로떠올랐다.1934년알제리공산당에입당하기도했지만곧탈퇴했다.2차세계대전이일어나기전2년간진보성향의신문〈알제레퓌블리캥〉에서기자로근무했다.이후레지스탕스조직의기관지였다가일간지가된〈콩바〉의편집장으로일하며확고한도덕적신념아래독자적인좌파적관점을견지했다.1942년데뷔작《이방인》으로작가로서이름을널리알렸고,1947년《페스트》로큰성공을거두며그해비평가상을받았다.1951년발표한평론《반항적인간》은마르크스주의비평가들과장폴사르트르등의철학자들에게격렬한비판을받기도했다.1957년44세의나이로역대최연소노벨문학상수상자가되었으나3년뒤인1960년1월4일,교통사고로갑작스레세상을떠났다.주요작품으로소설《이방인》《페스트》《전락》등과에세이《안과겉》《시지프신화》《반항적인간》등이있다.

역자:이휘영
소르본대학교문학부에서D.S.C.F.학위를획득했으며서울대학교불문학과교수를역임했다.광복후최초의프랑스어사전인《불한소사전》과《엣센스불한사전》등을편찬했다.알베르카뮈의《이방인》을아시아최초로번역했으며,카뮈의《페스트》,《안과겉》,로맹롤랑의《베토벤의생애》,앙드레지드의《지상의양식》,《사전꾼들》,르클레지오의《홍수》,《카르멘》,《독서론》,《회색노트》,《암야의집》등을번역했다.

목차


1부
2부
3부
4부
5부

작품해설
알베르카뮈연보

출판사 서평

*노벨문학상수상작가
*〈옵서버〉선정가장위대한소설100선
*《로고스》선정20세기를만든책100선
*피터박스올선정죽기전에꼭읽어야할1001권의책
*하버드생이가장많이읽는책20선

20세기최고의실존주의작가알베르카뮈가포착한
전염병으로폐쇄된도시에서피어오르는뜨거운인간애

1947년발표된알베르카뮈의《페스트》는제2차세계대전직후의세계가겪었던도덕적붕괴와실존적불안을압축한소설이다.신문기자랑베르는알제리오랑에취재차머물다가페스트가창궐해도시에갇힌다.고통과절망에빠진사람들로아수라장이된폐쇄된도시에서는극한상황에처한갖가지인간군상의적나라한본성이드러난다.랑베르는오랑시민의고통을목격하면서,자신의행복을추구하는욕망과다른사람들의불행에무관심할수없는윤리적부조리사이에서번뇌한다.
‘페스트’는곧파시즘과전체주의,인간의무관심이만들어낸도덕적전염,세계의부조리함등으로인간이겪는고통의상징이다.카뮈는랑베르의입을빌려“혼자만행복하다는것은부끄러운일”이라고말하며,“절망속에서도인간다움은유지될수있는가”라는인간존재의의의를묻는다.이러한주제의식에는당대철학·문학의사조였던실존주의가강하게반영되어있다.카뮈는‘부조리의윤리’를통해인간의한계를자각하면서도,고통과절망속에서도인간다움을놓지않는‘반항하는인간’을제시해실존의의미를제기한다.

재앙의도시에서인간존엄의최후보루를그리다
절망속에서도꺼지지않는인간성과연대

소설은북아프리카의프랑스식민지도시오랑에서시작된다.어느날거리곳곳에서죽은쥐들이발견되고,이어사람들에게괴질이퍼지기시작한다.처음엔일시적현상으로여겨졌으나,곧사람의목숨을앗아가는심각한전염병이퍼지고있다는사실이밝혀져도시전체가봉쇄된다.눈에보이지도않는병마로사람들이차례차례죽어가는와중에외부와의연락마저끊기자,사람들은서로를의심하며공포와무기력에빠진다.
이재앙의한가운데서카뮈는여러인물을등장시켜,부조리를마주하는다양한인간군상을연출한다.주인공인랑베르는파리에서자신을기다리는연인과재회하기위해탈출을시도하지만,고통받는시민들을보며윤리적문제로고뇌하다오랑에남아다른이들과함께방역활동에참여하기로한다.의사리외는이성을잃지않고환자를돌보며,의사이자인간으로서자신이해야할의무를다한다.신부파늘루는처음에는페스트를‘신의징벌’로해석하지만,무고한아이의죽음을목격한뒤신의뜻에의문을품는다.그리고일반시민인타루는어떤명분도없이,단지인간의고통을줄이기위해싸운다.절망속에서도연대와행위를택하는이,신념의한계에부딪혀좌절하는이,개인적욕망과공동체적책임사이에서흔들리는이등,《페스트》의다양한인물상은부조리를인식한후인간이어떤선택을하는지뚜렷하게드러낸다.
페스트가끝나갈무렵,도시에는일시적인환희가찾아오지만리외는그기쁨이허망함을안다.그는말한다.“페스트균은결코사라지지않으며”“방이나지하실이나트렁크나손수건이나헌종이같은것들틈에서꾸준히살아남아”언제고인류의행복을위협할수있다는생각에잠긴다(334쪽).이결말은악과부조리는언제든되살아날수있다는엄중한경고다.그러나카뮈는그결말에“인간에게는경멸당할것들보다도찬양받을것이훨씬더많다”라는말을함께넣어,이재앙을헤쳐나가기위해서는인간의존엄성과시민간의연대가필요함을상기한다.

부조리앞에무너질것인가,그에맞서실존할것인가
카뮈철학의정수,‘반항하는인간’의초상

《페스트》는카뮈철학의핵심개념인‘부조리’와‘반항’을소설로구현한작품이다.카뮈는인간이본질적으로모순을안은존재라고보았다.인간은이성적존재로서“합리적욕망이있는까닭에세계의뜻을알아보고자”하지만,“세계에는인간의이성으로서알아볼수있을만한아무런뜻도없다”(337쪽).부조리란인간의합리적욕망과세계의몰이해가충돌하며생기는모순이며,인간이세계를살아가며겪을수밖에없는숙명이다.《페스트》의오랑은바로그부조리가집약된현장이다.인간은질병의원인을알지못한채,그저죽음을기다리거나싸워야한다.
하지만카뮈는인간이어찌할수없는현실을마주하고도허무주의에빠지지않을수있다고말한다.그는인간이부조리속에서살아가야함을인식하고,그부조리에맞서며자신의의지를펼때비로소인간으로서실존한다고보았다.이렇게부조리를회피하는대신삶을긍정하는태도가바로카뮈가말하는‘반항’이다.카뮈는무의미한상황속에서도인간이자신이직접선택하고행동하며의미를창조할수있다고믿었다.또한,카뮈는이소설을통해인간의연대를윤리의새로운기반으로제시한다.소설속등장인물은서로다른세계관을넘어페스트에맞서기위해하나되어행동한다.카뮈에게연대는감정적동정이아니라,부조리한현실을함께인식하고공동으로맞서는윤리적결단이다.인간은홀로의미를창조하는존재가아니라,타인의고통을인식할때비로소자기존재를완성한다.
오늘날《페스트》는단순한전후문학의산물이아니라,팬데믹이후시대를사는현대인에게도여전히유효한메시지를던진다.바이러스와정보의과잉,무관심과혐오가뒤섞인현실속에서,카뮈의말은여전히우리가인간으로서존엄하게살아갈수있다고이야기한다.끊임없이자신과세계를성찰하고서로의고통을인식할때,비로소우리는재앙과도같은세계에반항하며품격있는인간으로서실존할수있다.《페스트》는카뮈가말한절망의한가운데서피어나는인간의연대이며,그가문학으로남긴강렬한윤리적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