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차가운 손 한강 장편소설

그대의 차가운 손 한강 장편소설

$14.00
Description
“무엇인가가 숨겨져 있었다.
끔찍한 무엇인가가.”

하얀 가면 뒤에 도사린 근원적인 공포
실존의 고통과 상처를 극치의 예술로 조각한
한강의 두번째 장편소설
삶의 텅 빈 안쪽을 파고드는 뜨거운 응시
껍데기 이면에 숨죽인 쓸쓸한 진실에 관하여

1993년 계간 『문학과사회』겨울호에 시 「서울의 겨울」 외 4편을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한강이 『검은 사슴』(1998) 이후 4년 만에 펴낸 두번째 장편소설이다. 이 책에서 작가는 미술 조각 기법의 일종인 ‘라이프캐스팅(석고 등의 소재를 이용해 인체를 그대로 본뜨는 방식)’이라는 장치를 통해 실존의 고통과 상처를 치열하게 탐구한다. 풍부한 알레고리와 서정적이면서도 강렬한 문체로 삶의 모순을 예리하게 포착해온 작가는 데뷔 이후 대중과 평단의 강력한 지지를 받으며 한국소설문학상(1999),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2000), 이상문학상(2005), 동리문학상(2010), 만해문학상(2014), 황순원문학상(2015), 인터내셔널 부커상(2016), 말라파르테 문학상(2017), 김유정문학상(2018), 산클레멘테 문학상(2019), 대산문학상(2022), 메디치 외국문학상(2023),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2024), 노벨문학상(2024) 등을 수상한 바 있다.
『그대의 차가운 손』은 “실종된 한 조각가가 남긴 수기 형식의 고백을 통해 사회적 가면 밑에 감춰진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끌어낸다. 일종의 예술가 소설로 인간의 이중적 속성, 존재의 본질과 형식 문제를 치밀하게 파고드는 아름다운 소설이다”(『문학과사회』 2002년 봄호, p. 35). 소설은 미스터리한 조각가의 실종을 다루면서, 그가 남긴 섬뜩하고 비인간적인 조각 작품을 둘러싼 은밀한 역사를 되짚어봄으로써 인간 정신의 심연을 들여다본다.
“한 조각 불꽃 같은 진실이 튀었다 사라지는 순간, 그 무서운 찰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p. 20) 조각가 장운형을 응시하는 화자 H의 시선은 “그토록 쓸모없고 연약한, 부서지기 쉬운 찰나의 진실, 찰나의 아름다움만이 때로 우리가 가진 전부라는 것을. 심지어 치유의 힘이 되기도 하는 것”(「작가의 편지-한강」, 『문학과사회』 2002년 여름호, p. 718)이라 언급한 바 있는 작가 자신의 문학적 통찰과도 맞닿아 있다.
저자

