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수들 (안성호 장편소설)

달수들 (안성호 장편소설)

$12.00
Description
안성호식 본격 ‘꿈소설’!
아내의 꿈으로부터 시작된 안성호의 소설 『달수들』. 잠을 잔 뒤 꼭 베란다에서 꿈 이야기를 했던 아내. 그런 아내의 꿈이 너무나 재밌어 소설로 써볼까 시도를 하기도 했던 저자는 문득 아내의 꿈에 등장하는 아내는 누구이고 만약 자신이 꿈 안에서 아내를 만난다면 그녀는 자신을 알아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이 소설을 써내려갔다. 거짓과 폭력의 세상을 떠나 꿈으로 도망친 청춘, 달수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현실로도 환상으로도 읽을 수 없는 독특한 소설 세계를 구축한 작가로 꼽히는 저자는 이번 작품에서 두렵고 암담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꿈으로 도망친 한 청년의 왜곡된 성장담을 꿈 이야기로 풀어낸다. 저자의 작품을 해석한 많은 문학평론가들이 ‘꿈’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했을 만큼 저자의 소설에서 꿈은 주요한 기능을 한다. 비현실적인 사건들이 아무렇지 않게 계속 전개될 수 있는 꿈의 속성을 이용하여 ‘믿고 싶지 않지만 부정할 수 없는 어떤 진실들’을 발견하게끔 하는 저자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다.
저자

안성호

저자안성호는안성호는2002년실천문학신인상(단편소설부문),2004년『경향신문』신춘문예(시부문)를통해등단했다.소설집『때론아내의방에나와닮은도둑이든다』『누가말렝을죽였는가』『움직이는모래』,장편소설『마리,사육사,그리고신부』가있다.

목차

달수들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나는꿈안에서무럭무럭자라나마침내괴물이되었다”

거짓과폭력의세상을떠나꿈으로도망친청춘
인생최대의적수,달수를만나다


블랙유머와마술적리얼리즘의작가안성호,그가‘한여름밤의꿈’같은장편소설『달수들』(문학과지성사,2015)을들고독자들을찾아온다.안성호는2002년실천문학신인상(단편소설부문)수상했고2004년『경향신문』신춘문예(시부문)에도당선된바있는독특한이력을가진작가다.실제로그의시적인문장과몽상적이고기괴한상상력은그간발표되어온소설들에서도확인할수있다.한편안성호는기이한인간사를다루면서도‘허구적인환상을거부하고불안을필터삼아현실의왜상(歪像)을그대로응시’(강유정)하려는태도를고수해왔다.‘세계의전모를파악할수없을만큼왜소해지고무기력해진주체’(김형중)들을등장시켜이들의몽상과망상으로서사를이끌어가는방식을선호해왔던그는,현실로도환상으로도읽을수없는독특한소설세계를구축한작가로꼽힌다.

그러나환각또한사실이다.(루이알튀세르)

안성호의작품을해석한많은문학평론가들이‘꿈’이라는키워드에주목했을만큼그의소설에서꿈은주요한기능을한다.작가는비현실적인사건들이아무렇지않게계속전개될수있는꿈의속성을이용하여그안에놓인인물들의상황을끝까지밀어붙이고그극단적이고절박한심경을고스란히소설에담아내‘믿고싶지않지만부정할수없는어떤진실들’을발견하게끔한다.문학평론가복도훈은“그의소설은당신이한번쯤은어떤식으로든경험해봤을기묘한백일몽=낮꿈daydream의세계를닮았다.꿈과현실의경계,은밀한욕망과그것이실현되지못한채응어리져잔여물로부유하는백일몽의세계”라고표현하기도했다.신작장편소설『달수들』을한마디로설명하자면안성호식본격‘꿈소설’이라고도할수있겠다.작가는두렵고암담한현실에서벗어나고자꿈으로도망친한소년의왜곡된성장담을꿈이야기로풀어낸다.

