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도 아시다시피 천운영 소설집

엄마도 아시다시피 천운영 소설집

$12.00
Description
2012년 이상문학상 우수작품 외 7편의 단편집
『엄마도 아시다시피』는 섬뜩하면서도 관능적인 미학적 단편들과 면밀한 취재를 바탕으로 강렬한 서사와 탄탄한 문장의 단편들을 발표해온 작가 천운영의 네 번째 소설집이다. 2012년 이상문학상 우수작으로 선정된 ≪엄마도 아시다시피≫를 비롯한 총 7편의 단편을 묶었다.

‘엄마’라는 키워드로 연결되어 있지만, 우리가 익히 아는 엄마와 여자들의 이야기가 아닌 복잡다단한 감정의 면면을 표출한다. 욕망, 결핍과 분리불안, 질투와 배신에서 비롯된 일그러진 모녀, 모자, 유사 자매, 반려동물과의 관계 탐색을 통해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 가해자와 피해자의 역학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트라우마 속으로 파고들어 상처의 극복과 치유, 회복과 성장의 길로 안내한다.
저자

천운영

저자천운영은1971년서울에서태어나한양대신문방송학과와서울예대문예창작과를졸업했다.2000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단편바늘이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바늘(2001),명랑(2004),그녀의눈물사용법(2008)과장편소설잘가라,서커스(2005),생강(2011)이있다.신동엽창작상(2003),올해의예술상(2004,문학부문최우수상)등을수상했다.

