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테스 (양장본 Hardcover)

부테스 (양장본 Hardcover)

$14.22
Description
인간과 우주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 장르를 넘나드는 독특한 글쓰기로 한국에서도 오랫동안 사랑을 받고 있는 현대 프랑스 문학사의 거목이자 공쿠르 상 수상작가 파스칼 키냐르의 『부테스』. 끊임없이 음악과 언어의 본질을 탐구하는 키냐르에게 이 책은는 매우 중요한 책이다. 음악가 집안 출신으로서 오르간 연주자의 소명을 저버리고 작가의 길을 걸어온 키냐르는 노년에 이르러 마음의 빚을 청산하고자 이 책을 썼다. 그래서 그는 이 책이 음악에 관한 자신의 마지막 작품이 되리라는 단언도 서슴지 않았다. 책을 쓸 때 신화나 역사에서 과소평가되었거나 망각된 인물을 끌어내 조명해온 키냐르는 이번에도 지혜로운 오디세우스나 효율적인 오르페우스가 아닌 무모한 ‘부테스’를 선택했다. 그를 통해 ‘물로 뛰어드는 욕망’의 뿌리를 살피고 파멸의 음악을 옹호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이 둘의 관계에서 음악의 본질을 탐구한다.
저자

파스칼키냐르

저자파스칼키냐르는1948년프랑스노르망디지방의베르뇌유쉬르아브르(외르)에서태어나1969년에첫작품『말더듬는존재』를출간했다.어린시절심하게앓았던두차례의자폐증과68혁명의열기,실존주의ㆍ구조주의의물결속에서에마뉘엘레비나스ㆍ폴리쾨르와함께한철학공부,뱅센대학과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의강의활동,그리고20여년가까이계속된갈리마르출판사와의인연등이그의작품곳곳의독특하고끔찍할정도로아름다운문장과조화를이루고있다.
죽음의문턱까지갔다가귀환한뒤글쓰기방식에큰변화를겪고쓴첫작품『은밀한생』으로1998년‘문인협회춘계대상’을받았으며,『떠도는그림자들』로2002년공쿠르상수상의영예를안았다.대표작으로『로마의테라스』『혀끝에서맴도는이름』『섹스와공포』『옛날에대하여』『심연들』『빌라아말리아』『세상의모든아침』『신비한결속』『뷔르템베르크의살롱』『음악혐오』『소론집』등이있다.

목차

제1장아폴로니오스
제2장플루타르코스
제3장그리스역사
제4장이솝
제5장요한
제6장아이게우스
제7장세네카
제8장사포
제9장옛날
제10장리코프론
제11장티마게네스
제12장브라스모스
제13장이자나기
제14장셀시
제15장음악Mousik?
제16장슈베르트
제17장아리스토텔레스

옮긴이의말물로뛰어드는욕망에대하여
작가연보
작품목록

출판사 서평

모든음악에는느닷없는호출,시간의독촉,
마음을뒤흔드는역동성이있다.
그리하여우리를이동시키고,
자리에서일어나음의원천을찾아가게만든다.

본래의음악이란무엇인가?
물로뛰어드는욕망이다.

인간과우주에대한깊이있는통찰,장르를넘나드는독특한글쓰기로한국에서도오랫동안사랑을받고있는현대프랑스문학사의거목이자공쿠르상수상작가파스칼키냐르의『부테스Bout?s』가문학과지성사에서출간되었다.
끊임없이음악과언어의본질을탐구하는키냐르에게이책『부테스』는매우중요한책이다.음악가집안출신으로서오르간연주자의소명을저버리고작가의길을걸어온키냐르는노년에이르러마음의빚을청산하고자이책을썼다.그래서그는이책이음악에관한자신의마지막작품이되리라는단언도서슴지않았다.
책을쓸때신화나역사에서과소평가되었거나망각된인물을끌어내조명해온키냐르는(『세상의모든아침』의생트콜롱브가그러했듯)이번에도지혜로운오디세우스나효율적인오르페우스가아닌무모한‘부테스’를선택했다.그를통해‘물로뛰어드는욕망’의뿌리를살피고파멸의음악을옹호하기위해서다.그리고이둘의관계에서음악의본질을탐구한다.

‘구원의음악’과‘파멸의음악’

미케네문명말엽부터신비한전설이전해져왔다.새들의노랫소리에매료된선원들이바다에뛰어들어목숨을잃게된다는것이다.뱃사람들은밀랍으로두귀를막고바다를건넜다.
황금양털을찾아떠난아르고호의50명의선원중에는그리스의영웅오디세우스와오르페우스외에도부테스가있었다.오디세우스는돛대에몸을묶고세이렌의노랫소리를듣고,오르페우스는키타라연주로노랫소리를덮어자신과선원들을치명적매혹에서구한다.부테스는노랫소리를쫓아바다로뛰어들어익사한다.
키냐르는아폴로니오스의말을빌려음악을두종류로나눈다.‘구원의음악’과‘파멸의음악’.부테스를물로뛰어들게만드는파멸의음악인세이렌의노랫소리는매혹적인짐승의목소리로집단에서의이탈을부추긴다.선원들을구한구원의음악인오르페우스의음악은사람이만든키타라의음악으로집단으로의귀환을명령한다.오르페우스의남성적음악이공동체의일체감을고취시켜선원들이신속하게노를젓게만드는분절된음악이라면,세이렌의소프라노노랫소리는경계없이연속된음악이다.
키냐르에따르면,우리를감동시키는것은,오르페우스의군악(軍樂)이나심포니,테크노음악같은사회적음악이아니다.오히려반(反)사회적이고치명적위험을내포한세이렌의노래와같은음악이다.그런데키냐르는왜파멸의음악을옹호하는가?부테스의‘물로뛰어드는욕망’을파헤쳐오르페우스의사회적음악이억압하고희생시킨,그리하여은폐된본래의음악과그본질에다가가기위해서이다.

