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전집

기형도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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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 문학의 지울 수 없는 시간, 영원한 문학청년의 표상, 기형도
1999년 기형도 시인 10주기에 맞춰 발행되었던 이 전집은 1998년 여름에 구성된 편집위원회가 유족들의 도움을 받아 기형도의 미발표 작품을 한데 모아 검토하는 작업 및 기존에 발행된 세 권의 책에 실린 작품들을 유고 원고와 대조하는 작업을 거쳐 기형도의 작품들을 하나의 책으로 담아낸 것으로, 독자와 연구자들에게 기형도 시인의 작품 세계에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

스물아홉 짧은 생애를 살다 간 그의 처음이자 유고 시집이 되어버린 《입 속의 검은 잎》, 산문집 《짧은 여행의 기록》, 5주기 추모 문집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에 수록된 작품들과 그동안 세 권의 책에서 누락되었던 작품을 추려냄으로써 기형도 작품의 완결본을 내고자 했다. 시 20편과 단편소설 《겨울의 끝》을 새롭게 찾아내어 전집에 포함시켰고, 기자 시절 썼던 기사와 다른 자료와의 관련성이 애매모호한 메모, 사적인 서간 등은 논의 끝에 제외했다.
신문사 문학 출판 담당 기자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중, 자신의 첫 시집 출간과 만 29세 생일을 엿새 앞두고 돌연 세상을 떠난 기형도는 하나의 현상이라고 규정지을 수 있을 만큼 지난 30여 년간 한국 현대시사에 대단한 영향력을 끼쳐왔다. 우울한 유년 시절과 부조리한 삶의 체험을 묵시적인 시어와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담아낸 처음이자 유고 시집이 되어버린 《입 속의 검은 잎》이 출간되자마자 수많은 독자와 평단이 함께 들끓었고, 투명하고도 깊이 모를 절망과 우울, 끊임없는 죽음에의 예감이 떠도는 그의 시들은 한국 시의 새로운 경향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전집을 통해 죽음과 절망을 철저하게 자신의 삶으로 끌어안고, 매혹적인 언어로 그려냈던 그의 작품세계를 다시 되새겨볼 수 있다.
저자

기형도

주로유년의우울한기억이나도시인들의삶을담은독창적이면서개성이강한시들을발표한시인기형도.1960년경기도연평출생.1979년연세대학교정법대학정법계열에입학하여1985년정치외교학과를졸업하였다.졸업을앞둔1984년에중앙일보사에입사하여정치부·문화부·편집부등에서근무하였다.대학재학시절윤동주문학상등교내주최문학상을받았고,1985년동아일보신춘문예시부문에...

목차

간행사
편집자의말


『입속의검은잎』수록
안개 
전문가 
백야 
조치원 
나쁘게말하다 
대학시절 
늙은사람 
오래된서적 
어느푸른저녁 
오후4시의희망 
장밋빛인생 
여행자 
진눈깨비 
죽은구름 
흔해빠진독서 
추억에대한경멸 
길위에서중얼거리다 
물속의사막 
정거장에서의충고 
가는비온다 
기억할만한지나침 
질투는나의힘 
가수는입을다무네 
홀린사람 
입속의검은잎 
그날 
바람은그대쪽으로 
10월
이겨울의어두운창문 
포도밭묘지1 
포도밭묘지2 
숲으로된성벽
식목제(植木祭) 
그집앞 
노인들 
빈집 
먼지투성이의푸른종이 
밤눈
위험한가계(家系)·1969 
집시의시집 
나리나리개나리 
바람의집─겨울판화1 
삼촌의죽음─겨울판화4 
성탄목─겨울판화3 
너무큰등받이의자─겨울판화7
병 
나무공 
사강리(沙江里) 
폐광촌 
비가2─붉은달 
폭풍의언덕 
도시의눈─겨울판화2 
쥐불놀이─겨울판화5 
램프와빵─겨울판화6 
종이달 
소리1 
소리의뼈 
우리동네목사님 
봄날은간다 
나의플래시속으로들어온개 
엄마걱정 

