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비성년 화자의 희극적 아이러니!
김승일 시인의 첫 번째 시집『에듀케이션』. 2009년 ‘현대문학’ 신인추천으로 시단에 나온 후 ‘는’ 동인으로 활동 중인 저자의 이번 시집은 사태를 에두르지 않고 직진하는 목소리를 담고 있다. 독고다이 소년이 순전히 날목소리로 들려주는 출생과 성장에 관한 자기 고백을 들어볼 수 있다. 저자의 작품 속 화자는 부모의 죽음을 객관적 진술의 형태로만 드러낼 뿐 정념에 휩싸인 비극을 낳지 않고, 비극적인 경험을 희극적으로 발화시킨다. 이처럼 쿨한 주체들을 통해 자신만의 차별성을 확보하는 저자의 ‘같은 과 친구들’, ‘우리 시대의 배후’, ‘연출 입장에서 고려한 제목들’, ‘죽은 자를 위한 기도’, ‘체육관의 우울’, ‘난 왜 알아요?’ 등의 시편이 수록되어 있다.
☞ 이 책에 담긴 시 한 편!
만나요 중에서
재작년엔 애인을 차고
작년에도 누굴 찼다
나랑 가장 친한 친구가
가슴이 터져라고 안아주었지
차는 것도 힘들잖아 나는 이해해
뭘 이해해? 다 끝났는데
동장하다 보면 한편
놀리고 싶지
놀려, 이리 와서
놀리라니까?
그러라고 시를 썼다
마흔두 편을
애인인데 화장실인
딸아이들과
아빠면서 엄마 같은
선배 누나가
제 발로 걸어갔다
암전 속으로
만나요 중에서
재작년엔 애인을 차고
작년에도 누굴 찼다
나랑 가장 친한 친구가
가슴이 터져라고 안아주었지
차는 것도 힘들잖아 나는 이해해
뭘 이해해? 다 끝났는데
동장하다 보면 한편
놀리고 싶지
놀려, 이리 와서
놀리라니까?
그러라고 시를 썼다
마흔두 편을
애인인데 화장실인
딸아이들과
아빠면서 엄마 같은
선배 누나가
제 발로 걸어갔다
암전 속으로
에듀케이션 - 문학과지성 시인선 410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