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과 시작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시선집

끝과 시작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시선집

$22.00
저자

비스와바쉼보르스카

저자비스와바쉼보르스카는1923년7월2일폴란드중서부의작은마을쿠르니크에서태어나,여덟살때인1931년폴란드옛수도인크라쿠프로이주하여2012년작고할때까지거주했다.야기엘론스키대학교에서폴란드어문학과사회학을공부했으나중퇴했다.1945년『폴란드일보』에시「단어를찾아서」를발표하며문단에데뷔한뒤,첫시집『우리가살아가는이유』(1952)부터『여기』(2009)까지모두12권의시집을출간했다.역사와예술의상관관계에대한고찰에서부터현대문명에대한비판,그리고인간의본질과숙명에대한집요한탐구에이르기까지폭넓은시세계를펼쳐보임으로써실존철학과시를접목시킨‘우리시대의진정한거장’으로널리알려져있다.간결하면서도절제된표현,정곡을찌르는명징한언어,풍부한상징과은유,적절한우화와패러독스등을동원한완성도높은시로‘시단(詩壇)의모차르트’라불리며,총28개의언어로번역되어전세계독자들의사랑을받고있다.독일괴테문학상,독일헤르더문학상,폴란드펜클럽문학상등을받았으며,1996년에는노벨문학상수상의영예를안았다.타계직후인2012년4월에유고시집『충분하다』가출간되었다.

목차

목차
출판되지않은시들가운데서(1945)
***한때우리는닥치는대로세상을살아갈수있었다|단어를찾아서|극장문을나서며
우리가살아가는이유Dlatego?yjemy(1952)
진부한운율속에서|서커스의동물들
나에게던진질문Pytaniazadawanesobie(1954)
나에게던진질문23|열쇠25
예티를향한부름WołaniedoYeti(1957)
밤|두번은없다|공개|어릿광대|사소한공지사항|루드비카바브쥔스카부인을애도하는일분간의묵념|명예회복|친구들에게|***꾸물대며흐르는역사는|아직은|작은풍선이있는정물|성공하지못한히말라야원정에대한기록|시도|새벽네시|아틀란티스
소금S?l(1962)
원숭이|박물관|트로이에서의한순간|그림자|외국어낱말|방랑의엘레지|무제|뜻밖의만남|금혼식|야스오의강제기아수용소|우화|발라드|포도주를마시며|루벤스의여인들|미남선발대회|***난너무가까이있다|바벨탑에서|꿈|물|개요|헤라클레이토스의강에서는|찬양의노래|메모|돌과의대화
애물단지Stopociech(1967)
쓰는즐거움|풍경|사진첩|웃음|기차역|살아있는자|태어난자|인구조사|참수(斬首)|피에타|결백|베트남|호텔에서끼적인구절들|1960년대영화|병원에서작성한보고서|철새들의귀환|안경원숭이|일요일에심장에게|곡예사|다산을기원하는구석기시대의페티시즘상징물|동굴|애물단지
만일의경우Wszelkiwypadek(1972)
만일의경우|하늘에서떨어지는것|실수|연극에서받은감상|양로원에서|광고|귀환|발견|공룡의뼈|추적|분실물보관소에서의연설|경이로움|생일|알레그로마논트로포:빠르게그러나적당히|자기절단|부동자세|꿈에대한찬사|행복한사랑|***‘무(無)’의의미는……|한개의작은별아래서
거대한숫자Wielkaliczba(1976)
거대한숫자|감사|시편(詩篇)|롯의부인|위에서내려다본장면|실험|미소|테러리스트,그가주시하고있다|중세시대세밀화|언니에대한칭찬의말|여인의초상|쓰지않은시에대한검열|경고|양파|자살한사람의방|자아비판에대한찬사|인생이란……기다림|스틱스강변에서|유토피아
다리위의사람들Ludzienamo?cie(1986)
무대공포증|과잉|고고학|모래알갱이가있는풍경|과장없이죽음에관하여|우리조상들의짧은생애|히틀러의첫번째사진|20세기의마지막문턱에서|시대의아이들|고문|죽은자들과의모의|이력서쓰기|장례식|포르노문제에관한발언|노아의방주속으로|선택의가능성|기적을파는시장|다리위의사람들
끝과시작Koniecipocz?tek(1993)
하늘|제목이없을수도|어떤사람들은시를좋아한다|끝과시작|증오|현실이요구한다|현실|빈아파트의고양이|풍경과의이별|강신술|첫눈에반한사랑|1973년5월16일|어쩌면이모든일들이|슬랩스틱코미디|공짜는없다|사건들에관한해석제1안|이것은커다란행운
순간Chwila(2002)
순간|무리속에서|구름|부정|수화기|가장이상한세단어|식물들의침묵|어린여자아이가식탁보를잡아당긴다|추억한토막|웅덩이|첫사랑|영혼에관한몇마디|이른시간|통계에관한기고문|9월11일자사진|되돌아온수하물|목록|모든것
콜론Dwukropek(2005)
부재|ABC|우리가없는이튿날에|노교수|관망(觀望)|맹인들의호의|사건에휘말린어느개의독백|시인의끔찍한악몽|그리스조각상|사실상모든시에는
옮긴이주
노벨문학상수상소감연설문_시인과세계
옮긴이해설_존재의본질을꿰뚫는심안(心眼)을가진시인,비스와바쉼보르스카의생애와시세계
작가연보
기획의말

