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이 고인다 (양장)

침이 고인다 (양장)

$15.00
Description
그렇고 그런 일상에 단물처럼 고이는 이야기들
《달려라, 아비》의 작가, 김애란의 신작 소설집. 총 8편이 수록된 이번 작품집에는 주인공들의 비루한 일상이 투명한 감성과 위트 넘치는 문체로 담겨 있다. 작가는 전작들의 공간적 배경이 되었던 편의점과 원룸에서 더 나아가 여인숙, 반지하 방 등 더 낮고 누추한 자리에서부터 다시 소설적 상상력을 가동시킨다.

《도도한 생활》에서 '나'에게 피아노는 자존심의 상징이다. 피아노는 거실이 아닌, 엄마의 만두 가게 안에 놓이게 된다. 엄마의 만두와 나의 피아노는 그렇게 생존의 공간과 중산층의 표준 교육 프로그램이라는 허영의 자리를 마주 보고 있는데, 그것들이 한 공간 안에 위치한다는 사실을 통해 작가는 더 근원적인 '현실'을 보여준다.

표제작 《침이 고인다》에서 작가는 여자들의 방이라는 공간에 대한 풍요로운 소설적 시선을 드러낸다. 학원 강사로 일하며 혼자 살고 있는 그녀에게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기억을 가진 후배가 찾아온다. 후배의 엄마는 도서관에서 딸에게 껌 한 통을 쥐여준 뒤 사라진다. 후배는 압도적인 외상적 장면을 그녀에게 말해버린 뒤, 그때 남은 껌 하나를 쪼개서 그녀에게 주고, 둘은 함께 동거하게 된다. <양장본>
이번 소설집에서 작가는 '방'을 둘러싼 유폐와 소통의 위상학을 심화시키면서, 그것을 새로운 '우주 지리학' 위에 위치시킨다. 동시대 젊은 세대의 사회문화적인 궁핍을 사실적으로 드러내면서 그 개인성의 균열과 심연을 탐사하고, 그 안에서 실존의 지리학과 우주적 공간을 발견하는 상상적 모험을 펼쳐 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저자

김애란

1980년인천에서태어나충남서산에서자랐고,한국예술종합학교연극원극작과를졸업했다.2002년단편「노크하지않는집」으로제1회대산대학문학상을수상하고같은작품을2003년『창작과비평』봄호에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

소설집『달려라,아비』『침이고인다』『비행운』『바깥은여름』,장편소설『두근두근내인생』,산문집『잊기좋은이름』이있다.이책에서고재귀의사진을찍...

목차

도도한생활
침이고인다
성탄특선
자오선을지나갈때
칼자국
기도
네모난자리들
플라이데이터리코더
해설_나만의방,그우주지리학·이광호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통속을걷어낸반짝이는상상력으로단숨에독자를사로잡는그녀의신작소설집.
다시,김애란이다!

그렇고그런일상에단물처럼고이는이야기들…
슬픔도담담하게쓸쓸함도유머러스하게~

왜,김애란인가.2005년말,그녀는문단과각종언론의관심을한몸에받았다.대산창작기금수혜부터최연소한국일보문학상수상소식,그리고첫소설집출간.인터뷰기사도꼬리를물고이어졌다.마치기다렸다는듯이문단과언론은그녀를반겼고,그녀와관련된기사들이여기저기서봇물터지듯쏟아졌다.하여그해를정리하는기사에서는“한국문단이거둔최대의수확중하나”로평가되었을뿐아니라,국민일보에실린‘2005문화검색어톱10’의다섯번째로선정되기도하였다.그기사의첫문장은“올문단의화두는세대교체였다”로시작했다.그녀에대한관심은그다음해인2006년에도식지않았고,2006년에주목하는작가로다시한번그열기를이어갔다.
출판평론가한기호씨는2005년‘올해의책’으로『달려라,아비』를꼽으며김애란의소설에서세상의변화를읽는중요한단서를찾아냈다.“외국소설의범람속에서대단한성과를올리고있는이소설들에서1980년대생작가들은자신을‘버린’,그래서늘불면의밤을보내게만든아버지와말문을트기시작했다.이는불가해한세상을사는젊은이들이스스로자기정체성을찾기시작한것으로볼수있다.따라서내년에는어떤방식으로든‘대화’를찾아갈것이다.이는내년,나아가21세기우리사회를읽는중요한키워드다.”
김애란은영상세대의새로운문법을구사한다는평을받기도했지만,한편전통적인소설문법에충실한작가이기도하다.문학평론가김동식씨는김애란씨의이러한특징을“전통적인소설의표정을지은채로소설의전통적인문법을그내부로부터허물어뜨리는작가”로평하기도했다.
일각에서‘문학의위기’‘소설의위기’운운했던2000년대,문학에활력을불어넣어줄새로운신인에목말라있던우리문단에80년대생젊은작가의이토록흡입력있는작품은신선한청량제처럼다가온것이다.
첫소설집이후2년이지났다.다시그녀의새이야기가궁금해지는시점이다.그녀를향한또다른평가가기대되는시기이다.그래서그녀가두번째소설집『침이고인다』로이야깃거리를가득안고돌아왔다.다시,김애란이다.

