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론 사무소 (인간의 운명과 정치적인 것의 자리)

종말론 사무소 (인간의 운명과 정치적인 것의 자리)

$16.00
Description
낡은 것이 사라진 자리에 새로운 것은 태어날 수 있는가?
이 책은 조르조 아감벤, 발터 벤야민, 미셸 푸코, 카를 슈미트, 위르겐 하버마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에 응답하거나 대립했던 위대한 사상가들 간의 논쟁을 교차시키며 분석한다. 그를 통해 근대 통치질서의 실체를 밝히고, 인간의 삶을 ‘벌거벗은 생명’으로 치환하여 통치의 대상으로 삼는 ‘오이코노미아-생명정치’의 패러다임에 맞서 인간이 스스로를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행위인 ‘정치’의 가능성을 타진한다. 이외에도, 벤야민과 슈미트 사이의 숨겨진 논쟁을 논제로 삼아 예외상태를 둘러싼 서구 정치사상의 근원적 대립을 분석하기도 하고, ‘적’이라는 개념에 대한 칼 슈미트, 레오 스트라우스, 프로이트의 논의를 검토하고 이를 통해 ‘정치적인 것’의 재구성을 향한 20세기적 상상력의 전용 방향을 제시하는 등 다양한 층위에서 ‘정치’의 문제에 접근한다.
저자

김항

연세대신문방송학과를졸업하고,서울대언론정보학과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받은후,도쿄대대학원종합문화연구와표상문화론과정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고려대민족문화연구원HK연구교수로재직했으며현재는연세대국학연구원교수를지내고있다.,국가나지역에얽매이지않는'문화-사상사'를중심으로연구및저술을계속하고있다.지은책으로'말하는입과먹는입','인터뷰한국인문학지각변동'등이있으며,옮긴책으로'근대초극론','미시마유키오대동경대전공투1969~2000','동아시아를만든열가지사건','예외상태','정치신학'이있다.

목차

프롤로그밥풀때기와개흘레꾼을위한레퀴엠

제1부20세기정치사상의임계
1장20세기의보편주의와‘정치적인것’의개념:‘적’을둘러싼정치사상의계보학
2장전쟁의정치,비판의공공성:슈미트와하버마스사이에서

제2부정치신학의쟁점들
3장‘적의소멸’과정치신학:칼슈미트의카데콘과메시아
4장신의폭력과지상의행복:발터벤야민과탈정치신학

제3부파국너머의메시아니즘
5장종말론사무소의일상업무:조르조아감벤의메시아니즘
6장절대적계몽,혹은무위의인간:아감벤정치철학의현재성

제4부언어의운명과문학의자리
7장자연,법,그리고문학:발터벤야민과인간의언어에관하여
8장신화를거스르는문학의언어:발터벤야민의비평에관하여

에필로그종말론사무소는왜지속되어야하는가?
참고문헌
색인

출판사 서평

벤야민이재개하려고했던종말론사무소란대체무엇인가?
오늘날종말론사무소를긴급히작동시켜야하는까닭은무엇인가?

인간을벌거벗은생명으로간주하는‘통치’만이남은시대,
다시정치적인것의가능성을생각하다!


『말하는입과먹는입』『제국일본의사상』의저자이자,조르조아감벤의『예외상태』,카를슈미트의『정치신학』등다양한책들을번역.소개해온연세대국학연구원김항교수의신작이출간되었다.이책은조르조아감벤,발터벤야민,미셸푸코,카를슈미트,위르겐하버마스등다양한방식으로서로에응답하거나대립했던위대한사상가들간의논쟁을교차시키며분석한다.그를통해근대통치질서의실체를밝히고,인간의삶을‘벌거벗은생명’으로치환하여통치의대상으로삼는‘오이코노미아-생명정치’의패러다임에맞서인간이스스로를증명할수있는유일한행위인‘정치’의가능성을타진한다.
김항은이러한‘정치’에대한사유를가능하게할장소로서,아감벤이『왕국과영광』에서“벤야민이주저없이재개하려했”다고말한‘종말론사무소eschatologicalbereau’에주목한다.종말론사무소란과연무엇이며어떤일을처리하는곳인가?그곳이말그대로이세계를끝장내는종말이란업무를수행하는곳이라면,우리는이러한종말을반겨야할까막아야할까?김항이지금여기서,오래전벤야민이재개했던종말론사무소를긴급히작동시키려하는까닭은무엇인가?

