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문 (양장본 Hardcover)

자유의 문 (양장본 Hardcover)

$15.00
Description
이청준 장편소설『자유의 문』. 액자식 구성과 추리소설의 외형을 띠고 있는 소설로 이야기는 소설가 주영훈(본명 주영섭)이 지리산에 은거하고 있는 백상도 노인(본명 정완규)을 찾아 산을 오르면서 전개된다. 주영훈이 백상도를 만나 나누는 대화가 이 작품의 한 축(외부 이야기)을 담당하고, 주영훈이 쓰고 있는 소설―부정축재를 일삼고 부도덕한 사생활을 즐겨오던 구정치인이 피해자인 강도상해사건과 인천 부두 하역장의 조합 문제에 얽힌 한 사람의 자살사건, 그리고 두 사건의 원인과 배후를 추적하던 사람들의 잇단 실종과 죽음을 파헤치는 이야기―의 일부 내용과 백상도의 과거사가 다른 한 축(내부 이야기)을 맡고 있다.
저자

이청준

저자이청준(李淸俊)은1939년전남장흥에서태어나,서울대독문과를졸업했다.1965년『사상계』에단편「퇴원」이당선되어문단에나온이후40여년간수많은작품들을남겼다.대표작으로장편소설『당신들의천국』『낮은데로임하소서』『씌어지지않은자서전』『춤추는사제』『이제우리들의잔을』『흰옷』『축제』『신화를삼킨섬』『신화의시대』등이,소설집『별을보여드립니다』『소문의벽』『가면의꿈』『자서전들쓰십시다』『살아있는늪』『비화밀교』『키작은자유인』『서편제』『꽃지고강물흘러』『잃어버린말을찾아서』『그곳을다시잊어야했다』등이있다.한양대와순천대교수로재직했으며,대한민국예술원회원을지냈다.동인문학상,대한민국문화예술상,대한민국문학상,한국일보창작문학상,이상문학상,이산문학상,21세기문학상,대산문학상,인촌상,호암상등을수상했으며,사후에대한민국금관문화훈장이추서되었다.2008년7월,지병으로타계하여고향장흥에안장되었다.

목차

첫째마당-산노인과젊은방문객7
둘째마당-세번째추적자56
셋째마당-사람의길,하늘의길1156
넷째마당-사람의길,하늘의길2214
끝마당-실종281

해설|인간은어떻게인간이될수있는가/소영현321
자료|텍스트의변모와상호관계/이윤옥39

출판사 서평

인간의비극적생존조건과정신의한계에대한뼈아픈성찰
더나은삶과이상을꿈꾸는소설의재탄생


이청준장편소설『자유의문』이《이청준전집》22권으로나왔다.1989년여름부터겨울까지『신동아』(7월호~11월호)에연재되었고이후1989년(나남출판)과1994년(열림원)두번에걸쳐단행본으로발표됐었던작품으로,1950년한국전쟁의참화와공포속에작가자신의일가친척이겪어야했던아픔과상처를모태로한소설이기도하다.이작품의첫원고는1978년에씌어졌고,1980년에서1983년사이두차례의작품수정을거쳤으며,1988년11월에서1989년4월까지작품후반부의상당량이다시고쳐씌어졌다.작품의완성에무려10년남짓의세월이걸린셈이다.

“‘문(門)’의이야기는그분들의생애앞에바치고싶다.들끓는증오와복수심을넘어선외종형의자기해방,죽음앞에서도더낮아질수가없었던그집안어른의의연스런자존심,쉽지않은힘과공명심에앞서자신속의‘인간’을지킨그마을어른의순정한삶의선택……,그것이비록외롭고힘들었더라도그분들은내게있어귀하고소중스런자유인의초상인때문이다.”(1989년10월,작가노트「자유인을위한메모」에서)

액자식구성과추리소설의외형을띠고있는소설『자유의문』의이야기는소설가주영훈(본명주영섭)이지리산에은거하고있는백상도노인(본명정완규)을찾아산을오르면서전개된다.주영훈이백상도를만나나누는대화가이작품의한축(외부이야기)을담당하고,주영훈이쓰고있는소설―부정축재를일삼고부도덕한사생활을즐겨오던구정치인이피해자인강도상해사건과인천부두하역장의조합문제에얽힌한사람의자살사건,그리고두사건의원인과배후를추적하던사람들의잇단실종과죽음을파헤치는이야기―의일부내용과백상도의과거사가다른한축(내부이야기)을맡고있다.주영훈이자신의작품취재를위해당시사건들과관련있는경찰이나언론사기자가아닌지리산에은거한백상도를찾아간데서이두가지이야기의연관성을추측해볼수있는데,실제로두사람의대화와격론을통해드러난백상도의신분그리고과거속여러이야기들은『자유의문』의표면적/내부적주제의식을연결짓는주요한열쇠고리로서역할한다.

