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을 샀어

풍선을 샀어

$15.00
저자

조경란

조경란
조경란은1969년서울에서태어나서울예대문예창작과를졸업했다.1996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불란서안경원」이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불란서안경원』(1997;개정판2006)『나의자줏빛소파』(2000)『코끼리를찾아서』(2002)『국자이야기』(2004),중편소설『움직임』(1998;2003),장편소설『식빵굽는시간』(1997)『가족의기원』(1999)『우리는만난적이있다』(2001)『혀』(2007)그리고산문집으로『조경란의악어이야기』(2003)등이있다.문학동네작가상(1996),오늘의젊은예술가상(2002),현대문학상(2003)등을수상했다.

목차

목차
풍선을샀어
달팽이에게
형란의첫번째책
버지니아울프를만났다
밤이깊었네
2007,여름의환(幻)
마흔에대한추측
달걀
해설|원의현상학,책의존재론-차미령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생의상실과깊은절망에서푸른희망의실을자아내는
조경란소설의본령,그심원한탐색
“언젠가는일대일로나와당신은만나게될것이다,
삶의지도로서의책,그위에서.”
─본문에서
깊은밤,고독과열정으로가득한‘소설가의방’으로의초대,
‘나’를향한침잠에서‘타인’과의소통으로
올해로등단13년째로접어든작가조경란이다섯번째소설집『풍선을샀어』(문학과지성사,2007)를발표했다.이미북미를비롯한독일과프랑스등지에서의수차례에걸친낭독회를통해자신의작품을소개하고,...
생의상실과깊은절망에서푸른희망의실을자아내는
조경란소설의본령,그심원한탐색
“언젠가는일대일로나와당신은만나게될것이다,
삶의지도로서의책,그위에서.”
─본문에서
깊은밤,고독과열정으로가득한‘소설가의방’으로의초대,
‘나’를향한침잠에서‘타인’과의소통으로
올해로등단13년째로접어든작가조경란이다섯번째소설집『풍선을샀어』(문학과지성사,2007)를발표했다.이미북미를비롯한독일과프랑스등지에서의수차례에걸친낭독회를통해자신의작품을소개하고,최근에는장편소설『혀』(2007)의판권을국내작가로서는최고대우를받으며해외유수의출판사와계약을맺는등자신의문학적자장을꾸준히밖으로넓혀온조경란은,그동안‘현대한국문학을대표하는주요소설가’그부동의자리를변함없이지키면서독자와문단의신뢰를받아왔다.1996년단편「불란서안경원」을발표하며문단에나온이후,다섯편의소설집과다섯편의중·장편소설을발표해온조경란은크게“시적광휘와서사적긴장”이어우러진자재롭고도밀도높은문체로문단과독자의신망과기대에서좀체벗어난적이없다.심미적소설이가닿을수있는카타르시스를많은이들이슬픔이응축된단정하고도왠지모를서늘함을매복한조경란의소설에서찾고위안받았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
4년만에발표한이번소설집에는,표제작「풍선을샀어」(2007이수문학상수상후보작,2006비평가가뽑은올해의좋은소설)를비롯해직전의소설집『국자이야기』이후올해봄까지계간지에발표해온총여덟편의단편이실려있다.여덟편모두,작가개인이그리고문학출판계시장전반이다변화를요구받았던그4년의시간동안문득그화려하고분주한관계들을뚫고찾아드는고독,글쓰기자체에대한자의식과고민의흔적으로가득하다.