5주기추모문집『사랑을잃고나는쓰네』
달밤
겨울·눈·나무·숲 
시인2─첫날의시인 
가을에1 
허수아비─누가빈들을지키는가
잎·눈·바람속에서 
새벽이오는방법 
쓸쓸하고장엄한노래여 
388번종점 
노을 
비가─좁은문 
우중(雨中)의나이─모든슬픔은논리적으로규명되어질필요가있다 
우리는그긴겨울의통로를비집고걸어갔다
레코오드판에서바늘이튀어오르듯이
도로시를위하여─유년에게쓴편지1
가을무덤─제망매가 

새로찾아낸미발표시
껍질 
귀가 
수채화 
팬터마임 
희망 
아버지의사진 
풀 

교환수 
시인1
아이야어디서너는 
고독의깊이 
약속 
겨울,우리들의도시 
거리에서 
어느날 
이쓸쓸함은…… 
쓸쓸하고장엄한노래여2 
얼음의빛─겨울판화 
제대병 
소설
영하의바람 
겨울의끝 
환상일지 
미로 
그날의물망초 
어떤신춘문예 
노마네마을의개 
면허

산문
짧은여행의기록 
참회록─일기초 
시작메모·기타 
서평 

자료
기형도연보 
발표시연도및출전 
미발표시창작연도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1980년대이후시를꿈꾸는많은문학청년과독자들의압도적인열광속에한국문학의뜨거운신화로,그리고꺼지지않는생명의상징으로자리매김한시인기형도(1960~1989).그가우리곁을떠난지어느덧스물여덟해가지났다.한청년의투명하고도깊이모를절망과우울이지난30여년간한국현대시사에끼친영향력은그야말로‘기형도현상’이라고밖에규정지을수없는엄청난파문이었다.

스물아홉짧은생애를살다간그였기에,신문사문학출판담당기자로한창왕성하게활동하고있었고더욱이자신의첫시집출간과만29세생일을엿새앞두고떠난그의돌연한죽음은,가족은물론문우와지인들모두에게비명과당혹스러움,안타까움과슬픔으로점철된89년3월의이른봄을안겨주었다.그로부터두달뒤,그의처음이자유고시집이되어버린『입속의검은잎』(문학과지성사,1989)이출간되었다.

우울한유년시절과부조리한삶의체험을묵시적인시어와독창적인상상력으로담아낸이시집이출간되자마자수많은독자와평단이함께들끓었고,그의시들은한국시의새로운경향으로단숨에자리잡았다.누구랄것없이“그의죽음과함께우리는어떤시적매혹,어떤문학적성찰에동참해왔다말해도좋을시간”이었다.

‘여전한현재형의이름’으로
한국현대시에새로운숨결을불어넣다
작품스스로의생명력으로30년가까이꾸준히읽혀온그의시들은,그만큼많은시인과비평가가내놓는새로운의미들이끊임없이추가되면서그미학적시대적의미역시풍부하게확대되어왔다.유고시집『입속의검은잎』외에도10주기문집『기형도전집』(1999),20주기문집『정거장에서의충고―기형도의삶과문학』(2009)으로이어진출간,그리고그책들이한해도거르지않고꾸준히중쇄를이어오고있는데서이를확인할수있다.
여기에2017년11월초‘기형도문학관’(경기도광명시기형도문화공원내소재)개관을계기로폭넓은세대에걸쳐그의삶과문학을추억하는다채로운행사역시계속될예정이다.

