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의 사과

비탈의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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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연왕모 시인이 13년 만에 선보이는 두 번째 시집
1994년 <문학과사회> 여름호에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한 시인 연왕모의 두 번째 시집『비탈의 사과』. 청춘의 두 얼굴을 섬세하게 그려낸 첫 시집 <개들의 예감> 이후 무려 13년 만에 선보이는 시집이다. 좀 더 나직한 모습으로, 생의 아름다운 비밀을 이야기하며, 존재 본연의 고독을 잃지 않는 4부 61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한층 더 심화되고 넓어진 그의 감정의 너울 그 너머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 이 책에 담긴 시 한편!
늪의 입구

그림자들이 늪지를 다녀갔다
무언가를 버리고 사라져버렸다
그들이 버린 것이
내 곁에 있다

가슴이 이상해요
구멍 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질 않아요
아무리 깊게 숨을 쉬어도 채워지질 않아요
내 가슴을 좀 채워주세요
흙이라도 한 삽 퍼 넣어주세요

그림자들이 돌아선 거리에선
마른 가로수들이 뽑혀나갔다
가로수로 오인된 사람들도 뽑혀버렸다
그들은 트럭에 실려 나무처럼 빳빳하게 굳어져갔다

스스로 멎어 있음은 혼돈을 부르는 것이 아닌가,
나무들이 흔들렸다
저자

연왕모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94년 '문학과사회' 여름호에 시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나왔으며 시집으로 '개들의 예감'이 있다. '21세기 전망'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목차

시인의 말

1. 인공조명
늪의 입구
양생하는 건물
검고도 붉은 인디언 사내
신기루
전망 좋은 방
오후
〈html〉,〈head〉,〈title〉뭘 찾는데요?
〈/title〉,〈/head〉
내겐 너무 큰 냉장고
새벽 세 시의 자명종
스타워즈
오렌지 구르는 골목
무엇이 너를 메마르게 했는가?
내 가슴의 집시
전파의 제국
추(錘)
연애편지

2. 문밖, 공터
마른 꿈
오후의 대관람차
블랙아웃
광장의 모서리
정오의 교차로
그가 씹은 것
너의 머리칼이 목에 걸렸어
길의 점묘화
탈색
저녁
낯선 아침
난쟁이
가습기(加濕期)
황토(荒土)
공중의 자궁 1
공중의 자궁 2
개 꼬리, 죽어버린 횃불
시옷

3. 바닥의 얼룩
물살의 무늬
나무를 오르는 도마뱀과
유목(遊牧)
다문 입
안개의 이유
웨스트 뱅크
카렌의 땅
굽은 등
적도
낯선 얼굴을 보라
강물에 씻기는 얼굴
교통빈관(交通賓館)
모바일 캡슐
얼룩 나무 잎사귀
모반(謨叛)

4. 쭉 곧은 기둥
그 마을의 햇빛
초록색 깃털
변태(變態)
어느 개인 날
빈자리
나는 공이었다
낯익은 그림
토끼의 긴 귀가 사슴을
당나귀가 가는 길
사랑이 익다
들개
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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