“집단이데올로기의가장큰특성이무엇입니까.오히려당연한일일지도모르지만,우리삶에서의개별성의부인,바로그것아닙니까.그리고우리들개개인의삶에대한사랑과그의독자적진실성의부인,혹은폄하와죄악시―그것아니겠습니까.다시말해하나의집단이데올로기로변질된신념의체계에선어떤개인이나그개별적삶에대한사랑이깃들여지가없다는말씀입니다.집단의식과신념의거대한흐름앞에,그준엄한행동의계율앞에그것은한낱예외적인사안으로도외시될뿐이지요.한다면그예외적인개인,아니우리삶전체의기초로서의개별성,구체적실체로서의모든개인에게그사랑이없는신념의체계나계율은무엇입니까.그것은우리삶에대한무서운폭력일수도있는것이지요……”(294쪽)

“종교가하나의신념의체계라면,소설은자유로운정신의마당이었다.어떤절대의계율에얽매이지않고유연하고탄력있는정신력위에우리삶을끊임없이재창조해나가는도정으로서의문학과소설에대한그의신뢰감은,그단단한계율에길들여져온노인의아집과두려움의껍질을벗겨낼가장적절한처방이될수가있었다.”(304쪽)

소설은입산초기주영훈을외부인으로경계했던백상도가점점그에게자신의과거사를털어놓는등심경과태도에변화를일으키는일을계기로수십년에걸친다양한인간관계의풍경을펼쳐놓는다.강도사건의범인최병진(본명최홍진)과항만조합사건의자살자유민혁(본명유종혁),그리고백상도이들셋모두과거<요한신학교>출신으로,진보적성향을가진이신학교에는당시신앙심이투철한특정학생들로구성된비밀단체가조직되어운영되고있었으며,단체의조직원들은성서연구와복음전파가아닌사회의보이지않는곳에서신을증명하는것을주요계율로삼고급진적이고조직적인행동을실천해왔음이밝혀진다.더욱이백상도는한국전쟁의와중에마을공동체에의해그의가족이몰살당한끔찍한기억을갖고있는인물로,제정신을잃은사람들의맹목과무지,증오와질투,잔혹한폭력으로얼룩진전체이념에대한강한회의와삶에대한극도의허무감에사로잡힌채로살아왔다.

“『자유의문』에서전쟁경험의여파에대한탐색이신념체계로서의종교에대한것으로대체될수있는것은이청준의소설세계속에서전쟁과종교가욕망하는인간의다층적면모에대한명명으로서이해되고있기때문이다.관념적이해법이보다주목되기도하지만,전쟁이든종교든그것들은『자유의문』에서인간에대한이해로부터발원되는것이자인간에대한이해가가닿아야할것으로상정된다.이렇게보면주영훈의이야기와백상도의이야기의대결은그들의인간에대한이해의대결이자충돌인것이다.”
(소영현,해설「인간은어떻게인간이될수있는가」에서)

이때문에백상도는자신의이름을버리고정완규로살면서간청사업장,차부의검표원,탄광촌을전전하며세계의구원자로서의삶을자처하며살아왔다.그러나가는곳마다환영받지못하고오히려이상한사람취급을받게자고종국에는자기기도를위한행보로지리산행을택한다.채밀작업을하던중발견한한국전쟁당시죽은유골을발견하고토분을만들어주는그의행위는자신을증거하고싶은원초적인욕망과어길수없는계율과의갈등이빚어낸결과로볼수있다.그런백상도와그의“믿음과교리와계율에대한미망”과“무섭고절망적인외로움”을지적하며그를설득하고회유하는주영훈의갑론을박의설전은끝내소설의본질과기능에까지다다르고,백상도가설계한벌집으로인해작가인주영훈은앞서다른사람들과마찬가지로실종상태의죽음을맞는다.

“까닭없는사라짐……그렇소.한사람의소설적계율의사라짐,또는그소설가자신의돌연스런사라짐이야말로주선생의주위나세상사람들에게무엇보다의미가깊은자기증거,주선생의소설과삶자체를바쳐완성해낸뜻깊은암시의기호가되지않겠고.”(314쪽)

종교나집단이데올로기와같은신념과계율,집단과개인의관계에대한이청준의오랜숙고를담고있는『자유의문』은양지와음지라는이원화된세계,현상적지배질서,세상에대한인물의자기증거욕망등의측면을탐색하고있다는측면에서종종중편소설「비화밀교」과비교된다.또한“소설은어떤절대의섭리처럼영속적인진실을고집할수가없으며,그것은다만인간의유한성과그도덕성에바탕한실천적자유와사랑을목표로하고있는것”(305쪽)이며종교와달리‘문학은어떤경우에도현세의삶을담보로한구원을용납하지않는다’는작가의소설철학과문학관의측면에서그의또다른장편소설『당신들의천국』『씌어지지않은자서전』『신화를삼킨섬』등과함께읽을만하다.

“어떤검증과정도거치지않은짧은지식과피상적이고단순한인간의이해위에함부로급조된신념체계,더욱이어느개인적인삶의실현방편이나특정집단의목적성취의수단으로날조된독선적,배타적,맹목적신념체계(기실은온전한신념의체계라기보다허황스런아집의자기주장과방어의궤계에불과할터이지만)들은그개인과집단밖의대다수사람들의삶이나이사회에대해어떤기여는커녕위험하기그지없는모험주의를전파,전염시키거나혐오스럽고파괴적인집단성폭력만을횡행시킬뿐일것이다.”(1994년9월.작가후기「죽음앞에부르는만세소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