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거짓말

오늘의 거짓말

$15.00
Description
정이현의 신작 소설집!
《낭만적 사랑과 사회》, 《달콤한 나의 도시》의 저자 정이현의 신작 소설집 『오늘의 거짓말』. 표제작 《오늘의 거짓말》을 포함한 총 열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모습들의 구석구석을 짚어내는 감각적인 이 이야기들은 때로는 수수하고 때로는 화려하게 감성을 자극하고 어루만진다.

재혼 전문 결혼 정보 회사의 분석에 의해 B+의 평점을 받은 서른네 살의 이혼남이 전처와 함께 키우던 강아지를 누가 맡아 기를지를 두고 실랑이를 벌이며 시작되는 이야기 《타인의 고독》은 혼자 사는 현대인들의 일상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이 시대 중상류층의 삶을 대변하는 지역에서 성장한 여주인공의 삶을 보여주는 《삼풍백화점》 역시 1990년대의 현실을 살아가는 한 여성의 지극히 일상적인 내면 풍경을 묘사한다.

그밖에, 아들이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죽이게 되자 이를 수습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부모의 이야기 《어금니》, 어린 시절 화려한 보이소프라노였으나 현재는 별 볼일 없는 지방 합창단에서 일하는 남자의 하루를 다룬 《그 남자의 리허설》, 1991년에서 기억이 멈춰버린 동창과의 재회를 그린 《위험한 독신녀》 등이 작가 특유의 경쾌하고 빠른 템포로 전개되어 나간다.
저자

정이현

저자정이현은
1972년서울출생.
서울예대문예창작과졸업.
2002년제1회『문학과사회』신인문학상에단편「낭만적사랑과사회」당선.
2004년제5회이효석문학상수상(단편「타인의고독」)
2006년제51회현대문학상수상(단편「삼풍백화점」)
작품집:『낭만적사랑과사회』(2003)

목차

타인의고독
삼풍백화점
어금니
오늘의거짓말
그남자의리허설
비밀과외
빛의제국
위험한독신녀
어두워지기전에
익명의당신에게

해설-당신은파국으로부터안전한가?_박혜경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달콤한나의도시』의작가정이현,신작소설집출간!
「타인의고독」「삼풍백화점」「오늘의거짓말」등총열편의단편수록

2006년,출판계와평단과각계의독자군은물론이고방송/영화산업분야에까지걸친끊임없는관심속에일약베스트셀러로발돋움한장편소설『달콤한나의도시』의작가정이현의새소설집『오늘의거짓말』이문학과지성사에서출간되었다.2002년「낭만적사랑과사회」로제1회『문학과사회』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등단한정이현은그동안소설집한권(『낭만적사랑과사회』)과장편소설한권(『달콤한나의도시』)을내면서정이현식소설의어법이이미완성되었음을,그리고진화하고있음을보여주었다.더불어,독자들의열광적인지지뿐아니라2004년「타인의고독」으로이효석문학상을,2006년「삼풍백화점」으로현대문학상을,그리고2006년오늘의젊은예술가상을수상하는등정이현식소설의“도발”에평단에서도적극적인반응으로그문학적성취를격려하고있다.

이번소설집수록작「타인의고독」과「삼풍백화점」은이효석문학상수상집과현대문학상수상집에실려이미독자들의뜨거운찬사를받은터이다.『달콤한나의도시』로수많은애독자들의사랑을받으며베스트셀러작가의자리에오른정이현의인기는이번소설집『오늘의거짓말』의발간으로더욱견고해질듯하다.많은사람들이동의하는정이현소설의강점은빨리읽힌다는점이다.끝까지재미를놓치지않고읽을수있기때문에가능한일이다.소설을읽는재미에도여러종류가있지만특히정이현소설의재미는‘세대적공감’에서온다.2,30대독자들개개인이지나왔을1970년대부터현재까지모습들의구석구석을짚어내는정이현의감각적인이야기들은때로는수수하고때로는화려하게이시대젊은이의감성을자극하고어루만진다.소설집『오늘의거짓말』에실린열편의단편들은우리의일상이정이현의언어로풀어질때생기는새콤한맛의여운으로가득하다.

재혼전문결혼정보회사의분석에의해B+의평점을받은서른네살의이혼남이전처와함께키우던강아지를누가맡아기를지를두고실랑이를벌이며시작되는이야기,「타인의고독」은혼자사는현대인들의일상을세밀하게스케치한다.“스물한살에만난여자와스물여덟살에결혼해서스물아홉살에헤어졌다”라는문장에서는개인의구구한추억을너무나간결하게정리해내는데따르는아스라함을느끼게되고,“먹다남은라면국물을버리는바람에수세식변기가막히는사건을겪은뒤부터는허출한밤야참으로라면을끓여먹는일도그만두었다”와같은문장에서는그적나라한상황묘사에실소를터뜨릴것이다.

