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한 동화 (한유주 장편소설)

불가능한 동화 (한유주 장편소설)

$15.00
Description
한 아이로부터 시작된 동화!
한국 문단의 주목을 받아온 작가 한유주의 소설 『불가능한 동화』. 읊조리는 듯한 시적 문장과 기존 서사를 해체하는 파격적인 형식으로 신선한 충격을 던져온 작가가 처음 선보이는 장편소설로, 2011년 봄부터 2012년 봄까지 계간 ‘문학과사회’에 연재되었다. 이 작품은 2부로 나뉘어 있는데, 다른 두 차원에서 이야기가 서로 스미고 교묘하게 얽히며 앞과 뒤, 선과 후의 경계를 교란하고 결국 언어의 세계가 붕괴되어버린다.

눈에 띄지도 않고 누구에게도 불리지 않는 한 아이. 옷으로 가려진 부위마다 멍과 상처를 남긴 폭력의 세계를 일기장에 담아낼 수 없는 아이는 구체적인 일상을 요구하는 숙제 앞에서 분노가 폭발한다. 밤에 몰래 교실에 들어간 아이는 급우들의 일기장에 어른스러운 글씨체로 자신의 문장을 적어 넣지만, 선생님이 범인을 찾으려 하자 증거를 없애려 한다. 일기장을 들고 도망치다가 같은 반에 있는 ‘미아’와 마주친 아이는 극단적인 잔인성을 발휘하게 되는데….
저자

한유주

저자한유주는1982년서울출생으로,동대전고등학교졸업,홍익대학교독어독문학학사,서울대학교미학석사.2003년제3회'문학과사회'신인문학상(소설부문)을수상하며등단했다.문학동인'루'의멤버로활?동중이다.시,희곡과는다른소설만의고유한장르성이어떻게획득되는지에대한궁금증으로소설을쓰고있다.소설집으로'달로','얼음의책'등이있다.번역서로'눈여행자'등이있다.

목차

목차
Ⅰ_9
Ⅱ_187
후기_301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너는마치꿈처럼나를방문했다”
이야기밖으로물러난아이가문을열고들어왔다
이것은불가능하거나불가능하지않다
새로운언어와서사에대한깊은관심으로강력한해체적실험을감행하?며독자와평단의뜨거운주목을모아온한유주의첫장편소설『불가능한동화』(문학과지성사,2013)가출간되었다.2003년문학과사회신인상으로등단한이래,발표하는소설마다읊조리는듯한시적문장과기존서사를해체하는파격적형식으로읽는이에게신선한충격을던져온작가가처음긴호흡으로장편소설을묶어냈다.2011년...
“너는마치꿈처럼나를방문했다”
이야기밖으로물러난아이가문을열고들어왔다
이것은불가능하거나불가능하지않다
새로운언어와서사에대한깊은관심으로강력한해체적실험을감행하며독자와평단의뜨거운주목을모아온한유주의첫장편소설『불가능한동화』(문학과지성사,2013)가출간되었다.2003년문학과사회신인상으로등단한이래,발표하는소설마다읊조리는듯한시적문장과기존서사를해체하는파격적형식으로읽는이에게신선한충격을던져온작가가처음긴호흡으로장편소설을묶어냈다.2011년봄부터이듬해봄까지계간『문학과사회』에연재된이소설은“무언가다르다”와“역시한유주다”는상반된의견을불러오며뜨거운관심을받았다.이책은전체적으로총Ⅰ부와Ⅱ부로나뉘는데다른두차원에서의이야기가서로스미고짜이며교묘하게얽혀들어가앞-뒤,선-후의경계를교란하며결국은언어의세계가모조리붕괴되어버리고야마는경험을독자들에게선사한다.
한아이가있었다
아이를위한동화가아닌아이로부터의동화가시작된다.오로지순수하기때문에가장비겁하고잔인할수있는아이들의세계.가장강력하게상처를주고받을수있는존재들속에한아이가있다.아무도이아이를알지못한다.눈에띄지도않고누구에게도불리지않는아이.등과허벅지처럼옷으로교묘하게가려진부위마다푸른멍과붉은상처가돋아있는아이다.자신을둘러싼폭력적세계를일기장에담아낼수없는아이는“구체적일상”을요구하는숙제앞에서누적된분노가폭발한다.밤을틈타교실에들어간아이는급우들의모든일기장에‘어른스러운글씨체’로자신의문장을적어넣는다.하지만너무나아이답게도담임선생의‘경찰서에가서거짓말탐지기를해보자’는허풍스런겁박에당황한아이는증거를없애기위해일기장을들고도망치다가같은반에있는‘미아’와마주친다.너무놀란아이는또다시쏟아질매질을피하기위해아이만의극단적인잔인성을발휘하게되는데……
이야기는여기서멈췄고너를한동안잊었다
문학강의를하던‘나’는문을열고들어오는아이와만난다.당황한아이가나를쫓는다.아이가자신을쫓는것인지,자신이아이에게따라오도록하는것인지명확하게분간할수없다.아이를집에데려오자아이는한번도먹어본적없는오렌지주스를마시고나의일기장을뒤적이며창작과정을되살핀다.나의외투를걸치고나가한번도본적없는화력발전소와경기장을주위를소요하다돌아온다.하지만집에들어온아이는그곳이아닌다른곳에다녀왔다고말한다.나의서술에서벗어나는아이를나는쓴다.이것은불가능하거나불가능하지않다.
네가말을흐린다.
나는아무말도하지않는다.
당신이죽인거야.(p.246)
아이는“저한테왜그랬어요?말해봐요”하고무섭게따지러온걸까.소설속에서누군가를죽거나불행하게하는일에대한창작자본인의심적부담감때문이었을까.그러나책임을논하는것은중요하지않다.작가는자신이창조한언어세계가,소설속인물이스스로생동하는것에대한경험,그불가능함의가능성에대해집요하게파고든다.

