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점 (전 2권)

암점 (전 2권)

$18.00
Description
언어, 몸, 타자 등에 관해 독창적인 사유를 전개해온 숭실대 철학과 박준상 교수의 신작 『암점』. 박준상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으며 언어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그것, 나와 타자의 공동의 지대를 여는 그 무언가를 암점暗點이라는 단어에 응축시켜 탐사해나간다. 그는 모든 인간 경험의 근원에 있는 이 암점에서 새로운 사유가 태동할 수 있는 가능성을, 그리고 극단적인 자본주의화 속에서 혹사당하고 방기된 각기 고립된 ‘나’가 ‘우리’로서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한다.

이 책에는 다양한 장르의 예술작품들에 대한 글이 여러 편 수록되어 있는데, 저자는 이것이 특정 이론을 정립하고 그에 의거하여 각각의 작품을 비평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경험’과 직접 대면하기 위한 사유의 통로로서, 다시 말해 “관념으로부터는 시작될 수 없는” 사유를 촉발시키기 위해 예술과 문학의 힘을 빌려온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고백한다. 박준상은 그렇게, ‘철학적인 것’과 ‘문학적인 것’ 사이에서 무한히 진동하며 질문을 겹겹이 쌓아가는 글쓰기를 통해 진리의 세계가 아닌 암점의 보이지 않는 지대 속으로 우리의 등을 떠민다. 문학평론가 강동호의 말처럼, 『암점』은 “예술에 대한 사유-글쓰기가 어떻게 그 자체로 예술적일 수 있는지를 경험하게 해주는” 하나의 “문학적 사건”이라고 할 것이다.
저자

박준상

저자박준상은프랑스파리8대학철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숭실대철학과에재직중이며,미학·예술철학등을강의하고있다.지은책으로『떨림과열림-몸·음악·언어에대한시론』,『빈중심-예술과타자에대하여』,『바깥에서-모리스블랑쇼와‘그누구’인가의목소리』가있다.

목차

1권예술에서의보이지않는것

머리말

I
원음악源音樂
불협화음不協和音

II
무의미해지기
시차時差의무대
다르게기도하기
찢김과몸그리고언어
이미이자아직-교차시간에서의몸

2권몸의정치와문학의미종말未終末

I
타자:공동의몸
죽음과마주하는무감각-광주를다시응시하며

II
시의자기혐오
시의불꽃
몸의언어로서의문학적언어
문학의미종말未終末-몸,공空의자리

출판사 서평

암점,예술의근원이며새로운사유를태동시키는,
그보이지않는것에무한히다가가기위한
불가능한시도로서의글쓰기

보이지않고들리지않으며언어로는설명할수없는,
그러나모든인간의경험의근원에있으며
때문에,나와너의공동지대로서빛나는암점에대한탐구

암점,그가능성의영도를위하여
사전적으로암점은망막에서시세포가없는시야결손지점을의미하지만,이책에서는일종의은유적의미로쓰였다.저자는‘예술작품을볼때우리는과연무엇을보는가’라는질문으로문을연다.고흐의해바라기그림을볼때우리는화폭에그려진해바라기외에또무엇을발견하려고하는가?우리가하나의예술작품을감상할때찾는것은감각기관을통해물리적으로감각되거나언어로규정될수있는것그너머에있다.
존재하지만보이지않는것,내면을스치고지나가는시간의흔적,바로암점.이책은인간이필연적으로언어를매개로세계를이해하고표현하는존재이고그럼으로써인간이세계에대해주체로서게된다는사실을인정하면서도,언어이전의것,설사언어의규정을받는다고하더라도그것으로부터새어나와멀리달아나는감각적인것(정념)이갖는힘에관심을기울인다.언어는과거라는시간에종속될수밖에없고,그렇기때문에“현재의사건의한복판에제대로개입할수없다.”나와사물이주체와객체로서마주하는것이아니라,사물과타인이내몸을건드리며내게남긴어떤흔적,순간적으로나타났다사라져가는오직그러한감각만이사건의실상을드러낼수있다.여기에암점에대한사유가갖는급진적인가능성이있다.

타자,가장급진적인‘공동의인간’
암점에대한사유는이책의또다른키워드라고할수있는‘몸’과‘타자’에대한사유로전이된다.어느시점이후로우리는‘타자’의문제(타자에대한윤리,타자에대한절대적환대등)에주목해왔지만,이때의타자는나와전적으로분리되어있다는의미에서의타자,나에대해완전히초월적인자였다.그러나과연,타자와나사이에어떠한공동영역도없는가?박준상은이러한물음을5·18에대한물음과포개놓는다.타자는‘차이’의영역에방치되지않고,오히려가장급진적인‘공동의인간’으로제시된다(에마뉘엘레비나스에대한비판).저자는5월광주를‘몸이몸에공명했던사건’이라고말한다.광주의비참한몸은어떠한언어의접근도허락하지않으며,자유·평등·해방이라는보편적기준들과민주주의라는일반적기준에조차저항한다.그몸은타자의몸,생명이기입되어있는실존으로서어느누구의것도아닌동시에모두의것,‘우리’에게속한것으로남는다.“타자는나와함께전前의식적인,전언어적인공동영역에,몸의영역에가장깊숙이들어와있는자가된다.”

문학은정말‘종말’에이르렀는가?
:자본의언어에저항하는몸의언어로서의문학의언어
이책이‘나’에서‘우리’로의전환을강조하는배경에는오늘날의신자유주의사회를개인주의에근거한역설적전체주의라고보는저자의진단이자리잡고있다.신자유주의체제에서는자본이유일한공동의척도가되며,개인들은그러한자본의요구를내면화하여고립된채로살아간다.“사람들을고독에빠뜨림으로써만,반자본적공동영역을빼앗아버림으로써만그들을전체에통합시키는체제.”하지만여기에는이데올로기적언어가완전히틀어막을수없는구멍이존재한다.인간들사이의통로를만드는구멍,의식과차원을달리하는몸이라는통로의구멍.이책은이러한구멍을드러내고그구멍을통해말하게하기위해문학적언어를요청한다.일반적명제들을의문에부치는문학의언어,즉몸의언어는나와타인의공동영역에있을‘우리’의몸을증언한다.“과학과철학과종교의이름으로시도하는모든언어적규정이실패하는곳에서,아니면그불충분성이명백해지는곳에서문학이시작된다.”저자는가라타니고진이‘문학의종말’을선언했던것과는달리문학은종말에이르지않았다고말하며,문학의필연성을다시강조한다.문학의언어는언어와관념에사로잡힌‘나’에게서벗어나서로에게열리고함께공명할수있는공간을한껏열어젖힌다.

책의구성
이책은두권으로구성되어있다.1권‘예술에서의보이지않는것’은문학을제외한예술을중점적으로다룬다.빈센트반고흐와파울첼란의공통의영역을찾아가며암점에대한사유를펼치는논고들,그리고김경주극작품,함정식의영화,양혜규의미술작업,안애순이연출한무용작품에대한평문형식의글들이함께실려있다.
2권‘몸의정치와문학의미종말未終末’은문학과관계된글들을중심으로구성되어있다.「타자:공동의몸」「죽음과마주하는무감각-광주를다시응시하며」는타자와나의공동영역에대한질문을5·18에대한질문과겹쳐놓으며,「몸의언어로서의문학적언어」「문학의미종말未終末-몸,공空의자리」는문학적언어의정치적가능성을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