여덟작품속화자는하나같이1인칭주인공‘나’다.여기에는가족보다더긴밀한유사가족의틀속에서생활하는인물들이등장한다.그들은저마다다른트라우마를간직한채타인과의교통이그다지원활하지못한예민한성격을지녔다.혈육의죽음으로인한이별과그로인한깊은상처,그리고제자리를버리고서야비로소,함께있을때더욱외로웠던공포에가까운방황에서자유로워지고,몰랐던자신의존재감을찾아새로운시작에다가서는인물들이이야기의한축을담당한다.또다른축은글쓰기의어려움과책읽기의행복,이른바“책의존재론”을두고고민하는인물들로채워지고있다.이들은대부분글쓰기를통해지난한고통을극복해간다는측면에서작가본인의내면이고스란히투영된인물들이라고할수있다.처음에는타인혹은외부와벽을쌓고고립에서벗어나지못하던주인공‘나’들은소통이실현되는실제적,구체적인상황을접하고각기다른치유의길을모색하고때로는도달하기도한다.작가조경란이이야기를전개하는세련된얼개가돋보이는대목이기도한데,1인‘나’의자기성혹은개인성이보편적인차원으로확대되면서작가를움직이고독자의공감을불러일으키는부분에서그구성의묘미가빛을발한다.
갈등과번민,상처와슬픔혹은그보다더욱극적인열망과환희앞에선인간개개인의미묘한심리변화에천착해서,때로는날선과도로그어도보고둔중한가위날로잘라냈다가그모든것들을허허롭게공중으로날려보내는여유를보이는등보다깊은상처의근원을건드리고집요하게좇아가는이른바조경란소설의본령을이번『풍선을샀어』에서재확인할수있을것이다.각자그상처를치유하는길을모색하는성숙한인물들을만들어가는작가적역량,이른바등단13년차작가의“유연한면모,담담한여유”(차미령)에고개를끄덕이게되는것,바로이번소설집『풍선을샀어』가이룬값진성과다.
소설집『풍선을샀어』를읽어가다보면,팽팽하게부풀어오른문체와더욱원숙해진철학적사유로견고한단편소설의완결성,읽는이로하여금순간움찔하게만드는긴장미를만나게된다.작가의내밀한심경을훔쳐보는은밀한묘미,더불어1인칭주인공화자‘나’로대변되는작가가타자와교감하기위해극심한떨림과불안의고통을감내하고속깊은숨결,따스한손짓을건네는지점이그러하다.고통과불안을껴안고‘나’에게솔직해지기,관대해지기,그러고나서타인과의화해에이르는쉽지않은고행의과정을오롯이읽는독자의몫으로도남겨놓는것,조경란의이번소설집에서독자가가장크게공감하게되는대목일것이다.
“소설의인물은고흐의그림에대해연인에게이야기하고싶어했다.고흐의불안과고통없이그그림이진정아름다울수는없는것이라고.불안과고통이수놓았던밤의어둠은,그것을감싸안는인간의의지와더불어낮의빛속으로스민다.그러한의지가이미지로현상한것이이소설집곳곳의둥근형상들이다.‘알’이나‘열매’와같이어떤둥근것들은이제막가득차게된,언젠가는열리게될그러한원이었다.‘반지’와같이굴레인동시에기댈수있는약속인원도있었고,‘에니어그램’과같이각각의점들을전체속에조화시키는원도있었다.지구와화성과토성으로이루어진우주적화음을들려주려하는동그라미들도있었다.그리고,빼놓을수없겠다.‘풍선’이있었다.우리의영혼을비끄러매고있는매듭은풀리고위로들어올려져,저먼하늘로향한다.
시작도끝도없다.그것이원이다.아마도그래서현자들은원에서시간과공간을하나로잇는완전성을보았을것이다,그속의아늑한평화를읽었을것이다.하지만지금우리는이작가가고독하게원들을그려가던밤들,그시간들을자꾸그려보고만싶다.간절하게목마른자만이물을찾으러나선다.책을쓰고싶다고,언젠가는책을쓰겠다고말하는인물들이가슴저리는것은왜일까.불현듯깨닫는다.이유연함,이담담함안에이제까지의지도를의심하며가까스로찍어나간점들,세상에서가장작은원들이숨쉬고있었구나.동그란원은그렇게글자로변하고,책장으로변하고,한권의책이되어,바깥으로열린다,당신과만난다.”_차미령(문학평론가),작품해설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