우리가김애란에게기대하는것들
김애란은수식어가많은작가중한명이다.‘무서운아이’‘80년대생소설가의선두주자’‘문단의샛별’‘신선한파란’등변화를상징하는것들이주를이룬다.한국일보문학상수상소감에서그녀는“최연소라는수사주위에서두리번거리지않고그것을응시하겠”다고밝힌바있다.자신의이름앞으로쏟아진다른수사에대해서도마찬가지였으리라.하여그녀는그러한주변의반응에흔들리지않고조용히책상앞으로돌아갔다.“신화가아닌좋은작가가되고싶”다고수상소감을밝힌그녀였다.그후발표된작품들은‘이효석문학상’(「침이고인다」)‘이상문학상’(「침이고인다」)‘현대문학상’(「성탄특선」)등의후보작및‘올해의좋은소설’(「도도한생활」)에선정되며문단과독자들의꾸준한관심을받아왔다.그래서이번두번째소설집이더욱기대를갖게하는지도모르겠다.
김애란작가를두고소설가이기호씨는“이양반은남녀노소모두에게작업을거는구나”라고얘기한바있다.또문학평론가신형철씨는“(이작가를)사랑하지않는것은가능할까?”라는말로김애란의매력에대한이야기를꺼내기도했다.김애란에대한문단의찬사와기대는여전히계속되고있다.이것은“작금의한국소설을의혹과불신의눈초리로바라보는사람들에게는,남녀노소를막론한이일치단결이그렇고그런안간힘처럼비쳐질지도모르겠다.그러나그렇게넘겨짚은분들은조만간출간될작가의두번째소설집을꼭읽어보기바란다.이러한반응이예사로부풀려진것이아님을단박에확인할수있을것이다”라는문학평론가차미령씨의말에서도확인할수있다.
김애란의전작들에서이미확인한바있는‘투명한감성’‘위트넘치는문체’‘청신한상상력’을기대하는독자들에게이번그녀의두번째소설집은다시한번특별한선물이될것이다.

다시,김애란이보여주는것들
차미령씨의말을다시빌리자면“두루환영받은첫창작집이후,김애란소설은더몸을낮추고더낮은자리로향하고있다.”전작들의공간적배경이되었던편의점과원룸역시세련된일상과는거리가먼조금은남루한자리였지만,거기서더나아가여인숙(「성탄특선」)과반지하방(「도도한생활」)이이번소설들의공간이되었다.그리고여기에아이러니한제목이각작품에서보여주는비루한일상을더욱가슴아프게드러낸다.지상의방한칸마저끝내허락되지않는젊은남녀들에게매해‘역병’처럼돌아오는성탄절은‘특선’이라할수없고,물이들어차는방안에서연주하는피아노는도도하기는커녕비애가뼈아프다.

이번소설집의해설을맡은문학평론가이광호씨역시김애란의소설이보여주는공간에초점을맞춰“동시대의젊은작가들이탈현실적인상상력으로재무장하고있는것과는달리,이작가는더낮고누추한자리에서부터다시소설적상상력을가동시킨다”고평하고있다.그는특히그공간을“당신과내가살았던,혹은살고있는이도시의그작은‘방’”으로보고,김애란의소설이“‘방’을둘러싼유폐와소통의위상학을심화시키면서,그것을새로운‘우주지리학’위에위치시키고있”다고설파한다.또한여기서“중요한것은방이라는공간에연루되어있는개인서사,그개인서사의상상적지리학”이며,“이제김애란의서사는가족로망스의변주에서방의지형학에대한동시대적인탐색으로성큼나아”가고있음을역설한다.
“동시대젊은세대의사회문화적인궁핍을사실적으로드러내면서그개인성의균열과심연을탐사하고,그안에서실존의지리학과우주적공간을발견하는상상적모험을펼쳐보”이는김애란의새로운이야기가이가을,독자를찾아간다.조금은아프지만그럼에도불구하고그곳에서꿈을꾸는그들의우주속으로들어가보면,단물처럼입안에고이는이야기들을만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