이시대중상류층의삶을대변하는지역에서성장한여주인공의삶을보여주는「삼풍백화점」역시1990년대의현실을살아가는한여성의지극히일상적인내면풍경을묘사한다.
“마음과마음사이의알맞은거리를측정하는일은그때나지금이나내겐몹시어렵기만하다”는그녀의말에서도시적삶이요구하는인간관계의매뉴얼을준수하면서도그속의진정한의미에대한고민을놓치지않고있음을알수있다.이외에도,아들이음주운전으로사망사고를이를수습하려고안간힘을쓰는부모가나오는「어금니」,어린시절화려한보이소프라노였으나현재는별볼일없는지방합창단에서일하는남자의하루를다룬「그남자의리허설」,1991년에서기억이멈춰버린동창과의당황스러운재회를그린「위험한독신녀」등의이야기가정이현특유의경쾌한문체아래펼쳐진다.

「타인의고독」
이혼경력이있는주인공은재혼전문결혼정보회사에부모의강요로가입하고,재혼상대를찾아맞선을보고다닌다.주인공의전처는주인공과의결혼생활때부터키우던개를현재의남자친구가좋아하지않는다며주인공에게맡기려고한다.주인공은전처가반억지로맡기고간개를전처에게돌려주려새벽에전처의집을찾아갔다가전처를옆에태운채교통사고를낸다.그리고둘은암묵적합의하에뺑소니를친다.이러한사건뒤에주인공은선선히개를맡겠다고말한다.

<본문>스물한살에만난여자와스물여덟살에결혼해서스물아홉살에헤어졌다.일곱달을함께산셈인데주희와나에게는충분한시간이었다.우리는‘친하지않은친구’같은관계로정리되었다.서로의생일이나연말즈음에안부전화를하고한계절에한두번문자메시지를주고받는사이를,아니면다른무엇이라고부를수있겠는가.이혼진행과정에서별다른금전적트러블이없었고나누어야할아이가있는것도아니었으니남들눈에는우리의이별이참쉬워보였을수도있겠다.

*작품줄거리
「타인의고독」
이혼경력이있는주인공은재혼전문결혼정보회사에부모의강요로가입하고,재혼상대를찾아맞선을보고다닌다.주인공의전처는주인공과의결혼생활때부터키우던개를현재의남자친구가좋아하지않는다며주인공에게맡기려고한다.주인공은전처가반억지로맡기고간개를전처에게돌려주려새벽에전처의집을찾아갔다가전처를옆에태운채교통사고를낸다.그리고둘은암묵적합의하에뺑소니를친다.이러한사건뒤에주인공은선선히개를맡겠다고말한다.

<본문>스물한살에만난여자와스물여덟살에결혼해서스물아홉살에헤어졌다.일곱달을함께산셈인데주희와나에게는충분한시간이었다.우리는‘친하지않은친구’같은관계로정리되었다.서로의생일이나연말즈음에안부전화를하고한계절에한두번문자메시지를주고받는사이를,아니면다른무엇이라고부를수있겠는가.이혼진행과정에서별다른금전적트러블이없었고나누어야할아이가있는것도아니었으니남들눈에는우리의이별이참쉬워보였을수도있겠다.

「삼풍백화점」
주인공은취직도하지못하고남자친구도만들지못한채대학졸업을맞는다.그리고삼풍백화점에갔다가여고시절동창이일하고있는옷가게에우연히들어간다.강남에사는주인공은졸업후인근도서관과삼풍백화점을오가며취직준비와시간때우기로세월을보낸다.그러는동안강북에살며삼풍백화점에서일하는동창과많은시간을함께한다.동창은주인공에게자신의집열쇠를맡기고둘은자연스럽게친밀해졌지만,주인공이일일아르바이트로동창을돕다가일어난사소한사건으로인해둘은멀어지고만다.곧이어취직도하고남자친구도생긴주인공이삼풍백화점에들렀다가동창을만나지못하고돌아나온날,삼풍백화점이무너진다.

<본문>그해봄나는많은것을가지고있었다.비교적온화한중도우파의부모,슈퍼싱글사이즈의깨끗한침대,반투명한초록색모토롤라호출기와네개의핸드백.주말저녁에는증권회사신입사원인남자친구와,실제로그런책이존재하는지는확인하지못했지만,‘모범적이성교제를위한데이트매뉴얼’에나오는방식대로데이트했다.성실하고지루한데이트였다.노력하기만한다면무엇이든될수있으리라믿었으므로당연히,아무것도되고싶지않았다.

「어금니」
주인공은마흔아홉번째생일날,아들의교통사고소식을듣고병원을찾아간다.대학생인아들은옆자리에미성년자인여학생을태우고달리다가교통사고를내고여학생은즉사한다.주인공의남편은아들이과음한상태로음주운전중이었다는사실을알고서죽은여학생의할머니와합의를하는등아들을보호하기위한처방들을한다.주인공또한아들이그여학생에게돈을주고성관계를가지려고했다는사실을알게되지만아들을보호하기위해최선을다한다.