한강

저자한강은1970년광주에서태어나,연세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했다.1993년계간『문학과사회』에시가,1994년서울신문신춘문예에단편소설「붉은닻」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여수?의사랑』(1995),『내여자의열매』(2000),장편소설『검은사슴』(1998)을발표했다.중편소설「아기부처」로한국소설문학상(1999),제5회오늘의젊은예술가상(2000)을받았다.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슬픈아름다움을지닌작가한강의두번째장편소설
당신의뼈까지투시하는서늘한사랑!
어느조각가가만난두명의여자는너무뚱뚱하거나혹은너무차갑다.
그녀들의인체를작품화하면서낯설고도묘한그리움이다가온다.'삶은상처'라는실존적명제를1990년대의그어떤소설들보다강렬하게부각시킨작가한강이4년만에두번째장편소설을펴낸다.삶의고단함과속깊은상처의쓰라림을작품속에아로새겨온작가는더욱깊고넓어진작품세계로우리에게다가온다.
작가한강은이번장편소설에서'라이프캐스팅'(인체를...
▶슬픈아름다움을지닌작가한강의두번째장편소설
당신의뼈까지투시하는서늘한사랑!
어느조각가가만난두명의여자는너무뚱뚱하거나혹은너무차갑다.
그녀들의인체를작품화하면서낯설고도묘한그리움이다가온다.'삶은상처'라는실존적명제를1990년대의그어떤소설들보다강렬하게부각시킨작가한강이4년만에두번째장편소설을펴낸다.삶의고단함과속깊은상처의쓰라림을작품속에아로새겨온작가는더욱깊고넓어진작품세계로우리에게다가온다.
작가한강은이번장편소설에서'라이프캐스팅'(인체를직접석고로떠서작품을만드는것)이라는독특한방식으로작품을만드는조각가를화자로등장시킨다.그조각가가바라보는두여주인공의이야기가라이프캐스팅작품과어우러지며다소낯설고도묘한흥미를자아낸다.이소설에서화자인조각가와두여주인공은사실액자안의이야기이며,액자밖에는'나'라는작가가또존재한다. 이처럼이소설은액자소설의형식을띠고있어,액자바깥의인물이액자안의인물을들여다보고,그액자안의인물은또다른두주인공여성(비만으로고민하는여대생L,지나치게차가운손을지닌인테리어디자이너E)을들여다보는독특한방식을취하고있다.마치양파껍질이벗겨지듯소설이전개되면서,주인공들의진실이조심스레드러난다.더불어,액자속화자인조각가장운형이두여주인공을대상으로라이프캐스팅을만들어가면서,그녀들육체의껍데기가벗겨지면서드러나는삶의은밀한비밀과슬픔들을어루만지게된다."진실.응시.연민.이소설에마지막마침표를찍을때까지나는그런생각을하고있었다.깊숙이,끈질기게응시함으로써마침내발견하게되는진실이있다면,그진실에는체온이배어있을거라고.나는사랑하고싶었다.그것은응시와연민만으로는결코다다를수없는,송두리째눈과몸을,시간과공간을,모든것을바꾸어야하는세계다."―한강작가는소설속에서나오는"멋진몸매는흥미롭지않다.평범하고불균형한,그렇기때문에오히려벗겨놓고보면낯설게보이리라짐작되는몸이내마음을끌었다"라는조각가의독백처럼,늘씬하고멋진삶의화려함보다일그러지고어긋난삶의균열을응시하고있다.그리하여,소설속의주인공조각가는바닥에어지럽게널린조각난인체의껍데기들가운데곤혹스러운듯서있곤한다.거의중성적일만큼밋밋한가슴,아름다운어깨의선을가진상체의뒷부분,제왕절개한자국이드러난아랫배,납작하게처진엉덩이들이,저마다찢어지고기워진형태로흩어져있는인체작품속에서진실을발견해간다. 작가는시종일관서늘한시선으로거짓웃음과육체의탈속에가리워진삶의생채기들을더듬으며,더욱완숙해진문장으로아픈진실들에다가서고있다. 작품줄거리나(H)는연극을보러갔다가알게된조각가장운형의조각작품에깊은인상을받는다.연극뒤풀이자리에서우연히조각가와합석하게되고,인체를떠서만든그의작품에의문을품게된다. 그후그가사라지면서남긴노트를읽게된다. 이노트의내용이소설의전체내용이다. 장운형은어렸을때부터어머니의이중적인웃음이서린얼굴,빗나간인생을사는삼촌의마디잘린손가락등을예민하게감지하며,사람들이겉으로보이는모습과속모습의차이에대해서성찰하게된다.이러한그의섬세한감수성은자연스럽게그를조각가의길로이끈다. 조각가가된장운형은L이라는비만의여대생에게서아름다움을느껴그녀를석고로뜬다.사람들에게주목받지못하고뚱뚱하다고놀림받던L은조각가의관심에마음을열기시작한다.L은의붓아버지에게강간당한기억을갖고있다.L과의관계는간헐적으로이어지고,살을빼려는집착에사로잡힌L은비정상적으로변해간다. 장운형은인테리어디자이너E를알게되고,그녀도석고로뜬다.그녀는어린시절육손이로놀림받았던가슴아픈기억을가지고있다.지금은수술을해서정상이지만,그기억은그녀를지배하고있어그녀의성격은타인이다가서기힘들만큼차갑다.장운형은E의차가운외모뒤에숨겨진참모습을발견하고,서로에게이끌린다. 장운형은E와가깝게지내다가,어느날서로의몸을석고로뜨게된다.그과정에서서로의상처를어루만진다.2년후나는장운형의유고전에초대받는다.사라진장운형의행방을찾지못한유가족들이유고전을마련한것이다.그곳에서나는실종되었다는장운형과E일것같은한쌍의남녀를보고쫓아가나그들은행인들속에사라져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