‘삼포세대’의초상?현실적으로현실을포기하고꿈으로향하는청년

어느날,아버지가나를더러운곰새끼라고부르면서마구때렸다.곰처럼살이좀찌기는했지만어딜보나나는곰이아니었다.우리집에서가장좁은벽장에도충분히들어갈수있었다.아버지에게곰이아니라는걸보여주려고벽장에숨었다.나는벽장에서‘곰이아니다,곰이아니다,곰이아니다’하고중얼거렸다.[……]그런데며칠뒤,곰한마리가벽장으로들어왔다.진짜인지가짜인지모르지만내눈에는곰으로보였다.벽장밖에서누군가목줄을잡고있어서불편해보였지만심부름은곧잘했다.벽장에갇혀주문을외우듯곰에게명령하면곰은“밀짚모자를쓴노인에게전하겠습니다”하곤금방사라졌다.주문한일들이조금씩현실로구현되었다.(pp.20~21)

작가는꿈으로빠져드는반수면의순간에‘나’를데리러오는‘정원사’와‘곰’의등장으로화자가앓고있는기면증의원인을암시한다.처음,이것은단지‘야구방망이나무’하나에서시작되었다.화자가야구방망이를열망하던소년시절,그가꿈속에서야구방망이나무를한그루얻게된다.이나무를잘키워야구방망이를거두자거짓말처럼현실에서도아버지가야구방망이를선물해준다.이우연하고도신기한경험을한후꿈속에서밀짚모자를쓴노인이화자를찾아온다.노인은정원을일정이상넓힐때마다소원을들어주겠다는제안을한다.그때부터화자는꿈속에서곰과,자신의그림자인정원사와함께30여년간정원을가꾸고넓히는데매진하느라늘잠에빠져지낸다.그가그렇게오랜세월동안현실보다꿈속의세계에충실해온것은단순히철이덜들었거나좀모자란사람이었기때문일까.작가는소설초반에제시되는화자의유년시절과중후반에서술된청년기삶을통해사랑보다는폭력이앞서는부모,가난하고무기력한생활,학력과능력이자본으로치환되는사회속에서‘부적격자’가된소년-청년의암담한현실을구체적으로보여준다.부조리와고통으로가득찬현실을피해꿈으로도망칠수밖에없던청춘,그렇다면그가포기한삶은어떻게되었을까?

달수vs달수-그림자가지배하는신체

누구나꿈을꾸면서가끔은정말자신답지않은행동을할때가있다.속옷만입은채로거리를돌아다니거나평소에절대입에대지않는음식을먹거나혹은모르는사람을때리거나죽이는경우도있다.꿈을꾸는나와꿈속의나는같은사람일까?어쩌면꿈을지켜보는관객이나이고꿈에서행동하는‘나’는또다른내가아닐까?
이런물음들속에태어난자가달수다.꿈밖에서들여다보는자가(혹은그자신도모르는무의식이라는연출자가)움직이는마리오네트의실을끊고스스로자기소유의물건을가져보고자하는,꿈에서탈출해온전히자신으로살아가길꿈꾸는꿈속의행위주체달수.달수는화자가꿈안으로도망쳐버리는순간밖으로튀어나와삶을살아내면서그의삶에생긴공백들을메워가기시작한다.그리고단호하게혹은잔인하게문제를해결하고,돈을벌고,생존을유지하게끔하는또다른자아로우뚝선다.결국달수는꿈밖에있던달수를꿈속에영원히묶어놓고자유의지로실제삶을살아보고자계획한다.
안성호는그간의소설들을통해‘존재’라는화두에오래질문을던져왔던작가다.이유없이별안간닥쳐온불안증을두고“삶이초라하다는데서오는모멸감”(「누가말렝을죽였는가」)이라고표현했던것처럼이비루한현실속에서인간이어떻게살아가야하는가에대한고민을꾸준히진전시켜온흔적이이소설에서도달수와달수사이의관계양상에서드러난다.작가는자꾸만꿈으로도망치는연약하고무기력한달수와꿈에서튀어나와대낮을활보하는욕망덩어리달수를기묘하게접붙여‘살아간다는것은무엇인가’에대해,한생을살아가야할우리존재에대해진지하게묻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