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생활자의 수기

지하생활자의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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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뿌리가 박탈된 채 적의에 찬 시대를 살아가며
세상을 경멸하고 냉소하는 ‘지하실 남자’의 독백!
최초의 실존주의 소설로 평가받는 수작
《지하생활자의 수기》는 유례가 없는 긴 독백 형식으로 쓴 놀라운 작품으로 카프카, 사르트르, 카뮈 등 20세기 실존주의 작가들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주며 실존주의의 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인공은 사회의 어디에도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음습한 지하방에 틀어박혀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간다. 그는 삶에 대한 은폐된 불안과 은밀한 증오에 시달리며 철저히 고립된 곳에 도피처를 마련한다. 뿌리가 박탈된 그는 이성 중심의 근대적 인간상에 거칠게 반발하며 시대를 적대한다. 초라하고 고독한 공간에서 바깥세상의 가치 있는 모든 것을 비웃으면서 자신의 존재를 입증하려고 한다. 도스토옙스키는 ‘합리적 인간’이라는 근대의 신화를 해체하며 인간의 본질은 비이성, 모순, 자기파괴의 욕망 속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저자

표도르도스토옙스키

저자:표도르도스토예프스키(ФёдорМихaйловичДостоeвский)
1821년모스크바에서의사인아버지와신심깊은어머니사이에태어났다.1838년아버지권유로육군학교에입학했으나적응하지못하고그무렵푸시킨,고골,발자크등의저서를탐독하며문학적감성을키워갔다.졸업후소위로육군에서복무하다1846년《가난한사람들》로문단에데뷔했다.다음해사회주의청년모임에가담했다가1849년반정부인사로체포되어사형선고를받았으나집행직전황제가특별사면해살아났다.시베리아에서노역하고1859년페테르부르크로돌아온그는자신의경험을반영해처참한감옥생활과범죄자의심리를생생히묘사한《죽음의집의기록》을발표했다.최초의실존주의소설로평가받는《지하생활자의수기》를발표한1864년에는아내마리야와형미하일이세상을떠났다.발간하던잡지도폐간되어막대한빚과형의가족생계까지떠맡게되었다.이러한참담한시기에써낸불후의명작《죄와벌》은1866년발표와동시에큰인기를누렸다.당시그는빚을갚기위해단기간에작품을써야했는데속기사인아내안나와함께4년여간유럽도시들을떠돌며《백치》《악령》등의작품을집필했다.고국으로돌아온1871년이후에는안정된생활속에각계의존경을받으며편안한말년을보냈다.1880년마지막걸작《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을남기고이듬해폐동맥출혈로생을마감했다.

역자:이동현
한국외국어대학교러시아어과교수를역임했으며한국번역문학상을수상했다.역서로푸시킨의《대위의딸》,고골의《검찰관》,《외투》,《코》,도스토옙스키의《지하생활자의수기》,《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백치》,《죄와벌》,톨스토이의《크로이처소나타》,《결혼의행복》,파스테르나크의《닥터지바고》등이있다.

목차

1부지하의세계
2부진눈깨비의연상에서

작품해설
표도르도스토옙스키연보

출판사 서평

인간은왜스스로를고통스럽게만드는가?
도스토옙스키의인간탐구출발점이자
인간의식의가장어두운심연을드러낸문제작

“이번엔내가당신들한테진지하게한가지묻고싶다.
값싼행복과고결한고민중에과연어느쪽이좋을까?”

도스토옙스키문학의모든예술적모티프를내포한작품!

“나는병적인인간이다……나는심술궂은인간이다.나는남의호감을사지못하는인간이다.”이충격적인고백으로시작하는도스토옙스키의《지하생활자의수기》는인간의식의가장어두운곳을탐험한선구적인심리소설이다.유례가없는긴독백형식으로쓰인놀랄만한작품으로,작가는‘지하생활자’라불리는이름없는화자를통해이성적합리주의와인간의자유의지사이의근본적모순을폭로한다.단순한소설을넘어근대인간의자의식탄생을보여주는철학적기록으로평가받고있으며,도스토옙스키가이후《죄와벌》,《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에서탐구하는인간구원의문제의식이바로이“지하”에서시작한다.즉,도스토옙스키의대작들에서드러나는예술적모티프의밑바탕을모두내포한작품이《지하생활자의수기》다.그래서앙드레지드도이작품을가리켜“도스토옙스키의전작품을이해할수있는열쇠”라고평했다.도스토옙스키는이작품이발표되기전까지는그저러시아문단의일류작가였다면1864년이작품이발표된후에는세계문학에새로운경지를개척한세계적천재의자리에오른다.인간내부의모순적인요소의대립과투쟁을기조로하여커다란사회,윤리,철학의문제로독자적인사색을확대하고이를통해새로운소설의영역을개척한다.