출판사 서평

출판사서평
“두번은없다.지금도그렇고
앞으로도그럴것이다.그러므로우리는
아무런연습없이태어나서
아무런훈련없이죽는다.”
우리시대의진정한거장,노벨문학상수상시인
쉼보르스카시의?정수를담은『끝과시작』개정판
폴란드현대시는“단절되고오염된언어의정화공장”이라고불릴정도로비범하면서도순수한시의세계로잘알려져있다.스웨덴한림원은폴란드현대시인에게두번이나(체스와프미워시,1980;비스와바쉼보르스카,1996)노벨문학상을선사함으로써이에대한경의를표한바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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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은없다.지금도그렇고
앞으로도그럴것이다.그러므로우리는
아무런연습없이태어나서
아무런훈련없이죽는다.”
우리시대의진정한거장,노벨문학상수상시인
쉼보르스카시의정수를담은『끝과시작』개정판
폴란드현대시는“단절되고오염된언어의정화공장”이라고불릴정도로비범하면서도순수한시의세계로잘알려져있다.스웨덴한림원은폴란드현대시인에게두번이나(체스와프미워시,1980;비스와바쉼보르스카,1996)노벨문학상을선사함으로써이에대한경의를표한바있다.
그중2007년에한국에서출간되어독자들에게큰사랑을받아온비스와바쉼보르스카의시선집『끝과시작』이번역을다듬어다시출간되었다.옮긴이는2016년,쉼보르스카의마지막정규시집『여기』(2009)와유고시집『충분하다』(2012)를엮어한국어판을출간하며『끝과시작』을다시검토하였고,10년에가까운시간동안숙성한작가와작품에대한이해를바탕으로문장을매만져개정판을내놓았다.
쉼보르스카는1945년데뷔이래60년이넘는긴세월동안실존철학과접목한시를꾸준히발표하면서대시인의반열에올랐으며,1996년여성으로서는아홉번째,여성시인으로서는세번째로노벨문학상을수상하는영예를안았다.쉼보르스카의시에는서양의전통적인사조나미학담론에얽매이지않는자유분방한우주적상상력이투영되어있다.뿐만아니라이성중심적논리와인과율에뿌리를두고있는서양철학의패러다임으로는명확히설명되지않는관계론적·상생적사유가엿보인다.‘혼돈’과‘해체’속에서사유의조화로운동참을권유하는미의식은쉼보르스카의시학이이룩한가장뛰어난성과중의하나이며,바로이러한점때문에서구의비평가들은쉼보르스카의시를낯설고이질적이면서,동시에새롭고독창적인것으로평가한다.
흔히쉼보르스카의시를논할때“모차르트의음악같이잘다듬어진구조에,베토벤의음악처럼냉철한사유속에서뜨겁게폭발하는그무엇을겸비했다”는스웨덴한림원의노벨문학상수상자발표연설문이인용되곤한다.그만큼쉼보르스카는간결하면서도절제된표현,정곡을찌르는명징한언어,풍부한상징과은유,적절한우화와패러독스등을동원하여독자의이성과감성을동시에자극하는완성도높은구조를만들고,그안에역사와문학에대한고찰이나현대문명에대한비판,그리고인간의실존문제에대한철학적명상을담은,독특한작품세계를보여주었다.이러한쉼보르스카의시는영어,독일어,프랑스어,일본어등총28개언어로번역되어전세계많은독자들의사랑을받고있다.
이시선집은『비스와바쉼보르스카자선(自選)시집Wierszewybrane』(2000)과『순간Chwila』(2002),『콜론Dwukropek』(2005)에수록된작품중에서옮긴이가엄선한주요시170편을수록하고있다.『비스와바쉼보르스카자선시집』은시인의첫시집『우리가살아가는이유』(1952)에서부터『끝과시작』(1993)에이르기까지총9권의시집과기타미공개작품들가운데서시인이직접선별한184편의주옥같은시들이수록된책이다.평생을시창작에만바쳐온시인이자신의외길인생을정리하듯손수작품을고르고다듬어집대성한자선시집을토대로,노벨문학상수상이후출간한『순간』과『콜론』의시들을함께엮은시선집『끝과시작』은1945년등단작부터2005년까지60여년에걸친시인의작품세계를한눈에볼수있는,그야말로쉼보르스카문학의정수(精髓)라고말할수있다.