기형도의삶과문학,
시대의문화적징후를한데담은『기형도전집』
시인의10주기에맞춰발행된『기형도전집』(초판발행1999년)은유고시집『입속의검은잎』(1989)과산문집『짧은여행의기록』(1990),그리고5주기추모문집『사랑을잃고나는쓰네』(1994)에수록된시편들과소설,산문,자료,그리고여러지인과문인의추모글로구성되었다.
이전집작업은이미나와있는세권의책을한데묶음으로써,이후의독자와연구자들에게기형도시인의작품세계에용이하게접근할수있는기회를제공하자는의도를담고있다.또한그의나머지유고를일괄검토하여,작품성과완결성을지니고있으나그동안세권의책에서누락되었던작품을추려냄으로써,기형도작품의완결본을내기위한목적을지니고있다.
지금까지나온기형도의책은모두세권이다.첫번째책은시집『입속의검은잎』(문학과지성사)으로,그가유명을달리한해인1989년5월에나왔다.생전의지인들과유족대표가편집위원회를구성하여,이미발표된시에미발표시일부를선별하고보태는과정을거쳤다.두번째책은산문집『짧은여행의기록』(살림출판사)으로,1990년3월에나왔다.역시고인이생전에발표한산문과앞의편집위원회가추린미발표산문을묶어서낸책이다.마지막책은5주기가되는해에나온추모문집『사랑을잃고나는쓰네』(솔출판사)이다.고인의미발표시16편과사진자료,생전에고인과가까웠던문인들의단편소설과시,그리고평론을담았다.
기형도의10주기를앞두고,전집간행을위해서1998년여름에다시편집위원회가구성되었다.작업에들어가기에앞서서,문학과지성사는산문집과추모문집을펴냈던출판사측에양해를구하여동의를얻는절차를밟았다.이후에편집위원들은유족의도움을받아서기형도의미발표작품을한데모아검토하는작업,세권의책에실린작품들을유고원고와대조하는작업에들어갔다.
편집위원회는이런과정과수차에걸친토론끝에이번에시20편과단편소설「겨울의끝」을새롭게찾아내어전집에포함시켰다.그러나기자시절썼던기사와다른자료와의관련성이애매모호한메모,사적인서간등은논의끝에제외했다.기사는기형도시인이쓴글이긴하지만특정신문사에소속된직업인으로목적을갖고씌어졌다는이유로,메모는자료로서의가치가희박하다는이유로,그리고서간은편지를소유하고있는사람의의견을존중하는뜻에서이번전집에서제외할수밖에없었다.훗날다른연구자들의작업에의해이러한자료들까지면밀하고광범위하게수집되어보다완벽한전집이나올수있기를기대한다.
이전집은시·소설·산문·자료순으로구성되며,시는『입속의검은잎』에수록된순서그대로맨앞에,『사랑을잃고나는쓰네』에수록된시와새로찾아낸20편의미발표시를창작연도순으로그뒤에배치했다.소설은단편과콩트순으로,산문은여행기·일기·당선소감·시작메모·작가의말·서평순으로,그리고책의맨뒤에는자료로서연보,발표시의연도및출전,미발표시창작연도,시인에관한글과시인을모티프로삼은시의목록을실었다.

“기형도의시들이우리에게보여주는것은육체의죽음을견디는시의강렬한내구력이다.그의시내부에서떠돌고있는끊임없는죽음에의예감.우리는기형도의시도처에서그예감의색깔로물든어느푸른저녁의축축하고불길한안개를만난다.시인은이미그의시속에서충분한죽음을살았던것이다.기형도시의강렬한내구력은살아있는동안끊임없이시인을습격했던바로그죽음에의예감으로부터온다.
그러므로기형도의언어들은유예된죽음의언어들이다.죽음에의예감으로끝없이죽음이후의삶을연장해가는언어.지금까지우리시에서죽음과절망을이처럼철저하게자신의삶으로끌어안았던,그리고그것을이처럼매혹적인언어의성(城)으로쌓아올렸던시인은없었다.기형도,그토록치명적이고불길한매혹,혹은질병의이름.”(기형도전집편집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