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사랑 노래 (문충성 시집)

마지막 사랑 노래 (문충성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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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문충성의 스물한번째 시집 『마지막 사랑 노래』. 한국 문단의 대표 서정 시인답게 문충성은 바다, 무지개, 바람, 달빛과 같은 따뜻하고 친근한 시어들을 그리움이란 감정에 엮어 그가 끝내 채우지 못한 결핍과 갈망의 정서를 풀어놓는다. 특히 하늘, 허공, 무지개 등의 자연적 물상은 시인이 바라는 이상적 모습을 상징하는 시어로 기능하면서 이곳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과 목메도록 애타는 심정을 보여준다.
저자

문충성

저자문충성시인은1938년제주에서태어났다.한국외국어대학교프랑스어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원불어불문학과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1977년계간『문학과지성』을통해시단에나왔다.시집으로『제주바다』『섬에서부른마지막노래』『내손금에서자라나는무지개』『떠나도떠날곳없는시대에』『방아깨비의꿈』『설문대할망』『바닷가에서보낸한철』『허공』『백년동안내리는눈』『허물어버린집』등이있고,연구서로『프랑스의상징주의시와한국의현대시』가,번역서로『보들레르를찾아서』가있다.『제주신문』문화부장·편집부국장·논설위원(비상임)을역임했다.현재제주대학교명예교수다.

목차

시인의말

하늘에있을때나는/한때/제주의새봄/요즘귓속에서/곤파스태풍불때/절룩절룩밥세상
/찌르레기로살다가/정치예술가들/탐라계곡/변함없이/다시당신을만나다/그림자지우고/
아직도시를쓰고계십니까/고치밤부리쫑쫑쫑/승천연습/내비아가씨/바람뿐/그렇게
/추수끝난뒤/별꽃난장구/겨울빛/소원/멍텅구리의한나절/땅속에서꽃피우는꽃도/
님에게/권태/굴렁쇠가굴러가는동안/1960년대나의서울/꽈리/청진동/국보1호숭례문불타부렁
/9월/느티나무/두팔벌린허수아비/풀메뚜기/부엉부엉아침을일으켜세우며/들국화/
꿈속에서모기를/홍시/나죽어/사라져가는것들은/오른발,왼발/조반/슬픔구워먹기
/헌자전거를타고/귀하나만/시냇물/가만히/뭐가보이니?/오늘도이름모르는새가날아왕울당가곡/
어떤오두막풍경/만추/게꿈/고래상어'해랑이'는어느바다를떠돌고있을까/제주까치/바닷바람
/나직이/신갈나무아래에서/그대로/시대와꿈/후생의노래/산수유가지에걸려우는가오리연/우체통/
쌀씻기/7월에내리는비/우리동네세탁소한아줌마/옥잠화/그곳/마지막사랑노래

해설I존재의시원에서부르는그리움의노래ㆍ김진하

출판사 서평

사랑과낭만을꿈꾸는서정시인
그의멈추지않는사랑노래가시작된다

문충성의스물한번째시집『마지막사랑노래』가문학과지성사에서출간됐다.1977년『문학과지성』을통해등단한시인은대략천여편의시를발표하며,시를향한끊임없는열정을이어왔다.그가때때로절필선언을하곤했다는점을생각해보면,그의절필선언은오히려다시한번도약하겠다는의지로느껴진다.이번시집에서“마지막”이라는단어를사용했지만,이역시“사랑노래”를멈추지않겠다는,계속해서부르겠다는다짐처럼느껴진다면무리일까.
제목에서느껴지듯,문충성은그의시집을사랑에관한시편들로채웠다.아내와어머니를향한사랑과그의고향인제주도에대한애정을숨김없이드러냈다.동시에그에상반된날카로운현실비판인식을드러내며,그럼에도계속해서사랑과낭만을향해나아가야함을역설한다.“한평생찌르레기로”살았지만,“똥소레기로날아오를날”(「찌르레기로살다가」)을꿈꾸는여기,한시인의노래는현재진행중이다.


낭만적이상이숨쉬는공간으로의도약
넘어지고또넘어져도끝내포기할수없는갈망

한국문단의대표서정시인답게문충성은바다,무지개,바람,달빛과같은따뜻하고친근한시어들을그리움이란감정에엮어그가끝내채우지못한결핍과갈망의정서를풀어놓는다.특히하늘,허공,무지개등의자연적물상은시인이바라는이상적모습을상징하는시어로기능하면서이곳으로나아가고자하는마음과목메도록애타는심정을보여준다.

