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서평
독일나치즘연구의최고걸작이자고전!
최근프랑스칸영화제에서덴마크출신의세계적인감독라스폰트리에가“히틀러를이해한다”라는친親나치발언으로물의를일으킨사건이큰화제가되?었다.이에피소드에서도알수있듯나치가해체된지60여년이넘는긴세월이흘렀지만,여전히히틀러와나치문제는유럽을비롯한전세계에서꺼지지않은불씨와같다.다시말해,나치즘및홀로코스트를빼고제2차세계대전이후의서양인문학에대해논하는것은불가능하다.이런가운데독일나치즘연구의최고걸작이자고전으로손...
독일나치즘연구의최고걸작이자고전!
최근프랑스칸영화제에서덴마크출신의세계적인감독라스폰트리에가“히틀러를이해한다”라는친親나치발언으로물의를일으킨사건이큰화제가되었다.이에피소드에서도알수있듯나치가해체된지60여년이넘는긴세월이흘렀지만,여전히히틀러와나치문제는유럽을비롯한전세계에서꺼지지않은불씨와같다.다시말해,나치즘및홀로코스트를빼고제2차세계대전이후의서양인문학에대해논하는것은불가능하다.이런가운데독일나치즘연구의최고걸작이자고전으로손꼽히는책이국내에출간되어눈길을끈다.문학과지성사에서현대의지성시리즈로출간된마르틴브로샤트의『히틀러국가-나치정치혁명의이념과현실』(김학이옮김)이그것.
1945년이후‘독일’에서생산된가장위대한나치즘연구서로손꼽히는이책은주요한나치개개인의의도를설명하는“의도주의”연구와는달리,나치즘의작동방식에주목하는“기능주의”연구를개시했다는점이특징이다.무엇보다저자브로샤트는이책을통해‘히틀러없는나치국가’‘나치이데올로기없는나치국가’를그려내며,나치즘에대한전체주의적해석을뒤흔들고있다.히틀러라는독재자와유일정당인나치당이국가를장악하여사회의모든직업집단을나치화하였으며,세계지배를겨냥한일관된대외정책을추진하여제2차세계대전을일으키고그결과600만명의유대인을학살한나치즘은전체주의로파악하기에가장적합한체제로보이는것이사실.그러나그러한통설과학설은이책에의해심각한타격을받았으며,이후발표된거의모든주요나치즘연구는저자의주장에동의하든동의하지않든이책과대결할수밖에없었다.따라서이책을빼놓고는나치즘의‘연구사’에대해말할수없다.(문학과지성사刊,2011)
‘히틀러없는나치국가’‘나치이데올로기없는나치국가’
모두11장으로구성되어있는이책은나치의집권과정(제1장),나치의이데올로기(제2장),의회주의의제거(제3장),지방자치제의제거(제4장),농업,공업,상업등경제단체의단일화와노조의제거(제5장),집권후히틀러에반하던나치돌격대의거세(제6장),공무원과행정부에대한조치(제7장),히틀러의총통권력(제8장),나치체제내부의각종권력기관(제9장),법과사법부(제10장)의순서로서술되어있다.따라서언뜻보면히틀러및나치가전체주의적권력을수립하고공고히하는과정을시간의흐름에따라써내려간듯하다.그러나내용은정반대이다.단적으로“히틀러국가”라는책제목자체가반어적의미를담고있다.사실브로샤트는이책에서‘히틀러없는나치국가’‘나치이데올로기없는나치국가’를그려냈기때문.
나치는자신들의이데올로기,당대표현으로는“세계관”에진지했다.나치이데올로기의핵심은“원민중적volkisch”민족주의로서,피와흙의“비밀스러운”힘에의해규정되는,즉국가와사회그리고개인과사회의분화이전에존재했었으나이제는유토피아적인미래완료의시점에비로소실현될“제3제국”이목표였다.그에도달하기위한수단이내적으로는정치사회적ㆍ인종적적敵의제거이고,외적으로는동유럽에광대한생활공간을확보하는것이었다.전체주의론이이를나치가현실정치를통하여실행하려던구체적인계획으로간주하는데반해,브로샤트는그것을하나의은유로파악한다.그것은당대현실과의구체적인연관성이결여된종말론적유토피아였다는것.예컨대1939년10월폴란드를점령하였지만,침공당시나치는정복한폴란드를어떻게관리할지에대한구체적계획이없었다.극단적으로모호한유토피아는현실과의연관성은상실하지만,그를추종하는사람들만은강력하게결속시킨다.각개인은구체적인원한과현실적인열망을그에투사하고그를실현하기위하여노력할수있기때문이다.