이성의그림자속,인간의모순을고백하다

작품의주인공은사회어디에도적응할능력이없는사람이다.그는삶에대한은폐된불안과은밀한증오에시달리며철저히고립된곳에도피처를마련한다.뿌리가박탈된이‘지하실의남자’는시대를적대함으로써자신을주장할수밖에없는,적의에찬시대를살아가고있다.그는이초라하고고독한공간에서바깥세상의가치있는모든것을비웃으면서자신의존재를입증하려고한다.《지하생활자의수기》는두부분으로나뉜다.1부에서는자신을사회의실패자이자반사회적인간으로규정한다.그리고세상은비합리적욕망과의지로움직인다고주장하며세상의이성적질서에강한불신과반감을드러낸다.2부에서는젊은시절의한사건을회상하며수치심과자기연민의감정들을풀어낸다.그리고매춘부리자의순수한사랑앞에서도끝내진심을드러내지못하고상대를모욕한뒤스스로혐오와고독속으로숨어버린다.그의독백은결국자기파괴적자의식의끝없는고리로마무리되고만다.

실존주의문학의출발점이자심리소설의혁신적전환점

이작품은사르트르,카뮈,키르케고르,니체등20세기실존주의작가들에게결정적인영향을주며근대문학사에서실존주의의문을연작품이라는평가를받고있다.‘지하생활자’는인간의자유를주장하지만,자유가가져오는고립과불안을함께드러낸다.그리고‘합리적인간’이라는근대의신화를해체하며인간의본질은비이성,모순,자기파괴욕망속에있다는사실을보여준다.특히19세기러시아사회의‘합리적이기주의’와‘유토피아적사회주의’를통렬히비판하면서인간은결코계산할수있는존재가아니며,오히려비합리속에서자유를느낀다고주장한다.또한도스토옙스키는당시로서는파격적인1인칭독백과의식의흐름서술을사용하여심리소설의새로운지평을열었다.그의‘신뢰할수없는화자’라는개념은훗날조이스,프루스트,카프카등현대소설작가들에게지대한영향을미쳤고심리소설의혁신적전환점이되었다.

나는진정한나로살고있는가?

도스토옙스키특유의지극히반어적이고신랄한어투로쓰인이작품은19세기소설이지만21세기디지털세대의초상을예언한다.먼저자기인식에대한역설이다.자기분석에집착하지만행동하지못하는‘지하생활자’는오늘날의자기혐오적인간상과닮았다.또한고립과소통불능의모습을보여주는‘지하생활자’의고백은온라인상에서타인과연결되어있으면서도‘가짜자아’뒤에숨어내면적으로고립된현대인의자화상이기도하다.지하생활자의고백은소통불능의시대를살아가는바로우리자신이다.작품의주인공은타인과관계를맺고싶어하지만동시에타인을증오하고자신을방어한다.그의언어는진심과냉소,자기연민과비난이뒤섞인모순의언어다.오늘날의우리는수많은소통의기술을가지고있지만,진정한대화와이해는점점더어려워지고있다.SNS에서의‘좋아요’와댓글은공감의표시처럼보이지만,실제로는서로의고립을확인하는행위일때가많다.《지하생활자의수기》는이런시대의진정성위기를꿰뚫어본작품이다.도스토옙스키는타인앞에서가면을쓰는인간의비극을예리하게포착했고,“나는왜진심을말하지못하는가?”라는질문을우리에게던지고있다.

★비로소내가대다수의진짜러시아사람을처음으로끄집어내그추하고비극적인면모를드러낸것이자랑스럽다._표도르도스토옙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