<본문>1990년생.만열여섯.죽은소녀의이름은남보라라고했다.참예쁜이름이네.그렇게생각하다말고,나는가느다랗게진저리쳤다.남편이무슨말인가를더하려다가멈추었다.눅눅한침묵속에흔들리며우리는때늦은밥을먹었다.마흔아홉번째생일이저물어가고있었다.
남보라의소지품에서는경상남도M시소재의여자중학교학생증이나왔다.작년것이었다.주민등록증은없다고했다.아직주민등록증을발급받지못하는나이인것인가.

「오늘의거짓말」
1979년7월7일생인주인공은인터넷쇼핑몰에상품사용후기를올리는아르바이트를한다.아파트에살고있는주인공은어느날위층에서들려오는소음때문에한집을방문하게되고그곳에박정희대통령과꼭닮은노인이살고있음을알게된다.주인공은이러한사실을남자친구에게말해보지만핀잔만듣고혼자서사실을확인하기위해그집을다시방문한다.자신이인터넷쇼핑몰에아주조용하다고상품사용후기를올린러닝머신이놓여있는것을본다.그리고노인이박대통령일수도있고아닐수도있을암시를담은대화를나눈후집을나온다.

<본문>벨을힘껏누르고한참을기다려보았지만아무도나오지않았어.다시한번누르려는찰나스륵문이열렸지.누군가얼굴을내밀었어.덩치가작고깡마른남자였지.얼굴절반을가린새까만선글라스가맨먼저내눈에들어왔어.한밤에,실내에서선글라스라니.갑자기덜컥겁이나더라.정신이온전한사람이아닐지도모른다는생각이머리를스쳤어.다행히도그는팔을직각으로들어선글라스를벗었지.꽤절도있는동작이었어.그는노인이었어.몇살인지짐작하기는어려웠지.

「그남자의리허설」
유년시절,재능있는보이소프라노로서화려한삶을살았던주인공은현재지방의한합창단의단원이다.재력있는아내와사는덕에초고층아파트에사는그는어느날,카드키를집안에놓고나왔다가삼엄한경비체제때문에집에들어가지못하고아내를만나러간다.이와중에그는지하철역근처에서한아가씨에게돈을빌리기도하고택시를타기도하는데사람들은마치그의몸에서심한악취라도나는듯이행동한다.우여곡절끝에아내를만난그는카드키를받지만,자신의뒤를이어보이소프라노가되었던후배의리허설공연을지켜본다.

<본문>그남자는오페라에매혹되었다.이아고가오텔로를몰아낼음모의노래를부르고있을때그남자의오른쪽옆좌석에앉았던관객이슬그머니몇칸앞으로자리를옮겼다.나는잔인한신의존재를믿는다.나는사악하다.나는인간이니까.1막중반을넘어이아고가악을찬양하며화산처럼솟구쳐오를때에는그남자가앉은줄전부와그앞뒷줄이모두텅비었다.
그남자는개의치않고무대위에온신경을집중했다.데스데모나가오텔로에게사랑을맹세하자오텔로는,그대는내가겪었던위험으로나를사랑하였고나는그대가보여준연민으로그대를사랑하였다,라고대답한다.

「비밀과외」
중학생인‘나’는극성스런엄마의강요로과외를하게된다.당시에는과외가불법이었기때문에이들은비밀리에과외수업을받는다.‘나’의엄마는미제물건을불법으로팔아과욋돈을벌고아빠는그것을못마땅하게여긴다.‘나’는명문대법대생인남자과외선생님으로부터수업을받고나서성적이급속도로좋아지고,선생님을따라정부에대항하는데모가한창인대학캠퍼스도구경하며선생님에게친밀감을느낀다.그러나엄마가심각한부부싸움끝에집을나가고과외선생님도격렬한시위가있었던어느날이후로‘나’의집을방문하지않는다.며칠후과외선생님이찾아와다받지못한레슨비에대해얘기하고‘나’는엄마가가출했다는말을하지않은채저금통을털어레슨비를지불한다.

<본문>마지막전화를걸어엄마를바꿔달라고한사람의목소리는커녕성별조차거짓말인듯떠오르지않았다.네가그전화를바꿔주지않았더라면,엄마는아무데도가지않았을까.가지않았을까.너는목젖이알알하도록소리쳐묻고싶었지만누구에게물어야할지몰라서아무에게도묻지않았다.
월말고사에서너는사십등을했다.성적표를주면서담임은대놓고혀를찼다.교실앞문에또다시새로운순위표가내걸렸다.너는멈춰선채,대자보를닮은그커다란종이를똑바로올려다보았다.

「빛의제국」
여성전용소년원인비원여자고등학교에서2004년장유희라는한소녀가자살하는사건이일어난다.2022년자살문화연구센터의연구원인주인공은장유희의죽음을알아보기위해여러사람을만나인터뷰한다.비원여고의책임교도관은나약하고참을성이부족한성품때문에그녀가자살에이르렀을거라고판단하고장유희의동기는그녀가그곳을용감하게탈출한것이라고여긴다.그녀의오빠와또한명의동기를만나면서주인공은장유희의죽음의윤곽을조금씩잡아간다.

<본문>아이들은모두열여섯살이상스무살미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