히틀러의존재도마찬가지다.단순히“지도자Fuhrer”로만불리던그는대중의노이로제속에서자신의노이로제를발견하여공통의위기의식을상승적으로강화하면서,유토피아적미래를향한광적인의지를선지자적제스처로표현하던자였다.따라서각개인은히틀러에게자신의열망을투사할수있으며,그런한에서히틀러는대중적의지의결정인동시에그도구였다.히틀러라는개인자체가유토피아적인메타포였던것이다.이런특성에의해나치즘내부에서권위적인국가론자(내무장관프리크),광적인행동주의적반유대주의자(슈트라이허),대기업과연계된경제적현실주의자(샤흐트와부분적으로괴링),조합주의적사회주의자(독일노동전선총재라이),복고취향의향토적문화론자(히틀러),아방가르드취향의문화적근대주의자(괴벨스),이데올로기적팽창주의자(한스로젠베르크),제국주의적식민주의자(폴란드총독한스프랑크)등의서로모순되는노선이태평하게공존할수있었던것이다.
나치즘에대한전체주의적해석을뒤흔들다
이에대해전체주의론자들은‘분할하여통치하는’히틀러의통치전략으로환원한다.그러나브로샤트는그런내적모순이나치즘의본질이라고해석하는동시에,그런대립과갈등때문에나치즘에고유한역동성이발휘되었다고주장한다.구체적인것이없는상태에서경쟁의자유가무한대로주어진만큼각나치는자신의의지를관철시키고성공할수록더욱큰권력영역을확보할수있었으며,따라서중ㆍ장기적인국가적목표와무관하게단기적인실적에매달렸다.예를들어“유대인문제의해결”은나치시대내내드높이울려퍼지던목표였지만,유대인문제전담기관은나치시대전체에걸쳐서존재하지않았다.따라서유대인처리를놓고친위대,내무부,경제부,정복지역부가경쟁하면서각각의실적을내놓기위해노력하였다.제2차세계대전이전독일에서유대인들에게가해진최대의폭력사태인“제국수정의밤”(1938년11월9일)은엉뚱하게도괴벨스가주도했는데,이에대해서사전에통고받은고위나치는히틀러를제외하고는단한명도없었다.그런데그사건은유대인을인간이하의존재로강등시키는결정적인역할을한다.즉권력분극들의상호경쟁이역동성을발휘하여사태를과격화시켰던것이다.여기에서드러나는점은나치의내부경쟁이역동성을발휘하되,그방향이‘부정적’이었다는것이다.브로샤트는이를나치가대기업,군대,고위관리등의기존세력의아성을장악하고파괴할수없었기때문으로해석한다.
이로써나치체제가전혀전체주의적이지못했다는점이드러난다.또한브로샤트는나치의역동성이부정적으로만발휘되었다는점에주목하는데나치운동이좌파의제거,정신병자의학살,총력전,유대인학살등으로나아간것이그러하다.이책에는이러한양상들이다양하게제시되어있지만,브로샤트가보다집중한영역은관료제와행정분야였다.스탈린치하의소련과선명하게대비되는것은나치체제의공무원들이나치당원일필요가없었다는것,군대는아예군인들의나치당입당을금지했다는것,그리고나치당이도시행정을제외하고는,즉주행정과중앙정부와정복지역행정에대해서는‘제도화된’영향력을행사하지못했다는사실이다.고위나치는정부에대하여나치당소속으로서영향력을발휘했던것이아니라주지사가된다거나장차관이됨으로써영향력을행사할수있었다.따라서나치체제에서정부행정의모습은과거바이마르공화국시절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