목차

목차
엄마도아시다시피
남은교육
젓가락여자
유리입술
스물세개의눈동자
감은눈뜬눈
내가혹하고슬픈아이들
해설_엄마가되지않은여자들/조연정
작가의말
수록작품발표지면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잔인하고도황홀하게,폭죽처럼쏘아올린일곱개마음의지형도
“나좀안아줘요,엄마.아프다구요.정말아파요.”
2000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단편바늘이당선되어등단한이래섬뜩하면서도관능적인미학적단편들과면밀한취재를바탕으로강렬한서사와탄탄한문장의장편들을발표해온작가천운영의네번째소설집『엄마도아시다시피』(2013)가출간되었다.두번째장편소설『생강』(2011)이후2년만에,소설집『그녀의눈물사용법』(2008)을펴낸지5년만에선봬는작품으로2012년이상문학상우수작...
잔인하고도황홀하게,폭죽처럼쏘아올린일곱개마음의지형도
“나좀안아줘요,엄마.아프다구요.정말아파요.”
2000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단편바늘이당선되어등단한이래섬뜩하면서도관능적인미학적단편들과면밀한취재를바탕으로강렬한서사와탄탄한문장의장편들을발표해온작가천운영의네번째소설집『엄마도아시다시피』(2013)가출간되었다.두번째장편소설『생강』(2011)이후2년만에,소설집『그녀의눈물사용법』(2008)을펴낸지5년만에선봬는작품으로2012년이상문학상우수작으로선정된「엄마도아시다시피」를비롯한총7편의단편을묶었다.이번소설집을관통하는키워드는‘엄마(모성)’로명쾌하지만,우리가익히아는엄마와여자들의이야기를비껴간다.마음이하는일이매양그러하듯,모성그리고감정의복잡다단한면들을표출하는천운영소설의인물들은복잡할수밖에없는인간의내면을바닥끝까지치밀하고집요하게파고든다.욕망,결핍과분리불안,질투와배신에서비롯된일그러진모녀,모자,유사자매,반려동물과의관계탐색은곧선과악의모호한경계,가해자와피해자의역학관계를상기하고상처의극복과치유,회복과성장의열쇠를쥔트라우마들을들쑤시며소설을읽는내내오랜여운과깊은멍울을남긴다.
엄마,그리고여성의맨얼굴을응시하며깊고단단하게
그통증을음미하는천운영5년만의신작소설집
올해로등단13년을맞는작가천운영은그간세권의단편집과두권의장편소설을발표하며2000년대한국문학의새로운국면을이야기할때빼놓을수없는중추적역할을해왔다.동물적관능,여성의생명력,야생성의미학을한껏표출한첫작품집『바늘』(2001)과개성적인상상력,그로테스크한멜랑콜리,특유의문체감각으로인간의생멸에닿는진지한질문을던지고있는두번째작품집『명랑』(2004),한조선족여인‘림해화’를주인공으로사랑과연민,상처와비애로시선을옮겨소설의무대를확장한첫장편『잘가라,서커스』(2005)와인간과세계의상처를치유하는‘눈물’에초점을맞춰폭넓은감동과여운을선사한세번째작품집『그녀의눈물사용법』(2008),그리고한고문기술자아버지와그의딸의내면에천착하여인간본성에내재된폭력과욕망의문제를파고들었던두번째장편『생강』(2011)에이르기까지그간의작가천운영의행보는강렬했고집요했다.그렇게‘욕망의실재’를한땀한땀세밀하게그려온천운영은이번소설집에서‘욕망의심리’와그것이표출되는목소리에집중한다.
엄마가던진수수께끼,그절대적이고맹목적인마음에난균열
소설「남은교육」은삼십대중반의싱글이자작가인딸이사사건건간섭하고조정하려드는엄마와불편한동거에들어간순간꽃무늬접시세트가깨지는요란한소리로시작한다.이어지는딸을향한엄마의매몰차고새된비난과질타,욕설과저주는일순간이들모녀의관계를피도눈물도없는대결의구도로몰아간다.결정적인순간에드라마틱한발작증세를보이며종국엔승리자로자임하는엄마앞에서딸이고개를수그리는것처럼여자의연애역시순탄치않다.모멸감과배신감으로몸서리치는여자가결국돌아가는곳은천박하고심술과억지로가득찬엄마가기다리고있는집,여자를마음대로조종하는엄마의품안이다.
“괜찮냐고,물어보는게,먼저,아니야?”
“그건네문제지!”
너의물음에여자의대답은너무나즉각적이다.준비된대담을위한맞춤형질문처럼.어김이없는문답.네가다치거나아프거나고통스러운것은너스스로해결해야할문제다.그것은오래전부터여자가너에게주입시켜온삶의방식이다.(p.55)
“거울을쏘아본다.거울속에화장을짙게한나이든여자가너를노려보고있다.노기인지부끄러움인지모를안면의홍조.거울속에서네가맞서려고하는것은너를지겨워하는너의나이든얼굴이다.무언가뜻대로되지않아잔뜩부아가난노인네의얼굴.너의양어깨에올라타고네목줄을거머쥘노인데.”(p.65)
엄마와딸이인생그리고생물학적선후배로묶이는것처럼수록작「젓가락여자」역시대학선후배여자사이의가차없는상처내기를그리고있다.선배의목소리는배제한채철저하게후배의목소리만으로채워지는이소설은대학시절언니처럼,엄마처럼믿고의지했던선배에게배신을당한화자의집요하고도주도면밀한복수기이다.독서토론모임과인터넷사이트를운영하면서파워블로거가된후배미경(‘저’)은소위운동권출신성분을뒤로하고이름까지‘양영은’에서‘서진’으로바꾸고서유명작가가된선배언니에게우연과익명을가장한흠집내기와혀를내두를달변으로조롱을안긴다.시종일관겸양의말속에자신의안정된결혼생활과사회적인지도를근거로자신감을드러내며늦된처녀작가인선배를바닥으로끌어내리는후배의목소리는통통탄성을유지하면서도신랄하기그지없다.인간적배신과시대상황의변모,둘다를씁쓸하게복기하는그녀의말끝에는서늘한칼날이서려있기때문이다.
“아줌마가쓸수있는게아줌마글인데,아줌마글쓰기를하지말라고하시니까.어쩔수있나요?쓰지말아야지.아줌마가다시처녀로돌아갈수있는것도아니고.소설은언니같은사람이쓰는거지.나같은사람은안돼요.”(p.108)
“제추억을소설로쓴게미안해서자꾸그렇게생각하시나본데.너무신경쓰지마세요.언니가그글을베껴쓴것두아니구.나한테들은얘기소설로쓴건데.사람이적당히타협할줄도알아야지.그러다가언니만다쳐요.내가소유권주장하겠다고나설사람도아니고.그런데뭐가걱정이에요.그냥유명세치른다생각하세요.”(p.107)
“사람들은소설과현실을구분을못해서문제야.소설가가어떻게경험한것만쓰겠어요?”(p.110)
“그는처음으로마음은몸의어느기관에서지배하는지궁금해졌다”
삶에강요된감정의정체,유리구슬처럼부서지기쉬운마음의부정교합
앞서이번책이보편적인엄마와자식의관계를“얼음을꿀떡삼켰을때처럼뜨겁고도차가운이상한느낌”으로전복하며불안과상실,히스테리컬한폭력으로일그러진모성의잔해,감정의내부를파헤친다고말한바,수록작「감은눈뜬눈」과「내가혹하고슬픈아이들」은잔혹함과당혹감,서늘한슬픔에서단연압권이다.자식에대한애정과책임감대신,두려움과무관심,증오와폭력으로치달아가는엄마(여자)의마음은어린딸들에게가혹한비난과폭발하는듯한비명으로가득하다.
“빌어먹을계집애,무얼잘못했기에내눈을피해,더러운계집애,나몰래무슨짓을하고있는거야.내피를빨아먹을년,은혜도모르는배은망덕한계집애,네가감히나한테,안돼,하지마,네가생각하는건뭐든하지마,꺼져버려,내눈앞에서당장꺼져버려,꼴도보기싫어,빌어먹을계집애.(p.203)
밖에서는국제아동돕기후원선교단의일원으로일하지만정작자신이낳은아이들에게는피도눈물도없는히스테리컬한엄마와어린동생(딸)을그런엄마의폭력으로부터보호하려는소녀,그리고이들마음을오가며폭력의감도를조절하는마음의목소리(“우리가하는일은사람들속에숨은짐승을되살리고거울을들이미는일”,p.251)가빚는긴장이소설의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