“몰락을추구하는일이세계정치의과제”가되었다_발터벤야민

이를이해하기위해서는그러한사유가탄생한제1차세계대전전후의역사적맥락을살펴보아야한다.초기기독교와교회는왜세계가‘창조’되어‘유지’되면서도‘파멸’되어‘구원’되어야하는지를설명해야하는과제를안고있었다.사악한‘창조의신’과그의세계를파멸로이끄는‘구원의신’을대치시켜현세를부정하고구세주의새로운세기를갈망하게끔한그노시스의사상에맞서기에,교회의논리는빈약했다.따라서교회는창조신과구세주가동일존재의서로다른두위격임을설파하는삼위일체설과같은다양한논리를구축하여신의지상통치를이론화하고정당화해나갔다.그에따라지상의삶은구원을기다리는무의미한시간이아니라,그자체로신의계획이실행되고있는유의미한시간으로탈바꿈되고,그러면서종말과구원의‘구체적’형상은기독교교리에서말소될수밖에없었다.그리고근대에접어들면서낡은신학과형이상학이과거의유물로치부되자,종말의임박이나구원자의임재같은상상력은더욱더설자리를잃게되었다.
그런데상황이일변한다.제1차세계대전을통해역사의진보에대한믿음이산산조각나는사태가벌어진것이다.“전쟁이초래한파국속에서모종의종말을감지하지않는이는없었다.”슈미트는종말에즈음하여가짜구원을설파하는‘적그리스도(마르크스주의,진보를약속하는과학기술과자본주의등)’를억제하는자인카테콘에의존해서이종말을사유하고자했다.그리고이카테콘의자리를넓은의미에서의‘법학’에마련한다.이는기독교의종말론신앙을충실히따르는것처럼보이지만,실은현존하는국가와교회의통치와존재를정당화하는근거가되며,종말과구원을통해끝이나야할오이코노미아(아감벤은근대정치의주요범주들이신학이세속화된것이아니라,신학자체가출발부터인간을관리하고질서정연하게배치하는오이코노미아패러다임에기반한사유체계라는것을논증했다)는영원히지속된다.

“메시아적종말이란연대기적시간의끝을의미하지않는다.
그것은오히려지상에서의삶을매순간의행위로파악하고,
그행위의종말혹은완성과관계시키는실천과사유에붙여진이름이다.”


다른한편에서,창조주가만든세계를파멸시키고구세주의새로운세기를갈망하는마르키온(2세기의급진적그노시스주의자)적사유가부활한다.벤야민을필두로하는이마르키온의후예들은“제1차세계대전이후의파국을개혁이나개선으로회복할수있는사태가아니라절대적으로이질적인무언가에대한기대속에서종말을맞이해야하는것”으로간주했다.벤야민의말을빌리자면,“몰락을추구하는일이세계정치의과제”라는것이다.
여기서저자는왜아감벤이긴시간을가로질러벤야민의사유를소환해왔는지밝힌다.벤야민의재개하려했던‘종말론사무소’란오이코노미아가은폐되어,종말을상상하는것이불가능해진상태에대한개입이다.그것은오이코노미아통치장치로부터의탈피를구상하는일이었던것이다.사상유래없는촘촘함과광범위함으로인간삶을관리-감시하는기술관리체계의통치패러다임에맞서기위해서는,“근대의정치이념으로가려져있던서양정치의‘은폐된장치’를드러내고,이에대한비판과저항으로메시아니즘을대치시킬필요”가있었던것이다.
여기서의메시아니즘은“구원을기다리며비교?敎적앎을공유하는신비주의와는아무런관계가없다.”그것은“위약한공생을유적본질로하는인간이스스로자신의존재를표현하고향유하는가능성에대한타진”이다.“인간을인간이게끔하는‘정치’는전혀다른토대위에서구상되어야한다.”국가제도로귀결될수밖에없는고전적혁명론이나현존하는정치체제의개혁을말하는복지국가론이신자유주의시대에전면화한생명정치-오이코노미아통치패러다임에적합한비판프로젝트가될수없음은물론이다.

저자는사유와글은정치를조직할수도이끌어낼수도없다고말한다.“정치가있던자리를인간에게환기시켜줄수있을따름이다.그리고그지시와환기야말로인간의본질인언어의역할”일것이며,“정치라명명할수있는인간고유의행위를가능케하는최소한의조건”이다.그런의미에서“이책은정치란통치가지워버린과거의흔적으로서만현재속에실존하며,통치가뿌리내리고있는서사와대항함으로써만미래를꿈꾸는실천일수있음을제시한다.”

이책은‘종말론사무소’이외에도,벤야민과슈미트사이의숨겨진논쟁을논제로삼아예외상태를둘러싼서구정치사상의근원적대립을분석하기도하고,‘적’이라는개념에대한칼슈미트,레오스트라우스,프로이트의논의를검토하고이를통해‘정치적인것’의재구성을향한20세기적상상력의전용방향을제시하는등다양한층위에서‘정치’의문제에접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