StrangerthanFiction?
물어보고싶은것이있어.
벽돌목소리가갈라진다
나는나의죽음을어떻게중지해야할까,혹은,나의죽음을어떻게선고해야할까.
벽돌입이벽돌말들을내뱉는다.
나의병은이야기가시작하기전에발병한것일까,혹은,이야기가시작되고나서나의병도시작된것일까.
벽돌입술이벼골말들을솟삭인다.내가예상하지않았던말들이다.아니다.거짓말이다.(p.293)
작가가자신의창작물과현실에서대면하는판타지는그리낯선것이아니다.하지만한유주의장편은표면적사태만으로진부를논할수없는서사적특질이있다.마치M.C.에셔의「뫼비우스의띠」나「그리는손」처럼선행과후행을가름할수없고쓰는자와쓰이는자를분리할수없는혼란스러움을담아내고있기때문이다.오랜시간소설의형식과서사의본질에대해깊이탐구해온한유주였기에그묘한경계를넘나들며긴이야기를풀어낼수있었을것이다.그리고그마지막에가이탄탄한언어의벽돌로이루어진세계의완전한붕괴를예고한다.
잊어버린말과잃어버린말이벽돌이되어벽돌입안에갇힌다.벽돌연필과벽돌만년필이벽돌바닥으로추락한다.벽돌단어와벽돌문장들이벽돌바닥으로추락한다.벽돌세계가무너지지않는다.벽돌세계가팽창하지않는다.벽돌네가그대로벽돌이되어벽돌시간이정지한다.벽돌내가벽돌눈을뜨고벽돌너를바라본다.나는너를어떤이름으로불러야할까.여기가지쓰고난뒤나는벽돌눈을감고벽돌숨을내뱉는다.(p.295)
강력한서사적실험을끝까지밀고간이번소설은분명한유주스럽다.그러나이혼란을하나의완결성있는‘이야기’로,“불가능한동화”의가능성을보여준이번한유주의첫장편소설에서독자들은이전과확실히다른면모를발견할수있을것이다.
■■작가후기
이런꿈을꾸었다.
여름,혹은겨울이다.나는낯선얼굴들과함께어느강의실에앉아있다.한낮이다.
누군가가들어온다.선생일것이다.그는교탁위에책을올려놓고,학생들을둘러본다.그러다나와눈이마주친다.
그는칠판에몇몇단어들을쓴다.그러나단어들은여러개로잘려있다.잘려있다는표현이이상하지만다른말로표현할수가없다.나는내가꿈을꾸고있다는사실을인지한다.잘린단어들이또다른부분들로절단된다.그부분들은각각더작은부분들로절단된다.절단.분절.분쇄.연쇄.열쇠.연산.미분.나는문득환지통이라는단어를떠올린다.칠판에적혀있던단어들이계속해서잘리고나뉜다.아프다.그러나나는단어들의통증을느끼지못한다.단어들이절단되고있음에도불구하고나는단어하나하나를모두읽을수있다.그가절단된단어들의집합을유계분응이라고부른다.내게는유계분응이라는말이생경하다.나를제외한학생들은모두고개를끄덕인다.그리고나는잠에서깨어난다.
꿈에서깨고난뒤유계분응이라는단어를사전에서찾았다.
유계:실수전체의집합을R,A를R의부분집합이라할때지금A가자연수전체를나타낸다고하면,어떤큰실수r을취한다고하여도,A의원소로서r보다큰자연수가존재한다.이에반하여,A가구간(0,1)을나타낼때에는1이상의실수r을취하면r보다큰실수는A중에서존재하지않는다.충분히큰실수r에대하며A에속하는모든수x가r을넘지않을때,즉x≤r일때A는위로유계라고한다.
분응:형태심리학에서,전체가운데에서한부분이다른부분으로부터독자적으로지각되는현상을말한다.
유계분응이라는단어는전에는들은적이없었다.두단어들의정의를읽으며나는너를생각한다.너의뺨은유계,너의뺨의부분들은분응으로설명할수있을까.
그러나너의뺨의부분들의부분들은.
그리고그부분들의부분들은……
그리고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