그대에게도날아가나니괴로움이여!
그대도내게로날아오라그리움이여!
하나가될수있을까사랑이여!

[……]

눈되어눈으로만날까
물되어물로나만날까
그대그리움이여!아아!
흙이될나의꿈

마지막나의노래아무도몰래
하늘한녘에묻고가나니푸르르르
-「마지막사랑노래」부분

하늘이라는높디높은곳을향하는그의마음은괴로움이자그리움이다.하늘에끝내도달하지못한채지상으로떨어지는화자의마음은때론눈으로때론물로,마침내흙으로곤두박질친다.시인은도달하지못한마음을“아무도몰래”“하늘한녘”에묻을수밖에없다.그대와함께도달하고픈공간은결코닿을수없는곳들이고,이에대한절망은오히려사랑과자유에대한그리움을증폭시킨다.

거짓말쟁이들이아름다운세상을아름답게
뒤섞어놓는다고그런가
잘나고형편있는녀석들
꼽아보며아부잘하고비슷비슷한끼리끼리만들어
힘기른자들오늘도
좌지우지하는세상
-「절룩절룩밥세상」부분

이번시집의해설을쓴김진하(문학평론가)는“낭만적지향이강렬한만큼이를가로막은현실의타락은신랄한비판의대상이”된다고말한다.끼리끼리뭉쳐아부하고서로힘자랑하는이들이판치는세상에대한날카로운목소리는항상낭만을품고사는시인의손에서씌어졌기에더욱강렬하게부각된다.실제로문충성은그의산문을통해“산업화시대에나는서서히아웃사이더가되어갔”고“1980년대접어들어나는나를잃어버”렸다는문장으로돈이최우선이되는현실을겉도는자신을고백하곤했다.“거짓말쟁이들이”“좌지우지하는세상”에서시인은“울려해도울지못”할뿐아니라스스로를“싸구려”(「요즘귓속에서」)라는단어속에가둠으로써스스로의아픔을드러낸다.


마음에따스한빛이되어주는존재들
그들과함께나아가는시인의삶

그럼에도시인은꿈꾸기를멈추지않는다.“나는살아있는동안이‘한편의시’쓰기를포기하지않을것”이라는그의다짐처럼완성된하나의이상적낭만을향해나아가는그의노력은계속되고있다.그런그가꿈꾸는이상은무엇일까.그의존재의뿌리가되는지향점,이상향으로는어떠한것들이있을까.두가지로얘기해볼수있을것이다.첫번째는절망스러운현실속에서유일한안식이되어주는모성의존재들이다.

올라간다미끄러지며
이하늘저하늘로

찢어진구름타고
오늘도

엄마가사는
하늘로
-「승천(승천)연습」부분

그간그의시집에서그는외할머니,아내,딸,손녀,며느리등그의주변에머무는여성들에대한강한애정을보여왔다.이번시집에서는“엄마”라는존재를직접적으로호명하면서이상적존재의모습을좀더명확히제시한다.“엄마가사는/하늘”이라는시구는이를직접적으로보여주는데,그가다양한물상을통해드러내고자했던이상적공간에는“엄마”가살고있고,우리는그곳으로가야한다는지점에서그러하다.“이번시집에서호명되는‘엄마’는시인이그동안구원의처소로의탁하였던모든여성적존재들의시원에있는근원적모성으로서,그리고모태의소리로서”(김진하)그가모색하는낭만적심상에모성으로대표되는사랑의충만함이있음을알수있게한다.

문득옛생각
내유년의가오리연
빈감나무가지에걸려
아직도울고있을까
제주도제주읍남문배꼇
빈길된
초가
-「산수유가지에걸려우는가오리연」부분

두번째그의근원의공간은바로제주도다.제주도는50여년의세월을보낸시인의실제고향이자시시때때로돌아다보게되는회귀의장소이다.각주없이달린중간중간의제주도방언(도체비고장,고치밤부리,대죽낭등)은제주에서태어나마음속에평생고향을품고살아온그만이보여줄수있는특징이기도하다.지난시집『허물어버린집』(문학과지성사,2011)에서4.3사건으로얼룩진유년시절의기억을그렸다면,이번시집에서는지나치게상권에침식당해이전의흔적을지워가고있는현재의제주에대한안타까운마음과그럼에도차마놓을수없는애착을드러낸다.“삶이고달프면바닷가로나오라”는시인의권유처럼시인에게제주도와제주바다는“불타는가슴/어루만져줄”(「바닷바람」)치유의공간으로작용하며,시인을끊임없이앞으로나아가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