쉼보르스카의시세계
쉼보르스카는과작(寡作)의작가로유명하다.등단후세상을뜨기까지약70년간정규시집12권과유고시집『충분하다』를남겼을뿐이다.“한편의시를봄에쓰기시작해서가을에가서야완성하는경우도많다”는고백에서잘알수있듯이,시인은한편한편심혈을기울여탁월한문학성이돋보이는시를완성했다.특히명징한시어의선택에결벽증에가까울정도로완벽을추구하는것으로알려져있으며,쉽고단순한시어로정곡을찌르는날카로운언어감각은정평이나있다.이러한특징은시인의대표작「두번은없다」에서잘드러난다.
두번은없다.지금도그렇고
앞으로도그럴것이다.그러므로우리는
아무런연습없이태어나서
아무런훈련없이죽는다.
[……]
미소짓고,어깨동무하며
우리함께일치점을찾아보자.
비록우리가두개의투명한물방울처럼
서로다를지라도…….
―「두번은없다」부분
폴란드초등학교교과서에실릴정도로폴란드전국민이애송하는이작품은인간의실존에대한시인의명쾌한자각을드러내는시다.우리(인간)를,육안으로는식별이불가능할정도로꼭닮았지만알고보면분명히다른존재임이분명한두개의물방울에비교하여개개인이고유한존재임을말하고있다.타인으로대치될수없는독자적인개인의실존을강조하고있는것이다.
초기에는이렇듯독자적이면서도무한한가능성을지닌개인의실존을강조하던시인은점차개체로서의고립된실존이아니라다른실존과의관계로사유의범위를확대한다.그중에서도복잡한현대문명사회속에서익명의개인으로버림받고,희생을강요당하는생명체의존재론적위기에각별한관심을기울인다.그럼으로써쉼보르스카의시에등장하는익명의개인은호명되어의미있는하나의실존적개체로살아난다.
그들은불타는계단에서아래를항해뛰어내렸다―
하나,둘,셋,그리고몇명에서
조금더많거나아니면적거나.
사진은그들을어떤생에서멈춰세웠다.
대지를향하고있는미지의상공에서
그들의현재를온전히포착했다.
[……]
내가지금그들을위해할수있는건단두가지뿐.
그들의수직비행에대해구구절절묘사하거나,
아니면마지막문장을보태지않고과감히끝을맺는것.
―「9월11일자사진」부분
이밖에도쉼보르스카는일상의단면에내재된그로테스크한순간을포착해내고,인간의내면에숨겨진이율배반적인욕망과잔인한본성을비판했다.또한인간을포함한모든생명체를향해무자비하게휘두르는체제와문명의폭력,그리고그속에서개체가겪는소통의부재와소외현상또한쉼보르스카의시에자주등장하는모티프이다.
모든전쟁이끝날때마다
누군가는청소를해야만하리.
그럭저럭정돈된꼴을갖추려면
뭐든저절로되는법은없으니.
시체로가득찬수레가
지나갈수있도록
누군가는길가의잔해들을
한옆으로밀어내야하리.
―「끝과시작」부분
우리는서로에게아주공손하게대하며,
오랜만에만나서매우기쁘다고말한다.
[……]
문장을잇다말고우리는자꾸만침묵에빠진다.
무력하게미소를지으면서.
우리인간들은
대화하는방법을제대로알지못한다.
―「뜻밖의만남」부분
이와같은다소무거운주제에도불구하고쉼보르스카의시가많은독자들에게쉽게다가갈수있는가장큰이유는현학적인시어를사용하지않으면서소박하고진솔한언어로삶의소중한진리를일깨워주기때문이다.여기에덧붙여모순으로가득찬현실을삐딱하게바라보는시인특유의전복적인시선은쉼보르스카시를설명할때빼놓을수없는매력이다.쉼보르스카는이러한시선을바탕으로시란장르에서일반적으로연상되는고정관념들을보기좋게배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