음악은그리스음악에서로마음악으로,그리고기독교음악으로,다시서양음악으로이어지면서점점더오르페우스적이고주술적으로바뀌었다.게다가기이하게도기악으로변해버린서양음악은옛날의핵에속하는시원(始原)의춤을희생시켰다.그것은무엇보다도트랜스상태의포기이며,노젓는자들의대열에서이탈하기를단념하는일이다.(34쪽)

『부테스』가발아되는과정에서탈고까지의흔적을출간한『물로뛰어드는욕망에대하여』(2011년)에서키냐르는독자들이『부테스』를읽고음악에대한개념이변화되기를희망한다고말한다.장르며서열,지금까지본질이라여겨온것들을모조리쓸어내어세이렌의노래처럼‘깊은노래’에,단순하며장식이제거된순수한노래에주목하게되기를바란다고한다.『부테스』는키냐르가지속해온음악의본질을탐구하는작업의결정판이라고할수있다.

물로뛰어드는욕망에대하여…

‘최초의세계’(자궁)의원소는‘물’(양수)이며,그곳에는‘청취’(음악)만이존재한다
부테스는왜목숨을담보로음악(세이렌의노랫소리)을따르는가?왜‘물’로뛰어드는가?두질문은‘최초의세계’에서하나로통합된다.
그리스철학자클레옴브로토스,신화속아테네왕아이게우스,파에스툼의다이버,시인사포등,이책에는물로뛰어드는사람들이등장한다.키냐르는이책을쓰며‘물이음악과극도로밀접한지극히중요한원소’이고,음악은‘물과연관될뿐아니라최초의세계,이세계에앞선세계,이세계보다오래된다른세계와연관된다’는사실을깨닫는다.그리고음악(청취)의본질을깨닫는다.
인간은모두최초의세계인자궁,즉양수주머니속에서살았었다.말도시각도없고청각만존재하던시기에우리는어머니의목소리를듣고,어머니의감정이양수에미치는파동을감지하면서그물결에따라춤을추었었다.이최초의세계의흔적은목소리뿐이다.갓난아이가한번도본적없는어머니를인지하는것은목소리에의해서이다.음악(어머니의목소리)이가장오래되고근원적이며강력한예술이라는키냐르의믿음은여기에근거한다.

부테스는노래를들으려는열망이타올라기운차게헤엄친다
물로뛰어드는욕망의깊은곳에는무엇이있는가,자신을사로잡은것속으로잠수하려는욕망의깊은곳에는무엇이잇는가?위험을무릅쓰는결단을내리는데는?과감하게미지의것을추구하는데는?용의주도한온갖대비책을저버리는데는?
음악은우리의힘을능가하는유혹으로마음을사로잡는다.우리는눈물을흘리면서,고통으로소용돌이치며우리의기반을이루는무엇속으로휩쓸려들어간다.그러나위에언급한신화의인물들중에서오직부테스만이음악에자신의몸과영혼을송두리째던진다.
우리는이런사람들을경솔하다고,무모하다고표현한다.닥쳐올위험을피하지않았다,대열에서이탈했다……그러나키냐르는이렇게표현한다.그들은본성의지고한솔직함을따랐다.많은열정을가진사람들이,본질에다가가려는사람들이부테스가뛰어내리듯“무조건”뛰어내린다.
『부테스』는이러한본성의지고한솔직함을따라간,본질에다가가다사라진사람들에대한만가(輓歌)이자헌사이다.

『부테스』는키냐르에게매우중요한책이고,
음악에대해쓴아홉번째책이며,아마도마지막책이다

키냐르는자신을짓누르는부채감을청산하기위해서이책을썼다.(프랑스에서2008년에출간되었다.)그는17세기부터대대로오르간주자인음악가의집안에서태어났으므로,의당음악가의삶을살아야했지만그러지않았다.그역시오르간주자로출발했지만,1968년그의첫책이출간되고출판사의독서선정위원으로일하게되면서삶의방향이바뀌었기때문이다.그는가족의결속을저버렸다는죄책감,음악을고통에방치했다는회한으로평생가책에시달린다.그래서생의말년에이르자가족과음악에대한해묵은빚을갚으려는의도로이책을쓰게되었다고한다.

생의말년에이르자수치심이난처한걸음걸이로소리없이다가왔다.우리가족처럼나는오르간연주자가되지못했다.그것은치욕이아니었다.심지어죄의식도아니었다.어슬렁거리는과오였다.글을쓴답시고내운명을완수하지못한거였다.
음악을고통에방치했다는느낌이들었다.(100쪽)